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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촌 vs. 변두리..

고민.. 조회수 : 1,763
작성일 : 2009-03-11 14:41:55
한 지방의 부유층 아파트촌에 살고 있습니다.
치마바람, 교육열 장난아니고, 그 도도함도 저를 주눅들게 합니다.
어떤 분의 표현대로 다들 럭셔리한 차림에 깁스한 듯한 뻣뻣한 목으로 눈도 맞추지 않습니다.
말투도 아~주 교양있는 말투예요.. 다들 교수님이나 사모님 같아요.
처음 이사와서 엘리베이터에서 이웃들에게 목례를 했더니.. 아주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더군요.
눈치없는 저는
한 아줌마가 "참 겸손하시네요. 이동네 사람들은 인사 잘안하던데.. "라고 얘기하고서야 분위기 파악했습니다.
동네 아이들은 다 인사안하는데, 저만 아이에게 인사시켰던 것도 잘한짓인지 모르겠습니다.

제 성격이야 원래 사교적이지 못하고, 다른사람의 사소한 언행에 상처를 많이 받는 성격인거 아는데...
딸아이 마저도 딱 저같은 성격입니다. 여리고 눈물많고 상처 잘받고...
3학년에 되었는데 아직 친한 친구가 없는것 같아요.
공부도 독하게 시키는 편이 아니고, 거의 혼자 하도록 놔두니.. 성적도 고만고만한 편입니다.  
부잣집 아이들이 좀 더 버릇이 없는건지 요즘 아이들이 그런건지..
순진해빠진 딸아이는 치이고 자신감없는 모습일때가 많습니다.
공부잘하는 아이보다는... 밝고 당당한 아이로 키우고 싶었는데...
엄마가 못나서인지 딱 제성격의 가장 못마땅한 부분을 닮은것 같습니다.


저희 집은 지금도 맞벌이해서 이동네의 평균소득보다 낮은 수준일것 같구요...
(10년동안 맞벌이하고 아껴쓰고 해서 꿈에 그리던 동네에 입성한지 몇년째 되는 상황입니다.)
그 와중에... 주눅들어하는 아이보면서 몇년을 고민하다가 곧 퇴직해서 곁에서 돌봐줄 결심입니다.
앞으로는 남편 외벌이로 네식구 살고 양가부모님 부양해야 해서,
많이 빠듯하고 특히 이동네의 소비수준이나 사교육비를 따라가기엔 턱없이 부족할것 같습니다.


요즘 드는 생각이...
지금 집 팔고 좀 변두리에 가서 살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어요.
새집 구하고 남는돈으로 은행이자 받아서 생활비에 보탤수 있겠고,
여기보다 아이들이 학원에 많이 안다니고.. 학력은 좀 낮고... 좀 순수하지 않을까 싶어요.
좀 변두리로 가면 친구도 더 많이 사귈 수 있겠고, 부족한 공부는 엄마표로 하구요..
아이도 자신감이 커지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구요..

제가 현실과 동떨어진 허황된 생각을 하는걸까요?
머리카락 뜯으며 고민중이예요...
현명한 조언 부탁드려요. 꼭이요....
IP : 129.254.xxx.120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3.11 2:48 PM (58.230.xxx.234)

    못사는 동네도 시끄럽긴 마찬가지에요 가난하고 시골이면 좀더 순박할거 같죠?

    잘사는 동네에서도 잘 적응하고 사는 아이가 건강할거 같아요
    나보다 잘살거나 잘난 사람들이 얼마나 많다구요 그런 틈바구니에서 주늑들어서 사는게
    싫다고 매번 피해갈 순 없잖아요 잘사는 동네에서도 아이들이 적응하기 나름이에요

    오히려 친구들 수준도 높고 주변에서 보는거도 있고 하니 꿈도 커지더라구요
    그리고 나중에 사회나가서 그런 오랜 친구들 만나니까 좋은 점도 있어요
    구김살이 없달까....그리고 노력하려는 목표의식도 높아져요

  • 2. 그건...
    '09.3.11 3:09 PM (121.131.xxx.94)

    부촌이라 사람들이 이상하고, 변두리는 사람들이 순하고 착하고가 아니라...
    그냥 '그 동네' 사람들이 이상한 것 같은데요?

