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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갑고 냉정한 성격의 엄마

.. 조회수 : 2,493
작성일 : 2009-02-06 12:24:00
저희 엄마는 차갑고 냉정해요.
뭐 잘못을 해도 "으이으이.. 그렇치" 하며 눈 흘기고 못마땅하다는 듯 고개를 획 돌리십니다.
어릴 때는 내가 정말 죽을 잘못을 했거니 생각하고 자책하고 반성했습니다.

그러나 자라면서 주위를 보니 똑같은 잘못을 해도 "괜찮아, 니가 아직 어려서 그래. 이렇게 잘못한 거 알고, 다음부터 고치면 돼"라고 말해주는 부모님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아무튼 이런 엄마의 영향으로 지금 제 자식에게는 혹 잘못한 일이 있더라도 일단은 안아줍니다.
"우리 oo이, 많이 놀랬겠다. 괜찮아. 너 마음이 나쁜 게 아니라, 너도 몰라서 그랬을거야. 다음부터 고치면 돼"라고 말해주는 등 아이에게 따뜻하고 자상하게 말해줍니다. 아이에게 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 모두에게 따뜻하고 자상하게 대해주려고 노력합니다. 특히 말할 때.

그런데 엄마한테만은 도저히 따뜻한 말이 나가지 않아요.
엄마가 뭐 잘못하면 일단 버럭!!! 하고 소리부터 지르게 되구요.
말하다보면 훈계조로 핏대를 올리며 이야기를 합니다.
남들 혹은 내 아이에게 하는 것 십분의 일만큼만 다정하게 해도 될 것을..
맨날 결심하고 다짐해도 엄마한테는 다정한 말이 안 나가네요.
정말 고치고 싶은데..
그리고 마음 한 가운데는 엄마가 지금이라도 내가 너를 참 냉정하게 키워서 미안하다.. 이 한마디를 듣고 싶은데..
그러면 내 마음이 많이 풀릴 것 같은데..
며칠 전에 비슷한 말을 했더니 인정은 커녕 오히려 더 화만 버럭 내시더라구요.
후.. 어찌해야 할지..
혹 저와 비슷한 분 계신가요?
혹 저와 비슷한 상황이다가 엄마와의 관계가 호전된 분 계시면 알려주세요.
엄마는 자꾸 늙어가시는데, 더 이상 이렇게 지내면 안 될 것 같아 걱정이에요.
IP : 121.139.xxx.17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
    '09.2.6 12:30 PM (124.254.xxx.73)

    엄마에게 장점보단 단점에 대한 말만 듣고 자라선지..나이 40먹어서도 엄마에겐 쌀쌀맞고 냉정한 말투가 나와요..... 다름 사람에겐 안 그런데 고쳐지지가 않네요.. 가슴 밑바닥에 받은대로 갚아줄려는 복수심이 있어서 그러려니 합니다...저도 성인군자가 아니니 어쩔 수 없어요..저의 엄마도 자신의 그런 성격 절대 모르시고 인정 안하세요. 제 성격이나 기질이 내가 원한것도 아니고 그렇게 태어난건데..자신의 성격과 안 맞다고 야단만 치고 그랬지요..자신과 다르다는걸로 자식 미워하는(본인은 절대 인정안하겠지만) 거...한 인생을 망치는 거예요..

  • 2. ,,
    '09.2.6 12:33 PM (121.131.xxx.63)

    저도 그래요. 친정에 전화하는게 시댁보다 더 어렵고 싫고... 이러다 정말 명절 경조사때만 가게 되는거 아닌지...;;;

  • 3. 저도 그래요
    '09.2.6 12:51 PM (59.6.xxx.251)

    저희 엄마도 그닥 따뜻하신 분이 아니고, 어렸을때 참으로 많이 혼나고 엄하게 키웠지요.
    별거 아닌것도 마구 혼내고, 그래서 저도 원글님처럼 제 아이한테는 절대 안 그럽니다.
    부드럽게 말하려고 많이 노력한답니다.
    그런데 저는 처녀때보다는 오히려 결혼하고 나서 엄마랑 더 사이가 좋아진 편입니다.
    엄마가 말을 좀 퉁명스럽게 하고 기분나쁘게 해도 머 그러려니 하고 말아요. 왠만하면 잊어버리려하고 엄마 성격에 대해서 말해줘도 잘 모르더라고요 ㅎㅎ 원래 엄마 성격이려니 이해하고 넘어간답니다. 그런 일이 있을때마다 난 절대 내 딸에게 그러지 말아야지 하고 결심한답니다.
    제가 신랑한테 그래요. 내가 혹시 엄마처럼 딸한테 대하면 바로 지적하라고~ 제가 제일 듣기 싫어하는 말이 "너 지금 니네 엄마 같어~" 랍니다. ㅎㅎㅎ

  • 4. 엄마
    '09.2.6 1:08 PM (119.69.xxx.43)

    저희 엄마는 자상하고 크게 혼낸적도 없이 자식을 키웠는데
    저는 엄마와 다르게 애들에게 원글님 엄마와 같은 태도로 대하게 되네요
    안그래야지 하면서 잘못한게 있으면 타이르기보다 불같이 화를 내게되고 장점도 많은데
    단점만 부각되서 잔소리하게 되고..
    저희 딸들도 나중에 냉정한 엄마였다고 냉정하게 대할까봐 겁나네요
    오늘부터라도 고쳐서 다정하고 따뜻한 엄마가 되도록 노력해야겠어요

  • 5. 엄마도
    '09.2.6 2:12 PM (211.192.xxx.23)

    저한테 그러고,,저도 자식한테 그러고,,암마랑은 전화도 하기시맇고,,,
    제가 제일 심한 케이스네요,,
    저는 엄마가 차가워서라기보다는 이기심에 질린것 같아요 ㅠㅠ

  • 6. ..
    '09.2.6 3:46 PM (222.234.xxx.57)

    저희 엄마도 좀 냉정한 분이세요..엄마 젊은시절엔 울할머니한테서 시집살이 호되게 하시면서 삶에 많이 지치셨던것 같애요..그래서인지 자식들한테 전혀 살갑지 않으셨어요..
    그나마 막내한테는 아주조금 다정하셨던 같네요.

