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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자연에서 뛰놀게 하라 / 은종복

리치코바 조회수 : 279
작성일 : 2009-02-23 16:13:27
아이들을 자연에서 뛰놀게 하라 / 은종복
독자칼럼
  
얼마 앞서 이 나라를 이끄는 사람은 지하 벙커에서 경제대책회의를 하면서 아이들이 닌텐도를 좋아하니 우리나라 기업들이 닌텐도를 만들어 보라고 했다. 그 일이 알려지자 어떤 사람들은 현 정권은 오로지 삽질을 앞세운 경제 정책을 펴기 때문에 닌텐도를 만드는 기술은 쉽게 얻기 힘들다고 했다.

제발 아이들을 돈 버는 일에 쓰이도록 하지 마라. 일본에서 들여온 닌텐도가 아이들 마음을 얼마나 거칠게 하는지 알고 있는가. 올 설날에 아이들이 어떤 놀이를 하는지 봤는가. 아이들은 누군가 닌텐도를 가지고 있거나 컴퓨터에 전자 놀이를 켜놓으면 그 앞으로 모두 모여서 마음을 빼앗긴다.

‘서든 어택’이라는 전자 놀이를 아는가.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컴퓨터로 하는 총싸움이다. 그 전자 놀이는 만 15살이 돼야 할 수 있는데 전자놀이방에 가면 초등학교 아이들이 뿌연 담배 연기를 맡으며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며 총을 쏴서 사람들을 죽이고 있다. ‘서든 어택’을 제일 많이 했을 때는 동시에 25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그 전자 놀이를 만든 우리나라 기업은 1억원을 들여서 전자 놀이 경기를 한다. 1등을 하면 5천만원을 준다. 짧은 시간에 많은 사람들을 죽일 수 있으면 상을 받는다.

내가 어렸을 땐 날이 아무리 추워도 얼음 썰매를 타고 놀기도 하고 하늘 높이 연을 날리며 놀기도 했다. 나도 총싸움을 좋아했다. 골목에서 막대기로 만든 총으로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총 놀이를 하다 보면 땀이 나고 배가 고팠다. 지금 아이들이 컴퓨터 앞에 쪼그리고 앉아 놀다 보면 눈도 나빠지고 마음도 다친다.

사실 아이들이 놀 곳이 없다. 마을에는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공터가 없다. 빈터가 나오면 새로운 건물을 짓고 길을 만들기 바쁘다.

어떻게 해야 아이들이 자연에서 마음껏 놀게 할 수 있을까. 어른들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어른들이 아이들과 함께 바깥 놀이를 해야 한다. 함께 공차기를 하고 연을 날리고 얼음 썰매를 타고 구슬치기를 하자. 아이들이 공부만 잘하면 전자 놀이 기구를 사주거나 전자 놀이 시간을 늘려주는 일을 그만두라.

지금 아이들은 바깥 놀이를 할 줄 모른다. 아니 아이들은 바깥에서 놀 시간이 없다. 학교 공부를 마치면 학원을 서너 개씩 다닌다. 그러다 엄마 아빠 몰래 전자 놀이를 하며 쌓인 피로를 풀려 한다. 근데 사람 죽이는 전자 놀이를 하며 피로를 풀어서야 되겠는가.

몇 해 앞서 일본에서 있었던 일이다. 초등학생 아이가 초등학생 형이 자기를 죽이려 한다며 무서워했다. 그 일을 부모에게 말을 해도 제대로 듣지 않았다. 그 형은 동생을 칼로 찔러 죽였다. 경찰이 그 형에게 왜 그랬는지 물었다. 동생이 다시 살아날 줄 알았다고 한다. 그 아이는 늘 전자 놀이와 잔인한 그림이 들어 있는 만화책을 끼고 살았다. 그 아이는 현실과 가상 세계를 나눌 수 없었다. 이런 일이 내 아이에게는 일어나지 않겠는가.

아이들 손을 잡고 겨울 산을 오르고 산에 올라 눈썰매를 타자. 아이들과 함께 신문지로 꼬리가 긴 연을 만들어 넓은 들판을 찾아 나가 하늘 높이 날리자. 아이들 꿈이 공무원이 되고 부자가 되는 것을 바라는가. 아이들은 자연에서 놀아야 몸도 마음도 튼튼해진다.

은종복/인문사회과학책방 풀무질 대표


IP : 118.32.xxx.2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샛별공쥬
    '09.2.24 12:04 AM (121.200.xxx.12)

    동감 백프로입니다.
    요즘아이들 안스럽습니다. 우리 어른들 아이들을 피폐하게 하지 맙시다..
    아이들이 크면 추억을 먹고 살텐데..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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