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영화는 아직 안봤지만...

워낭소리 조회수 : 636
작성일 : 2009-01-29 17:02:59
워낭소리란 영화가 입소문을 타고 관람객 수가 엄청나다고 하지요.
아직 영화를 보진 못했어요.
봐야지.  봐야지 하면서 아직이요.

굳이 영화관에 가서 관람하지 않아도  그 내용이 어떠할지
알고도 남음이랄까.

시골이 고향인 저는 어릴때부터 소를 키우며 자랐지요.
정말이지 소는 그냥 소가 아니었어요.
농사를 짓는 아버지에겐 집안의 큰 재산이기도 했고
두런두런 얘기하는 말동무기도 했지요.

그때만해도 어머어마 하던 소 한마리의 값.
너무 가난해서 살 수 없었던 소.   친지에게 돈을 빌려 소 한마리를 사오셔서
그리 좋아하시던 아버지.  
동이 트기도 전에  소에게 먹을 소죽을 끓이시고
한겨울에도 항상 물을 따뜻하게 데워 소에게 주시던 아버지.

그 다음해 겨울이던가.
빌려간 돈을 당장 갚으라던 친지에게 사정하고 부탁해도 매몰차게 거절당해
결국은 그리 아끼던 소를 팔아야 했던 아버지
소 팔러 가던 날 새벽 잠도 잘 못이루시고
다른때보다 더 정성들여 소죽을 끓이시고  많이 먹어라 많이 먹어라.  하시던 아버지.
눈발이 흩날리던 날 아침 소 등을 쓸어주시며  장으로 가시던 아버지.


아버지의 첫 소를 그리 보내시고.
어찌어찌  또 한마리의 소를 들여오신 후  새끼도 낳고 ..
봄 가을엔 싱싱한 풀 먹으라고 들로 데리고 나가시고.
여름엔 항상 지게에 가득 싱싱한 풀을 베어오시던  아버지.
외양간 옆 풀이 가득 올려진 지게로  가면  갓 베인 풀내음이 가득하고
그 밤  어둠속에서  반딧불이 불빛을 가득 뿜어내던...


그리 좋아하던  소.
외양간이 오래되  고치려고 한겨울 농사 쉬는 틈을 타
도시 공사판에 막노동으로 돈벌이 나가셨다가 다리를 다쳐
병원으로 가신 후 검사를 받고 나니
아버지는 암.

그저 다리가 아파 치료 하시는 줄만 아셨던 아버지.
병원에 입원한지 하루가 가고 하루가 갈수록
외양간 고쳐야 하는데  괜히 병원비로 돈 쓴다고 빨리 퇴원하자던  아버지는
결국  3개월 후 홀로 먼 길을 가셨지요.


농부가 소를 대하는 것이 어떠한 것인지
말이 많지 않아도  마음으로 느낄 수 있지요.


보고싶은 영화인데  쉽게 보러갈 수가 없네요.
영화를 보면 아버지가 보고 싶을까봐.
IP : 218.147.xxx.11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ㅠㅠ
    '09.1.29 5:08 PM (203.247.xxx.172)

    가시면 펑펑우시겠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2. 원글
    '09.1.29 5:42 PM (218.147.xxx.115)

    아무래도 그렇겠지요?
    두렵네요. 참 좋은 영화인데 눈물이 나는 것 보다도
    정말 아버지가 너무 뵙고 싶을 듯 해서요.

    저희 아버지. 젊었을때부터 엄청 고생하신 분이시거든요.
    천성이 착하시고 ...
    그 고생다 하시고 쉰 중반에 그리 떠나셨으니..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34620 혹시 분당, 성남쪽에 하우스메이트나 2,3달 단기방은 어떻게 구해야 할까요? ㅠ 6 걱정.. 2009/01/29 918
434619 82쿡 관계자분 계시나요? 1 우려되는이 2009/01/29 1,085
434618 칠순 엄마 부분 가발 사드리고 싶어요 4 가발 2009/01/29 663
434617 앞으로 CD금리가 어떻게 될까요? 1 대출 2009/01/29 460
434616 sys91님 감사드려요. 2 감사 2009/01/29 369
434615 클렌징 오일 추천 부탁드립니다. 8 2만원 안쪽.. 2009/01/29 917
434614 엔쵸비가 어떤 맛인가요? 정말 맛보고 싶은데... 14 엔쵸비 2009/01/29 3,821
434613 냉장고에 한달된 과메기 먹어도 될까요? 2 초보맘 2009/01/29 660
434612 아시는분 알려주세요. 1 알뜰장터 2009/01/29 306
434611 학원비 할인해주는 카드는 어떤게 있나요? 8 스카이 2009/01/29 1,446
434610 너무 힘들다며 82 분들에게 도와달라고 하시던 분 1 어제인가 2009/01/29 2,082
434609 분당에 중학교는.... 3 예비중 맘 2009/01/29 1,154
434608 영화는 아직 안봤지만... 2 워낭소리 2009/01/29 636
434607 코스코에서 포트메리온 머그잔 가격이 얼마인가요? .. 2009/01/29 463
434606 신비주의(?), 자존심 너무 강한 친언니.. 3 어려워요 2009/01/29 1,795
434605 선불폰 저도 질문드려요..^^ 5 전화기 2009/01/29 3,497
434604 일본(오사카)에서 사올만한게 뭐있을까요? 6 엔화야내려라.. 2009/01/29 796
434603 이번 설에 일때문에 시댁에(시골) 가지 못했어요. 4 세뱃돈 택배.. 2009/01/29 722
434602 산후도우미 업체나 이모님 추천해주세요. 1 산후도우미 2009/01/29 514
434601 삼육대 간호학과등록금 5 엄마 2009/01/29 1,191
434600 인터넷 전화와 인터넷을 함께 신청하신 분.. 요금이 얼마정도 나오나요? 4 짠순씨 2009/01/29 713
434599 다이어트 일기(14) - 24.6kg 감량중 9 상쾌 2009/01/29 1,601
434598 펌)네이버 ‘명품’ 치면 ‘짝퉁’ 뜬다 2009/01/29 241
434597 병원에서 위암이라고 하는데 4 위암 2009/01/29 1,764
434596 막무가내인 노총각 시숙 4 짜증지대로 2009/01/29 1,410
434595 컷코 양식기 살 사람이 있을까요? 5 컷코 양식기.. 2009/01/29 1,170
434594 새돈 현금으로 보관하는 분 계신가요? 4 새돈 2009/01/29 791
434593 트렌치 코트 기장 줄여야 하는데요 2 발바리 2009/01/29 716
434592 지방 경기 2 어떻게 하든.. 2009/01/29 541
434591 82쿡 서버가 부하가 많이 걸리는군요 2 오늘따라 2009/01/29 3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