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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아버지 제사, 고민입니다

참나쁜딸 조회수 : 795
작성일 : 2009-03-12 21:22:44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벌써 4년째
딸둘에아들하나 남기고 가신 친정아버지

살아생전 제사를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셨던 분입니다

본인이 맏이셔서 그런것도 있지만

할아버지 제사가 되면
손수 몇일간 자손들의 근황을 a4용지 3장분량정도에 적으셔서 제사때마다
낭독하시고

제사때마다 형제들이 모여 옹기종기 이런저런 세상돌아가는 얘기 하는 것을 참으로 즐기셨지요

그런 아버지의 제사인데

오늘 친정엄마가 저에게 전화해서는
'슬쩍 아버지 제사를 지내지 말고 산소에 가서 간단해게 인사만 올리자는데...'

정작 직장다닌다는 핑계로 음식장만 도와주지도 못하면서

벌컥 화를 냈네요

'그니까 엄마 제사 지내기 싫다는 것 아니냐'며~~~~

지난 설에도 제가 시댁에 있다 가보니 아들내외랑 슬쩍 건너뛴 분위기
ㅠㅠ

이런일엔 사실 아들이 나서야 할텐데

철없는 제 남동생은 누나가 지내지도 않을꺼 조용히 하라며
안지내겠다 하고....

엄마는 눈치를 보며 안지내겠다는 말은 크게 못하고
슬쩍 슬쩍 건너뛰려는 분위기

그래서 내가 음식 다 준비하겠다 했더니
엄마는 그래서 그런 거 아니라며
음식은 내가 하면되지 라고 큰소리내시는데

70평생 큰며느리로 살면서 이런저런 제사에만
치여 살아온 엄마
맘 한편으론 그 짐을 덜어드려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가도

제사 지내시며 즐거워 하시던 아버지가
정작 본인 제사는 못챙겨 드셔 하늘나라에서
섭섭해 하시며 우릴 보실 생각도 들어 갈팡질팡입니다

참 나쁜 딸이네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님들이라면 제사를 슬쩍 안했으면 하는 엄마전화
어떻게 하셨을까요?




IP : 58.120.xxx.44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헉헉헉
    '09.3.12 9:27 PM (115.136.xxx.174)

    솔직히 저는 크리스찬이지만 어릴때부터 엄마께서 워낙 제사의 중요성을 강조하셔서;;(친정엄마가 외동딸이셔서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제사까지 다 챙기십니다.)

    제사가 조상에 대한 예의도있지만...그런기회에 아들 내외도 보고 형제끼리도 만날수있는 기회라고...그러시더라구요...

    근데 정말 따님입장에서 화나실거같아요..저희오빠보다 제가 먼저 결혼을해서 오빠는 미혼인데 올캐언니가 그러시면 화날거같아요.

    저같으면 시간되시면 올캐분 단둘이 만나셔서 영화도 보시고 맛있는것도 드시면서 은근슬쩍 얘기꺼내보시고....딸로써의 그런 걱정과 마음을 한번 말씀해보세요.

    올캐분께서도 님꼐서 진심으로 그렇게 말씀하시면 자신도 하나의 딸인데 이해해주지않을까요..

    (그러기에 너무 불편하시면 좀 힘든 방법이긴하겠네요 ㅠㅠ)

  • 2. 아니시면
    '09.3.12 9:46 PM (115.136.xxx.174)

    힘드시겠지만 혹시 가능하시면 님께서 두팔걷고 제삿날을 꼭 챙겨드려보세요.

    저도 시댁에서 제사 많아서 힘들구 불만도 많지만...오히려 안하게되면 제 맘이 불편할거같아요.

