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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꺼져갑니다.

빈껍데기 조회수 : 1,773
작성일 : 2009-02-17 02:29:39
전 88학번 .
1학년때 81학번인 남편을 만나 7년 연애.
그리고 결혼하여 15년째 살고 있어요.
여태껏 남편이란 사람은 오로지 집과 일 밖에 몰랐고....
죽을때까지 저라는 여자 밖에 모르는 걸로 알았습니다.
평상시에도 조금의 의심도 없이 살았구요.

아이들 기르고,집안 대소사에 저희 부부는 주위를 둘러 볼 겨를 없이 지냈네요.
그렇다고 힘들기만 했던건 아닙니다.
남편의 사랑 속에  행복하게 지냈어요.

지난 2008년 10월 25일 남편은 아주 오랜만에 대학 동창회를 다녀왔어요.
그리곤 변해갔어요.
안절부절.
왠지 들떠있고...
안 하던 옷 투정에...
저와 아이들의 이야기는 모두 건성....
휴대폰 요금은 3배로 많이 나왔구요.
게다가 거짓말까지...

여자의 육감이랄까 직감이랄까...
뭔가 다른 남편을 두달 가까이 지켜 보면서
많이도 불안 했고 화도 나고...비참하더군요.
집에 들어오기전 통화 내역과 문자를 지운다는걸 알게 됐고...
여러가지 거짓말로 누군가를 만난다는걸 알았어요.

어느날 터트렸어요.
우연히 보게된 문자로...
"미안해요.
그리고 사랑합니다.
요즘 일때문에 많이 힘들어요!
그래서 연락 못하는 것이니 ...
이해해주세요."

실갱이 끝에 그사람은 25년전 헤어진 사랑했던 사람이라더군요.
주절 주절 변병만 하는 남편.

따로 만난 적은 한번도 없다.
동창회 일로 몇 번 만났다.
손도 잡지 않았다.
잠시 흔들렸지만 곧 정리 됐다.
난 너 밖에 없다.
이번 일로 진정 사랑하는 사람은 너라는 걸 다시 확인했다.....

결단력에 한 배짱 하던 제가 결혼 생활에 바보가 되어 있더군요.
전 육체적인 외도만이 바람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마음으로...정신적으로  누군가와 감정을 나누고 공감하며 상대방을 배신한다면
그것 또한 외도라고 생각하거든요.
남편은 저 앞에 부끄러운일은 없었다지만.....
그동안 만난것과 문자 ,편지,등등을 알고 있거든요.

당장 헤어지자던가,어떤 결단도 내리지 못하고 ...
눈물에...온 몸을 사시나무 떨듯하고만 있었어요.

그동안 사이가 나빴던것도 아니구요.
부부 관계는 더 더욱 좋았어요.

이제 한달여가 지나갑니다.
남편은 더욱 가정과 저에게 충실하며...
살면서 더 잘하고  알콩달콩 지내잡니다.

잊어야지...하다가도 가슴을 망치로 맞은듯 아파 옵니다.
아니...너무 비참합니다.
주고 받은 내용을 다 말하지는 못하지만....
여자는 절절한 사랑을 하다가도 결혼을하면 잊고 산다더군요.
저 또한 그랬구요.
남자는 가슴에 언제든 다시 일어날 불씨를 가지고 사나 봅니다.

당장 남편을 내치지 못하는 제가 바보같습니다.
너무나 사랑하는 남편이기에 배신감은 이루 말할수 없습니다.
저와 사이가 유난히 좋았던 시기에 일어난 일이라 아직도 믿기지가 않습니다.
어떻게 두 여자를 동시에 사랑할 수가 있나요?
밤새 사랑을 속삭이고는 다음날 다른 사람을 만나러 갔더군요.
아직도 손,발이 떨리고...온 몸의 피가 빠져나가는 것 같아요.

겉으론 행복한 척 하고 있지만...
내 속의 불씨는 하루 하루 꺼져만 갑니다.
출근하는 남편을 보며 의심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달려 가는 건 아닌지....
문자와 통화와....
믿지 못하는 병에 걸렸습니다.의심하는 병에 걸렸습니다.

