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동 교수 <아고라>에 글 올려... "내년 경제 위기극복한다는 말은 소가 웃을 일"
김종철 (jcstar21)
▲ 김태동 성균관대 교수
ⓒ 오마이뉴스 권우성
"청와대에 오래 있을수록 현실과는 더욱 멀어지고 아첨성 보고에 눈과 귀가 멀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건 이해합니다. 전임자들도 그러했으니까요. 그러나 전대미문의 위기를 맞이한 한국에서, 주권자들은 대통령의 그런 현실 파악 무능력을 참아낼 여유가 지금은 없습니다."
김태동 성균관대 교수(경제학)의 말이다.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냈던 김 교수는 2일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광장인 <아고라>에 '경제, 그것이 알고 싶다 (1): 3년이 1년으로 줄어든 까닭은?'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김 교수는 이번 글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에 밝힌 '2010년 한국경제회복 가능성' 발언에 대해 국제통화기금(IMF)의 경제전망 수치를 들이대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한국이 내년에 가면 가장 먼저 회복한다고 외국도 우리도 보고 있다'고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다는데, 외국의 어디서, 또 국내의 누가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 그것이 알고 싶다"고 적었다. 이어 "무슨 근거로 한국이 내년에 경제위기를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극복하는 나라가 된다고 하셨는지, 그것이 알고 싶다"고 김 교수는 덧붙였다.
김 교수가 문제 제기한 이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달 30일 SBS '대통령과의 원탁대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에서 나왔다. 당시 패널로 참가한 정갑영 교수가 경제위기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을 묻자 이 대통령은 "올해는 작년보다 어려워질 수 있고 경제가 어렵다는 것은 국민들에게 송구스럽지만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하지만) 희망적인 것은, IMF나 세계은행은 한국이 내년 되면 가장 먼저 4.2% 이상으로 가장 높게 경제를 회복하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고 우리도 이것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었다.
"내년에 가장 먼저 경제 위기극복한다는 말은 소가 웃을 일"
김 교수는 이에 "새해(2009년)가 문제이지 2010년은 아직 너무 많은 날이 남아 있다"면서 "금년에 어떻게 되느냐, 그것도 지금, 이달에 어떻게 되느냐를 기업인이든 봉급생활자든 고민하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한국경제가 작년 4분기부터 최악의 경제성장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다른 선진국 등과 비교해서도 특히 심하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또 "IMF 등 국제기구와 민간 외국계 투자은행들이 과거보다 경제전망치를 자주 수정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한국의 예측기관들은 자꾸 늦추려고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곧이어 최근 사임한 이동걸 금융연구원장을 언급하면서, "이 정부에서는 경제학이 필요없을 것"이라며 "정부가 3% 성장 목표를 하고 있으면 현실경제야 어떻든 눈감고, 그것에 비슷한 숫자를 전망치로 발표하면 연구원장 자리가 유지되고, 그러지 않는 자는 모두 갈아치우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진 김 교수의 정부에 대한 비판의 날은 더 매섭다.
"이렇게 전문가를 수족처럼 부리는 정권은 경제학자 알기를 어떻게 알겠습니까? 이런 환경에서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관변연구소나 재벌연구소에서 많은 경제학자들이 오늘도 건강을 해쳐가며 월급쟁이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월급을 생산직보다 더 받는 것 외에는 언론자유가 없는 '노예 신분'과 크게 다를 바 없습니다.
경제학자를 이렇게 취급하는데, 한국경제가 경제위기를 다른 나라보다 먼저 극복한다구요? 소가 웃을 일입니다. 쓰레기통에서 장미꽃 필 확률이 더 높을 것입니다."
김 교수의 반박은 IMF가 최근에 내놓은 2009년 경제 전망치를 두고 계속됐다. 그는 "IMF는 한국이 세계에서 제일 빠른 회복을 하리라고 예측하지 않았다"면서 "중국, 인도 등 여러 나라에 대해 한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보다 높은 성장률을 예측했다"고 적었다.
김 교수는 또 IMF의 최근 경제예측에 큰 오차가 나고 있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사실 2010년 한국이 제일 빠른 경제회복을 할 것이라는 믿을만한 자료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마지막으로, 작년 11월 미국 교민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대미문의 경제위기가 찾아왔지만 국민이 단합하면 3년 이상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한 이 대통령의 발언을 다시 내놓으면서, "3년 걸린다던 위기극복이 두 달 지나 1년이면 될 정도로 가볍게 볼 상황 변화는 어디에서도 찾을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그의 말이다.
"MB악법의 강행 추진, 그에 따른 여야 갈등과 사회 갈등으로 3년 극복론(11월)의 전제조건이었던 '국민의 단합'은 더 어려워졌으니, 말이 제대로 되려면 이제는 4년, 5년 걸린다고 해야 될 겁니다. 그런데 왜 우리 대통령은 지난주 느닷없이 낙관론을 펴신 걸까요? 그것이 알고 싶습니다!"
출처 : "국민은 대통령의 무능력을 참아낼 여유 없다"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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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 대통령의 무능력을 참아낼 여유없다
리치코바 조회수 : 285
작성일 : 2009-02-02 21:00:49
IP : 118.32.xxx.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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