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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두리(예전에 키우던 강아지 이름이에요) 이야기좀 들어주세요

두리야~ 조회수 : 715
작성일 : 2009-04-06 14:27:54
저 20살때..친구로부터 하얀 말티즈를 선물 받았어요
엄마한테 허락을 구하지도 않고..그저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깊이 생각지도 않고..덥썩 안아왔지요
하얀 털에 까맣고 동그란눈.. 아기공룡 둘리처럼 조금 나와있는 귀여운 혀..소리만 들리면 고개를 갸웃둥거리고
저만보면 너무나 좋아 온몸으로 표현?하던  제 주먹보다 조금 큰..그런 강아지였답니다.
전 키우는 방법도 하나도 모르는 참 무책임한 주인이었구요
하지만 너무나 이뻐서 끊임없이 엄마랑 싸우면서도..외출도 안하고 보살필정도로 이뻐했답니다.

지금도 두리 생각만하면 눈물이 나요..우리 두리..

책도 읽고 여러 동물병원에서 이야기도 듣고하면서 위가 약한 너무나 두리를 고이고이 키웠는데
1년정도 키우는동안 개를 너무나 싫어하는 엄마랑 트러블이 너무나 심해져서 키우기가 점점 곤란해졌답니다.

어느날 학교 끝나 집에 가보니 두리 털이 하나도 없더군요
개털을 너무나 싫어하는 엄마가 애견미용실에서 싹 깍아버린거였어요
몸집이 반도 안되게 남아있고..덜덜떠는 두리를 껴안고 울었던 기억도 있고..

두리때문에 사춘기때도 싸운적없던 엄마랑 소리지르면서 싸우던 기억도 있고...


이런저런 일을 겪다..1년이 지나도록 끊이지 않던 싸움에 저도 지쳐 입양보낼곳을 알아보고 다녔답니다.
그때부터 눈가에서 눈물이 마르질 않았어요
제가 아는 인맥 모두 동원해도 안되어..당시 남친(지금은 남편..)의 친척이 일산에서 전원주택에 사시는데
그분 마당에서 키울수있게 허락해준다해서..
방에서 크던 두리가 마당에서 클수 있을까,..첨엔 반대하다
남친에게 우리 두리를 맡기고..눈물바람한지..12년이 흘렀네요

저..초등생 아들 하나 키우는데요
울 아들 태어날때..두리가 태몽에 나와..그 까만 눈동자로 안아달라하더라구요
강아지들이 고물고물하는 커다란 바구니에 우리 두리가 한눈에 보이는데
두리 껴안으며 어찌나 엉엉 울었는지..
두리를 꼭 껴안으며 깨보니 그게 태몽이었네요

두리만큼 이쁜 아들이고..울 아들 볼때마다..가끔 가슴이 찌릿하니..두리가 생각납니다.

두리 그렇게 보내고 나서..강아지..아무리 이뻐도 쳐다도 안봅니다.
하얀 말티즈만 봐도 눈물이 나고..
10년여가 지났으니 우리 두리도 하늘나라에 갔겠다..싶은게..너무 마음이 아파서..
이쁘다고 데리고와서..제대로 지켜주지도 못하고 남의 집에 맡겨버린..죄책감이 심해요


이상하게 10년이 지나도 안 잊혀지고..제 무책임을 누군가에게 털어놓고싶은데
참..제 맘 모르는 사람들은 별것도 아닌것가지고 다 우네...할수도 있어
여기다가 털어놔봐요

저 같은분 계실까요? 제가 좀 오버지요?
하지만 여기에 이야기 풀어놓으니..10년 마음 찌릿해지는게 좀 나을것같아요
강아지..끝까지 책임질수 없다면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는게 옳은것같아요

남편은..제가 두리 이야기할때마다..방에 갖혀 너 올때마다 목빠지게 기다리는것보다..
마당있는 집에서 햇살 밑에서도 살고 눈오면 눈위도 뛰어다닐거고..
더 행복했을거다..하고 위로하는데..정말 그랬을까요?

IP : 121.88.xxx.223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강아지
    '09.4.6 2:41 PM (121.138.xxx.68)

    저는 개인적으로 강아지 정말 안좋아해요...그렇지만, 두리는 행복하게 살다 갔을거란 생각이 들어요, 함께 해주지 못했지만 아직도 그렇게 못잊어 해주는 원글님이 있으니까요.

  • 2. 동감
    '09.4.6 7:27 PM (125.186.xxx.64)

    저도 강아지 무척 좋아합니다. 어렸을 땐 몇마리 키웠던 적 있구요.
    아파트에 사는데다 부모님이 지속적 관리를 힘들어하셔서 결국 다른집으로 보냈어요.
    또 키우고 싶지만 저 또한 님과 같은 생각입니다. 끝까지 책임지지 못할꺼면 시작하지 않을꺼에요. 저도 직장에 다니는데 강아지 혼자 집안에 놔두는것도 너무 안쓰럽구요...
    나중에...제가 충분히 돌봐줄 수 있는 형편이 되고....제 품안에서 하늘나라로 보낼 수 있을 정도의 상황이 되면 그때가서 키울껍니다.

  • 3. 우리강아지
    '09.4.6 8:13 PM (210.223.xxx.167)

    님..저랑 너무 비슷하세요..저도 친정엄마 힘들어하는데..저는 결혼을 앞두고 있었답니다..그래서 보냈어요..4년 반이나 키운 강아진데..지금 연락 닿진 않지만 꼭 잘 지내고 있을 거라 믿고 있답니다..그래도 강아지 사랑하시는 주인 찾아서..다른 강아지 친구들 있는 집으로..보냈거든요..저도 죄책감에 꿈에도 많이 나오고..어느날은 하염없이 눈물 나오고..그래요..남편은 저 위로해주죠..전 나름 남편을 포기할 수 없어서 (결혼은 해야만 했고, 제가 시집가면 강아지는 어찌할 수 없을 거 같고, 엄마의 스트레스는 너무나 심했고,) 그래서 강아지를 포기한..그런 심정이 있었어요..너무 가슴 아팠지만..저에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위안해요..안그랬음 엄마가 너무나 힘들었을 거 같거든요.. 그래도 울강아지 여자친구도 있고 뛰놀 수도 있는 곳에서 더 재밌게 살거다..생각해요..제발 그랬으면 좋겠어요..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길..누나 기억할 일 없이 재밌게 살고 있길..그 아이가 절 기억하고 그리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제발 그러기만 한다면 마음이 아프지 않을 거 같아요..제발 그렇길 기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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