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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총회=선보러 나가기

끝나서 홀가분 조회수 : 2,340
작성일 : 2009-03-19 09:15:38
어제 있었던 학부모총회를 앞둔 며칠전부터
자게에 관련글이 많이 올라온다.
초1엄마들은 처음 경험하는 일이기에
뭘 입고 가느냐
뭘 들고 가느냐
문의도 많다.

나는 큰아이가 3학년이 된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학부모총회가 있는 날이면
꼭 선보러 나가는 기분이 든다 .

옛날에 나는 그랬다.
부모님이 선을 보라시며
날짜를 잡고
보지 않겠다고 실갱이를 하는 나를 잡고
그러다보면 그날이 되어
싫든 좋든 꾸미고 나가야 한다.
그닥 기분좋은 일이 아니니
단장을 하면서도 기분은 별로다.
그래도 부모님 생각해서 나름 욕안먹을 정도는
꾸며주었었다.

꼭 그렇더라.
총회한다고 소식지를 받으면
그때부터 살짝 신경을 쓰기 시작한다.
물론 내 아이 학교에 맡겨두고
당연히 참석해야 하는 행사이다.
내 아이가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공부하는지는
부모로서 알아야할 의무가 있으니...

그러나
어느때부터인가
부수적인 문제로 인해
신경을 쓰고
마음을 쓰고
돈을 쓰고...
정작 무엇이 더 중요한 것인지 잊고 있지는 않은가...

작년엔 아이를 데려가느라
며칠전부터 읽어온 게시글대로라면
성의없는 옷차림으로 갔었다.
1년새 살이 빠져 예전에 입던 정장이
스마트하게 맞는걸 보고
내심 기분이 들뜨기도 했다.
흠~ 이걸로 입으면 되겠구나.
구두는 이렇게 신고...
백은?

음...
나는 백이 없구나.
아니 없는게 아니고
이 정장과 어울릴만한 얌전한 디쟌의 핸드백이 없구나...
아쉽다. 옷도 마침 잘 맞는데...
이참에 하나 장만할까?

인터넷샵을 기웃거린다.
가격이 만만치 않구나.
이 정도면 울집 한달 생활비인데...
그럼 장터로 갈까?
모처럼 장터도 기웃거린다.
이쁘고 맘에 드는것은
소위 말하는 명품백...
그 정도는 아니어도 여기도 만만치 않구나.
계획에도 없던 아이책이나 고르고 만다.

어영구영 2-3일이 흐르고
어제는 옷 양쪽에 백 두개를 걸어두고
고민을 시작한다.
이건 색깔이...
저건 스타일이...
고민고민 했는데

정작 들고 나갈땐
느닷없는 전화에 쫓겨 정신없이 고르고 입고
나가고 말았다.

그러고 나니 참 우습다.
십몇년만에
선보는 기분을 느꼈었다.
가기는 싫고 그래도 가야겠고
기분도 별로인데 그래도 웃어야겠고...

선생님 말씀을 듣는 사이
문득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여기 와있는 많은 엄마들...
나처럼 고민하다 온 엄마들도 많겠지?
자연스레 들고있는 백들도 눈여겨본다.
물론 다양하다.
비싼거, 이쁜거, 안이쁜거, 안비싼거...

곧 생일이 다가온다.
큰맘먹고 남편한테
백하나 사달라할까...
요즘들어 더 힘들어하는 모습에
슬쩍 그마저도 내려놓는다.

아무래도 내년에도
이렇게 맞이하고 넘어갈것같다.


IP : 222.238.xxx.69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동감
    '09.3.19 9:18 AM (58.225.xxx.213)

    총회를 맞는 엄마의 맘을 잘 표현해 주셨네요,,

  • 2. 저도
    '09.3.19 9:21 AM (203.128.xxx.31)

    어제 총회다녀왔는데요~
    아이가 어리면 학교청소같은거 자주 참석하면 좋겠더라구요.
    학교에 온 엄마들 중에서 학교일 참여 많이 하시고 학교가 좀 편해지신 분들은
    옷차림같은거 신경안쓰시는거 같아요.
    저도 여기 전학와서 신경쓰여 어제는 좀 챙겨입고 갔는데
    예전학교에선 애도 어렸고해서 줄창 청소하러 뛰어다니고 아이준비물 갖다주러 부시시하게 다니고 그랬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맘이 편하고 옷차림 이런거보다
    선생님이 어떠신 분인가 내아이. 이런거 먼저 머리에 들어오더라구요.