너무 너무 고통스럽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믿지 못하게 된 현실.
믿지 못해 자꾸 확인 하려는 나.
배신감에 당당히 홀로 서지도 못하는 바보같은 나.

나의 병든 마음은 누가 치유해 줄까요?
언제쯤이면 잊고 자유로워 질수 있을까요?

여태껏 눈팅만 하다 넋두리 하고갑니다.
잠은 저 만큼 도망갔고...
이 밤 또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펴다 배게를 적시렵니다.
바보 같은 저의 넋두리 다 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IP : 118.39.xxx.87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09.2.17 2:57 AM (84.70.xxx.14)

    이 글 남편 보여주세요.
    왜 이 많은 상처 괴로움 자괴감..이거 다 혼자 안고계신가요?
    남편은 와이프가 용서했겠거니 하고 있겠지요?
    님은 아직도 지옥이잖아요.
    인간 자체에 대한 믿음이 흔들렸는데 혼자 속으로 삭이지마세요.
    그냥 덮지마세요.그러면 속 병만 생깁니다.
    남편에게 다 터트리고 분출 시키신 후 -이래야 얼마나 잘 못 한 일인지 알겁니다.그냥 웃지마세요.지금 죽을 것 처럼 힘든데 이렇게 만든 남편은 알콩달콩을 운운하나요.
    와이프 바람피고 돌아오면 자긴 알콩달콩 잘 지낼수 있나요.한달만에??..-
    잘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 2. 아니에요
    '09.2.17 3:04 AM (119.70.xxx.136)

    잠이 안와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글 적어요

    너무 힘들어 마시라고 말씀드리면 어찌 그속을 알겠냐고들 하실지는 모르지만 .
    아마도 아저씨께서는 잠시 설렘이셨을꺼에요

    25년전 사랑했던 사람을 만나게 되면
    반갑고 보고싶을수 있을듯 해요

    그것이 사랑이 아니고 그냥 예전의 추억에 잠시 방황했던걸꺼에요

    조금씩 조금씩 아픔을 이겨가보셔요
    더 좋은날은 꼭 빨리 올거에요
    힘 내시고 .. 토닥토닥..

  • 3. 음..
    '09.2.17 3:33 AM (121.133.xxx.93)

    오히려 육체적인 관계야 말로 웃고 넘길 수 있지요.
    돈으로 딴 여자를 사는 것은 이길 수 있거든요.

    하지만 정신적 외도야말로..이길 자신이 없는 외도지요.

    그런 점을 고려할 때..남편 분..너무 큰 상처를 주신 거구요..

    화가 나네요..정말 화가 나요.

  • 4. 힘내세요
    '09.2.17 8:58 AM (59.8.xxx.101)

    나이가 50쯤 먹으면
    한번쯤 그런가 봅니다
    그냥 여태 성실히 살아 왔으니 한번만 봐주자 해보세요

    그렇게 해서 마음 상처 안 낳는거 알지만 그렇다고 언제까지 욱로불고 지옥을 그릴수도 없잖아요
    그냥 그래 여태 잘해왔으니 그냥 지나가는 실바람인가 보다 해보시면요
    남편 내치고 나면 더욱 상실감 크실겁니다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고 그냥 아이들만 보세요
    당분간만...

  • 5. 문자메시지가
    '09.2.17 9:14 AM (125.186.xxx.114)

    마음에 걸리네요.
    아직 안끝난 사랑같아요.
    억지로 막으면 더 할것 같아요.
    그냥 원글님 전보다 더 신경써서 가꾸고
    집의분위기도 더 포근히 하고 지내세요.

    정신 바로 박히고 사회적 위치가 있으면,,, 그리고
    원글님이 상황을 감지하고 있는 것을 알면
    좀 시들어질겁니다.
    그러나 사그러질 것 같지 않으면 대포를 쏴야죠.
    아이들 데리고 모든 재산 놓고 나가서 그사람하고 살으시오.
    난 당신 아이들도 배신감 안고 키우긴 싫으니 네새끼니 다 데리고
    나가시오.단, 재산은 모두 놓고...라고 해보셔요.

