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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는 서민들

암담한 조회수 : 874
작성일 : 2009-02-02 17:06:25
토요일 오후에 아이와 이것 저것 할 일이 있어 같이 나갔습니다.
오면서 가락시장에 가서 단골 아주머니께 생선도 좀 사고
야채도 몇 가지 사고 ......
집에 오는데 갑자기 실험실에서 신을 삼디다스 슬리퍼가 다 떨어졌다고
후생관에서 파는 것 말고 좀 제대로 된 슬리퍼를 원하더군요.
토요일 저녁 대형 마트에 차 들이기는 전쟁이라는 고정관념 때문에
오가는 길을 조금 틀어서 가락시영 옆의 골목시장에 갔습니다.
전에 명상훈련을  다니며 봤던 골목시장이 제법 컸던 기억이 있고
또 쌓아둔 신발 가게를 본 기억이 났거든요.

아이가 몹시 좋아하더군요.
재래시장이 그렇잖습니까.
사람사는 냄새가 나는 곳
튀김가게. 찐빵 만두가게.족발가게 ......
저녁시간이 가까워오니 아이가 더 허기가 지나 보더군요.
슬리퍼 두개 사고 나오면서 막상 무얼 먹으려니 마땅치 않아 차를 타려는데
아쉬우니 싸게 파는 시장 피자를 한판 사가자더군요.

8천원짜리 피자를 굽는동안 기다리는데
정말 눈물이 나려고 했습니다.
제가 시장을 볼 때는 몰랐는데
저녁 6시 재래 시장에 사람이 없는 거예요.

콧구멍만한 피자가게 옆에 콧잔등만한 어묵가게가 있는데
그 아저씨
어묵 만들어 놓은것이 팔리지 않아
어묵 판 앞에서 멍하니 십분이상 서 계시더군요.
우리 주위로 다니는 사람도 없고

피자 아주머니께 물어 보았더니 울상을 하시더군요.
아이와 오면서 마음이 어두워졌습니다.
어묵을 좀 사 올걸......후회도 되고요.


그런데!
집으로 오는길
석촌 호수 주변의 고급식당.......

미어지고 터지려고 하더군요.
와글와글.
찻집. 식당.

극명한 양극화에 ,
집에 와서 먹는 식은 피자가
그래도 먹을 만한 맛이었지만
눈물이 나서 목이 메입디다.

우리나라
대체 어디로 가고 있나요?
우리,
살아 남는것 과연 가능할까요?
IP : 210.221.xxx.4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구름이
    '09.2.2 5:16 PM (147.46.xxx.168)

    휴우.....
    강부자 시대에 서민들이야....

  • 2. ..
    '09.2.2 5:19 PM (221.153.xxx.137)

    상위 0.1%를 위한 정부라는걸 그 시장상인은 과연 알까요
    투표하면 아마도 또 한나라당 밀어주는 사람들이 아마도 그사람들일거에요.
    시장민심. 서민민심이 제발 이놈의 정부에서 돌아서야하는데 글쎄 모르겠네요

  • 3. 동글맘
    '09.2.2 5:33 PM (211.180.xxx.21)

    정말 재래시장 가면 눈물나지요. 저는 농촌에 살기에 5일장이 서는 곳입니다.
    이곳 5일장도 예전만 못하답니다... 한해 한해가 정말 다르더라구요.
    우리모두 등따시고 배부른 시기가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 4. 저도..
    '09.2.2 5:35 PM (115.140.xxx.24)

    그분들이 지금 상황이 어찌 되어가는지 알고 계신지가 정말 궁금합니다.

    마냥 운명이려니 하고 계시면 어쩌나 걱정이구요...

    정작 바꿔야 할분들이 그분들인데 말이에요....

  • 5.
    '09.2.2 5:48 PM (210.91.xxx.246)

    조금전에 바지 수선 맡긴거 찾으러 옆 동네 갔는데 어떤 건물 빈 차고 앞에서 *쿠르트 아줌마가 멍하니 서 계시데요. 물건박스 옆에 놓고요.. 날이 좀 풀긴해도 그래도 아직 겨울인데, 길 거리에서 언제 올지 모르는 손님을 종일 서서 기다리고 계시는거라 ... 속으로 울컥 올라오더군요. 아무리 예전부터 빈부차이가 있었다고는해도, 갈수록, 삶이 너무 고달픈 풍조로 바꿔지는 거 같아서 속상합니다. *쿠르트의 영업전략도 예전부터 마음에 안들어요.