    학교가 어려우면 그리 되는거 같기도 해요.
    그래서 전 이번에 이것저것 봉사활동 가입많이 했어요~
    그냥은 못가잖아요. 뭔가 일이 있어야가지..
    그렇다고 회장엄마한테 연락주세요~하기도 그렇고 해서 봉사직만 많이 맡고 왔네요.
    운동화신고 청바지 입고 막막 뛰어다니면 내년 학부모 총회때는 편한 맘으로 가질거 같아요~

  • 3. 서울..
    '09.3.19 9:25 AM (58.77.xxx.100)

    대부분 편하게 오셨더라구요.청바지도 많았구요.정장 입으신 분들 거의 없으셨던 것 같아요

  • 4.
    '09.3.19 9:30 AM (219.250.xxx.124)

    그냥 티셔츠에 청바지위에 바바리 걸치고 갔었어요. 백은 좀 그냥 큰거.. 매구요..
    대부분 저처럼 편한 차림이었어요.. 그래서 상대적으로 치마정장이라든지.. 꾸민 머리같은건
    표시가 좀 나시더라구요..

  • 5. ..
    '09.3.19 9:45 AM (116.39.xxx.13)

    저도 어제 총회다녀왔어요.
    선생님도 먼발치에서 뵈서 알고있고 교실도 아이 준비물때문에 몇번 들락거린 상태인데도 가슴이 쿵덕쿵덕~ 오후에 총회가 있는데도 오전에 청소도 못하고 왔다리 갔다리 했네요.
    정말 끝나고 나니 속 후련합니다. 전 그냥 청바지에 트렌치코트 걸치고 빽은 이쁜게 없어서 걍 갔어요. 머리는 컷트를 하면 드라이가 따라오기 땜시 했는데 아는 엄마들이 몰라보더군요ㅠ.ㅠ

  • 6. 저는,,
    '09.3.19 9:55 AM (210.117.xxx.103)

    왜 총회에 그리 신경을 쓰는 지 모르겠어요..
    그냥 어른들이 모이는 자리이니까
    너무 날려보이지 않게
    단정하게 하고가서
    서로 예의를 갖추어서 대하면 되는데
    요즘 게시판보면
    입고 갈 옷이 없다느니..미장원엘 간다느니..
    내가 이상한 건가...

    저는
    걍 바지에..날씨가 하도 좋아 봄쟈켓에..
    머리 단정하게 핀꽂고..
    작년에 태어나서 40년만에 큰맘먹고 마련한 명품백 꺼내기귀찮아서
    자그마한 퀼트백 들고가서
    선생님 말씀 자알 듣고 왔습니다..

  • 7.
    '09.3.19 10:34 AM (220.123.xxx.189)

    저는 담주 총회인데
    너무너무 부담됩니다
    첫아이 일학년일 그런가봐요
    글읽다가 완전 공감되어
    댓글남겨요

  • 8. 다들
    '09.3.19 11:05 AM (122.43.xxx.9)

    다들 총회 가셨나봐요.
    전 어제 몸이 너무 아파서 못갔어요.
    사실 애가 선생님 참 좋은 분같다고 해서...
    특별히 가서 확인해보지 않아도 되지 싶은 안도감도 작용했습니다.
    공개수업은 가야지.......

  • 9. 한번도
    '09.3.19 11:45 AM (119.192.xxx.125)

    그리 신경써본 일없음.
    단정하면 되는 것 아닐지요?

  • 10. 저도
    '09.3.19 11:52 AM (220.86.xxx.164)

    평소에 입는 옷에 입고 갔는데 어떤 엄마 미스코리아 셋팅 머리에 선보러 갈때 입는 투피스
    ( 요즘 유행도 아닌 ) 밑에 붕뜨는 스커트 입고 와서 뜨악 했어요. 40명 정원에 29명 오셨더군요.
    회사 휴가 내고 오신분도 많았고.. 암튼 올해는 선생님이 맘에 들어서 .. 돌아올때 룰루랄라
    노래하면서 왔습니다. 엄마들 다들 패션에 나름 신경쓰고 온 분위기였는데 암튼 그 이상한
    정장 엄마 얼굴이 자꾸 아른거려서 .. ^^

  • 11. ^^
    '09.3.19 11:53 AM (121.181.xxx.241)

    저도 어제 처음 다녀왔는데요
    다들 미시족처럼 빼입고 오는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수수하던데요
    의외로 청바지 입고 온분들도 아주 많으시고...
    치마정장에 스카프까지 하고 미용실 다녀온분들이 좀 튀어보이긴 하더라구요
    츄리닝 바지 입고 온 사람도 두명 봤는데 좀 그렇더라구요 그건...

  • 12. ^^
    '09.3.19 11:59 AM (116.124.xxx.239)

    전 6학년맘이예요. 강남 살아요. 총회 갈 때마다 운동장에 벤츠 렉서스 한 가득이랍니다.
    딱 봐도 멋지게 차려입고 오는 분 많아요. 연예인 엄마도 봤어요. 사넬백이 아니라 옷도 사넬 입었던데요. 그런데 그럼 어때요?? 그냥 그렇구나 해요. 담임샘이 정상이라면 절대 그런 것 눈여겨 보지 않습니다. 아이가 예쁜 짓을 해야 엄마도 예뻐보이겠죠 ^^
    엄마가 자꾸 그런 생각하심 아이도 그래요. 그냥 편하게 하세요. 저는 좋은 담임샘 만나서 완전 기분 좋았고 여전히 아는 엄마 없어서 뻘줌했답니다. 그게 다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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