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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생긴 일

... 조회수 : 1,328
작성일 : 2009-03-30 21:15:50
매일 지하철을 타다보니 못 볼 꼴을 종종 봅니다.

오늘은 노약자석이 아닌 일반좌석에 30 전후로 보이는 여자분이 앉아 있다가 봉변을 당했어요.
어떤 술냄새 풍기는 50대 정도의 남자가 앞에 앉아 있던  30 전후의 여자분을 때리며
자기 뒤에 서 있던 한 쪽 팔을 다친 아주머니에게 자리를 양보하라고 소리를 질렀어요.
다친 아주머니가 보이지도 않았던 것 같았는데...
그 여자분이 왜 사람을 때리냐고 하니까 그때부터 온갖 욕설이 난무하기 시작했죠.
그 여자분이 일단 일어나니까 다친 아주머니는 곤란해하고 앉지도 못하고
다른 아주머니 한 분이 그 여자분을 살짝 감싸고 그 자리를 피하며
'술 취했나 본데 그냥 참아요.' 했어요.
그랬더니 그 놈이 펄펄 뛰며
'뭐라고? 술 취했다고? 그래, 취했다, 어쩔래?'
'때렸는데, 뭐, 경찰에 신고할 거야?'
계속 욕설에 그 여자분을 따라가려고 해서 이번엔 제가 그 놈을 말렸죠.
진정하라고, 자리 양보했으니 됐지 않냐고 좋게 말하니까
잠시 누그러지는 듯 하더니
또 똑같이 욕설에...
결정적으로 저는 내려야 했고요.
내리며 뒤돌아 보니 여전히 그 여자분 쪽으로 움직이며 욕설을 날리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사뿐히 지하철 고객센터로 전화를 날렸죠.
'방금 **역을 떠난 @@행 열차 몇 번 째 칸인데
술취한 남자가 행패를 부리고 있어요.'
'네,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경험상 다음 역에서 역무원 또는 공익 2-3명이 기다리고 있다가 사뿐히 데려간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귀가를 했습니다.

당한 사람도 여자,
그 여자를 보호한 사람도 여자,
그 놈을 말린 저도 여자,
신고 역시 여자인 제가 했고
상담 전화도 여자가 받았고...
그 와중에 도와주거나 말리는 남자는 하나도 없더군요.
IP : 61.73.xxx.68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09.3.30 9:18 PM (121.131.xxx.70)

    지하철 많이 타봤지만 자리양보하라며 때리는 놈도 있군요
    30대여자분 참 재수없었겠네요
    이럴때 건장한 남자분이 말려주면 좋은데 ...

  • 2. 아우
    '09.3.30 9:19 PM (211.243.xxx.28)

    미친놈.. 변변치 못하니 만만한 여자한테나 시비 거는 한심한 새끼
    나한테 걸렸으면 힐 신은 앞발로 급소를 까 줬을 텐데...

  • 3. .
    '09.3.30 9:21 PM (203.229.xxx.234)

    임신 중에 지하철 타서 다행히 앉아 가는데 일반석이었어요.
    살짝 졸았는데 누가 발로 제 발을 차는 거예요.
    놀라서 깨어보니 왠 할아버지가 차고 있더군요.
    깨워서 자리 양보 받으려고..

  • 4. ..
    '09.3.30 9:21 PM (220.70.xxx.121)

    어휴..정말 미친놈이 너무 많네요.
    그 여자분 무지 놀랐겠어요..

  • 5. 저도!!
    '09.3.30 9:22 PM (222.236.xxx.197)

    얼마전에 무려 7인석에 앉아있었는데!!(노약자석에)
    술취한 XX가 .. 제가 앉으니까 기다렸다는듯이 다가오더니
    젊은 X이 싸가지도 없게 여기 앉는다고 지랄지랄하는데
    뚜껑열려서 한바탕했어요.

