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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경제의 몇가지 현안들

펌글 조회수 : 318
작성일 : 2009-03-06 00:25:31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15&articleId=579...

비가 왔다.
축축한 마음에 소주 한 잔 했다.
정계 쪽 선배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암담했다.

금융 쪽에 있다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도대체 우리 국민들의 삶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나는 아무런 재화를 만들어 내지도 않는다.
창구에서 상담도 안한다. 그러니 서비스 수요도 안 만든다.

금융이라는 가상의 세계에서 공방을 펼친다.
손에 잡히지 않는 거금의 돈은 디지타이징된 숫자고 실적에 불과하다.
사방이 적이다. 주변은 미소를 띠고 있지만, 결국 그 숫자를 주고 받고 승패를 가늠한다.

유머러스하지 않나.
그 보이지 않는 것에 우리는 울고 웃는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시장에서 뭔가를 주고 받는다.
금리와 환율로 누군가는 죽고, 누군가는 울고, 누군가는 웃고, 누군가는 먹고 산다.
금융이니 통화니... 이런 일들이 그렇다.

이것도 노동이라고... 힘들다.
나사 하나 조이지 않고, 프레스에 손 한 번 넣지 않아도 그들이 몇 달을 벌어도 만져보지 못할 돈에 대해 말한다.
조만간 환율 내리면 어디 조용하고 그윽한 곳에 가서 팬션 하나 짓고 살고 싶다.
칵테일 맛나게 만들어서 방문객들에게 마음씨 좋은 바텐더로 기억되고 싶다.
넋두리였다.


자, 지금은 위기고, 역외와 역내의 전쟁이다. 달러 자산가와 원화자산가인 우리들과의 전쟁이다.
현안은 역시 환율이다.

최근 외인들이 주식에서 채권으로 갈아탔다.
주식에서 오늘 매수하긴 했지만 대세는 채권으로 움직이는 거다.
역외가 왜 그랬을까.
본격적인 투기에 접어든 거라고 보면 된다.

지난 주 환율이 폭등하다가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잠시 진정됐다.
그러나 예상한 대로 다시 오늘 상승세를 보였다.
환율 폭등하고 있을 때 역외는 1570원 수준에서 달러를 매수했다.
환율을 올리기 위해서 위험을 감수하고서 달러를 매수한거다.
달러를 매수해야 환율이 오르니까.

그런데... 예기치 않게 구두개입만 하던 외환당국이 실개입에 들어왔다.
잠시 꿈쩍 놀랐을게다.
역외가 한 방 먹었다. 그러나 그렇게 깨지고 가만히 있을까.
그래서 나오는 이야기가 한국도 정부가 환시장에 개입해서 어쩌고... 한국 은행들 못믿겠다 어쩌고... 신용등급 하향 어쩌고...

그 때 드는 생각은 당연히 환율이 1570원까지 오른다는 거다.
손절을 하든 어쩌든 일단 1570원까지 올라야 역외가 환차손을 안보기 때문이다.

여기서 외환당국과 역외간의 심리전이 시작됐다.
포커해본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중요한 건 패가 아니다.
그 패를 쥔 당사자의 표정과 심리가 중요하다.
줄여서 말하자면, 일단 외환당국은 3월초 포커판에서 깨졌다.
가진 패가 얼마 안된다는 걸 들켜버렸다.

외환보유액 2000억 달러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윤 장관의 말이 바로 빌미를 줬다.
이미 역외는 한국 외환보유액이 1300억 달러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00억 달러라고 하지만 거기에 들어있는 유가증권들이 2월 중에 66억달러 증가한 걸로 내놨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정부는 그렇다고 발표했지만, 나 역시 못 믿겠다.
그 유가증권이 1달사이에 66억달러나 차익을 남긴다.
외환당국이 투자의 귀재라는 건데...
믿을 수가 없다.

지난해 말부터 한국정부는 외환보유액으로 프래디맥 등 MBS를 매입했다.
미국 정부가 보증하기 때문에 안전하고, 그래서 유동성이 있다는 거다.
그 비중이 올해까지 점점 커져가고 있는데, 그게 과연 유동성이 있는 건지는 알 수 없다.
그거 미국이 사래서 산 거지, 수익이 높아서 산 건 아니지 않느냐.

그런데 이런 짓거리가 가능한 이유는...
누구도 그 포트폴리오는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게 66억달러나 이익을 남길 수 없다.
이미 미국 기준금리는 0%수준이다. 미국 경기회복 안된다. 우리보다 더 안된다.
더이상 금리가 떨어져서 채권가를 올릴 수 없다.

그런 사정인데, 한국만 우리는 투자의 귀재이기 때문에 채권에서 이익을 남겼다고 한다.
못 믿겠다.
설령 그런 자산을 가지고 있다해도, 그게 유동성이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외환보유액은 유동성이 있는 자산만을 보유액으로 인정한다.

유동성이 떨어지는 그런 채권들을 가지고 수익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으니 못 믿는거다.
정부가 어떤 채권을 보증한다는 건 역으로 유동성이 극히 떨어지기 때문에 보증해주는 거다.
2000억 달러 무너졌으면 그냥 무너졌다고 그래라.
숨기는 게 더 상황을 악화시킨다.


사실 외환보유액 2000억 달러는 한국에서는 별 의미가 없다.
한국은 이미 외채통계를 IMF에 보고할 필요가 없는 나라에 속한다.
그럼에도 외환보유액에 정부는 목숨을 건다.
왜냐면... 외국인들은 한국을 필리핀 같은 저개발국으로 보기 때문이다.
좋다. 근데 일단 까버리면?
문제는 해소된다. 모르냐?


