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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빠딸이란 분이 쓰신 글인데...많이 슬프네요...

아고라 펌.. 조회수 : 1,182
작성일 : 2009-02-11 16:07:13
전올해27살입니다.. 그누구와도바꿀수없는..저희아빠에대해 여러분에게 수다좀떨고싶습니다..

아빠나이 45세에 39세 올드미스 울엄마 만나서 1983년에 저를 낳았습니다..(전딸입니다..ㅋㅋ)

부대다니셨던 저희 아빠는 아메리칸스탈이였지만 경상도 분이라 어쩔수 없는 무뚝뚝함과 잘생긴 외모에서 풍겨나온 카리스마(탤런트 박근형아저씨 닮으셨음)...저희 아버지는 정말 멋진분이였습니다.

하지만 너무 무뚝뚝하셔서 명절날 친척끼리 모여도 활짝웃거나 흐트러진모습을 한번도 보여주지않으신 아버지였습니다. 친척오빠들은 저희아버지가 술한잔 못하시고 큰아버지는 무서운분이시라고 항상 말할 정도였으니깐요... 그러다 저를 낳고 동생을 낳고 너무 좋아하셨다고 합니다.
방에 갓난아기인 제가 누워있으면 문닫고 물고 빨고 하다가 작은엄마나 누가문을열고 들어오면 저를 휙~밀어놓고 돌아앉으실정도로 무뚝뚝하신분이셨다고 합니다..
4살터울인 아들이 있는데도 저를 얼마나 이뻐하시는지 동네방네 사람들이 다알정도입니다..
맨날 데리고 다니고 사진찍고 앨범이 얼마나 많은지..ㅋㅋ 주로 코스는 할머니산소를 데리고 다녔습니다. (할머니를 모시고 독신으로 살다가 결혼하셨거든요,앨범사진온통 할머니산소에서 찍은게 90프로입니다..ㅎ)동생과 학교갈떄도 동생몰래 300원씩주시고 학교갔다오면 꼭 전화하라고하고..밥먹었냐고물어보고 나가면나간다 들어오면 들어온다 아버지랑 통화도 많이했습니다..지금생각하면 생각도 잘안납니다..간단히 아주간단히 통화한기억밖엔..잘못하면 혼도 많이나고 맞기도 한기억이 납니다..정말 행복했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6학년때 아버지가 사무실에서 쓰러져서 한의원으로 가셨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얼마나울었는지..도착하고서도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괜찮다고 하셨던 아빠의 얼굴도 기억합니다.. 그렇게 중풍으로 쓰러지셔서 오른쪽팔다리와 언어장애가 와서 뇌수술도 받았습니다. 그떄바로 한의원이 아닌 병원으로 갔다면 나았을수도 있겠지만 고집이 워낙세서 병원은 죽어도 안가겠다고 버티셨습니다. 그렇게 병들었던 아버지와 함꼐 살았지만 거동은 하시고 집안일도 다하셨기에 별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말을 좀 알아듣기 힘들었지만 워낙 깔끔하셨던 분이라 병든사람처럼 하고 다니지는 않았습니다. 항상 깔끔하고 염색하고 씻고 병원에서도 소문날 정도였으니깐요.. 병원에서 수술받고 집에서 생활하셨습니다. 학교갔따오면 집에계시고 항상 아빠랑 붙어있었습니다. 그래서 엄마보다 아빠랑더 가까웠어요..우리는 엄마뺴고 셋이 너무 친했거든요~울엄마는 뭐시켜먹고 이런거 시러해서 셋이 시켜먹고 말하지말라고입맞추고 가족사진도 셋이찍고..

중학교3학년졸업식날..아빠한테"아빠,나졸업식날상탄다~전교생앞에서 상탄다,아빠안올꺼야?"

라고 말헀더니 안오신다고 하시더라구요..머어쩔수없었지만 보셨다면 더좋았을텐데 하고 생각하고 졸업식을 했습니다. 앞에서 상받고 집에왔는데 아빠가 그러시더라고요..가다가 되돌아왔다고..너무추워서..되돌아왔다고..

혼자오시려다가 원래졸업식날은 되게춥자나요..너무추워서 걸어오시다가 집에 되돌아가셨더라구요..(학교에서 집은 걸어서 20분~30분걸렸어요)한쪽다리 절면서 얼마나 힘드셨겠어요..

