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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버님때문에 홀딱 미쳐버릴것같다고 올린 사람입니다...

시아버님 시집살이 조회수 : 3,594
작성일 : 2009-02-25 10:15:29
어제 제가 올린 글에 리플 달아주신 분들 너무 고맙습니다....

어제 82님들께서 올리신글 보고 한참을 울었습니다..그냥 눈물이 줄줄줄 나오더군요....
그렇게 한참을 울고나니 속이 편해집니다....신랑은 어제 일이 있어서 좀 늦게 들어왔는데 제가 너무 힘들어 하니까 어쩔줄 몰라 합니다.. 그리고는 제가 자고 일어나니 그새 출근 했더라구요...

전화해서 지금 뭐하는거냐고 말도 없이 출근하면 나는 어찌 되는거냐고 싫은소리를 좀 했는데 신랑 하는 말이 제가 새벽에 너무 곤히 자는데다가 제 얼굴보면 회사출근 못할것같아서 그냥 나왔다네요...

신랑이 저보고 많이 미안하답니다....자기 믿고 결혼했는데 자기때문에 이렇게 힘들어하는걸 보면서도 어찌 해줄수 없으니 미안하다구요.....제가 일저지른다고 선전포고 해놨으니 하고 싶은데로 하래요..
회사 다니고 싶으면 다니고 뭐 배우고 싶으면 배우라구요...자기가 누나랑 여동생 만나서 이야기 한다고 했으니 자기 믿고 일 저지르래요....제가 힘들고 어려울때 자신한테 기대라고 합니다...


밑에 리플 다신 분들중에서 자기 같으면 이혼한다고 하시는분들....그 맘이해 합니다..
근데 제 신랑 너무 착해요....저희 친정부모님 3년 가깝게 결혼 반대 하시고 저희 가족 다 신랑 싫어 했습니다..

그런데 결혼하고 나서 저희 친정 부모님께 너무 잘해요....우선 전화 자주 드리고 뭐 좋은거 있으면 무조건 절반은 친정부모님 챙겨 드립니다. 저희 엄마가 엄청 심하게 반대 하셨는데 지금은 엄마가 제 신랑 너무 이뻐하세요..
오히려 저보다 제 부모님을 더 잘 챙깁니다..아니 더 잘해드려야하는데 그러질 못해서 미안하다고 해요...

신랑 맨날 늦게 들어오는 일 해도 집에 들어오면 하루종일 일해서 피곤한데도 설겆이 꼭 해줘요...
잘때는 꼭 팔베개 해주고 손잡아주고 어려운일 힘든일 있으면 저보다 먼저 나서서 해결해줍니다..
다른 사람이 큰소리 치면 오히려 싸우자고 달려들 사람인데 제가 큰소리 치면 꼬리 내리고 나 죽었다~이러고 지내는 착한 사람이예요..

제가 화가나서 뭐라고 하고 나쁜말해도 화내지 않고 웃으면서 절 대해줍니다....
결혼하고 한번도 저한테 큰소리 내는거 화내는거 본적 없고 세상에서 절 제일 최고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예요..
남한테는 못된놈 나쁜놈 소리 들을지언정 집에와서는 그런티 하나도 안내고 자기 가족..특히 마누라인 제가 제일 최고인 사람입니다...
퇴근하면 제 뒤만 졸졸 쫓아다니는사람이예요...잘때는 제 손만 잡고 자도 좋아서 실실 웃으면서 자는 그런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인데 어찌 제가 미워 하겠습니까...어찌 싫다 하겠습니까...신랑 보면 오히려 제가 더 잘 해줘야하는데 못해줘서 미안한 생각이 드는 그런 사람입니다...

신랑 한번 믿어 볼려구요...제가 일 저지르는거 자기가 다 막아주고 자기한테 기대라고 했으니까 신랑한테 모든걸 일임할 생각입니다...
분가 하고 싶지만...정말 하고 싶지만..하지 못하니 차선책으로 회사를 다니던지 뭘 배우러 다니던지 할꺼고 차후에 생기는 모든 일은 신랑 앞세우고 저는 그 뒤로 숨어버릴껍니다..
비겁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는 신랑하나 믿고 결혼한 사람입니다...
그러니 신랑에게 모든걸 미루고 전 제 할일 할래요.....앞으로 짧으면 10년 길게 잡으면 20년인데...
아버님을 고치게 만들던지 포기 하게 만들 생각입니다....


