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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살에 불구덩이로 뛰어들던 기억.

하룻강아지 조회수 : 1,572
작성일 : 2009-03-21 09:44:51
남편은 쿨쿨 토요일 늦잠을 즐기고 있고 아침 잠 없는 저는 아침부터 82를 들락날락.

지금은 신혼이구요.. 그냥 알콩달콩 행복하게 좋은 남자와 잘 살고 있습니다.

이 사람 만나기 전 한 4년은 싱글로 삶을 즐기면서 살았고 그 전에 결혼직전까지 간 남자가 있었어요.

26살 12월에 만나 28살 2월에 헤어졌는데.. 상견례하고 결혼 날잡고 집까지 보려다녔는데 ..깨졌죠.

남자는 6살차이였고. 남자가 첫눈에 절 보고 반해서 거의 3개월 동안을 줄을 대서 소개팅을 하게 되었는데 저도 그 사람 보자마자 사랑에 빠져서 열렬하게 연애했죠.

헤어진 사유는 아직도 몰라요. 연락 끊기 바로 전날까지 명절이라서 저 지방에 있는 집에다 데려다 주고 전복세트 사서 자기가 편지써서 우리 부모님께 잘 살겠다고 그랬었는데..

그 다음날 부터 연락이 안됐어요. 교통사고는 아닌지 뭐 이런 저런 걱정하고 남자네 부모님, 누나 막 전화하고 그랬는데 결국을 ..그냥 연락을 끊을 거였죠.

일주일 연락안되다 겨우 연락이 되서 만났는데 그때 얼굴 보자 마자 알았어요. 이미 마음 먹었구나 ... 그렇게 깨지고 저는 충격으로 몇번 쓰러지고.. 각종 이름모를 질병에 시달리고.. 뭐 그러다가 한번만 매달려보자 마음먹고 메일을 써서 만나기로 했는데.. 만나기로 한 날.. 자기 용기가 안 나서 못 만나겠다고 그러더군요. 그때 미련 깔끔히 버리고 그렇게 끝났습니다.

그 사람 잊는데 4년 걸렸어요. 나쁜 추억이 없으니 잊기 더 힘들더군요. 응급실에 몇번 실려가고 얼굴엔 눈 빼고 물집같은게 다 잡혀서 완전 괴물로 변했죠.. 어쨌든 4년 만에 지금의 남편을 만나 1년 연애 열렬히 하고 결혼에 성공 완전 행복합니다.

그런데... 26살엔 82를 몰랐고.. 지금은 82 중독 수준인데.. 지금 생각해보니..완전 저는 짚풀을 들고 불구덩이에 뛰어들던 형국이었어요.

저는 s 대학나와서 대기업 다시는 직원이었고 대학원을 다니면서 전문직 준비를 하고 있었죠. 그 사람은 이름모를 *대학. 정말 처음들어보는 대학. 저한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겠다고 모 대학의 대학원을 진학했었죠.
사귈때도 약간 공부. 학벌 그런거에 컴플렉스 같은 발언을 했었어요.

아버지는 군인. 어머니는 전업주분데.. 전 처음뵙고 어머니가 군인이셨던줄 알았어요. 너무 차갑고 우울하시고 무서우셔서.. 나중에 알고보니 군인이셨던 아버지가 어머니를 엄청나게 패셨고. 누나는 그때마다 대들면서 어머니를 돕다가 되지게 맞고.. 남자는 책상아래 숨어있던지.. 아니면 실내화만 신고 친구집에 피신가서 일주일동안 안들어오고 그랬데요.
커서까지 때리고 그랬는데 지금은 어머니가 이혼해달라고 계속 요구하는 상황이고 하도 집안이 우울하다 보니 어머니 성격도 완전 무서워지셨다고..

자기가 어머니는 지키지 못하고 피하거나 책상 밑에 숨어있었던게 아직도 후회스럽고 한스럽다고.. 그래서 자기는 여자랑 사귈때 단 한번도 안싸운다고. 말다툼이라도 잠깐 하면 그때 부모님이 싸우던게 생각나서 미칠것 같다고.. 그랬어요.