    남자들 바람은 간단히 피워도 아이들과 재산이야기 나오면 현실을
    보게된다고합니다.

  • 6. ...
    '09.2.17 9:48 AM (220.121.xxx.244)

    글을 읽고있다가 지금 저의 이야기를 써놓으신것 같아서 참.....깜짝놀랐습니다
    원글님 저도 원글님과 상황이 조금 다르지만 똑같은 상황이랍니다
    나이도 엇비슷하고요 전 사건이 터진지 지금 한달 정도 되었는데
    체중이 7키로나 빠졌습니다 마음의 고생을 해서 그런지 뼈만 남아 걸어 다니고 있습니다

    마음의 상처와 배신감이 치유되지를 않고 잠을 잘수도 먹을 수도 없습니다
    전 남편이 재혼 전 초혼이였거든요 남편의 아이도 20여년간 키웠고요..

    용서 할수가 없습니다....용서가 되질 않습니다
    그러나 어찌하겠습니까?...

    원글님 스스로 마음의 치유를 해야할 상황입니다
    원글님 힘들지만 우리 마음의 폭을 조금더 가져봅시다

    잘남 남편두고사는 죄라고 생각합시다
    기운 차리세요

  • 7. ..
    '09.2.17 10:07 AM (211.59.xxx.69)

    세월이 약이란 소리는 그저 있는 말이 아닙니다.
    시간이 지나면 지금의 이 고통도 차차 옅어집니다.
    물론 가슴에 새겨진 생채기의 흉은 없어지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상처를 쓰다듬어도 아프지 않게 아물어갑니다.
    남편과 헤어지실 생각이 아니면 시간이 해결해 주리라 믿고 참고 기다리세요.
    " 다 지나가리라" 이게 요새 우리 친구들의 생활 모토입니다.
    기쁜일도, 고통도 다 지나갑니다.
    힘내세요.
    제 경험담입니다.

  • 8. ...
    '09.2.17 10:49 AM (125.178.xxx.15)

    난 당신으로 인해 많이 배웠다
    과거의 인연이든 어떻든 결혼한 사람이 배우자외의 다른 이성에게 곁을 준다는건
    있을수 없는, 해서도 안되는 엄청난일이라 여기고 살았는데
    당신으로 인해 나도 모르게 느슨해 졌다
    내가 당신이외의 다른 남자에게 잠시 마음이 가는 일이 생겨도
    그런일을 별 대수롭지않게 생각하는 당신이 있어 마음이 참 가볍다
    그저 미안하다하고 알콩달콩 잘살자는 소리만 하면 용서해줄수있는
    마음의 상처는 전혀 받지 않을 당신이 있어 넘 든든하다 해보세요
    뭐라할런지 궁금네요
    힘내세요, 제남편도 저도 81학번이예요
    제남편도 해외출장이나 여행 같은거 갔다오면 어깨에 손올리고 여자랑 찍은 사진도 있고
    ...물론 제게 일부러 감추는 사진은 아니고 컴에 저장하는 일지에 올려둔거긴하지만
    저는 한마디 합니다, 내가 이것 밖에 안되는 남자를 지아비로 섬기고 사니
    참으로 하등한 여잘세!
    저는 그런거 마저도 허용안하는 단정한 남자랑 살고 싶었거든요
    그런 남자를 오랫동안 지켜 보고 사모한적도 있는데....제인연은 아니었어요
    ...연인이 있는 남자....
    님은 하물며 부인을 두고도 사랑한다는 문자까지 날렸으니 얼마나
    속상하시겠어요. 속상한게 문제가 다가 아닐거에요 자존심도 상하고
    신뢰를 져 버렸으니 무엇으로도 보상이 안 되겠지요
    그래도 님을 위해서 시선을 다른 쪽으로 돌리려 애쓰셔야합니다

  • 9. 원글
    '09.2.17 1:33 PM (118.39.xxx.87)

    주절 주절 시작한 넋두리가 길어졌는데...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힙니다.
    그리고 진심어린 마음으로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하구요.

