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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밑에 부산 벚꽃 얘기가 나오니까, 아련하게...
여학생들이랑 만난다는 사실이 너무너무 설레였던 그 때...
대청공원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우리는 어떤 시인의 시 한편을 두고 토론을 했었죠...
아마도, 정호승님의 '서울의 예수' 였던가 그래요...그 땐 신간이었는데,
예수님은 귀에 들어오는지 마는지 내 앞엔 그저 마리아들만 있었습니다.~~ @.@...
꼭, 문예부같은데 보면 있잖아요. 동그란 뿔테 안경쓰고
포니테일 머리에다가, 손수건 같은 거 손에 꼬옥~ 쥐고 있는 애들...
(컨셉인가요? ㅡ,.ㅡ)
뿅갑니다.....4월 말이나 5월 초되면 딱, 벚꽃이 눈처럼 날리거든요......
온 길이 하얗게 수놓이고..........그 위에 그녀가 서서 시를 낭독하고 그 뒷배경으론
하얗게...벚꽃 잎들이 바람에 날려 대각선으로 그녀 뒤를 휩쓸고, 내 마음도 휩쓸고....
'사람의 잔을 마시고 싶다. 추억이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 소주잔을 나누며 눈물의 빈대떡을 나눠 먹고 싶다. 꽃잎 하나 칼처럼 떨어지는 봄날에 풀잎을 스치는 사람의 옷자락 소리를 들으며 마음의 나라보다 사람의 나라에 살고 싶다. 새벽마다 사람의 등불이 꺼지지 않도록 서울의 등잔에 홀로 불을 켜고 가난한 사람의 창에 기대어 서울의 그리움을 그리워하고 싶다. ' (정호승, '서울의 예수' 중에서...)
그땐 이런 말들을 이해나 할 수 있었을까요? 추억이며 소주잔이며 빈대떡이며......
뭘 그렇게 아는 척을 했던지, 우쭐대며 한번이라도 시선을 더 받아 볼까 하고
철딱서니 없게 사람 말이나 잘라먹고 있었을테지요.
지금은,... 그렇네요. 추억도 있고 술맛도 알고, 빈대떡은 만들 줄도 아는데.....
그 사실들을 알아가는 나이에는
그렇게 그리움들을 그리워하게 되나 봅니다....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그 마리아는 지금 뭐하고 있을까요?
1. ^^
'09.3.11 9:21 PM (117.20.xxx.131)그 마리아도 켄챠님같은 수줍은 소년을 기억하고 있을겁니다.
전 아직 20대라서 이런 로맨스 얘기 들으면 뭐랄까. 참 신기하면서도 재밌고 그렇습니다.2. 현랑켄챠
'09.3.11 9:23 PM (123.243.xxx.5)저도 아직 외국 나이론 29입니다만....어험~!
3. 저도
'09.3.11 9:43 PM (121.145.xxx.173)문학소녀.. 고등학교 졸업하고 여학생 5명,남학생 5명이 문학토론 모임을 했었지요
남포동 홍실 다방에 앉아서 클라식음악을 배경으로 오규원님의 '한잎의 여자'를 암송하면서
노을이 지는 태종대 자갈밭에 열명이 줄지어 앉아서 해가 지는 바다를 바라보며 가슴 앓는 20대를 보내습니다. 그러고 보니 25년도 더 지난 이야기가 되었네요. ㅠ ㅠ
그네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4. ㅇ...
'09.3.11 10:03 PM (221.162.xxx.86)켄챠님이 감수성이 풍부하신 분 같아요.
전 켄챠님이랑 나이도 같고, 예술전공했는데 켄챠님 보면 저 보다 좀 더
복고적이고 따뜻한 감성을 지니신 듯 합니다.5. 켄챠님
'09.3.11 10:06 PM (119.198.xxx.176)부산분이셨어요?
전 고등학교때 남자, 여자 같이 만나는거 날라리들만 하는줄 알았답니다.
지금 생각하면 순진하다 못해 어처구니가 없네요.
덕분에 고교 졸업까지 남학생과의 아련한 만남같은건 꿈도 못 꿨네요.
그저 벚꽃아래서 친구들과 좋아라 했을뿐.....
그런 추억 부럽네요.6. 현랑켄챠
'09.3.11 10:34 PM (123.243.xxx.5)ㅋㅋ..복고적이라고 이쁘게 말씀해주시니까 좋네요...
사실 꼬린내 나는 꼬장꼬장한 할배같은 30대입니다.
부산은 스무살 초반에 떠났네요......이리저리 떠돌다가
결국 여기까지 와선...ㅎㅎ...어디까지 또 가게 될 지 모르겠지만,
아직 꿈이 있으니까 날아봐야죠.7. 들꽃베로니카
'09.3.11 10:52 PM (125.131.xxx.177)그 마리아도 켄챠님같은 수줍은 소년을 기억하고 있을겁니다.2222222
켄챠님 항상 멋져요~!
젊음이 부러워요..
이렇게 쓰고 보니 전 많이 늙은듯~ㅎㅎ
꿈이 있으니 항상 열심히 나는 켄챠님 되세요~
화이팅 해줄께요~8. 오랜만에..
'09.3.12 11:17 AM (218.237.xxx.139)고등학교 대면식...^^ 오랜만에 생각나네요. 참 철없던 시절이었네요.^^;
저흰 학교 지리상 UN묘지(신성한 곳에서 ), 광안리, 어린이대공원 이런데였던 것 같은데...
이젠 삼심대 중반의, 양손엔 귀여운 혹 둘달린 아줌마가 되어 감수성 다 잊고 살고 있네요.^^9. 필력이!
'09.3.12 12:50 PM (211.54.xxx.245)역시 켄챠님의 글발-원천이 다 있었군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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