누나는 이혼해서 혼자 아이를 키우고 있고 꽤 돈이 되는 회사를 2개 운영하고 있는 사업가 입니다. 원래 집도 돈이 좀 있지만 누나가 능력이 있어요. 똑똑하고.. 나름 업계에서 유명인사로 여성지에도 몇번 나오고 그랬지요..전남편은 저명인사...아직도 매체에 많이 등장해요.. 그러나 속사정을 아는 제가 봤을때는 전 남편은 인간쓰레기 싸이코..

누나가 워낙 바쁘고 워커 홀릭이라 저 결혼전에 아이 과학캠프니..뭐 아이 행사에 남친이랑 많이 아이데리고 갔었어요.. 미쳤지. 그땐 어리고 아이도 좋아한지라 재밋었답니다..

남친은 사실. 똑똑한 편은 아니지만 진짜 영업에는 소질이 있었던 듯 해요. 공동사장이었던 동네 선배가 훨씬 똑똑하고 스마트해서 경영을 하고 남친은 영업을 하고..뭐 이런식이었죠. 꽤 잘나가는 회사를 둘이 운영했어요.

저랑 헤어지고 6개월후 공동 사장한테 배신당해서 땡전한푼 못 받고 쫒겨났대고.. 그러고는 미국으로 도피. 한 6개월 쉬다가 돌아와서 지금은 누나랑 공동으로 새로운 사업을 하고 있다고 하고...지금은 결혼도 했다고 들었어요.

맞는 시어머니, 이혼한 누나, 그리고 아이, 컴플레스 심한 남편... 완전 그림 나오지 않나요. 지옥 불구덩이 그림..그때는 사랑에 눈이 멀어..남자가 버리고 도망가지만 않았으면 어린 나이에 시집 갔겠지요..

30대 중반을 향해 달려가며... 가슴을 한번 쓸어내려 봅니다. 지금 내가 그때 버림받고 일과 공부에 매진해서 얼마나 나를 업그레이드를 시켰으며.. 얼마나 좋은 남자를 만나 행복하게 살고 있는지..

IP : 122.35.xxx.135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빵빵이
    '09.3.21 9:52 AM (58.236.xxx.148)

    지난일을 좋은 경험으로 앞으로 더 사랑하시며 행복 맘껏 누리시기를 바랍니다.

  • 2. wendy
    '09.3.21 10:06 AM (116.36.xxx.157)

    정말 저도 가슴을 쓸어 내리게 되네요.
    잘되신거에요..하마트면 큰일나실뻔했어요.

  • 3. 혹시
    '09.3.21 10:30 AM (123.248.xxx.242)

    그 남자가 원글님을 너무너무 사랑한 나머지 그 집안에서 고생시키지 않으려 억지로 인연을 끊은 것 아닐까요?

  • 4. ***
    '09.3.21 10:35 AM (123.213.xxx.211)

    진짜 다행이에요...

  • 5. 이미
    '09.3.21 10:38 AM (59.22.xxx.124)

    두분 다 결혼하셨는데 이런 말이 오히려 독이 될지 모르지만 그 분이 정말 님을
    사랑하셨나봅니다. 전 사랑하니까 헤어진다 그런 말 안믿는 편인데 그 분이 정말 사랑해서
    님을 놓아주셨나 그런 생각이 드네요. 두 분 다 내내 행복하시면 좋겠네요.

  • 6. ...
    '09.3.21 4:30 PM (221.149.xxx.205)

    그렇게 못난 남자들이있어요..자기보다 잘난여자 결국 자기 자격지심으로 버리더라구요...제 초등동창 커플중에 그런커플 있어요..어릴때 부터 둘이 좋아한 케이스인데 여자애는 중간에 서울로 전학와서 인서울했고 남자애 지방에서 전문대밖에 못갔거든요..남자애 스스로 나가떨어지더군요..서로 인연이 아니었던듯...원글님껜 정말 다행이에요..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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