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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자의 넋두리
아래 몽이엄마님의 글을 읽으면서, 치오르는 분노와 슬픔을 억누를 수 없어 이리 글을 씁니다.
87년 민주항쟁 기간에도 소수의 한 무리가 있었습니다.
남들이 다 "독재타도"를 외칠 때, "제헌의회"를 외쳤던.....
정권의 색깔이 변하는 것이 아닌, 근본적인 변혁을 주창했던 그들....
갑자기 20년도 지난 지금에 그들이 떠오르는 건?
국외자의 입장으로,
각종 토론 프로그램을 봤더랬습니다.
이명박 지지자들의 논지는 항상 민주주의를 감싸 안더군요.
반대로 나온 패널들은 그 프레임속에서 안간힘을 쓰고요.
그러다보니 지리한 법리논쟁으로 끝나는 게 대부분이고요.
어원적으로 민주주의와 독재는 같은 뿌리라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민주주의라는 프레임에 갇혀 있으면,
어떤 중요하고도 본질적인 사안을 놓칠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민주주의가 한창 꽃필 때는 아름답겠지만,
민주주의는 때론 독재자를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 역사가 보여주는 교훈입니다.
그 민주주의가 만든 괴물을 무너뜨리는 것이
민주주의의 질서에 위배되느냐 마느냐의 지리한 논쟁 속에
많은 사람들이 죽어간 것도 역사가 보여주는 교훈입니다.
먼 나라의 혹자가 이야기한 저항권을 이야기하기 전에,
우리는 그 저항권을 실제 행사한 적이 있지 않았는지요?
그것이 너무 얇아서 이리 또 고생하는 거라면,
이제야말로 근본적인 생각을 해보는 건?.......
87년 대다수가 독재타도를 외칠 때,
나라를 세로 세우자는 의미의 제헌의회를 외쳤던 그 흐름이
지금에 와서 다시 생각나는 것이
그저 역사를 추억하고 끝내자는 것이 아니라는 게
부디 저만의 생각이 아니길 바랍니다.
1. 현랑켄챠
'09.3.22 3:33 PM (123.243.xxx.5)민주주의와 캐피탈리즘이 상극의 조합이라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어떻게 그 둘의 단점을 서로 그렇게 잘 꼬메어가며
경제라는 논제와 사람답게 살아간다는 논의가
그렇게 비인간적으로 꿰맞춰지는 걸 보는 건
시대를 잘 못타고 난 저의 넋두리인가요?
일단 저도 한국에서 한발자욱 물러나서 바라봐 봅니다.
여차하면 저라도 불구덩이에 뛰어들어야죠.2. 프리댄서
'09.3.22 3:51 PM (218.235.xxx.134)조심스럽게 댓글 답니다.
저는 님과 생각이 좀 다르답니다. 사실 참여정부 때 실망을 많이 해서 역시 이른바 '개혁'이라는 두루뭉술한 수식어를 앞에 내세운 진영으로는 안 되겠구나, 확실히 보다 선명한 진보정권이 들어서야 하는 거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MB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그 생각이 바뀌었어요. 우리는 민주정부의 경험을 좀더 했어야 했습니다. 민주주의와 경제적 정의의 토대가 좀더 굳건하게 뿌리내린 상태였다면 MB정권 같은 게 들어서도 이렇게까지 타격을 입지는 않았을 거예요. 그런데 그 토대가 마련되려고 하는 순간에 정권을 내주다 보니 다 도로아미타불이 되게 생긴 거죠.
그래서 저는 오히려 범민주, 민주대연합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답니다. 어느 사회나 보수의 세가 더 강하게 마련이죠. 하지만 어느 정도 먹고 살 만한 나라에서 이렇게까지 한쪽의 세가 월등하게 높은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도, 여전히 어쩌면 지금이 더 저 전술이 절실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곤 하답니다.
전 솔직히 심상정-노회찬, 유시민이 손 잡았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좀 신선한 바람 일으켜서 아후 이 지리멸렬한 정국을 좀 타개했으면 합니다. 나치가 이 나라를 다 말아먹게 할 순 없잖아요. 그러기 전에 정말 두 진영이 자신들의 차이를 한 발, 아니 두 발 세 발씩이라도 양보해서 일단 나치의 영구집권을 저지했으면 하고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3. 현랑켄챠
'09.3.22 4:10 PM (123.243.xxx.5)저도 프리댄서님의 댓글에 조심스레 댓글 달아봅니다.
어차피 대한민국의 구조상 한쪽으로 쏠릴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사회주의 = 빨갱이라는 구조가 개선되지 않는 한
극우주의 국가로 분류(실제로 국제경영학 영어원서에서)되어 있습니다.
한쪽 우물, 맑은 물에서 헤엄쳐봤자 결국 우물안이라는 거죠.
댄서님께서 말씀하시는 그'나치'도 민주정부입니다. 국민이 뽑은 거죠.
