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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지치네요.
씩씩하게 잘 견디나 싶었는데요.
자려고 누워있다가 이제 어떻게 죽어야하나.. 생각하다가 컴터켰어요.
남편 마음이 돌아온건 확실히 알겠어요.
그런데 바람피고, 살림부수고
아이들한테 못보일거 다 보이고...
우리가족은 모두가 상처투성이예요.
어쩌면 그때 끝냈어야했는데
사는게 뭔지 여기까지 끌고 왔네요.
직장문제때문에 주말부부 노릇을 하고 있어요.
오히려 잘 된건지도 모르죠.
떨어져지내는게 마음회복에 도움이 되었거든요.
저도 기를 쓰고 열심히 살려고 발버둥치고 있고요.
그런데 이제 고3 인 딸아이의 일기장을 정말 우연히 보게되었어요
보려고 본게 아니였어요.
모든게 내 잘못이고, 남편의 잘못인거 같아 죽고 싶네요.
겉보기엔 멀쩡해보이고, 귀엽고 깜찍해보이기까지 한 딸이
작년부터 어떤 남자애랑 주기적인 성관계를 가진 걸 기록해놓은 일기장이네요.
생리를 해서 다행이라는둥.
딸의 중1때부터 중 3때까지..
너무 오랜 시간 남편과 싸웠네요.남편의 바람때문에.
제가 잘못한거 같아요.그때 헤어졌어야했는데.
제가 마음못잡고 맨날 울기만 하고 그럴때
이 아이가 그때 상처가 컷을거 같아요.마음이 붕떠서 이렇게 된거 같아요.
더 기가막힌건 그 남자애집 부모가 아주 며느리보듯 제 딸아이를 다루는 장면을
일기장에 다 적어놨네요.그 집가서 자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그집 쇼파에서 그 부모들과 함께 어울려 있는 장면을 다 적어놨어요.
어디부터 잘못된건지 모르겠어요. 혼란스럽네요.그 집은 우리 앞동에 살아요. 같은 아파트입니다.
그 부모는 어른이 되서 철부지 아이들이 이러고 있는걸 권장하고 있었다는 느낌이 들어 더 분하고 그래요.
헛살았다는 기분이 들어요. 딸아이 하나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이게 뭔지. 내가 왜 살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지난 10년, 아니 지난 20년.. 저는 많이 속고 산거 같아요. 딸에게도 속고, 남편에게도 속고.
주말부부로 지내는 지금도 저 속고 있는걸까요.
딸이 저러는거 다 제 잘못일거예요.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눈앞이 캄캄해요.
남편에게는 말 못할거 같아요.다 죽이려들거같아서요.
딸에게도 아는척 못할거 같아요. 그 남자애가 없으면 죽어버리고 싶다는 글이 반복적으로 나와요.
저도 이 상태로 계속 산다면 정말 죽을거 같아요. 하루하루 외롭고 고통스러워도 딸아이때문에 견디고 산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헛살고 있었자나요? 이제 어떻게 하죠? 전 어떻게 해야하나요?
저도 돈을 벌어야하는 입장이라서 제가 없을땐 우리집에 와서도 그랬나봐요.
앞동이라서 누구누구(여자친구 이름을 대면서)네 집에 가서 책 빌려 온다고 그러면서 자주 간거 같아요.
그집 부모는 도대체 어쩌자고 이렇게 방치한건지 .그 부모가 있는데도 가서 잤나봐요. 기가막혀서.
미래의 시어머니가 자기에게 잘해준다고 써놨더라구요.
얼굴 순진하게 생겨서 거짓말만 하고 다니면서 저를 속인 딸. 저는 어떻게 해야해요?
남들은 다 아는데 저만 몰랐던건지.
용기를 내 글 씁니다. 현명한 조언을 부탁드려요.
1. 딸이
'09.3.26 4:34 AM (125.190.xxx.9)남자 친구와 그 집에서 자신이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따님 입장에서는 하루 하루 외롭고 고통스러운 원글님의 가족에게서
그 남자 친구가 본인의 삶에서 행복함을 주는 존재인 것 같아요..
아마도 헤어지라고 하면 원글님께 반항할 것 같아 조심스럽구요.
우선 원글님이 걱정하는 마음 따님에게 말하세요..
이미 성관계를 했으니 피임에 관해서도 가르쳐 주시고요.
하지 마라고 해도 이 부분은 강을 건넜으니...2. ...
'09.3.26 7:10 AM (60.197.xxx.27)또래 두 아이를 기르고 있는 엄마 입장에서 이론적인 생각보다 우선 충격을 많이
받으셨을 원글님을 안아드리고 싶네요. 저도 아이들이 커감에 따라 든든한 것도
있지만 원글님 같은 경우가 생기면 내가 어떻게 처신을 해야할 까 생각을 가끔 합니다.