그런 모습이 이어지면서 역외는 좋은 공격 빌미를 잡았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포지션을 까라는 거다.
당연히 깔 수 없는 거니까 윤 장관은 2000억 달러 깨져도 상관 없다는 이야기만 한다.
그게 불안이고 정책리스크다.
차라리 한국 시장은 정부가 아무 소리 안하거나, 무정부 상태가 되면 시장이 회복된다.

자... 역외는 당연히 환율을 다시 올려서 협박에 들어간다.
전에 이야기했다시피, 환율이 내리면 외국인들은 채권을 팔아치우고 나가버린다.
그리고 다시 들어오면서 환율을 올린다.
유린하기에 너무나도 좋은 한국시장이니까.

한국시장은 유동성이 풍부하고, 시장의 사이즈가 딱 해처먹기 좋은 크기다.
너무 커서 부담되지도, 너무 작아서 남겨먹을 것도 없지 않는... 그런 적당히 좋은 나라다.
그 수많은 어느 나라보다도...그러니 졸라 만만하게 공격받는 거다.
한국이 미국과 혈맹이라고? 미국사람 누가 그러디?  

거기에 이제는 수순처럼 외신들이 공격에 들어온다.
한국이 뭘 가리고 있다는 거다.
물론 뭘 가렸다. 외환보유액 2000억 달러 깨졌다는 거.
그러면서 역외는 주식보다 안전한 채권으로 갈아탄다.
그리고 3월에 한은 금통위가 금리를 추가인하하면 채권가격 올라서 먹고나서 나간다.
그냥 나가냐.
환전하면서 환율 올려놓고 나간다.

그 돈으로 동유럽으로 갈꺼다.
동유럽은 그리 쉽게 안 망하거든... 거기에 걸려있는 유럽 은행들이 한 두개냐.
대마불사다. 안 죽는다. 그러니 저렴하게 매수할 적기다 된다.

원/달러 환율이 올라서 걱정하게 되면 천사의 미소를 지으며 다시 한국시장으로 들어온다.
그리고.
또 한 번 벗겨먹고 나간다.
그러길 수차례 할 꺼다.

위기이고... 그 위기는 그들에게 큰 변동폭으로 보인다.
당연히 지금이 큰 차익을 먹을 절호의 기회다. 거기다. 외신한테 로비해서 한국 불안을 키운다.
땅 짚고 헤엄치기다.

파이낸셜 타임즈, 월스트리트 저널, 로이터, 블룸버그... 다 한 통속이거든...
아니라고? 권위지라고? 왜 이래 아마추어 같이....

이미 한국은 외인에 휘둘리고 있다.
지난해 10월은 차라리 괜찮았다.
역외도 정신이 없었거든...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그들이 작정을 하고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작전은 리스크가 없다.
그래서 한국은 열심히 벌어온 달러를 그들에세 상납하는 수밖에 없다.

희망? 긍정의 힘? 좃까지 마라.
그런 거 없다.
이미 금융시스템에 그런 거 없다.
착취와 피착취만 있다.

돈의 힘은 18세기부터 전세계를 지배해 왔다.
수차례 전쟁을 겪으면서 금융자본들은 자산을 대량 증식할 방법을 너무나도 잘 안다.

지난해 강 장관이 외환보유액 많이 털어 먹었다.
나서서 한 말이 300억 달러지. 스무딩 오퍼레이션한다면서 쓴 달러는 말하지도 않는다.
그래, 좋다. 써도... 그러나 그걸 매울 무역 흑자는 과연 있느냐는 거다.

단정적으로 말하면 없다.
어디서 돈을 벌어야 들어올 거 아니냐...
일각에서는 조선업체 선물환 매도분이 작아서 별 문제 없을 거라는 순진한 이야기한다.
조선업 문제는 지난해 10월에 줄어들어서 이미 그 효과가 줄어든거다.
수출에 기댄 한국은 이제 달러르 벌어들일 여력이 없다.


인정해라.
인정해라.
인정해라.

그렇게 자신있다면 한국이 금융 강국인 것을 증명해보여라.
좃도 안되면서 센 척 하고 있으니 당하는 거다.

희망이 없다.

이제 막 대학 졸업한 불쌍한 젊은이들 임금 깎을 생각만 하는 이 따위 정권에게 뭘 기대하냐 이거다.
참고로...쟙세어링 정책은 이 정권 최악의 정책으로 기록될꺼다.
왜냐면 고용의 질이 떨어지니 작장 있던 년놈들도 다 그만 두게 된다.
두고 봐라. 아니면 폭등이 일어날꺼다. 긴장해라 설치류...

환율이 내리면 한국사람들 잘 안가는 남태평양으로 가고 싶다.
거기서 리조트 하나 지으면...
아고라 사람들은 할인해 주께...

우울하다. 술이 덜 깨서 주절 거렸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난 꼭 간다. 남태평양.... 가고 나면 여권을 휘발유에 태우고 이민 신청을 하겠다.

잘 자라. 동무들...

IP : 210.91.xxx.157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펌글
    '09.3.6 12:28 AM (210.91.xxx.157)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15&articleId=579...

    읽고 나니, 많이도 우울해 집니다.
    이 글의 관점과 주장이 정말 현실을 그대로 묘사한 것이 아니길, 차라리 빌어봅니다.
    진실이 같은 것들이 설치는 걸 보고 진실이 헛소리에 마음 상하는 것도 솔직히 지겹네요.
    ... 그래도 잘 자요, 여러분....

  • 2. 인천한라봉
    '09.3.6 12:34 AM (211.176.xxx.44)

    그러길 빌지만..
    그렇지 못한게.. 3째주가 그의미일까요.. 에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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