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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아버지, 많이 서운해요.
암 진단받고 석달만에 돌아가셨습니다.
병원에서 석달 사실거라더니, 정말 석달 병중에 계시다가 돌아가셨어요.
지금도 엄마 생각나서 매일 가슴이 아파온답니다.
너무 그리워요.
시간을 되돌릴수만 있다면, 딱 일년만이라도 되돌릴수만 있다면, 하는 부질없는 생각을 한답니다.
이렇게 빨리 돌아가실줄 몰랐어요.
하시고 싶은것도 많고, 가시고 싶은곳도 많으셨는데.., 너무 안타까워요.
친정아버지는 지금 혼자 계신답니다.
오빠내외가 같이 살자는데, 불편하다고 혼자 사신답니다.
올캐언니도 직장 다니고, 아버지도 아직 건강하시고 해서 저도 그냥 혼자 사시라고 했답니다.
저희 엄마 생전에 두분 사이가 좋은편이 아니었어요
늘 엄마는 아버지께 불만이 많으셨죠.
여느 부부들처럼요.
평생 엄마한테는 인색하시고, 사랑받고 싶어하시는 엄마 마음을 늘 무시하셨답니다.
전 늘 엄마편이었어요.
그래서 아버지께 별로 정이 없답니다.
엄마 병중에 계시는동안 아버지랑 사이가 많이 좋아졌고,
아버지도 저한테 많이 기대시는거 같았어요.
일년에 한두번 전화할까말까 하시던 분이 매일 전화하시고,
엄마 돌아가시고 난 뒤도 사흘을 멀다하고 전화 하신답니다.
근데, 전 마음이 열리질 않아요.
엄마 돌아가시고, 설에 친정 갔더니, 엄마 물건을 그새 모두 다 깨꿋이 치웠더군요.
엄마 유품은 올캐 언니랑 저랑 둘이서 다 정리를 하고 왔었는데,
며칠 사이 또 정리 하시고, 엊그제는 전화하셔서,
집에 있는 화분, 오디오, 그릇장들 전부다 깨끗이 정리 하셨답니다.
엄마가 평소에 아끼시고, 공들였던걸 아는 저는 마음 한구석이 휑한게,
이젠 친정에가도 엄마의 흔적을 어디에서도 찾을수 없다고 생각하니, 속상하네요.
아버지는 혼자 사시면서 처량하게 살고 싶지 않다고, 남들보기에 구질구질한거 싫다하시는데,
많이 서운하네요.
어제는 다음달에 여행을 가신다고 전화하셨네요
큰엄마 칠순이라, 큰집 식구들 해외여행가는데, 같이 가신다네요.
엄마랑은 여행한번 가자고 해도 안가시겠다고 하시던분이
별로 사이도 안좋은 큰집식구랑 가신다고 하니 어아했답니다.
제작년 아버지 칠순때 엄마가 여행 가자고 했었답니다.
아버지랑 오붓이 여행다니시는거 너무 좋아하셨는데, 아버지가 거절하셨어요.
엄마가 많이 서운해 하셨지요.
전 아버지가 여행다니고 하는거 싫어하시는줄 알았답니다.
어제 그러시네요.
내가 살면 얼마나 살겠냐, 마지막 여행이라고 생각하고 갔다 올란다 하시네요.
그럼 엄마는 천년만년 사실줄 알고, 그렇게 원하는데도 같이 안가신건지.
이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는데, 도저히 모질게 말 못하겠더군요.
그래도 딸이라고 기대고 싶어하시는데, 차마 나쁜딸 노릇은 못하겠네요.
근데, 묻고 싶어요.
아버지는 엄마가 그립긴하신건지.
자식들 앞에서는 엄마가 한없이 보고싶다 하시고, 힘들다고 하시지만 전 아버지 진심을 모르겠어요.
어제는 아버지 전화 받고 많이 울었답니다.
올케언니는 아버지가 많이 후회하시고, 마음아파하시고 있다고 하지만,
전 안 느껴지네요.
1. 저도
'09.3.3 9:06 AM (203.246.xxx.220)저도 돌아가신 엄마 생각, 엄마한테 잘 못했던 아빠 생각하면 아버지랑 연락 끊고 삽니다.
2. ..
'09.3.3 9:09 AM (122.35.xxx.14)부부의 일을 자식인들 알겠습니까?-,-
3. 아니요..
