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50대가 되니... 의 글을 읽고서...

내 멋에산다. 조회수 : 1,741
작성일 : 2009-02-15 18:22:34
저 이제 막 5학년이 되었어요.
반(?)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구요.
내년이면 1반으로 가라는 통지는 받았지요.ㅎㅎ~

저는 서른 아홉이 그렇게 힘들었던것 같습니다.
서른하고 마흔의 차이가 제겐 참 어마어마 하게 느껴졌거든요.
서른 아홉의 가을을 그렇게 보내고
마흔 둘 까지의 삶이
스스로가 느껴지던 그 쓸쓸하고 서러움.

아이가 학교에서 늦게 오는 날이 많아지고
혼자 있는 시간이 적막강산.
그때,
봉사활동을 다녔어요.구청에서 주관하는 노인병원으로요.
그곳에서 만나는 할머니,할아버지.
그때,사람들이 말하는 감정의 사치란걸 알았습니다.
노인병원이라고 하지만 가끔은 젊은 암 환자들도 있었고
교통사고로 장기 입원 환자도 있었답니다.

내 몸의 건강함에 감사하자....

많이 가진것도 아니고
많이 배운것도 아니지만 한글도 읽을 줄 알고
그때도 인터넷은 했으니 또래의 동호회에서 얘기도 나누고
때론 지나치는 길에 찾아오는 친구들도 있고요(지방입니다)

그렇게 지나다가
아들이 대입 문제로 정신없이 지내고...
군대엘 가고
이제 50이 되었습니다.
마흔아홉은 그렇게 힘들지 않았습니다.
나이가 들어 가면서 좀 더 많은걸 끌어 안는 넉넉함이 되어 가더군요.

요즘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세요?
내가 마흔이었을 적에
20대,30대를 보면서 이쁘고 부러웠듯이 내 나이 50을 부러워 할
60,70대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
내가 20대에서 40대를 살아 온느 동안에도 그 나이가 좋았음을 몰랐듯이
내가 지금의 50대의
아직은 괜찮은 나이임을 모르고 지내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

이 나이에도 철딱서니가 없음인지
이쁜 그릇을 보면 사고 싶고
더러는 사다가 쓰기도 하는데 친구들의 하는 말.
'지금도 그릇이 사고 싶니?'
전, 사고 싶습니다.
소위 명품 백이라는건 내 수준이 아니라고눈을 돌리지만
어지간한 핸드백은 사고 싶고 사기도 하고요.

길을 가다가
어린애를 데리고 가는 젊은 엄마의 모습에 흐믓해 지고
나이가 들면서 조그만 애들이 더 이쁘고
그래서 할머니들이 손주들을 그렇게 그리워 하는지도...

지금 이 시간.
자신의 나이가 좋은 때다...느낄 이가 얼마나 될까요?
언제나 지난간 것들에 대한 그리움과 회한으로
그땐 그랬는데...그때가 좋았는데...

생각의 끝을 조금만 바꾸면
오늘도 우리는 충분히 아름다운 나이 입니다.
50대가 되신 분들...힘내자구요.
할 일이 많고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너무 많은 우리 50대들.
우리는 그래서 충분히 아름다운 나이 입니다.

IP : 211.232.xxx.180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선배님
    '09.2.15 6:53 PM (119.64.xxx.78)

    글 잘읽었습니다.
    뵌적은 없지만 인생의 선배님이니 선배님이라고 부르고 싶네요.
    저는 올해 30대의 마지막 해를 보내고 있습니다.
    선배님 말씀처럼 참으로 마음이 힘드네요.
    무작정 길을 가다 어디로 갈지 길을 잃었다고나 할까 ? 뭐 그런 느낌이 듭니다.
    우울증이 오기도 하고 그런데 선배님 글을 읽으니 정신이 확 드네요.
    일깨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를 사랑해주는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부지런하고 힘차게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더 나이들어 후회가 없도록 말이죠.

    좋은 글 감사드려요.^^

  • 2. 저도
    '09.2.15 7:13 PM (122.254.xxx.48)

    내년이면 1반으로 반 배정을 받는 5학년입니다.
    님의 글에 너무나 공감하는 마음으로 아주 오랫만에 로긴했습니다.