    어디가서 이런 하소연을 할까요.
    82는 진정 안식처 인가 봅니다.

    따뜻한 위로에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님 힘드시죠.
    전 4키로 빠졌어요.
    먹어도 먹는건지..배도 고프지 않고 잠도 오지 않구요.
    연애시절 간절히 원하던 남편만 생각하고 살았나 봅니다.
    어느덧 내 나이 4학년 줄에 들어 섰지만 마음은 여전히 그때라고 생각했지요.

    믿어야겠지요.
    하지만 참 서글프네요.

  • 10. ..
    '09.2.17 3:20 PM (125.132.xxx.237)

    일부러 로긴했어요.
    이 세상의 모든 슬픔과 기쁨중 어느 것도 영원한 것은 없답니다.

    지금 당장은 죽을거 같고 앞으로 세상 어느것도 의미가 없을거 같지만.....
    ..... 다 ... 지나갑니다.

    그래서 세월이 약이라는 말이 있지요.
    다 지나갑니다..

    지나고 보면 내가 그때 왜 그리 마음아파 했는지. 그게 후회될때도 있더라구요
    너무 자신을 상하게 하지 마시구요....
    지금 당하는 일이 그렇게 세상 끝나는 불행은 아니더라구요.

    그리고 일이 바빠서 연락 못할 정도이면... ㅎㅎ 전문가 입장에서 본다면...ㅎㅎ
    그렇게 홀라당 정신 빠진 정도는 아닌데요.
    남자는 마음이 가면 일이 바쁘던 어쩌던 여자한테 연락합니다.

    오죽하면 이런 말도 있습니다.
    남자가 좋아하는 여자에게 연락을 못하는 경우는 딱두가지다.
    교통사고가 났거나 아니면.. 죽었거나...ㅎㅎ

    잠시 흔들렸겠지만 그렇게 정신없이 빠져든 상태는 아닌거 같습니다.
    현실을 잘 모시고 자신의 몸과 마음이 상할 정도로 흔들리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세월이 좀 흐르면... 남편도 그럴 수 있었겠다... 하고 이해할 수준까지도 간답니다.ㅎㅎ

  • 11. ....
    '09.2.17 6:03 PM (118.41.xxx.115)

    남일 같지 않아서 로긴했어요.
    그맘 제가 알아요
    날이 갈수록 제가 좋다는 말을 들은 날 ..문자를 봤습니다.옛날 첫사랑이더군요.별일 아니다라고 도리어 화를 내데요. 나는 잠도 못자고 밥도 못먹는데 잘 먹고 잘 자더이다. 설마 아니겠지..넘어갔어요..며칠뒤 컴퓨터로 저장된 문자를 봤죠..저 보다 그녀 ㄴ 을 걱정하고 있더군요..헐
    어째 저째 정리하고 다른일 터지고 세월이 흘렸죠..아무에게도 말 못한채 남들은 여전히 잉꼬로 알고 신랑은 예전 일 잊어버리고 살자하죠..절 사랑한다하죠....하지만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그때 본 문자내용..나에게 도리어 화를 내던 모습..헤어진 뒤 새벽에 느닷없이 울리던 전화벨..
    자기는 남자친구들 다 그렇게 만나고 연락하고 문자질한다고 당당하던 유부녀 ..훗..내 눈에 내귀에 선명합니다....세월이 약이 아니에요..내가 살기위해 몸부림치는 거에요..새까만 내자식 눈보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내가 알거든요..빨리 세월이 흘러서 내가 늙어서 그것들이 떠오르지 않을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님... 님때문에 오늘밤 또 아무도 몰래 제가 술한잔 해야겠습니다..

  • 12. 원글
    '09.2.19 6:47 PM (118.39.xxx.53)

    ....님
    제맘 알아주는 누군가가 있다는데 가슴이 따뜻해 옵니다.
    하지만 또 누군가가 이렇게 아파한다는 사실에 맘이 아프네요.
    우리...한잔 할까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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