'09.3.3 9:13 AM (203.232.xxx.22)잘은 모르겠지만, 평소에 여느 부부들처럼 사신 분이시라면 보여지는 모습으로는 원글님께서 생각하시는 이상으로 고민하시고 또 생각하시고 그리고 힘겹게 새로이 삶을 준비하시는 의지있으신 분으로 보이는 걸요.
반대로 축 쳐져서 먼저 간 아내만 생각하며 있다면 그게 더 좋아보이실까요.. 아니잖아요.
크게 친하지 않다하시는 큰집 식구와의 여행처럼 아버님은 새로운 환경에 힘겨이 적응하려 부단히 애쓰고 계신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응원해주시고 또 진심만 보시고, 서운해하지 않으셨음 좋겠어요.4. 미운정
'09.3.3 9:13 AM (61.72.xxx.60)이라고 있는데
원글님 상상 하시는 그런 상황이시겟습니까?
자구 어머니 유품 보면 마음아파 치웟을수도 잇어요..
혼자 계실 아버지 위로해 드려야지요....5. ...
'09.3.3 9:14 AM (61.109.xxx.20)윗님말씀에 동감...ㅎㅎ
저희 부모님들도 그닥 사이안좋으셨는데요
엄마돌아가시고 몇달뒤 산소에 찾아갔는데...
저랑 제동생은 어딘지몰라 빌빌헤매는데... 친정아빤 번개처럼 대번에 찾으시더라구요...
그런게 부부 아닐까요.?
글구.. 이젠 엄마일은 잊으시고 아버지께 잘해드리세요...
나중에 아버지 돌아가시면 땅을치고 후회한답니다.6. 어떤 조사통계에서
'09.3.3 9:27 AM (123.204.xxx.60)제일 큰 스트레스,슬픔이 배우자를 잃는 슬픔이라 하더군요.
자식잃은 것도,부모 잃는 것도 그다음이라 하지요.
그정도 긴세월을 함께 지내오신 부부였으니....
원글님께서 상상하시는 거 이상으로 힘들어 하실겁니다.
다만 스스로 챙기려고 노력하시는거겠죠.
원글님께서 서운해 하시는거 이해가지만...
어쨌거나 아버지께서는 아주 상심하고 계실겁니다.
최소 6개월은 지나야 어느정도 회복이 됩니다.7. 직접경험
'09.3.3 9:28 AM (59.5.xxx.126)어부인 자리가 없어지니 당신 인생도 다시 생각되나보지요.
혹자는 죽은 사람이 제일 불쌍타하고
혹자는 산 사람이 더 불쌍타하고8. 엄마
'09.3.3 9:31 AM (130.214.xxx.252)안 계신 빈자리를 누가 채울수 있겠습니까? 원글님의 마음 아픔을 위로해 드리고 싶네요.
딸로써 느끼는 빈자리, 남편으로써 느끼는 빈자리 다 클거라고 생각되요. 스트레스 1순위가 배우자를 잃었을때라고 하쟎아요. 아버지를 이해해드리려고 노력하셨으면 해요.
아버지 돌아가시면 또 후회로 남지 않겠어요? 저희 선배언니도 아버지 돌아가시고 그동안 엄마한테 못한 거 때문에 엄마편에서 아버지와 다투었던 때를 후회하더라구요.9. ..
'09.3.3 9:58 AM (121.152.xxx.156)여행 좋아하지않으시던분이 갑자기 좋아하지도 않던 사람들이랑 여행가는거..
그것 자체가 심경의 큰 변화지요..
사람의 빈자리란거.. 그거 살면 살수록 새록새록한거예요..
고구마먹다 턱막혔을때 어,, 물.. 그래놓고 둘러보면 옆에 아무도 없고..
낮에 들어가도. 밤에 들어가도.. 온기도 없고 캄캄한 집하며.
밤에 자다 다리에 쥐가나도
마사지는 고사하고 별것도 아닌 일갖고 방정떤다 구박하는 사람도 없고..
20년 전에 홀로 되신 친정엄마가 제가 이혼하겠다고 씩씩댈때 해주신 말씀이예요.
아빠때문에 고생 많이 하셔서 홀가분하다 하실줄 알았는데
자존심 때문에 입 떼지않으시다가 딸이 이혼한다하니 힘겹게 하신 말씀이시지요..10. ㅠㅠ
'09.3.3 10:08 AM (61.81.xxx.103)윗님 리플보니 괜히 눈물이 글썽여지네요
아직 살아계신 엄마 아부지한테 후회없이 잘해드려야되는데
그게 안되서 너무 속상한 1인..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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