집에교복그대로 입고 아빠랑 졸업식분위기 내면서 사진찍었죠..동생초등학교 졸업식날도 아빠랑집에서 그렇게찍었구요~꽃들고~

중학교졸업여행갈때도 아빠가 편의점에서 술사주시더라구요..체리소주하나 레몬소주하나 오비맥주2캔.. 그러면서 더사라고 했던것도 추가로 생각나네요

아버지랑 친했던 반면에 엄마랑은 별로 사이가 그닥좋지 않았습니다. 항상 불화가 있었고 그래서 20살떄 집을 나왔습니다. 그래서 혼자방을얻어 2달생활했던거 같습니다. 그래도 낮에는 매일매일 아빠보러 집에갔죠..엄마는 없으니깐..그때 첨으로 아빠가 운걸 봤습니다. 집에오라고 들어오라고..참..너무못된딸이 되버려서 며칠있다가 집에들어온 적도 있었구요..

하루는 아빠가 닭에 맥주먹으러 나가자고 해서 나가서 먹다가 아빠아픈것도생각 안하고 먹다가 아빠가 취하는 바람에 집에 못올뻔한 추억도 있었어요..ㅋㅋ

그러다가 이사를 갔죠~이사가셨을때 연세가 70..이사가서 계속 넘어지는 수도 잦았고 몸이 좀 붓는 현상도 일어났지만.. 더이상 뭐를 할수 있는방법은 없었어요..돈도 없었고.. 그래서 가까운 병원에서 더심하지 않게만 할 정도였죠..그러다가 화장실에서 나오시다가 넘어지셨는데 화장실앞에 낮은 장식장에 머리를 찧면서 피를 많이 흘리셨어요.. 그러면서 완전히 누워계셨죠..대소변도 못가리시고 한6개월을 그렇게 누워계시더라구요..한여름에는 제몸하나 가누기도 힘든데 목욕도 시키기 힘들었고 밥차리기도 싫었고 나가지도 못했고 모든게 너무 싫더라구요..밤에 잠도못자고 부르면가야하고 그래서 아빠한테 모진소리도 많이 했어요..하루에 몇번씩갈아야되는 이불떄문에 아빠팔잡고 끌기도 하고 욕도하고..그래도 딸이 모가좋다고 기저귀는 항상 저한테 갈아달라고 그러고 밥도 나보고 달라고 하고..엄마도 있는데 모든걸 다 저한테 해달라고 하더라구요..가끔씩 이불밑에 숨겨놨던 쌈짓돈도 몰래주고..

그러면서 병원에도 입원하는 횟수도 잦아들었습니다..그러면서 첨으로 간병인을 썼습니다. 아빠는 그게못마땅해서인지 저만찾으신다고 하시더라구요..하도제이름을 불러대서 온병원사람들이 제이름알정도로.. 간병인들이 "할아버지,제가누구에요?어제가르쳐드렸잖아요~"하면아빠는 "oo"하고 제이름 부르신다고합니다..그래도 매일매일가는데 한번은 감기에들려서 이틀정도를 못간적이있었어요..이틀있다가가니깐 간병인한분이입구에서절보시고"oo왔네~할아버지oo왔네~"하시더라구요..그래서가봤더니 아빠가 절보더니 글썽이면서 손으로 오라고 오라고 하시더라구요..얼마나기다렸는지..누가보면 이산가족만난줄알겠더라구요..나이가먹으면 애기가 된다는말..정말맞더라구요..

씻는거좋아해서 목욕한번시켜주면 애기처럼 금방잠들구..보면웃고..

그러다가 요양소로 갔습니다..거길보내놓고 얼마나 울었는지..정말 미친듯이 울었습니다.

일주일에 한번씩갔죠..일을해야하니깐 평일엔 면회시간하고 안맞더라구요..주말에 갈때마다..갈때마다 상태가 좋지는 못했어요..이도 없고 소화도못시키고..욕창도 심해지고..밤새 앓다가도 자식보면 웃으면서 얼마나 좋아하는지...눈물도 자주 글썽이시고..