국민에 의해서 당선이 된 것입니다.
쇠고기 문제나 대운하, 교육 문제와 같은 현안에 대해서 반대 목소릴
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국민 스스로가 밀도있게 아래서부터
깨우쳐가지 않으면 안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제 3,4의 나치정부가 생기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으니까요.
저들은 언제나 어거지총칼과 말폭탄과 뒤집어씌우기트랩으로 무장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글에서
언급하신 분들은 정말 실낱같은 희망이신 분들입니다.
얇지만 또 얇기때문에 국민들의 말귀를 잘 꿰어서
쥐새끼를 콕콕 찍어주시면 좋겠네요.4. 국외자
'09.3.22 4:26 PM (173.68.xxx.229)제가 즐겨 읽는 글 중의 하나가 프리댄서님의 글입니다.
프리댄서님이 제 글에 이리 댓글을 달아주신 게 어쩌면 영광이랄 수 있겠나?...요!
님이 현 세력을 나치라고까지 규정하신 것에 대해서 무척 놀랐습니다.
저 역시 현 세력을 감히 나치라고까지 칭할 용기가 없어서였겠지요.
아고라에서는 흔히 친일매국노 세력이라 하더군요.
근데 그 호칭은 한 부분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었거든요.
바로 국내 정치문제를.......
따라서 공격방향도 조금은 잘못되었다 생각하고 있더랬는데,
님께서 나치라 칭하시니, 그 성격과 특징이 제대로 규정되면서,
공격방향까지 제대로 세우지는 가 싶습니다.
하긴 적을 제대로 알아야 공격이든 수비든 할 수 있을 터이니......
저 역시 님께서 이야기 하신 연대에 대해선 일단 찬성합니다.
그러나 그것을 근본적으로 가로마고 있는 것이 있다는 판단입니다.
그게............
정당 건설논의에 뭍혀버린 통전 전술이 지금이야말로 필요할 때가 아닌가 해서요.
그래서 L이 합법정당의 한계를 그토록 강조했던 이유이기도 하겠지요.
현실적으로 심상정-노회찬, 유시민의 연대는 이뤄질 수 없겠지만.....
어느 당이고 합법정당의 한계를 인식하는,
과거에 그들의 사고 속에도 좋은 것은 있으려니 하는 생각을 가졌으면......
통전도 안되고, 정당도 안되고.....
그러면?5. 노무현도
'09.3.22 5:05 PM (211.177.xxx.231)정권초기에 약점을 갖게 되어 개혁을 제대로 단행할 수 없었고 그 실책이 지금까지 여파로 남아있다지요? 지금 정치보복 당하고 있는 것도 그꼬투리로 잡아 물고 늘어지는거구...
민주당은 너무 무능하고...뭔가 대안이 필요하다면 구심점이 될 수 있는 차기대권주자를 빨리 만들어 키워주는거란 생각...솔직히 그만한 재목이 있을거라 생각합니다..지금 때를 기다리고 있을지도...그러고 믿고 싶네요.6. 프리댄서
'09.3.22 10:01 PM (218.235.xxx.134)켄챠님, 예 '민주정부'죠.^^ 형식상으로는요.
앞으로 들어설 정부도 다 민주정부예요.
과거처럼 체육관에서 대통령을 '옹립'하거나 부정선거를 할 수는 없을 테니까요.
아시겠지만 제가 말씀드린 건 내용상의 민주정부를 말씀드린 거구요,
그런 시간이 좀더 길어서 민주주의와 경제적 정의의 토대가 한 뼘만큼이라도 더 튼튼히 구축되었다면,
그런다면 제2의 MB 정권이 출현해도 이 나라를 아주 막돼먹게 난도질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체질이 건강체질이면 어지간한 바이러스의 공격에도 꿈쩍 안 하게 되니까요.
예, 문제는 그럼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건데
'통전도 안 되고 정당도 안 되고...'
사실 이게 지금 우리가 빠져있는 딜레마인 것 같아요.
근데 제 생각으로는 CA적 해결방식은 정말 더더욱 불가능한 일인 듯싶습니다.
MB와 이상득이 제주도를 팔아넘길 모의를 하는 영상이 공개되지 않는 이상
(제 생각으로는 독도만으로는 부족하지 싶어요)
혹은 아르헨티나처럼 공무원 월급도 줄 수 없는 형편으로 전락하지 않는 이상
CA적 해결방식에는.... 글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아니 그렇기 때문에 저는 오히려 지금이야말로 통전을 진지하게 고민해볼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는 거죠.
예, 심상정-노회찬과 유시민의 연대는 현실적으로 아주 어려울 거예요.
(저는 끝까지 '불가능'이라는 단어는 쓰고 싶지 않네요)
하지만... 그러면?7. 프리댄서
'09.3.22 10:02 PM (218.235.xxx.134)아 그리고 원글님.
이런 좋은 논의에 참여하게 해주셔서 제가 외려 영광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