    지금 성시경의 애절한 노래를 배경으로 들으면서,아직도 감성에 마음 다스리는 시간을 보냅니다.

    저 또한 군대 가있는 우리 아들 20대를 잘 보낼 수 있도록,10대를 안쓰럽게 열공으로 보내고 있는 우리딸,따듯하게 손 잡아주고

    남편에게 저 또한 부족하고 못 마땅한 점이 있겠지만,상대적으로,남편의 불만으로 곱지 않은 마음이 바라 볼때
    저에게 토닥 토닥 타이릅니다.

    이해하고,용서하라고.............모든 것에도 그런 시선으로 바라보라고.......

  • 3. ^^
    '09.2.15 7:54 PM (210.91.xxx.246)

    저도 39살때가 젤로 힘들었던 거 같습니다.
    지금은 4학년 4반...그런데 원글님의 심정이랑 어찌나 똑같은지요.
    대입은 아직 몇년 남았지만
    조금씩 마음을 비워서 잘 넘어갈 듯 합니다.

  • 4. ㅎㅎ
    '09.2.15 8:12 PM (222.104.xxx.175)

    저도 5학년이 훌쩍넘었습니다
    항상 입버릇처럼 세상을 거의 다 살았던것처럼..이젠 이나이에뭘...하면서 의욕을 버리고 산것이 조금은 부끄럽네요~
    원글님 글 읽어가면서 새삼 도의한 감정들이 많아졌어요~
    7~8학년들이 보실땐 저희들 아직 할일많고 부러운 학년 맞겠네요
    순간순간 한번씩 좋은글 읽으면서 자신을 추스려봅니다~^^

  • 5. koeun
    '09.2.15 8:21 PM (116.34.xxx.28)

    저도 올해로 50이 되었습니다.
    막내딸이 대학교 입학하구요,
    10여년을 혼자 아이들 키우면서 많이 힘들고 죽고 싶은적도 많았지만
    이제는 너무너무 보람됩니다. 비록 우리아이들 좋은 대학에는 못갔지만
    나름 어엿한 대학생이 되었고, 사춘기를 못느낄정도로 잘 자라주었지요.
    이젠부터 시작이다라고 생각하고 열씸히 즐겁게 살거에요...화이팅!!!

  • 6. 보르미
    '09.2.16 12:59 AM (61.248.xxx.2)

    나이 들어가니 제일 중요한게 건강이라고 생각되더군요.
    가족간의 대화도 중요하구요.

    젊었을 때는 주변 서로에게 바래는 게 많았는데
    나이들어가면서 주변사람들을 이해하려 하게 되고
    그래서인지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구요.

    "세상 사는 것이 별거 있겠나?" 이렇게 소리치면서
    순간순간 재미있게 살아보려고 노력합니다.

    모처럼 원글님의 좋으신 말씀에 기분이 좋아집니다.
    항상 행복하세요.

  • 7. 내 멋에산다.
    '09.2.16 1:04 AM (211.232.xxx.180)

    늦은 시각에 뒤로 돌려가며 제가 올린 글을 찾았습니다.
    아휴~왜 이리 오자는 많은 건지.
    감사하게도 댓글 달아 주신 분들.
    고맙습니다.
    이렇게 혼자 적어 내려가면서 스스로의 위안도 되었고
    누군가는 나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지는 않을까? 했던 생각.

    살아가는 모습들이 거의 그런가 봅니다.

    나이가 들어 가면서 좋은것이 많기도 합디다.
    시어머니를 이해하고 안쓰러워 지게 되었고
    남편의 나이듦이 측은하기도 했으며
    그이도 나를 보며 그러려니...하는 생각도 해 보고

    막내 따님을 입학 시키신 분.
    축하드립니다.
    혼자서 키우셨다는 글에 뭉클.
    우리는 열을 다 가질 수는 없다고 하지요.
    그렇게 착하게 커준 아이들이 있어 살아야 하는 이유가 되었지 싶습니다.

    좀 더 넉넉한 품으로 남을 보듬고
    따듯한 시선으로 상대를 볼 주 아는 우리들이 됩시다.
    나이가 들어 간다는 것은
    그동안의 경험으로 많은 것들을 안다는 것입니다.

    자~~~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화이팅!!!