    서로서로 인사도 안 하고 살고, 아이들에게도 인사하게끔 교육시키지 않는 엄마들과 그 엄마들이 키우는 아이들이 가득한 동네라면.... 전 사양입니다.

    굳이 변두리로 골라가야겠다~ 할 필요는 없겠지만 그 동네에서 나오시는 건 맞는 것 같아요.

  • 3. dd
    '09.3.11 3:10 PM (121.131.xxx.166)

    전...원글님 생각 이해가고 또 어느정도 동감이 가요
    사실...전 초등학교는 약간 변두리에서 나오고 중고등은 강남에서 나왔는데요..
    초등학교때부터 다니 애들 중에 자신감이 없는 애들이 좀 있어요
    제가 볼때 정말 똑똑한 애들인데 자신감이 없어서 빛을 못발하는 걸로 보였거든요
    제생각에는 적어도 초등학교때까지는 잘한다 잘한다.하면서 자신감을 심어주는 게 무척 중요해 보여요 .

  • 4. 그냥
    '09.3.11 3:12 PM (119.64.xxx.78)

    '내가 딱 평균인' 동네에서 사는게 편하긴 한데....
    지금 계신 곳에서 적응하기가 너무 힘드시면, 그보다 한단계
    아래 동네(?? 이렇게 말하면 돌 날라오려나요? ^^ 뭐... 저도 변두리
    사는 사람이니까...)로 옮기시는 것도 생각은 해보실만 해요.
    너무 변두리는 권하고싶지 않구요 (거기서는 또 수준 떨어진다
    느끼실거거든요.), 지금보다 조금 낮춘다는 의미에요.

  • 5. 우리동네
    '09.3.11 3:13 PM (219.250.xxx.124)

    우리동네도 이지역에선 나름 잘사는 사람도 많고 평수가 크지요. (대형평수 위주)
    하지만 목에 깁스 한듯 뻣뻣한 사람도 없고.. 인사들도 다 잘하구요..
    애들도 예의발라요..

    경기도 신도시니까.. 아마도 지방의 부촌보다 더 잘 사는 분이 많으실거라 여겨져요.
    이런 이야기를 왜 하냐하면요..
    님의 동네 사람들이 너무나 잘 살아서 그렇게 예의없고 도도한것이 아니란 이야기에요.
    저 아는 아저씨중에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아이들에게 유산 엄청 물려주신 아저씨가 있는데 늘 허름한 공장 잠바에 짜장면만 드신 분이 계세요.
    정말로 잘 사시는 분들중엔 그렇게 소탈하고 겸손하신 분들이 더 많으시더라구요..

    그 동네는 제 생각엔 아이들 키우기엔 적당하지 않을것 같긴 해요..
    아이들 인사도 안 받아준다면 애들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요?

  • 6. 맞벌이로도
    '09.3.11 3:14 PM (121.166.xxx.168)

    맞벌이로도 그동네 평균소득보다 낮은 지역이 대체 어딜까 궁금하네요.
    그야말로 "사"자만 사는 동네라 다들 연봉 1억 이상 수준인 동네일까요?
    전 강남의 서민동네에 사는데도 그 수준은 아닌듯 싶은데요.
    제가 느낀 원글님 글과 비슷한 동네는 서래마을 빌라촌 정도? 60평도 아닌 120평 팬트하우스의 사모님들은 외제차에 기사딸리고, 도우미 아주머니도 두분 정도 두고 살고, 고개 뻣뻣하긴 하데요.

  • 7. 그런데
    '09.3.11 3:15 PM (210.217.xxx.18)

    딴지 아니고요, 진짜 부촌은 아닌가 봅니다.
    아마추어들도 아니고, 나 도도해...이런 사람 잘 못 봤거든요.
    제가 부촌에 살진 않지만, 친구가 살아서 한 번씩 가 봅니다. -.-;;;

    게다가 목례하는 사람을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다니요.
    물론, 저또한 낯가림이 심한 편이라 모르는 사람이 인사 건네 오면 아주 잠깐 주춤하긴 합니다만...곧바로 미소로 답례하거든요.

    그리고, 전자제품처럼 동네 잘 골라가는 것도 복불복이더라고요.
    경제적 여유가 곧 생활의 여유로 느껴지는 동네도 있고, 반대로 돈만 많은 이상한 사람 많은 동네도 있고...
    소박하고 검소하면서 인심 넉넉한 사람들 많은 동네도 있고, 반대로 경제적 여유가 없으니 마음의 여유마저 잃어버린 사람들 많은 동네도 있고...이웃은 선택이 안 되더군요.

