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9년전 일인데요..
아는 언니가 그 아파트 사는데.. 부모님이 놀러가셔서 집이 하루 빈다고 집에서 저녁먹고 영화보고 놀자고 해서
2명이 놀러간적이 있어요.
꽤 큰집이고 구조도 옛스러운 구조라 부엌과 식당이 따로 분리되었더라구요..
전기불판에 삼겹살 굽고 전기전골(?)에 샤브 샤브 해서 먹는데요..
볼트가 안 맞아서 도란스(?)에서 전기선 한참 연결해왔었거든요..
그런데 부엌에서 탁탁 소리가 나길레 가서 보니,
세탁기 위에 있던 도란스에 불이나고 그 위에 있던 옷이 타고 있고
옷 뒤에 있던 유리창이 열받아서 금가는 소리였어요.. 옆에 싱크대에 조금 옮겨 붙었구요..
그때 부터 여자 3명이.....반 미쳐서....
신고부터 하고 인터폰이 없어서 경비실에 연락도못하고 발 동동..
집주인은 우선 개수대 물 붇긴 했는데..칙소리도 안날정도로 택도 없고..
그래도 경비실에 전화로 연락했더니..경비아저씨는 안오고 몇동 몇호 불낫다고 방송만 해대고...진짜..
또 다른 한 언니가 침착하게 맨발로 뛰어나가 소화전 꺼내왔는데...
물이 안나오는거예요.. 그집이 10층 정도 된거 같은데..
그게 그 아파트 생긴 이래로 한번도 쓴적이 없고 높은 층이라 수압도 낮고..
징그럽게 길었던 그 호스 꼬깃 꼬깃 접혀있는거 펴야지 물이 나오니 뒤에 호스를 피고 있고..
물은 안나오지 앞에선 부엌이 막 타고 있지.. 연기에 재에 숨도 못쉬겠고 무섭고...도망가고 싶고..
여하튼 3명이 호스를 미친듯이 위아래로 탁탁 쳤어요...수압이 높아지라구요..
그러다 물이 나오기 시작해서 불 껐네요.. 끄고 나니 부엌은 절반 넘게 탄거 같아요..
다행히 완전 분리된 방이고 씽크대위에 식기 이런건 그리 잘타는 소재가 아니라서 살았네요..
그래도 그 모든 일들이 한 5분만에 벌어진거고.. 불끄고 10분은 지나서 소방차 왔어요..
그때 쯤 되면 집 다 탔을거예요..
그리고 그 아파트가 주차가 장난이 아니라...소방차 들어오기도 힘들고
오래된 아파트라 소화기 없는곳이 대부분일거예요..
지금 생각하니까 어디서 그런 용기와 힘이...넘 신기하고..또 무섭기도 하고 그러네요..
그래도 3명이 같이 있어서 살았지, 혼자 있는 상황에서는 정말 상상도 하기 싫네요..
전 그 이후로 소화기 어디 있는지 꼭 확인해요...회사에서도 집에서도..
님들도 집에 소화기가 어디 있는지 알아두세요...
그리고 돌아가신 분 너무 안타깝네요... 그 연기랑 열기 얼마나 무서웠을까..
참 소방서 어이 없어요....그 아파트 그리 높지도 않은데..뛰어내릴수 있게 뭔가 준비해주던지
사다리차로 올라가서 내려주던지...그럼 지금 살아계실텐데...참 씁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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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예전에 소방호스 들고 불을 끈적이 있어요.. 오늘 뉴스에 나온 불난 아파트요..
무섭다.. 조회수 : 1,078
작성일 : 2009-03-12 00:38:16
IP : 116.33.xxx.62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방금
'09.3.12 12:40 AM (116.37.xxx.83)뉴스보고 너무 놀랬어요. 소방차가 줄지어 잇는데 어떻게 사람을 먼저 구할 생각을 못하는지...시꺼먼 연기가 쏟아져 나오는데...훈련이 안된 사람들 같았어요
2. 개인적인
'09.3.12 12:42 AM (114.204.xxx.23)안면은 없지만..
눈팅 자주 하는 타 사이트에서, 열심히 활동하던 아주 아주 멋진 분이어서,
이 밤 마음이 참 많이 착잡하네요.3. 요즘
'09.3.12 12:42 AM (221.142.xxx.86)경찰이 도대체 무슨일을 하는지 모르겠더니
오늘보니 소방관도 마찬가지로 무슨일을 하는지 모르겠더군요.4. 지금
'09.3.12 1:47 AM (59.8.xxx.188)방송 차마 볼수가 없던대요
우리집은 소화기 2개 분사식 준비해놨는데 모르지요
저게 과연 그때가서 발휘를 해줄지 안해줄지5. ...
'09.3.12 1:59 AM (117.82.xxx.108)방송에 나온 그 불..제가 꿈에서 본거랑 비슷한 불이네요.
꿈에서도 넘 무서워 창밖으로 그냥 뛰어내리고 싶던데 실제는 어떠했을지 정말...
예전에 어떤 아파트 주민들은 이불들고 나와서 깔아주기도 하던데..
보통 에어매트 까는덴 10분밖에 안걸린다고 하는데 그 동안 소방관들 뭘했는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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