  • 6. 멕시코 이야기
    '09.2.2 5:59 PM (96.49.xxx.112)

    제가 82 댓글에 멕시코 얘기를 몇 번 햇었는데요,
    지난 여름 멕시코의 작은 마을에 다녀왔었어요. 친구가 멕시코인이라..그 친구네집에요.
    다들 위험한데를 왜 갔냐고 하던데, 시골이어서 위험한 것 없이 잘 놀다왔었지만
    정말 가난해서 놀랐었습니다.
    친구네는 부자였습니다만 (집도 넓고 방마다 오래된 것이지만 에어컨이..)
    코딱지만한 시내 말고 그 주변에는 트레일러에서 사는 사람,
    반쪽짜리 집에서 사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40도가 넘는 더위에 물도 제대로 안 나오는 집에서요.
    시골도 그런데 멕시코 시티 같은 대도시는 범죄가 우글거리는 도시이지요.
    세계 1위의 부자가 있는 나라이지만
    대부분의 서민은 정말 가난한 나라가 멕시코입니다.
    하지만 멕시코는 한국보다 20년 먼저 올림픽을 치뤘을 정도로 예전에는
    한국보다 잘 사는 나라였었죠.
    하지만.. 부패한 정치와 미국에 의존한 경제 등.. 그 이후로 가난의 길로 접어듭니다.
    많은 사람들이 멕시코, 남미 사람들이 게을러서 그래..라고 말을 하더라고요.
    더운 나라에 사는 사람들이라 성격상 느긋하고 여유로울 수 있겠고요,
    그리고 춤과 음악을 사랑하는 국민들이라 노는 거 좋아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그들도 낮에는 열심히 일합니다.
    그 더위에 자전거로 아이스박스 싣고 아이스크림 팔러 다니는 장사도 보았고,
    물장수도 보았습니다.
    친구네 엄마는 쓰리잡이었고요, 공항에서도 일하고, 여행사에서도 일하고, 부동산에서도 일하시더군요. 아버지가 조금 편찮으셔서 수술 후 엄마가 생계를 이어간다고요.

    저는 멕시코를 다녀온 후..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그 길로 들어선 건 아닐까
    걱정을 참 많이 했습니다.
    세계 부자 1위가 있는 나라이지만
    대다수의 국민이 못사는 나라, 멕시코.
    삼성이라는 굴지의 기업이 있고 도쿄 못지 않은 대도시 서울이 있지만
    대다수의 국민이 못사는 나라가 되면 어쩌나.. 하고요.

  • 7. ^I^
    '09.2.2 6:06 PM (123.254.xxx.11)

    어떻하던 이정권에서 견디어낼 독한 각오가
    필요한것 같읍니다
    서민들은 보이지않고 강부자들을 위한
    정책들만 내놓고 있으니......
    열심이 사시는 강부자님 말고 부동산 투기로 강부자가 되신분들
    과정도 역겹지만 기득권자가 된뜻하는 그들의 가치관이 더 더러워
    보입니다

  • 8. --;;
    '09.2.2 11:50 PM (116.33.xxx.70)

    저도 그런데서 사고 싶어요 시장에서. 아니면 길거리에 야채들 조금씩 놓고 파시는 할머니들한테

    그런데. 먹거리는 참 못사겠드라고요.

    워낙 다 중국산에 텔레비전 보면 안좋은것들이 많아서.

    거기다 광우병소 이후 전 마트도 안가고 생협가요.

    많이 안먹고 적게 먹더라도 안전하게 먹자는 주의거든요.

    얼마전 약간 장애아저씨께서 아파트 상가에서 각티슈를 가게마다 돌며 팔려고 애를 쓰시더라구요

    가게 주인들은 안산다하고..

    맘이 안좋아서 각티슈 3개씩들은거 5500원짜리 두개 샀어요.

    이사해서 집에 휴지 많은데..

    잘했죠? ^^;;;;;;;;;;

  • 9. 하루 온 종일
    '09.2.3 10:50 AM (210.221.xxx.4)

    좁은 골목 건너 가게 주인들끼리 얼굴만 마주보는 그 상황이
    얼마나 이어져 가야 할지
    주머니가 가벼운 사람만 더 힘든 세상이 얼마나 계속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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