    노약자석이었으면 억울하지나 않지 ㅠ.ㅠ

  • 6. 깜장이 집사
    '09.3.30 9:22 PM (110.8.xxx.98)

    지하철에 저런 분들 너무 많아서..
    되도록 버스 맨 마지막 구석에 짱박혀서 다닙니다..

    대학교 다닐 때 맨날 지하철타고 다녔는데. 정말 아침부터 가래침 뱉어주고 싶은 사람들 꼭! 있어요..

  • 7. .
    '09.3.30 9:23 PM (121.135.xxx.164)

    '아우'님,, 근데 저런 상황에 닥치면 정말 강하게 대처하기 어려워요..
    '급소를 까줄거야'라고 생각한 여자 10명 중 한두명만이 실천에 옮길 수 있을걸요.
    자리양보하라면서 행패부리는 아저씨, 할아버지들 얘기 많이 들었어요.
    그런 사람들, 술취한 사람들 많구요, 꼭 젊은 여자한테 시비걸어요. 만만한가봐요.
    아무튼 도와주는 남자 하나 없었다는게 씁쓸하군요.. 취객에게 맞을까봐 겁났나..

  • 8. 아휴
    '09.3.30 9:27 PM (222.238.xxx.217)

    진짜 왠 날벼락이래요?
    듣기만해도 진짜 어이없어 화가 나요.
    찌질이 같은놈들이 너무 많아요. 지가 뭐 지하철 좌석 몽땅 접수했나부지? ㅉㅉ

  • 9. 삐질공주
    '09.3.30 9:34 PM (121.133.xxx.42)

    저도 얼마전... 아이를 데리고 지하철을 탔는데요.. 답답했는지 아이가 울기 시작했어요 ( 생후 80일 정도의 아기임) . 당황하고 있던 차에 주변 아주머니들께서 목소리가 크니 노래 잘하겠다..라고 하니.. 한 50대 후반의 아저씨가 버럭 화를 내면서 시끄러워 죽겠다고 난리를 치더라구요. 그 아주머니랑 아저씨랑 거친 다툼이 생겨서 제가 민망했던 기억이 있어요.. 중간에서 죄송하다고 하고 , 아주머니께는 고맙다고 인사한 후 다음 정거정에서 내렸답니다. 그냥 피하는게 제일 좋은것 같아요...

  • 10. 원글님
    '09.3.31 2:54 AM (118.36.xxx.123)

    고생하셨네요.
    신고도 하시고 참 잘하셨어요.
    봉변 당한 분 정말 무슨 일이랍니까?

  • 11. 아휴
    '09.3.31 2:59 AM (220.117.xxx.104)

    헉, 정말 별꼴이군요. 저 위에 임신하셨는데 발을 차더라는 얘기도 쇼크입니다.

    원글님, 너무 잘하셨어요. 덧붙여서 하나 배웠네요. 그런 일이 있으면 정확히 열차량번호와 칸을 외웠다가 빨리 고객센터에 전화한다~~ 우리 모두 기억해둡시다!!!

  • 12. 몇주전 퇴근길
    '09.3.31 11:59 AM (211.44.xxx.34)

    을지로->사당방면 2호선에서 이십대 초반으로 보이는 대학생 총각
    오십대 후반~육십대 초반의 아저씨에게 아주 쨕- 소리 나게 뺨 맞았습니다

    그 총각이 자리에 앉은 자세가 삐딱해서라나요 -_-

    황당해하는 학생에게 "내가 지금 자리 양보해달라는게 아니라~ 블라블라"

    어이 없어서 나원참..

  • 13. //
    '09.4.1 10:31 AM (165.141.xxx.30)

    원글님 신고전화번호 갈켜주세요...아휴 매일아침 추잡떠는 노인네들하며 오늘도 술취한남자가 고래고래 소리지르고 아무도 안말리고 참고 가는데....하긴 말렸다가 봉변쓸까 두려워 다들 참고잇는듯해요...전화번호 알켜주심 감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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