  • 8. ㅇㅇㅇㅇ
    '09.3.11 3:29 PM (220.116.xxx.12)

    은행이자 받아서 생활비가 나온신다니 남의 말 듣지 마시고
    더 끌리는 쪽으로 결정하시면 되겠는데요.
    단, 앞으로 이자가 0%에 근접할거라는 전망이 많으니 고민해 보시고요.

  • 9. 변두리라고
    '09.3.11 3:34 PM (83.31.xxx.178)

    다 좋은 건 아니랍니다. 오히려 남의 일에 감놔라 대추놔라 또 뭐 하나만 튀는 일이 있으면 뒤에서 수근수근 더 샘도 많고 말썽이 더 많은 경우도 있어요.
    잘 산다고 순수하지 않거나 못산다고 순수한 것도 아니구요. 성격도 있고 집안 분위기도 있고 정말 그건 복불복이죠.
    원글님이 좀더 당당해지시구요. 사람들이 약해보이고 그럼 더 우습게 보고 그런답니다.
    이제 퇴직하신다니 옆에서 좀 더 챙겨주시구요. 가끔 유행하는 거 있음 젤 먼저 사주시기도 하고(정말 우습지만 이것도 가끔 아이한테는 자신감이 되더라구요)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좀 마련해주시면 아이도 달라질 거예요.
    아무래도 엄마도 학교나 동네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그 중에 맘 맞는 사람, 좋은 사람 찾을 수 있을 거예요.
    굳이 이사가셔야 하나 싶긴한데요. 꼭 변두리로 가실 필요도 없고 퇴직하시고 천천히 알아보시면서 (직접 가보기도 하시고) 다른 단지로 이사가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 10. ....
    '09.3.11 3:42 PM (58.122.xxx.229)

    요즘에 감놔라 배놔라 동네가 있나요 ?이웃에 한분이 강남에서 가랑이찢어지게 흉내내도
    티도안나고 어느날 다 정리해서 서민동네로오니 너무 편하다고 하는건 봤습니다

  • 11. ^.^
    '09.3.11 3:47 PM (122.37.xxx.23)

    그 동네가 분위기가 그런가 보네요..
    부촌이라고 다 그렇지 않거든요..
    정말...사람이 덜 된,,돈 좀 있어서 부촌아파트에 산다는 거 하나로
    목에 깁스하고,,,오히려..안쓰럽게 보여요.
    뭐에 열등감있어서 다른 것으로 커버하는 것 마냥요.

  • 12. ...
    '09.3.11 4:09 PM (125.177.xxx.49)

    위글이 맞아요
    그 사람들이 이상한거고 변두리 작은 아파트 경비까지 상전이라고 ..
    남의 일에 일일이 참견하고 말 많고
    잘 살아봐야 얼마나 잘 사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동네는 나이드신분들이 더 인사 잘하고 새로 이사온 젊은사람들은 좀 그렇더군요

  • 13. 그냥
    '09.3.11 4:12 PM (121.150.xxx.147)

    계시고 인사도 열심히 하세요.
    인사하는것은 잘못된거 아니고 안하는것들이 이상한거니깐요.
    그리고 변두리라고..더 좋은 거 순수한거 절대 아닙니다.
    부촌이 좋으니 부촌이란게 있는겁니다.
    퇴직하신다 하니..애 잘 돌봐주시고 자신감 심어주세요.
    당당해지시고 애에게도 그런 모습 보이시고 꿋꿋하게 키워주세요.

  • 14. 이궁,
    '09.3.11 4:13 PM (211.177.xxx.252)

    설이나 지방이나 편가르고 층나누는 것 좋아하긴 마찬가진가요? 사람 사는 곳 별데 없나봐요...

  • 15. 근데
    '09.3.11 4:17 PM (203.244.xxx.254)

    지방의 부촌이 어디인지 매우 궁금한데요...^^;;;

  • 16. 원글입니다.
    '09.3.11 5:01 PM (129.254.xxx.120)

    지방 부촌이라고 해봐야 서울에 잘사는 분들에 비할바는 아닐테구요.
    이 지방에서 잘산다는 사람들이 모인동네에요..
    '사'자 붙은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연금이나 임대료 받고 사는 사람들도 많은것 같고,
    주차장의 차들은 반이상이 외제차이고...