전 어머님처럼 안살꺼예요.....
신랑은 저를 객관적인 시선으로 보고 객관적인 판단하에 저를 다듬고 가둬놨지만
아버님은 저를 당신의 주관적인 시선으로 주관적인 판단으로 저를 가두어 놓고 계십니다...
돌아보니 제가 돌아가신 어머님처럼 살려는게 보입니다..이건 아니다싶었고 그래서 어제 밤새도록 울었구요...

이젠 저도 독해질려구요...뭘 배울지 뭘 할지 길게보고 장기전으로 생각하고 그리고 실행할껍니다...
뒤통수에다 뭐라고 해도 이젠 모른척 할려구요....시누들 눈치 안보고 신랑하나만 믿고 그렇게 살껍니다....


참...어떤분이 글 올리셨는데 화장실.샤워 이야기 쓰셨더군요...
저희집에 화장실 두개입니다...작은 화장실은 저희 신혼방에 붙어 있구요.....방은 세개인데 두개는 저희가 쓰고 안방은 아버님이 쓰십니다...우선 화장실이 따로 있으니 생활 동선에 크게 부딪치는 일은 없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지냅니다...


지금 신랑한테 전화 왔는데 역삼동에 여직원 알아보는데 있다고 저보고 취업하라네요...
면접이라도 보랍니다...그리고 나서 생각 해보라고 하는데 전화로 할 이야기는 아닌듯싶어서 우선 집에와서 이야기 하자 했습니다.....
제가 지금 있는곳이 인천인데 역삼까지 가자면...ㅡㅡ;;;;;
신랑은 차라리 멀리 있는데로 취업하래요 그래야지 아버님이 알아서 챙겨 드신다고 하는데 그 말도 맞는 말이긴 하지만 우선 신랑 퇴근하면 이야기 하자 했습니다..

IP : 203.212.xxx.73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원글님
    '09.2.25 10:25 AM (210.102.xxx.9)

    착하고 좋으신 분 같아요.
    그리고 현명하시구요.

    지금 마음 먹은 것처럼 장기전으로 생각하시고
    아버님의 습관을 고치지는 못하더라도
    아버님께서 원글님에 대해 포기할 부분은 포기하도록 하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저 아이[원글님]는 내 수족처럼 움직일 사람은 아니다"라는...

    원글님 원글님의 시간을 좀 가지세요.
    아침 식사 하시고 점심은 식탁 위에 챙겨 놓으시고
    (아님 배달 식당처럼 간막이 있는 밀폐용기 사다가 한끼 반찬 갖가지 담아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아버님 식사 챙겨드세요~" 말씀 하시고 외출하세요.

    처음 얼마간 말도 많이 듣고 큰소리 날 수도 있겠지만
    그래야 님도 살고 아버님도 살고 원글님의 남편도 사는 길인것 같아요.

  • 2. 다행이네요.
    '09.2.25 10:28 AM (61.101.xxx.172)

    그래도 마음정리가 얼마간 되셨다니 다행이에요.
    남편분 믿고 님께서 하고싶은 일 찾아보세요. 재취업도 좋고, 뭔가 배우는 것도 좋지요.
    부업될만한걸 배워도 좋고, 취미될만한 악기도 좋고요.

  • 3. 힘내세요
    '09.2.25 10:28 AM (123.248.xxx.195)

