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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이제야 집에 들어 왔어요...

못살아 정말 조회수 : 887
작성일 : 2009-03-21 07:11:30
핸드폰도 안 받고 늦는다 말도 안하고 밤새 남편이 집에 들어오지 않았어요.
낌새 보아하니 십중 팔구 술 먹느라 집에 안 들어오고 있는게 분명했습니다.

평소 술자리 좋아하는 남편..그 동안 혈압이 좀 있는 편이라 제가
술을 자제 시켰었어요. 한 6개월 동안 술은 입에도 못대게 했었죠.

사무실 이전 한다고 회사 사람들하고 일도 했겠다...뒷풀이 분위기에
빠질 수는 없을테고 마침 금요일이고 토요일은 출근도 안하니
술좋아라 하는 남편이 그냥 넘어갈리가 없었겠죠.

지난 6개월 동안 굶주렸으니 얼마나 마시고 싶었겠어요.-_-

술 마시는것 까지는 좋다구요.
왜 전화를 한번도 안한대요.

전 전화도 안받고 연락도 안해서 설마 무슨일이 있는것 아니냐 싶어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가서 간밤에 한 숨도 못잤어요.

기다리다 정말 지쳐서 남편회사 동료분 한명한테(평소 남편과 함께 안면을 트고 있는)
전화를 드렸더니 새벽3시즘 넘어서 2차까지 마치고 남편하고 헤어졌다는 겁니다.
차 태워 준다고 해도 혼자 간다고 마다하면서요...

별별 생각이 다드는거에요.
정말 길바닥에 쓰려져 자는건 아닌지.
혹시나 나쁜 사람들 만나서 몸이라도 다친건 아닌지..

아침까지 안 들어오면 경찰서라도 가려고 옷 다 차려 입었어요.정말...

근데 6시 조금 안돼서 현관 초인종 소리가 들리네요.
허겁 지겁 달려나가 보니..세상에..전 어디서 왠 노숙자가 하나 앞에 있는 줄 알았어요.

얼굴엔 먼지가 엄청 뭍어있고..머리는 먼지가 잔뜩 뭍어서 까치집 여러개 생겼고..
옷 여기저기 토한 자국들 하며...술 취해 필름 끓겨서 밤에 잠시 길 바닥에서 잔것 같더라구요.-_-;;

택시는 어쩌고 이꼴로 들어왔냐고 했더니 지갑을 잃어버렸대요..
간간히 드는 기억으로는 어떤 사람이[집이 어디냐]라고 묻는것 같았다는데..
그 뒤로 지갑이 없어졌다는거죠. 한 숨 자고 난 후(?) 조금 정신이 들어
집에 오려 해도 지갑이 없으니 집까지 걸어왔다는 겁니다.

어이가 없어서 웃음도 안나와요...
그나마 몸 성하니(?) 집에 돌아온것 만이 다행이죠.
정말 운 없었으면 돈은 둘째고 몸이 성했겠어요?

다행히 지갑에 현금 조금에대략 4~5만원 정도)
신용카드는 현재 한개는 잘라 버리고 나머지 한개뿐이 안 쓰고 있는데
교통 카드 겸용이라 아침에 쓰고 나서 카드만 뒷 주머니에 쑤셔 넣었었다봐요.

핸드폰은 뒤져보니 셔류 가방 안에 쑤셔 박혀 있더군요.
열어보니 부재중 전화가 무려 38통...;;;
간 밤에 제가 건것 들이었습니다.

오물 투성이인 옷들 추스려 보니 바지에서 신용카드 발견하고 얼마나 안심인지..
잃어 버린것은 작년 생일 선물로 좀 비싸게 산 지갑에 주민등록증,운전면허증 자잘한 활인카드..현금 5만원 정도.

돈 잃어 버린것 하나도 안 아깝네요.
그나마 사람 다치지 않고 무사히 집에 들어온게 기쁘긴 한데....

한편 마누라는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가게 만들고 자기는 지금
깔아준 이불에서 코를 드르렁드르렁 골며 자는 모습을 보니 부아가 치밉니다.

어제 시어머니가 오늘 점심때 오라고 하셨는데
이지경에 시댁에 가게 생겼나요??