    힘든건 힘든거고 할일은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저도 힘들지만 우리 부모님께 돌아가셨는데 제사도 없이 지낸다 생각하면 좀 맘이 안좋을거같아요.며느리일떄와 딸일떄의 맘이 다를수밖에없다지만...저는 그렇게 생각해요.물론 독실한 크리스찬이셔서 제사를 안지내는 집안이면 모를까요...그리고 크리스찬인분들도 제사음식은 하시고 절만안하심 되요.그 제사음식 안드시면 되구요..힘들겠지만요..저희집도 제사음식은하되 절은안하고 기도를합니다.첨엔 웃겼는데 엄마꼐서 주장하셔서;;)

    그냥 딸로써 며느리로써 모두 생각해보고 남긴글입니다.하기싫다고 안하면 안될일같아요 제입장에선.

  • 3. 딸기맘
    '09.3.12 9:46 PM (211.196.xxx.136)

    저도 친정아버지돌아가신지5년이되었네요 우리는 올케가 바쁘다는핑계로 항상음식준비다하면오더라구요 그래도 이건 내아버지제사니까 우리가해도 괜찮다고 하는 큰언니 말듣고 음식준비며 모들걸 딸들이 함니다 솔찍히 일요일이나 휴일이아니면 시간내기힘들잔아요.그래서 저희는 시간낼수 있는사람이 준비하기로했어요.금전적인부분은 나눔으로하구요.올해는 오빠가 시간을못내서 저와 신랑이가서 지내고왔습니다.그래도 아빠는 이해해주실거라믿고요^^물론 엄마도 좋아하시구요

  • 4. 마음안
    '09.3.12 9:51 PM (114.203.xxx.228)

    이해가 되지만 시집간 딸은 금전적, 육체적으로 제사를 주도하는 사람이 아닌 현실을 어느 정도는 인정하셔야 하는 게 아닐까 해요. 누나가 지낼 것도 아닌데 조용히 하라는 동생분 말이 표현이 거칠긴 해도 아주 틀린 말은 아니잖아요. 원글님이 음식 준비 다 한다고 해도 제사가 음식 준비만 해 놓으면 치러지는 게 아니잖아요. 제사를 강력히 주장하면 올케 시집살이 시키는 시누이밖에 안 될 거 같기도 해요. 여기 보시면 피 한방울 안 섞인 시댁 제사에 정성을 바쳐야 하는 며느리들 억울한 마음 많이 보셨을 거 아니에요. 올케 입장에선 남편이나 시어머님이 제사 모시는 걸 도우는 것도 마음이 산뜻한 건 아닐텐데 남편도 시어머님도 차리라고 안 하는 제사상을 직장 생활 하느라 돕지도 않는 시누이가 나서서 차리라고 요구하는 건 사실 반갑지 않을 거에요. 아버님 기일을 추모하는 다른 방법을 찾아 보시는 건 어떠세요. 상을 안 차리는 것일 뿐이지 산소 찾아가서 인사 드리면 예를 전혀 안 하는 것도 아니고요.

  • 5. 제생각엔
    '09.3.12 10:03 PM (61.252.xxx.148)

    산소라도 가는거...날짜 맞춰서 형제들이 모여서 얼굴보고 그정도에 의미를 두시는것도 나쁘진 않다고 봅니다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을 한다면야 그마음을 이해 못하는것도 아니지만요
    진짜로 음식준비랑 하실 마음이면 장소도 원글님집에서 하고 다른 형제들이 꼭 참석하게 하시던지요 딴지가 아니라 제사하는곳은 아들네던 딸네던 상관없다고 봅니다.

    전 남동생이 나중에 제사 안모실것 같아요
    그럼 엄마 기일에 제가 간소하게 제사를 지내지 않을까 싶거든요

  • 6. 저라면 찬성
    '09.3.12 10:05 PM (123.204.xxx.67)

    극단적으로 말하면 제사는 주관하시는 분 (어머니) 마음대로죠.
    산소에 가셔서 인사를 드리고 오는것도 일종의 제사의 방법이라 보고요.
    집에서 지내는 것 보다 이쪽이 더 정감있다고 생각해요.
    모든 후손이 합께 갈 수 있다면 금상첨화고요.