    인스턴트 안먹이고 늘 최선 다해서 자식위해 보살펴줬지만 마음은 잘 안주신 엄마..형제들중에 제가 젤 외모가 떨어지는데 늘 지적당하고 살았어요..결혼한 지금도 외모지적하는거 너무 속상해요..

    엄마랑 다정히 손잡고 걸어본 기억도 없네요..클때까지도 엄마랑 아빠가 절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살았었어요..나한테 무슨일 생기면 아무도 없다고까지 생각하고 살았었죠.
    충분히 사랑받지 못했다는 마음이 강해서 언제어디서나 자신감없고 그랬어요..

    그래서 전 정말이지 다정한 엄마가 되고싶었는데 어느새 저도 많이 닮았는지 아이한테 쌀쌀맞게 대하곤 하네요..

  • 7. 에고.....
    '09.2.6 4:36 PM (121.130.xxx.144)

    윗님들 글을 보니....
    저도 좀 고쳐야 하는데....
    제가 좀 냉정한 편이라 우리 딸이 상처 많이 받는 것 같아서...
    안 그려려고 해도......
    저도 좀더 노력해야겠네요.

  • 8.
    '09.2.6 4:38 PM (221.148.xxx.73)

    내 친정 부모님은 생존만 있고 인생은 없는 분들 같아요. 오로지 생존만을 위해 사시죠. 매 순간이 생존을 위한 선택이고. 거기에 어떤 철학이나 가치나 자존감 따위는 없습니다. 그 느낌 아세요. 내 뒤에 든든한 누군가가 있다는 느낌. 오십이 가까워지는 나이에 부모님한테는 그런 걸 느껴 본 적이 없습니다. 참고로 제 부모님은 대한민국 최고 학부를 졸업하시고 공직 생활 은퇴하셨습니다. 현재 10억이 넘는 부동산과 예탁금 큰 거 한 장 정도 보유하고 계십니다. 이런 환경에서 제가 자랐는데요, 우리 남편이 저 보고 깜짝 놀랐대요. 겉으로만 보기에 환경이 좋은 편인데 너무 자신감도 없고 숫기도 없고, 소심해서요. 자기는 시골 출신이지만 아버지가 언제나 든든한 뒷배였답니다. 그래서인지 삶을 헤쳐나가는 힘도 강하고 자신감도 강합니다. 남편이 두번 째로 놀란 것은 결혼하고 저희 친정 부모님이나 형제들 겪어나가면서부터였다네요.

    배경에 비해 너무나 자신을 초라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라서요. 부모님이 그래요. 지금도 엄마랑 아빠랑 전화 통화할 땐 반 우는 소리 하십니다. 거의 구걸하는 기분이 들 정도로. 저와 동생들이 생활비를 조금 씩 보내드리거든요. 그거 안 들어올까봐 전전긍긍, 돈 보내드리기 열흘전부터 그럽니다. 요즘 경제가 어렵다는데 젊은 사람들 애 키우면서 살기 힘든 거 다 아시면서도 실직하기 직전까지, 회사가 망하기 직전까지는 당신들 용돈은 받아야겠다는 생각처럼 보일 정돕니다. 그러면서 다 갚는다고 큰 소리는 치십니다. 다 갚는 다는 말 한 20년 들어보세요. 진실로 믿어지나. 솔직히 저희 형제들 진짜 힘들 때에 부모님이 힘이 되었던 적 한 번도 없구요, 그리고 그런거 바라지도 않아요. 제발 당신들 구질구질하지 않게 재미나게 잘 먹고 잘 사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리고 제 형제들이 사이가 너무 돈돈해 보이면 싫어하십니다. 덕분에 이제는 서로 만나지 않는 것을 더 편하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명절 때 저 안 갑니다. 근데 전화로 엄마랑 얘기할 때 요즘 니 동생들이 경기도 하나 안 타고 엄청 잘 나간다는 둥 얼마 전엔 목돈이 생겼다는 둥 자랑 엄청하십니다. 근데 나는 알고 있지요. 제 동생들에게 내 얘기도 그런 식으로 부모님이 전하고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이젠 지쳤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살아야 할까요. 친정 부모님 생각은 하기 싫습니다. 그래서 더 남편이랑 내 아이에게 집중하게 되고 다른 생각 안하려 노력합니다. 그런데 문득 남편은 말합니다. 부모 자식 간은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라고요. 방법 좀 알려주세요.

  • 9. 딸님께
    '09.2.6 5:12 PM (219.251.xxx.78)

    관계란 상대적인 건데, 부모님이 달라지지 않고서는 방법이 없어 보여요.
    무조건 부모님 원하는대로 다 해드리는 건 결코 해결책이 아니라는 거 아시잖아요.
    가족이 천륜이라지만, 사실 가장 냉정하고 잔인한 관계가 될 수도 있는 게 가족이에요.
    화목하고 이상적인 가족이 사실 얼마나 있을까 싶기도 하구요.
    더이상 그런 가족관계가 대물림되지 않도록 하는 것만도 할 몫을 다하신 거라고 봐요.
    자식에게 이어지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데요.

  • 10. 윗글님
    '09.2.6 5:57 PM (221.148.xxx.73)

    글 달아 주셔서 고맙네요. 위로받은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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