    저도 댓글 달았는데...(홀시어머니땜에 미친다고)
    신랑이 그렇게 착하고 좋은사람이라니 원글님은 그래도 복있다고 생각하시고 위로받으세요...
    저는 이런 경우를 볼때마다 시누들 생각이 납니다(시누 셋)
    키울땐 4남매 똑같은 사랑과 정성으로 키웠는데 늙은부모님은 어찌 생판 남인 며느리차지인지?
    저는 엄마가 일찍 돌아가셨는데, 아버지 집 가까이 살아요. 거의 매일가서 반찬 해놓고 집정리좀 해놓고 옵니다. 우리집에도 자주 오시라고 해서 식사 챙겨드리고...
    울 시누들은 그런 개념이 아예 없어요.
    엄마가 혼자 살아도 뭘 하나 해서 갖다줄 줄도 몰라, 매년 생신때 '내가 미역국 끓여드리마' 하는것 한번도 못봤어요. 돈들어가는 가전은 전부 외아들이 바꿔드려... 생활비도 백프로 우리몫.
    전 정말 딸들 그렇게 안키우렵니다.
    물론 우리 늙어서는 자식한테 부양받으며 살 기대는 안해야겠지요.
    그렇지만 지금 저는 평일에는 가까운 친정아버지 챙겨드리고, 주말엔 홀시어머니한테 가서 자고옵니다.
    나름대로 최선 다합니다. 저도 올케있지만, 홀시아버지 모시고 살아달라 안합니다. 기대도 원망도 안해요. 사이 좋습니다. 항상 저한테 언니가 고생한다고 미안해하고 고마워합니다. 내 부모 내가 잘해드리는데 미안하고 고마울것 뭐가 있나요?
    시부모 모시고 사는 이야기에 같이 아파해주시는 많은 며느리님들,
    친정부모님 부양은 혹시 올케한테 떠넘기고 살고계시진 않겠지요?
    여기서는 피해자라도, 우리들 올케까지 피해자로 눈물짓고 한숨짓게 만들지는 말아요...

  • 4. ㅎㅎ
    '09.2.25 10:33 AM (222.104.xxx.76)

    좋은 남편 이시네요` 눈에 보는것처럼 착해보여요~
    이런남편을 낳아주신 시아버님이시다라는 생각좀 좀 하시고 이런시아버님때문에 맘고생하고 계실 남편도 좀 생각하시면서 사시면 맘이 좀더 부드러워 질거예요
    일 알아보신것 잘 하신거에요~

  • 5. 그래요
    '09.2.25 10:34 AM (116.32.xxx.171)

    참는게 능사가 아니라죠.
    생각하신 대로 쭉 밀고 나가시길 바래요. 절대 중간에서 주저앉으심 안되요. 안하느니만 못해집니다.

  • 6. 원글님보니..
    '09.2.25 10:45 AM (59.14.xxx.63)

    저 보는 거 같아요...ㅠㅠ
    저두 결혼 10년동안 참 모질게 맘고생도 많이 하고, 정신적으로도 힘들었었는데,
    결혼 뒤엎지 못한 이유가 저희 신랑 때문이었어요...ㅠㅠ
    너무너무 착하고 저만 위해주는 사람이라, 감히(?) 제가 그러질 못하겠더라구요..
    하지만요, 이젠 맘음 고쳐먹었답니다..
    원래 그리 착한 사람은 자기 가족에게도 모진 소리 못해요...
    그러니 제가 나설 수 밖에 없더라구요..그래야 저희 신랑도 마음 강하게
    먹을거 같아서요..
    원글님도 너무 남편분 생각해서 참지 마시길 바랍니다..그게 가정의 평화를
    위한 길인것 같지만, 제 경험 비춰보니 아니더라구요..
    인생 길어요...무엇이 모두를 위해서 행복한 길인지, 잘 생각하세요..
    원글님이 참는 것만이 능사가 절대로 아니예요..
    현명하게 잘 해결하시리라 믿어요..힘내시구요,
    꼭 다음에도 글 올려주세요...

  • 7. ....
    '09.2.25 10:50 AM (58.122.xxx.229)

    남편 멋진데요 .전 전에글은 안봐서 모르지만 어른이라고 무조건 다 비위맞춰고 난 죽었소사는건 절대 비추입니다 있는 그대로의 나도 어른이 적응하시게 만드세요
    궁극적으로보면 그게 서로를 위하는길입니다
    시누들은 어떤인물들인지 모르지만 어른 밥한그릇안챙기고 입으로 나불대면
    확 엎어 버리세요 .만만하게 봐서 배놔라 감놔라 하는겁니다

  • 8.
    '09.2.25 11:04 AM (210.217.xxx.18)

    세상은 넓지만 저희 시부같은 분은 또 계시네요.
    거의 90%이상 흡사한 스타일이시네요. 나머지 10%는 저희 시부가 더하실 거고요.
    그런데, 그런 분들 자식들이 대부분 극진한 효자들입니다. 미스테리예요.
    오히려 일생 희생만 하시는 분들은 오히려 자식들이 쉽게 대하고...정말 인간이란 게 의문투성이예요.