상태가 심해진게 혹시 그렇게 좋아하는 자식들과 떨어져있어서 더그런거같았습니다. 요양소에 보내고 5개월째..요양소에서 아빠상태가 안좋아서그러는데 병원으,로 옮겨야겠다고 해서 병원으로 옮겼죠..그전에도 병원을 몇번씩 옮겨다녔죠..아빠에관한건 엄마나 동생보다 제가더 많이 알고있기때문에 꼭 제가 가야했을 정도니깐요..어디어디가 안좋은건 저밖에 모르니깐요..그리고 마지막병원에 입원했을때..상태가 많이 안좋다고 의사가 말하더군요..병원에서 3주계셨나봐요..일하고있는데 전화한통을받았어요..의사가 면담하고싶다고..그래서 갔더니 이번주넘기지 못할꺼라고하더군요..

속으로 '설마..'라고 생각했죠.,.항상옆에붙어있었던아빠가 에이설마..라고생각했죠..그리고 아빠한테올라갔어요...(이미아빠는 곡기가 끊어져있는상태였습니다.며칠전부터..)의식없는상태에서 산소호흡기에 의지한채 거친숨을 몰아쉬고계셨습니다..이틀전까지만해도 괜찮았는데 어떻게 갑자기 그런일이있는지 말도안됐습니다..아빠를 톡톡 건들이면서"아빠oo왔네..아빠"하고 불렀습니다..그랬더니갑자기 눈을 뜨더니 절보고 웃더라고요..그러면서 다시눈을감았습니다..그날저녁에 동생도 와서 "아빠oo왔네"라고불렀더니 또눈을뜨시고는 웃으시더랍니다.. 그리고 다시눈을 감고 거친숨을 몰아쉬셨습니다. 그리곤...이틀뒤에 더이상 아무도 알아보지못하시고..숨을 거두셨습니다..

지금이순간도..너무보고싶은 사랑하는 우리아빠..

아빠한테가기위해 떼쓰고 해서는 안될짓한거...정말 정말 진심으로 미안해...다시한번만 볼수있다면..정말 딱한번만 볼수있다면..무슨짓이든할거같애....이맘으로 살아볼께..아빠는 항상 옆에있다는 맘으로 같이있다는 맘으로 살아볼께.....진짜 가식적인거같아서 이런데다 글같은거 남기기싫었는데..아빠하고 지냈던세월정말 신나게 떠들어보고싶어갖고..ㅋㅋㅋ아빠때문에 힘든적도있었지만..그래도 다시태어나도 아빠딸로 태어날라고..아빠가싫어도 어쩔수없어..ㅋㅋ아빤선택권이없어..지금없으니깐......아빠..정말보고싶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이 글을 읽는데...눈물이 나네요..
IP : 118.223.xxx.154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고라 펌..
    '09.2.11 4:07 PM (118.223.xxx.154)

    http://bbs3.agora.media.daum.net/gaia/do/story/read?bbsId=S101&articleId=1640...

  • 2.
    '09.2.11 4:36 PM (202.218.xxx.197)

    "갓난아기인 제가 누워있으면 문닫고 물고 빨고 하다가 작은엄마나 누가문을열고 들어오면 저를 휙~밀어놓고 돌아앉으실정도로 무뚝뚝하신분이셨다고 합니다" -> 저희 아버지랑 똑같으시네요.

    전 크면서 아빠가 항상 무섭고 엄했다는 기억밖에 없는데, 울엄마말로는 아빠가 저 아기때 너무 이뻐했다면서 물고 빨았다고 하셔서 많이 놀랬어요.
    제가 점점크면서 어린아이같아지시는 아빠보고 저도 요즘 맘이 짠했는데.. 이글보니 아빠한테 더 잘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 3. ..
    '09.2.11 6:24 PM (121.181.xxx.123)

    저희 아버지도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인줄만 알았는데
    어느듯 철이 들어서 어릴때 사진 하나 하나 보면
    제 사진 옆엔 항상 아빠가 웃으면서 계시더라구요
    그리고 엄마 말이 아버지께서 저 초등학교 들어가기전까지
    발에 흙안묻히게 한다고 맨날 안고 다녔다고
    그리고 겨울에 혹 저 추울까봐 옷을 많이 껴입혀서 밤에 잔다고 옷벗기면
    제 몸에서 김났다고 하네요..
    전 그럴줄도 모르고 맨날 아버지한테 화만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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