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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 포비아 극복하기 ㅎ

애기들~* 조회수 : 1,004
작성일 : 2009-03-08 09:33:18
네,, 저는 심한 벌레 공포증이 있습니다.
어릴때부터 벌레가 무서워서 중학교이후로 창문의 방충망 사이의 틈을 손수 실리콘으로 막고
방문과 벽사이의 틈으로 벌레가 들어올까봐 문풍지로 철저하게 틈을 막으며
잠잘때는 문잠그고 귀마개를 하고 잡니다.
어두운곳에 꼬이는 벌레 때문에 일부러 불을 켜놓구요.
제가 특히 돌아버리는 종류의 벌레는 나방이나 모기같은 날벌레가 아니라 기어다니는 종류거든요.
빛을 두려워해서 어둡고 습하며 누구도 생각못한곳에서 기생하는 어둠의 자식들,,
뭐 음식물 찌꺼지나 하수구청소 매일하는건 물론이구요.
저.... 습하면 몸이 확 안좋아져서 부엌물기는 바로바로 싱크안까지 닦아내고 화장실물기도 바로 닦고 샤워후에는 고무주걱으로 바닥 물기도 닦습니다.
흙에서 사는 종류의 벌레때문에 집안에 화분 안들여놓구요.

여느때처럼 이 집으로 이사와서도 일단 틈부터 막았습니다.
창문틈, 부엌의 환풍팬과 외부사이의 틈, 천장과 벽사이 몰딩의 틈, 벽과 벽 사이의 틈, 현관문사이의 틈, 화장실하수구의 틈, 수도관과 벽사이의 틈,,, <- 수도관과 벽사이의 틈을 잘보세요. 의외로 그사이의 작은 틈으로 옆집에서 벌레 정말 잘 들어오거든요.

그런데도!! 이집에는 바퀴벌레가 있었습니다 ㅠ.ㅠ
이사오기전에 물어볼때는 벌레한마리 없다더니 흑
저 벌레 못잡거든요,, 신문지나 도구로 때리는것 못하고 여튼 한마리 보이면 그 구역 봉쇄하고 가족들 올때까지 기다려서 잡아달라고 하거나 집을 나갑니다.
그런 저를 위한 물건이 나왔으니,, 손 안대고 벌레 잡는 기계가 있더군요.
길이는 페트병만하고 버튼을 작동시키면 강력 흡입으로 지나가는 벌레를 빨아들이고 재빨리 뚜껑을 막으면 투명한 창으로 갇힌 녀석을 확인할수있는 ㅋ
갇힌 녀석도 자체해결해주면 좋으련만 가격이 저렴하다보니 방생이나 아사시키거나 후처리가 필요합니다.

여튼 집을 봉쇄하고 짐 다 치우고 이잡듯이 가족과 처리해서 깨끗해진줄 알았는데 어느날 한마리를 놓쳤습니다.
그런데 항상 마음에 걸리는겁니다.
자나 깨나 그 놈 생각..
우리집은 나갈 구석이 없는데.
분명 그럼 그 놈은 집에 있을텐데.
먹이는 없고.
물도 없는데, 그럼 어디서 뭐하고 있을까.........

약 보름후 밤에 화장실을 갈때 2-3mm는 될까? 아주 작고 바퀴벌레와 닮았지만 모양은 좀 더.. 통통한.. 녀석이 보입니다.
기겁했는데 그래도 너무 작으니까 바퀴벌레라고는 생각 못하고 여튼 보이는 대로 잡습니다..
한동안 안보이다가 다시 보름쯤후,,, 조금 더 커진 애들이 밤에 화장실에 보입니다.
물 마시러 오나 봅니다....
또 잡습니다.
또 다시 보름후....
이제 6-7mm쯤 됩니다. 많이 컸습니다.
근데 웃기는게 저 ,, 이제 막 기대됩니다.
다음에는 얼마나 클까. 애기들 볼살 빠지듯이 통통했던 놈들이 다소 길죽해져가는 모습을 보니 어디서 뭘먹고 저렇게 자라나 싶습니다.
우리집에 먹을게 없어서 성장속도가 느린듯합니다...
한달후.
두둥!
1cm쯤 됩니다. 밤에 화장실에서만 운이 좋은 날에나 볼수있습니다.
자주 봐서 그런지 서로 두려워하지 않고 각자의 할일을 합니다....
아! 내가 놓친 그 놈이 낳은 애기들이 집에 있을 다른 벌레나 장애물과 배고픔과 내게 잡히는 경쟁을 뚫고 이렇게 몇개월에 걸쳐 어른이 되었구나..
그런데 웃긴게 저, 이제 바퀴벌레가 어느새 무섭지 않습니다.
어느새 방문도 열고 다니고 현관문 열어 두고 환기도 시키고 틈도 신경쓰이지 않고 밤에 잘때도 불을 취침등으로 바꿨습니다. 아직 귀마개는 하지만..
뭐 낳은정보다 기른정이라더니,,, 성장과정을 지켜봐서 그런지 친근해 지는것 같습니다.

여튼 그렇게 요즘 공생합니다 ^^; 아니 빨리 잡아들여야 되나 ㅋ
IP : 121.88.xxx.54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3.8 9:54 AM (119.64.xxx.146)

    전 밤에 잠을 잘때 모기나 파리 한마리가 있어도 못잡니다.
    극복이 가능할까요?

