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 시절 정말 앞만 보고 공부했습니다.
새벽에 들어오고..아침에 머리도 안빗고 학교가서 엄마가 따라오면서 뒷머리 빗어주고.
고등학교가는 버스길엔 제 고장의 유명한 벗꽃길이 있습니다.
새벽 차가운 공기속에 그래도 차창밖으로 꽃냄새랑 천국같은 환한 밝은 색은 느끼고 살았습니다.
열심히 했고.어느정도 좋은 대학에 가고 안정직을 가졌었습니다.
그 직장을 가지기 위해 대학 1학년때 정말 미친듯이 놀고 3.4학년을 도서관에서 보냈습니다.
imf가 터지고 제 직종엔 별반 타격은 없었으나 원래 자리가 잘 나지않는 직군이여서..
어찌어찌..2년 뒤에 그 직장을 가졌었습니다.
직장 초기에 동료들과 재밋게 생활하다.결혼이란 제도를 나름 치르기 위해 남자를 만나고...그 와중에 선도 보고 아픔도 있고해서..전문직 원하는 남자랑 결혼을 했습니다.좋은 직장에 좋은 조건의 남편에 부러울것이 없고 인생 꼭대기가 여기려니 했는데 결혼 생활은 순탄지 않았습니다.
폭력과 외도도 있었고..그 좋은 직장도 남편따라..다니고..아이낳고 하다..아낌없이 사표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싸움도 하고..아둥바둥 살다보니 남편도 안정적이되었고 경제력도 생겼습니다.세아이 모두 이젠 학교도 다니고 어린이 집도 다니고 합니다.
제가 나이가 든건지..마음의 여유가 생긴건지..
오늘 밖에 나가니..빗속에..아이 어린이집 차 기다리는 시간엘 보니..
나무가지 끝에 싹이 돋았고..
꽃들이 망우리를 터트리고..
갈색의 굵은 나무둥이에 작은 가지들이 파란색으로 변했더군요.
전 잎사귀들이 몸을 동그랗게 움츠린걸 보고..저게 대체 뭐지?했습니다.
다른 화단엘 가니...똑같은 잎사귀가 활짝 폈더군요.
세상에..
그냥 잎이 열어지는 과정인데 전 저게 뭐지?엄마가 김치라고 담던.."갓김치"의 "갓"인가 했습니다.
작은 자연인데 너무 경이롭고..정말 아...봄이 왔구나 싶었습니다.
아........................
봄.........................
제가 나이가 든건지..앞만 보고 달린건지..길을 다녀도..나무 한번 쳐다볼 여유가 없었던 제마음에 여유가 생긴건지..
오늘은 우산쓰고..공원에 한번 가보아야겠습니다.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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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나이들었나봐요.
새싹 조회수 : 541
작성일 : 2009-03-13 09:44:50
IP : 121.150.xxx.147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09.3.13 10:01 AM (116.44.xxx.58)저도 나이 들고 애들 크니, 자연의 경이로움이 너무 아름다워 소름이 돋더군요..
행복한 산책 하세요~2. 봄
'09.3.13 10:30 AM (218.39.xxx.252)저두 봄 무지하게 타는데...
한번도 자연에 대해서 경이롭다거나 이런 생각은 아직 못했어요.
작년에 나이가 좀 있으신 여교수님께서 그러시더군요.
나이가 드니 매일 보던 나무가 어느날 달라 보였다고요.
나이가 들면 자연이 달라 보인다고 하시는데, 아직 전 느끼지는 못했어요.
어쨌든, 어제 잠깐 봄기운이 도는 나른한 햇살 보면서 가슴이 벌렁거리긴 하네요.
봄인가 보다..하구요..3. 아
'09.3.15 1:43 PM (59.186.xxx.147)부럽네요, 마음속 깊은 사랑 , 느낌, ,,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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