    어느분 말씀처럼 부자흉내내고 싶어서 이 동네온것은 아니고,
    먹고살만한 동네 아이들이 오히려 순하고 공부만 한다는 얘기를 들어와서
    아이들만 생각하고 이사를 감행했습니다.
    동내 아이들을 보면 확실히 공부도 잘하고, 나중에 커서 성공할 가능성은 많을것 같은데...
    표정에 여유가 없어보여요. 많은.. 아직 어린 아이들 표정이 불만에 가득찼거나 취업걱정하는 어른들같아요.
    제가 생각하는 사람사는 모습은 아닌것 같아서 고민되는거예요.

    이자가 0%가 될거라는 말씀도.. 걸리고,
    일단은 말씀하신대로 제가 당당하게 행동하고 아이들 챙기는게 우선일것 같아요.
    인사도 계속하고요 ^^
    금쪽같은 답변들 정말 감사합니다.

  • 17. 실소
    '09.3.11 8:43 PM (58.226.xxx.226)

    정말 실소를 금치 못하겠네요
    죄송한 말씀이지만 서울서 나고 자란 저 ,, 지방에 저런 곳이 있다는게
    상상이 안되거든요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하지만 대부분의 서울 사람들 믿기 힘들거예요
    강남서 20년 산 저도 저런 사람들 못봤는데 정말 우습네요
    전통적인 부촌에서 살아봤어도 사모님들 아저씨들 참 교양있고 인사 잘 하시고
    종교 생활 착실하시고 어떨때는 본받고 싶은 분들 많았는데
    어중이 떠중이 복작복작 서울 생활이 맘 편합니다

  • 18. 실소라뇨.
    '09.3.12 12:59 AM (124.3.xxx.157)

    윗분..실소라는건 좀 표현이 심하시네요.

    전 원글님 말씀에 무지 공감가는데요?
    강남 교육열의 한복판에서도 살아보고, 아버지 전근으로 지방 변두리에서도 살아보고..
    결혼해서도 서울 신흥 부촌(?)에서도 살아보고, 지금 잠시 서울 변두리로 다시 이사와서 사는데요~ 초등학교때 강남 한복판에서 살다가 지방에 갔다가 다시 한복판으로 왔는데...다시 와서 너무너무 우울해했던 기억이 나요.
    잘사는 사람들 많은 동네는... 분위기가 팍팍한것 맞아요. 사람들 엘리베이터에서 인사 잘 안하구요. 맘약하면 적응하기 힘든 분위기도 약간 있어요.

    얼마전에 좀 사는 동네에서 헉헉대며 살다가 변두리(?)로 이사왔는데....
    또 다시 적응이 안되더군요. 엘리베이터에서 다들 인사하고 말걸고...
    근데 교육비도 싸고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편안해요.
    역시 자기가 "평균" 혹은 살짝 그 윗부분에 자리잡을수 있는 동네에서 사는게 좋아요.

    물론 그런걸 신경 안쓰고 사는게 최선책이겠지만
    벌써 원글님은 너무 몸으로 체험하고 계신것 같아요. 아이도 그렇고..

  • 19. ,,
    '09.3.12 10:23 AM (121.131.xxx.116)

    저도 친정이 강남인데 아파트에서 이웃들에게 인사는 다 하고 다녀요... 이웃나라 일본에 가보면 거기가 후진국이라 사람들이 그렇게 싹싹(한척? 이겠지만)할까요?
    그 동네가 어딘지 완전 웃기네요 ㅎㅎㅎㅎ

  • 20. 원글입니다.
    '09.3.12 11:35 AM (129.254.xxx.120)

    "나도 강남에 사는데, 우리동네 수준은 안그래..너희동네는 왜 그러니?"하고 비웃으시면..
    제가 말씀드린 동네이웃분들의 고고함과 비슷한것 같은데요?
    어리석은 제 모습이 민망하기도 하고 부끄럽습니다..
    우문에 현답주신 몇분들에 깊은 감사드립니다.

    일단은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제가 당당하도록 노력할거구..
    이사도 천천히 생각해버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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