    그런데요, 윗님들도 말씀하셔듯이 만만한 사람에겐 더 만만하게 하십니다.
    저희 형님은 시부가 싫어도 잘 해드리고, 전 '아니오'라고 말은 해 본 적 없지만 얼굴에 싫은 티를 숨기지 못하는 사람이거든요.
    그런데, 오히려 형님에게는 끊임없이 요구하면서 괴롭히시는데, 저한테는 일절 심한 요구 안 하십니다.

    분가는 안 되시나요?
    저희 형님은 천사표이신데도 절대 모시는 건 못 하겠다고 못 박으셨거든요.
    에휴...징그럽습니다. 안 당해 보면 모릅니다.
    시어머님께서 오래 사실 수 있으셨겠어요?
    저희 시어머님도 들들 볶이시다가 어느 날 갑자기 거짓말처럼 쓰러져 돌아가셨습니다.

  • 9. 시누가
    '09.2.25 11:06 AM (125.135.xxx.239)

    감내라 배내라하면 모셔가라고 하세요..
    자기 부모 자기가 제일 잘 알고
    부모자식간이 제일 편한거 아니겠냐고..
    며느리는 낳아준 정도 키워준 정도 없는 남이라 마음이 딸만 못한게 사실이다 하세요..
    부모님 남 손에 맡겨놓고 불안하면 모셔가라고 하세요..
    언제든지 환영한다고..할말은 해야지요.

  • 10. .
    '09.2.25 11:09 AM (122.34.xxx.54)

    원글님이 그렇게 참고 지내실만한 이유가 있었군요
    참으로 멋진 남편입니다.
    그런 멋진남편이 있으니 원글님도 할도리를 하고 싶었던 게지요

    원글님 더이상 아버님이나 시누이들 눈치보지 마세요
    시누들 자기들 낳아주고 키워준 부모지 원글님 낳고 키워주고 추억을 쌓아온 분 아닙니다.
    남처럼 대하라는게 아니라
    피로 맺어진 혈연관계처럼 아무조건없이 무조건적, 일방적으로 베풀기 힘들다는얘깁니다.
    (가족도 그런관계는 힘듭니다. 어디 며느리란 이름만붙으면 함부로 덮어씌우려고하는지..)

    너무 아버님 비위 맞춰드리려고 애쓰지 마시고
    하실 말씀 하시고, 불편한 말씀 하시면 아예 대꾸도 하지마세요
    아버님도 마냥 원글님이 자기 아래 사람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생각 버리셔야합니다.
    원글님 바뀌시면 아버님도 조금씩 며느리 만만하게 생각지 않으십니다.
    적당히 하시고
    멋진남편분과 즐거운 결혼생활 유지하시길 바래요

  • 11. ^^*
    '09.2.25 11:58 AM (220.117.xxx.2)

    어찌되었나 궁금했었어요..
    화장실 샤워물어본 사람이구요.^^*
    제 성격이 워낙 소심쟁이고 신경과민이라서 화장실이 두개 아니라 세개여도
    누가 와있으면 볼일을 못보거든요.^^*
    새댁이시라 얼마나 힘들까 걱정이 되어서 물어본거구요..

    남편분하고 얘기 잘 하셨다니 저도 좋네요
    저희 남편이 님 남편같은 사람이에요
    좋은성품을 가진 남자 내가 버리면 안되겠다싶어 저도 같이 노력하고
    20년을 살았는데요...
    그 좋은 성품 어디 안가고 나이 50을 맞이하더라구요
    님과 남편분 앞으로 서로서로 감싸주시면서 힘 북돋아주시고
    남들 일로 기운 빼지마시고
    행복하셔요
    두분이 행복할 우선순위 0순위인거 아시죠?^^*

  • 12. 다행이네요
    '09.2.26 7:17 AM (115.140.xxx.164)

    복 받으실거예요. 님의 자녀들이 다 행복하고 잘될 겁니다. 늘 행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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