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낭소리란 영화가 입소문을 타고 관람객 수가 엄청나다고 하지요.
아직 영화를 보진 못했어요.
봐야지. 봐야지 하면서 아직이요.
굳이 영화관에 가서 관람하지 않아도 그 내용이 어떠할지
알고도 남음이랄까.
시골이 고향인 저는 어릴때부터 소를 키우며 자랐지요.
정말이지 소는 그냥 소가 아니었어요.
농사를 짓는 아버지에겐 집안의 큰 재산이기도 했고
두런두런 얘기하는 말동무기도 했지요.
그때만해도 어머어마 하던 소 한마리의 값.
너무 가난해서 살 수 없었던 소. 친지에게 돈을 빌려 소 한마리를 사오셔서
그리 좋아하시던 아버지.
동이 트기도 전에 소에게 먹을 소죽을 끓이시고
한겨울에도 항상 물을 따뜻하게 데워 소에게 주시던 아버지.
그 다음해 겨울이던가.
빌려간 돈을 당장 갚으라던 친지에게 사정하고 부탁해도 매몰차게 거절당해
결국은 그리 아끼던 소를 팔아야 했던 아버지
소 팔러 가던 날 새벽 잠도 잘 못이루시고
다른때보다 더 정성들여 소죽을 끓이시고 많이 먹어라 많이 먹어라. 하시던 아버지.
눈발이 흩날리던 날 아침 소 등을 쓸어주시며 장으로 가시던 아버지.
아버지의 첫 소를 그리 보내시고.
어찌어찌 또 한마리의 소를 들여오신 후 새끼도 낳고 ..
봄 가을엔 싱싱한 풀 먹으라고 들로 데리고 나가시고.
여름엔 항상 지게에 가득 싱싱한 풀을 베어오시던 아버지.
외양간 옆 풀이 가득 올려진 지게로 가면 갓 베인 풀내음이 가득하고
그 밤 어둠속에서 반딧불이 불빛을 가득 뿜어내던...
그리 좋아하던 소.
외양간이 오래되 고치려고 한겨울 농사 쉬는 틈을 타
도시 공사판에 막노동으로 돈벌이 나가셨다가 다리를 다쳐
병원으로 가신 후 검사를 받고 나니
아버지는 암.
그저 다리가 아파 치료 하시는 줄만 아셨던 아버지.
병원에 입원한지 하루가 가고 하루가 갈수록
외양간 고쳐야 하는데 괜히 병원비로 돈 쓴다고 빨리 퇴원하자던 아버지는
결국 3개월 후 홀로 먼 길을 가셨지요.
농부가 소를 대하는 것이 어떠한 것인지
말이 많지 않아도 마음으로 느낄 수 있지요.
보고싶은 영화인데 쉽게 보러갈 수가 없네요.
영화를 보면 아버지가 보고 싶을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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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아직 안봤지만...
워낭소리 조회수 : 636
작성일 : 2009-01-29 17:02:59
IP : 218.147.xxx.11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ㅠㅠ
'09.1.29 5:08 PM (203.247.xxx.172)가시면 펑펑우시겠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2. 원글
'09.1.29 5:42 PM (218.147.xxx.115)아무래도 그렇겠지요?
두렵네요. 참 좋은 영화인데 눈물이 나는 것 보다도
정말 아버지가 너무 뵙고 싶을 듯 해서요.
저희 아버지. 젊었을때부터 엄청 고생하신 분이시거든요.
천성이 착하시고 ...
그 고생다 하시고 쉰 중반에 그리 떠나셨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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