처음에는 너무 막막해서 아무 생각이 안 날지도 몰라요. 그리고 딸아이가 이전
에 내가 알던 아이맞는지 배신감도 들거 같아요. 그렇지만 일단 아무 내색하시지
말고 마음이 진정이 된 뒤 딸아이에게 진심으로 다가서는 것이 좋을 것같네요.
지나간 일은 덮어두시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 지 어떤 길이 최선일 지 곰곰히
생각해 보세요. 딸애가 나이도 어리니 앞으로 할 일, 누릴 수 있는 일. 넓은
시야를 가지라고 엄마는 너를 믿는다고 자주 말하고 안아주세요. 당장 큰 변화는
없더라도 꾸준히 엄마가 일관된 행동을 하면 언젠가 아이들도 돌아올 거예요.
정말 내 아이가 누리고 살았으면 하는 많은 세상이 있는데 너무 일찍 자신을
한계지으려 하는 것이 안타깝네요.3. 책...추천
'09.3.26 7:24 AM (115.140.xxx.164)아이가 이미 경험하였다고 하니 필히 권하는 책입니다.
독일에서 나와 번역된 책인데.. 전 아주 좋은 책이라 생각하는데 일반적으로는 너무 앞선다고 느낄수 있는 책이기는 합니다.
동아일보사 " 똑똑한 나 아름다운 섹스" 혹 새책으로 절판되었으면 헌책방 검색해 보세요..도서관엠서 찾아보시거나요...
아이가 성경험을 했다고 해서 큰일 나는 것은 아니니...- 다행이 임신도 아니고.. 몸에 대한 소중함과 피임을 가르치고... 앞으로는 신중히 결정하도록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힘내세요... 진심은 통하니까요...
저도 딸이 둘이네요... 결혼전 까지 성경험 없을 거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안하면 더 좋겠죠.. 본인 판단 하에. 하지만 그건 부모가 결정할 일이 아니라서.... 잘 판단하도록 도와주는 것까지. 양육하는 것까지가 부모몫이니 ,... 넘 후회 마시고 지금부터 마음써 주시면 됩니다.4. 어떡하냐..
'09.3.26 9:14 AM (210.223.xxx.182)일기장을 본것을 티내어서 사태를 더 악화 시키지 않았으면 해요..
남자애 부모가 모든 사실을 알면 어떻게 나올지....
아마 아들애 엄마 마음은 또 딸아이 엄마 마음과 다를수도 있을거구요...
이런글 보면 부모는 죄인인가봐요...ㅠㅠ
원글님..힘내세요...
저라도 이런경우 너무 막막할것 같아요...5. ....
'09.3.26 9:50 AM (58.122.xxx.229)돈은 누굴위해 벌어야하나요?전 가족이란 부부란 돈때문에 일생 떨어져살아야한다면
의미없다고 봅니다.
그렇게 주말 부부면 바람이 났네 어쩌네 할 필요도 없어지지요.
돈벌기 위해 그렇게 떨어져살며 님한테 남은게 뭐지요 ?
뭐가 최우선인지 신중히 생각해 보시길 원해요6. 에혀...
'09.3.26 10:08 AM (75.183.xxx.55)자식은 키우는게 아니라 같이 커가는거 같습니다.
엄마라는 자리도 모든걸 알고 시작 하는게 아니니까요.
딸이 미워지지 않도록 마음 잘 다스리시기를 바랍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딸을 의지하고 사셨는데 딸까지 날 속였다는 마음을 계속 가지시면
원망과 함께 참고 살았던 분노가 아이에게 가지 않을까 싶네요.
더 이상 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잘 다독이시고 마음 추스리시길...7. .
'09.3.26 10:39 AM (125.246.xxx.130)지금 상황에서 딸 몰래 상대방 부모를 만나는 건 좀 더 숙고해야 할 것 같아요.
딸과 어떤식으로든 이야기가 되고 양해가 된 상태에서 만나야죠.
그냥 오늘 어디에서 들었는데 요즘 10대들은 남자친구 없는 애들이 없다더라.
혹시 너는 좋아하는 남자친구 없냐고...만약에 없다고 하면 엄마 눈엔 너무 이쁜데
남자들이 눈이 삐었나..이러면서 자연스럽게 성이야기를 유도하셨으면 해요.
엄마는 너만할때 이랬다. 요즘은 남친 사귀면 성관계도 쉽게 한다더라.
혹시 네 주위 친구들 중엔 없느냐...네가 커가니 그런 걱정도 된다.
앞으로 네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성관계...자연스럽게 하고 싶어질거다.
할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엄마로서 꼭 해주고 싶은 말은
그 순간에 임신과 그에 따른 책임을 생각하고 행해야 한다.이런식으로
그냥 자연스럽게 엄마가 과년한 딸에게 가볍게 성교육하듯이 넘어 갔으면 하네요.
그 다음은 딸의 반응을 봐가며 대응하시구요. 너무 죄책감 갖지도 마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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