  • 8.
    '09.2.16 11:01 AM (121.162.xxx.213)

    안녕하세요.
    저는 미혼이지만 황홀한 30대가 끝나간다고 생각하니
    요몇일간 나이 먹는게 너무 두렵고 힘들었지요.
    게다가 남편도 자식도 없으니 더더구나 50살 이후가 두려워요.
    하지만 제가 지금 미혼의 삶을 즐기고 있으니
    얻는게 있으면 잃는것도 있는거겠죠.
    현재의 삶에 최선을 다하면서 님처럼 나이 먹고 싶습니다.
    저도 친구들이나 주변에 "그나이에 그러고 싶냐"라는 말 들으며서 살고 싶어요.
    남들보다 마음은 훨씬 젊다는거잖아요.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 9. 오늘은...
    '09.2.16 5:16 PM (219.241.xxx.27)

    앞으로 남아있는 내 삶의 나날 중 가장
    젊은 날! 이라고 .... '누구세요' 라는 드라마 중 명대사가
    생각납니다. ㅎㅎ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2630 자유게시판은... 146 82cook.. 2005/04/11 154,593
682629 뉴스기사 등 무단 게재 관련 공지입니다. 8 82cook.. 2009/12/09 62,251
682628 장터 관련 글은 회원장터로 이동됩니다 49 82cook.. 2006/01/05 92,532
682627 혹시 폰으로 드라마 다시보기 할 곳 없나요? ᆢ.. 2011/08/21 19,988
682626 뉴저지에대해 잘아시는분계셔요? 애니 2011/08/21 21,684
682625 내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 사랑이여 2011/08/21 21,396
682624 꼬꼬면 1 /// 2011/08/21 27,428
682623 대출제한... 전세가가 떨어질까요? 1 애셋맘 2011/08/21 34,621
682622 밥안준다고 우는 사람은 봤어도, 밥 안주겠다고 우는 사람은 첨봤다. 4 명언 2011/08/21 34,820
682621 방학숙제로 그림 공모전에 응모해야되는데요.. 3 애엄마 2011/08/21 14,866
682620 경험담좀 들어보실래요?? 차칸귀염둥이.. 2011/08/21 17,007
682619 집이 좁을수록 마루폭이 좁은게 낫나요?(꼭 답변 부탁드려요) 2 너무 어렵네.. 2011/08/21 23,227
682618 82게시판이 이상합니다. 5 해남 사는 .. 2011/08/21 36,211
682617 저는 이상한 메세지가 떴어요 3 조이씨 2011/08/21 27,418
682616 떼쓰는 5세 후니~! EBS 오은영 박사님 도와주세요.. -_-; 2011/08/21 18,320
682615 제가 너무 철 없이 생각 하는...거죠.. 6 .. 2011/08/21 26,652
682614 숙대 영문 vs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1 짜증섞인목소.. 2011/08/21 74,121
682613 뒷장을 볼수가없네요. 1 이건뭐 2011/08/21 14,566
682612 도어락 추천해 주세요 도어락 얘기.. 2011/08/21 11,634
682611 예수의 가르침과 무상급식 2 참맛 2011/08/21 14,375
682610 새싹 채소에도 곰팡이가 피겠지요..? 1 ... 2011/08/21 13,404
682609 올림픽실내수영장에 전화하니 안받는데 일요일은 원래 안하나요? 1 수영장 2011/08/21 13,653
682608 수리비용과 변상비용으로 든 내 돈 100만원.. ㅠ,ㅠ 4 독수리오남매.. 2011/08/21 26,058
682607 임플란트 하신 분 계신가요 소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3 애플 이야기.. 2011/08/21 23,557
682606 가래떡 3 가래떡 2011/08/21 19,769
682605 한강초밥 문열었나요? 5 슈슈 2011/08/21 21,829
682604 고성 파인리즈 리조트.속초 터미널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2 늦은휴가 2011/08/21 13,819
682603 도대체 투표운동본부 뭐시기들은 2 도대체 2011/08/21 11,942
682602 찹쌀고추장이 묽어요.어째야할까요? 5 독수리오남매.. 2011/08/21 18,109
682601 꽈리고추찜 하려고 하는데 밀가루 대신 튀김가루 입혀도 될까요? 2 .... 2011/08/21 21,848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