  • 2. 프리댄서
    '09.3.8 9:58 AM (218.235.xxx.134)

    전 제목을 '발레 포비아'로 읽고는,
    발레 배우는 걸 특별히 싫어하는 애들이 있는 줄 알았어요. ㅎㅎ
    노안.-_-

  • 3.
    '09.3.8 9:59 AM (121.169.xxx.201)

    가랑비에 옷 젖 듯 정 들었네..^^

  • 4. 애기들~*
    '09.3.8 10:06 AM (121.88.xxx.54)

    앗,, 답글 주셔서 감사해요 ^^;
    저 너무 요즘의 변화가 신기해서 ㅎㅎ
    한때는 벌레때문에 한 1년간 텐트도 치고 살았어요.
    그게,, 방충 텐트형 있잖아요? 그걸 바닥에 아예 고정시켜서 바닥과 텐트사이의 틈이 없게 만드는거에요. 그럼 잠잘때 100% 벌레는 못들어와요. 틈이 없는게 확실하기만 하면.
    드나들때는 텐트의 지퍼로 드나들고요.
    가족들이 그거보고,, 오히려 이해해주던데요.
    예전에는 유별난지 알았는데 원래 그렇게 벌레를 싫어했었구나 하고 적극적인 협조를 ㅋㅋ
    이거 이불털거나 텐트안의 바닥 청소할때 좀 불편하긴한데 모기나 파리도 못들어와요.

    아,,윗분, 모기나 파리도 익숙해지면 괜찮을거라고 생각해요. 저같은 경우,, 물론 집안에 모기나 파리 돌아다니는데 잠을 잔적은 없지만 그래도 바퀴벌레보다는 접근성이 용이하지 않나요.

  • 5. 카후나
    '09.3.8 10:06 AM (119.70.xxx.187)

    포비아기에서 생포기를 거쳐 관찰기 지나서 이제는 공생기로 접어드셨네요.
    성장속도와 원인분석까지 ㅋㅋㅋ

    너무 깊이 정붙이시는거 아닌지 몰라요 ㅎㅎㅎ

  • 6. ⓧPianiste
    '09.3.8 10:18 AM (221.151.xxx.242)

    제가 쓴 글인줄 알았어요! ㅋㅋㅋㅋㅋㅋ

    저는 바퀴벌레 왕따시만한 것때문에
    약 뿌려놓고 갸가 안죽고 펄떡펄떡 뛰길래 (자체발광 ㅠㅠ )
    순간 잠시 정신줄을 놓고 보니
    화장실에서 귀막고 소리를 지르고 있더라구요 제가. ;;

    대성통곡을 하다가 분당사는 ... 같이 일하던 친구가
    마포까지 와서 그거 치워주고 세스코 역할을 해줬었어요. ㅎㅎㅎㅎㅎ

    저는 원글님처럼 못할거같애요 ㅠ.ㅠ

  • 7. ⓧPianiste
    '09.3.8 12:14 PM (221.151.xxx.242)

    저 원글니임~~!
    제가 조만간 아파트로 이사갈거같은데요.
    몇년동안 오피스텔에서만 살아서 (관리 짱 잘해줌) 벌레가 없었는데,
    아파트 가면 제 벌레 포비아가 발동할 일이 생길지도 모르겠네요. ㅠ.ㅠ

    혹시 말씀하신 그거..... 어디서 구입하는지 좀 알려주실수 있으신가요? ^^;

    아 근데 빨아들이면 그건 또 어떻게 처리하나..어흥흥.. ㅠ.ㅠ

  • 8. 카후나
    '09.3.8 1:12 PM (119.70.xxx.187)

    PIANISTE님/

    안녕하세요? 불쑥 실례가 아닌지요.
    이사하시기 전에 (입주전) 캔에 들은 포그 스프레이 면적에 맞게 따놓고
    하루 뒀다가 환기하고 입주하시면 돼요.

    제가 너무 많이 사서 남은거 두어개 있는데 실례가 아니면 보내드려도 될까요?
    말씀주시면 발송해드릴게요 ... 오해는 마시고 ㅠㅠ

  • 9. 애기들~*
    '09.3.8 6:25 PM (121.88.xxx.54)

    pianiste님! 반가워요 ^-^
    이사가신다구용.. 일단 좋은곳으로 잘 가시길 빕니다.
    저는 funshop에서 샀는데 지금 찾아보니까 없네요.
    죄송 ㅠ 근데 배드민턴채 처럼 생긴 모기감전시키는것, 그걸로 저는 귀뚜라미 잡은적있는데 큰놈도 꽤 잘 감전 시켜요.
    아,, 근데 감전되는걸 상상하니. 으윽~

  • 10. 바퀴는
    '09.3.9 10:19 AM (119.69.xxx.239)

    울 아들이 곤충마니아라서 뿌리는거라든가 모그졸 못써요 키우는 벌레들 죽기땜에..

    그래서 사용하는건데 치약처럼 짜서 쓰는 약 권장사용양 보다 더 많이..

    가을 입주 아파트라서 그런지 10년지났지만 가을에 이사오고가는 집이 많고 그때 가끔 보여요.

    그래서 가을에 놓으면 일년이 편안합니다..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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