  • 7. 저는
    '09.3.13 12:12 AM (59.31.xxx.86)

    저는 친정 아버지 제사 제가 모십니다
    오빠네서는 설 추석 지내구요
    서로 힘들지 않고 제사때 오빠네 식구 우리집에 다 모여서 밥먹고 분위기 좋습니다
    아버지도 아마 좋아하실거에요
    이런때 아니면 언제 오빠네가 여동생집을 방문하겠어요

  • 8. .
    '09.3.13 12:31 AM (61.255.xxx.232)

    본인이 직접 제사음식 준비하실거 아니라면 절대 반대하지 마세요. 직접 제사 준비 한번이라도 해본적은 있으신가요?
    제사 지내다가 여러가지 이유로 제사 그만 지내는 사람들
    겉으로는 종교니 뭐니 하지만 실제로 들어가 보면 그 제사음식 준비에 손님 맞이에 뒤처리에 모두 한두사람(두사람이라도 되면 낫죠)이 해내다가 결국 힘들어서 아니면 하기 싫어서 제사 포기하는 겁니다

  • 9. 제가 지내요
    '09.3.13 2:33 PM (124.111.xxx.102)

    맏딸인 저 아버지 제사 제가 지내요.
    엄마가 교회다니시면서 제사를 아주 싫어합니다.
    동생은 장손이라 당연히 지내야한다고 생각하지만, 엄마의 종교의 자유를 존중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딱한번 제사지내지 말까? 하고 말을 꺼낸적은 있지만 바로 제가 이 불효막심한 놈이라고 어떻게 네가 그런 소리를!!! 이렇게 막 꾸짖었어요.
    동생의 이유는 엄마의 마음이 제사로 인해 불편해하시니 자기는 돌아가신분보다 살아계신 엄마마음 불편한게 더 신경쓰인답니다.
    저 그때 돌아가신 아빠 생각하면서 진짜 펑펑 울었어요.
    제 아빠도 장손이라 제삿날 온 친지들 모여서 안부나누고 함께 모여서식사하고하는거 엄청 좋아하셨거든요. 제동생 앞에두고 이런저런일 가르치며 그렇게 길렀는데 어떻게 저가 저런소릴 하나 싶어서 서운함을 넘어 황당했습니다.
    엄마는 매해 열심히 제삿날 돌아오면 전화합니다. 제사지내지 말라고
    저는 이렇게 말하죠, 본인이 종교의 자유를 가지고 있다면 제사를 챙기는 것도 내 자유니 상관하지 마시라고.
    하지만 제 아빠 제삿상 안차린다는거 생각한 적도 없어요.
    물론 안지내는 것보다 힘들고, 손님까지 치르고 나면 몸살날때도 있어요.
    딱 한번 있는 아버지 제사, 더 정성들여 크고 좋은거 못해드리는것 같아 할때마다 부족함이 눈에 보이지만 그래도 제삿상 안차리는거 상상할 수도 없어요.

  • 10. 화나실만 하네요.
    '09.3.13 3:06 PM (116.127.xxx.200)

    돌아가신지 4년밖에 안돼었는데 벌써 그런말 하시는것은 ......

    참 서운하시겠어요! 간소하게라도 차려서 가족들이 모여 아버지제사 모시면

    좋을것 같은데요...

    격식을 중요하게 따지지 않았던 저도 요즘 나이들어가면서 그것이 가벼이 생각되지 않습니다.

    그러한 격식, 즉 전통적인 절차가 있기에 가족들이 모이게 돼고 그 분을 그때만이라도

    그리워하며 공통분모가 생기는거라 생각되는데요?

    지금 어머님께서 말씀하시는것처럼 하다가는 흐지부지 되고 말아요.

    제사의 여러가지면이 부담되셔서 어머님께서 그러시는것 같은데 간소하게 차리시면서

    형제들끼리 분업하신다면 어떨까요?

    저는 제만족이겠지만, 제사모시면 해야될것을 다 치룬 느낌이라서 그런지 마음의

    안정이 옵니다.(숙제 말끔히 한 기분이랄까)

    또 우리 아버님께서 당신 기일에 모인 사람들 보고 좋아하셨을 것 같기도.(워낙 사람들 좋아하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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