아..정말 머리가 아픕니다.
한번 먹었다 하면 저렇게 술에 떡이 되어 들어오니..
작년에도 한 두번 저런적이 있었거든요. 그때는 제가 미리 마중을 나가거나 해서
델꼬 오긴 했는데...이런것도 주사 맞죠????
별별 협박하고 마구 잔소리 하고 심지어 용돈까지 줄였는데도
그때뿐..술 먹으면 인사불성 되는 버릇은 고쳐지지가 않아요....
어떻게 해야 저 버릇을 고칠 수 있을지 조언들좀 해주세요.ㅜㅜ




IP : 124.54.xxx.142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빨리
    '09.3.21 7:45 AM (122.34.xxx.205)

    동사무소에 주민증 분실신고해두세요

  • 2. .....
    '09.3.21 8:34 AM (99.230.xxx.197)

    그만하길 천만 다행이네요.
    나쁜 사람이라도 만났으면 큰일 날뻔 했네요.

    죄송, 답이 안되서...

  • 3. 저두요ㅠ.ㅠ
    '09.3.21 8:50 AM (125.178.xxx.12)

    그만하고 몸안다치신게 정말 다행이긴 한데요.
    저도 같은 고민입니다.
    저희 남편도 술만마셨다 하면100프로 사고에요.
    주로 정신잃고 길에서 잠드는거요.
    자제한다는게 술자리 횟수를 줄인건데 일년에 한두번이나마 밖에서 마셨다하면
    저희집도 그지경이라 남일같지 않네요.
    길에서 주워온 적 많아요...

  • 4. 같은맘
    '09.3.21 9:53 AM (210.210.xxx.18)

    휴~~저희집도..어제 새벽3시에 만취로 돌아와
    그시간에 라면먹구.. 2시간자고 출근했네요.. 나이도40인데
    언제쯤 나아질지?? 한달에..꼭한번은 그렇게 해서 걱정입니다..
    이말은 한달에 한번만 술먹구..늦게 들어온다는말이 아니니깐..오해없으시길요..
    모임이 없는날은 집에서 거이먹고살아요..
    답답이.. (금복주) 은재나..멀쩡해질런지..ㅠㅠ

  • 5. 술버릇
    '09.3.21 10:31 AM (59.7.xxx.43)

    총각때 생긴 술버릇 절대 고쳐지지 않아요. 잔소리하거나 화를내면 아예 전화를 안받으니 더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 있죠. 방법은...타협입니다. 당신 술버릇이 이러이러 하니 어쩔수 없이 술을 많이 마신 날은 바로 택시를 타고 택시타면 전화할것... 그리고 시간맞춰 나가서 택시에서 기절한 남편 꺼내와야죠. 계속 사정하고 겁주고 달래고....그러다 40중반쯤 주위에 술 좋아하던 직장상사와 친구 한두명이 하늘나라로 가셔야 정신 차리는거 같더라구요. 끔찍하죠. 술마시면 잠자는 술버릇...

  • 6. 못살아 정말
    '09.3.21 12:42 PM (124.54.xxx.142)

    씼지도 않고 자다가 토하려고 화장실 간김에 제가 다 씻겼어요. 욕조에 앉게 하고선요.
    먼지투성이 머리며 몸뚱이 죄다 깨끗하게 씻겨주니 그와중에 또 꾸벅꾸벅 졸고 있네요.
    지금 또 자고 있는데 깨어나면 한바탕 잔소리에 윗분 말씀 대로 타협을 잘 해야겠어요.
    술 먹을때는 전화 꼭 하고 아무리 취해도 택시까지는 타라고...
    정말 술 버릇 안 좋은 사람은 어떻게 할 수가 없네요.
    언제 정신 차리나...-_-;;

  • 7. 사진을
    '09.3.21 1:34 PM (218.38.xxx.130)

    사진을 찍으세요. 핸드폰 동영상도 좋구요.
    토한 옷, 난장판 까치집 머리.. 기어온 모습 하며..
    자기 눈으로 맨정신으로 보면 정신이 번쩍 들진 않더라도 쪽팔려 미칠 것입니다. ㅋㅋ

    울남편은 주사가 심하진 않은데 술먹고 홍알홍알하는 게 귀여워서
    동영상 찍었다가 보여주니 쪽팔리다고 요즘은 안 그래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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