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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신랑 뺨 때린...

자책 조회수 : 1,246
작성일 : 2009-02-23 13:47:53
저 정신과 예약했어요....
어제 부부 싸움 심하게 하다가 신랑을 구타했던 사람이구요.
오늘 갈라고 했는데 예약을 해야 된다며 수요일에 오라고 하네요.

예약할 때 원인이 뭐냐고 묻길래 제가 좀 머뭇거리다가 '부부 문제' 때문이라고 했다가
'우울증'이라고 했다가 좀 더듬었지요...
폭력성향 때문이라고 말해야 되는거였나....고민도 되기도 하고
선생님이랑 얘기하면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을까...싶습니다.

별것도 아닌 문제로 (정말 한심한 이유 그자체...말싸움) 문제가 이렇게 커지다니 후회도 되고
그래도 앞으로 또 싸울텐데 제가 또 안 그러리란 법도 없구요.

애기한테도 화나면 제가 엉덩이를 때리는데
제가 애였을 때 생각해보면 엄마가 엉덩이 때리는게 기분 무척 나빴던 생각이 나면서
우리 애도 참 싫겠다...절대 육체적으로 혼내지 말아야겠다, 내가 고쳐야지 생각도 들면서요.

하여간 이래저래 힘든 요즘입니다.
결혼 3년차에 제일 많이 싸운다는데...시간이 지나면 좀 포기도 되고 괜찮아지겠죠?
제가 싸우다 욱하면 신랑 때리던거 고치고 말도 좀 이쁘게 하고 그러면 다시 좋아지겠죠?

신랑은 어제 그렇게 싸워놓고 오늘은 태연하던데...전 태연해지지가 않고
제가 싫고 신랑도 얄밉고 신랑의 싫은 부분이 고쳐진건 아닌데 또 싸울거 생각하면 아득하고..

그리고 정신과 가는거 별일 아니겠죠?
저 정신과 가는걸 부끄러워하는게 아니라
가서 괜히 의사선생님이 무시?구박?같은걸 하면 내가 더 여길 왜왔나...이럴까봐 약간 가기가 싫어요.
의사들이 설렁거리는걸 많이 봐서...

하여튼 어제 답글들 감사합니다.

IP : 218.38.xxx.252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힘내세요
    '09.2.23 1:50 PM (59.8.xxx.177)

    지금 그맘 잊지 마세요
    남에게 정직하게 말하지 못하는거는 내 스스로 안좋은 거랍니다
    내가 부끄러우니 말하기 당당하지 않잖아요
    힘내시고 다녀보세요
    노력하는데 욕할 사람 아무도 없답니다.
    꼭 밝은 엄마 되세요
    엄마가 웃고 즐거워야 가정이 행복하고 나라가 행복해집니다

  • 2. 잘하셨어요.
    '09.2.23 1:53 PM (122.100.xxx.69)

    그것도 용기일텐데요.
    일단 자기 자신을 많이 사랑하세요.
    그리고 뭔가 하나를 정해놓으세요.폭력이 나오라치면.
    예를 들어 손이 올라갈 시점엔 후다닥 욕실로 뛰어간다든지...

  • 3. ..
    '09.2.23 1:57 PM (59.10.xxx.219)

    잘하신거예요..
    알면서도 못고치는게 문제지 고칠려고 노력하는건 좋은거 랍니다..
    꼭 병원에 가셔서 상담받으시고 아마 상담하는 것만으로도 좋아질 수 있을 겁니다..
    대신 포기하지 마시고 좋은 결과 있을때까지 꾸준히하기.. 하시죠..
    다 잘 될 거예요.. 힘내세요..

  • 4. 님..
    '09.2.23 2:05 PM (115.136.xxx.226)

    본인을 직시하고 고치려고 하는 적극적인 태도에 박수를 보냅니다.

    개선하셔서 꼭 두분 다 행복하게 사시길 바랍니다.

  • 5. .
    '09.2.23 2:23 PM (119.203.xxx.168)

    정말 잘 생각하셨어요.
    더구나 행동에 옮기는 멋진분이시네요.
    부모의 폭력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답니다.

  • 6. 잘 하셨어요.
    '09.2.23 2:31 PM (218.156.xxx.229)

    문제라는 걸 아셨으니 반은 치료가??? 된 셈이예요.
    화이팅!! 외쳐드려요.
    폭력의 가장 큰 피해자는 바로 폭력을 휘두르는...자신이니까요.
    스스로를 많이 사랑해 주세요.

  • 7. 용기있으세요
    '09.2.23 3:12 PM (116.40.xxx.143)

    어제 글 봤었는데, 느끼면 확 실천하시는 분인가 싶어 잘 될 것 같습니다
    일단 상담 잘 받으시고, 차분하게 얘기 잘 들어주는 선생님을 만나시길 바랄께요
    비슷한 상황이어도 여자들이 조금 더 용기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님이 맘 먹으면 남편도 아이도 차츰차츰 변화가 올거예요
    멋집니다....힘내세요

  • 8. 자책
    '09.2.23 3:24 PM (218.38.xxx.252)

    제가 좀 이상하다는 건 오래전 부터 느낀거 같아요...
    저 사실 신랑한테 개새끼 뭐 이런 욕도 하고...처음엔 장난이었다가 나중엔 정말 제 입에서 막 나오더라구요. 오늘 회사 과장님하고 점심 먹으면서 상담도 했는데 과장님은 병원 간다니까 웃으시긴 하던데...
    제가 생각하기엔 제가 좀 심각해요. 때린 것도 첨에 장난이다가 점점 진심이 실리니까 정말 제어가 안되더라구요. 픽 하고 뭔가 선을 넘으면 너죽고 나죽자 이렇게 되버리고.

    저도 정말 정상적인 사람이고 멀쩡하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순간 이렇게 되네요.
    사람이 참 무서운거 같아요. 제가 제 자신도 무섭다고 느끼는데...

    근데 참 궁금한게 진짜 저 어릴때 학대도 안 받고 그랬는데 왜 그럴까요?
    의사선생님이 잘 들어주고 저도 몰랐던 이유를 찾아줄지?
    시댁에 대한 응어리가 강해서 그거 때문인가..

    또 답글들 감사합니다.

  • 9. 용기있으세요
    '09.2.23 5:10 PM (116.40.xxx.143)

    내 부모와의 관계가 아닌 다른데서 이유를 찾기는 어렵다고 봐요
    그리고 티가 확 나게 학대를 받지 않아도 스스로 마음이 힘든 상황이 있었을수도 있구요

    저는 겉으로 보기에 너무나 정상적이고 멀쩡하고 심지어 일부분 훌륭하다고도 볼 수 있는 가정에서 자랐는데요
    제 스스로 느끼는 저에대한 자존감은 별로였거든요
    저는 멀쩡한 집에서 자랐는데도 불만만 많은 사람인 것 같아서 그 괴리감에 힘들었어요
    공감받지 못할 문제로 고민하는 배 불러 쓸데없는 고민하는 사람 취급 받곤 했었죠

    자꾸 나를 들여다보면 뭔가 이유가 있을거예요
    그리고 그것은 대부분 내 원가정 안에서 겪었던 일들일거예요
    그것을 잘 다뤘었다면 지금 남편과의 불화나 시댁과의 갈등에서 원글님 감정을 다루기가 훨씬 수월할거거든요
    아마... 답은 님이 스스로 찾을거예요... 상담가는 그저 들어주고 조금 잡아줄 뿐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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