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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의 눈물

하늘을 날자 조회수 : 335
작성일 : 2009-01-30 11:41:26
어제 우연히 <팔레스타인의 눈물>이라는 책을 동료에게 빌렸습니다. 가자 지구에서의 끔찍한 학살을 뉴스로 지켜보고, '세상에...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팔레스타인에 관해서 좀 공부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동료가 보던 <팔레스타인의 눈물>이라는 책을 잠깐 훑어보고,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빌렸습니다. 팔레스타인 출신 문인들이 쓴 시, 소설, 수필들을 묶어 놓은 책입니다. 옮긴이의 말이 책 앞부분에 나오는데, 너무너무 마음이 아프더군요. 오늘 하루를 무사히 살아낼 수 있을지 걱정하며 살아야 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 아침에 아들이 반쯤 먹다 남긴 사과를 점심때 마저 먹으려고 두고갔는데, 남은 사과 반쪽도 먹지못한 아들이 오후에 싸늘한 시체가 되어 돌아왔다는 어머니의 증언. 곳곳에 설치된 검문소를 무사히 통과해야 병원에 갈 수 있는데, 구급차조차 검문소 이스라엘 군인의 변덕에 따라 한없이 검문이 오래 걸릴 수도 있는 현실. 정말 여기가 사람이 사는 곳이 맞단 말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을, 그리고 내일을 살아갈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서 끔찍한 '자살폭탄테러'를 시도하게 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른다는 옮긴이의 말에 정말 참담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일본의 압제를 겪던 우리의 식민지 시절이 이랬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답니다.

<개 같은 인생>, <심문> 두 챕터를 어제 보았습니다. <개 같은 인생>은 애완견을 치료하기 위해서 검문소를 통과해서 이스라엘 영토로 들어가 이스라엘 의사에게 애완견을 치료받고, 다시 팔레스타인 지역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그린 글입니다. 애완견에게는 이스라엘 통행증이 발부되었는데, 자신은 이스라엘 사람도 팔레스타인 사람도 아닌 애매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 검문소의 이스라엘 군인에게 "저는 이 개의 운전기사입니다. 이 개는 이스라엘 여권이 있거든요."라고 소개하는 장면은 참... 씁쓸하더라구요. <심문>은 팔레스타인 사람이 '폭탄테러' 사건에 연루되어 이스라엘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는 과정을 그린 글입니다. 안중근 의사를 취조한 일본 경찰들이 그 정도였을까요...? 어째 그 과정이 낯설지가 않아서 더욱 씁쓸하더군요...

어제 첫째에게 <다윗과 양>이라는 동화책을 읽어주었는데요. 저는 모태신앙으로 자라온 기독교인이라서, 어렸을 때부터 다윗에 관해서는 많은 이야기를 들어왔습니다. 광개토대왕이나 세종대왕보다 다윗왕이 더 친숙할 정도니...;;; 굉장히 조심스러운 이야기지만, 다윗은 이웃 여러나라를 점령하고 많은 '이방인'(아아...!!!)들을 죽인 이스라엘의 왕이지요. 어젠 갑자기 <다윗과 양>을 딸에게 읽어주는 것이 좀 불편해지더군요. 딸 아이가 양을 좋아해서 자주 보는 책인데... 다윗에게 기름 부어주는 할아버지(사무엘이죠...;;;)도 좋아하고... 에공... 물론 동화책에 전쟁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요. 어떻게 해야되는 건지...  

요즘 <간디 자서전> 읽다가 역시나 또 포기하고... ㅠ.ㅠ (도대체 언제 다 읽을 수 있을지...;;;) 다시 네루로 넘어가서 <세계사 편력>을 보고 있었는데요. 팔레스타인 지역의 역사에 관한 네루의 서술을 주의깊게 읽어볼 생각입니다. 아무래도 '제3세계'의 시각에서, '오리엔탈리즘'의 수렁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쓰여진 책이라 기대가 많이 됩니다. 아... 항상 간디 보다가 포기하고, 네루의 책으로 넘어갔었는데... 또... ㅠ.ㅠ 네루는 참 좋은 사람 같아요. 음... 너무 막연한 말이지만;;; 뭐랄까... 예수님 제자 중에 베드로가 좀 다혈질이고 그렇잖아요? 예수님을 잡으러 온 군인 귀도 칼로 자르고 그랬던 것 같은데...;;; 네루의 글을 보면 좀 다혈질이고 솔직하달까... 뭐 제 개인적인 느낌입니다만, 그런 느낌이 들어서 참 좋아요. 13살 어린 딸에게 세계사에 관해서 편지로 이렇게 교육을 할 수 있다니. '아빠표 교육'의 원조랄까;;; 딸 교육에 관해서도 네루의 자세를 많이 보고 배워야겠어요...

아무튼  팔레스타인에 관해서, 시간이 허락한다면, 모두들 꾸준히 관심을 가지셨으면 좋겠네요... 일단 저부터도...

추신 : 기적님의 글에 관해서 굉장한 논란이 있는 것을 오늘 아침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뭐라 말씀드리기 무척 조심스럽네요. 글들 하나하나 꼼꼼히 읽어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만 쓰면 너무 비겁한 것 같기도 한데...;;; ㅠ.ㅠ
IP : 124.194.xxx.146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1.30 4:10 PM (122.40.xxx.102)

    너무 슬프네요. 정말 팔레스타인에관해서 잘 모르는것 같아요.
    저도 한번 책구해서 읽어봐야겠어요.

  • 2. 하늘을 날자
    '09.2.1 10:14 AM (121.167.xxx.99)

    .../ 예, 팔레스타인에 관해서는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아요. 예전 우리의 모습과도 다르지 않은 것 같구요. (식민지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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