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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엄마도 싫고 시어머니도 싫고.

짜증나 조회수 : 1,286
작성일 : 2009-01-26 23:45:32
이번 명절에 못내려갔습니다.
일요일 밤에 내려갈 예정이었으나
시댁에서는 눈도 너무 많이 오고 위험한 거 같으니
내려오지 말라 하셨지요.
고민끝에 그리 하기로 했어요.

사실 저는 내려가나 안내려가나 큰 상관 없습니다.
시댁이 편해서가 아니라  친정과 시댁이  비슷한 아래 위치에
있다보니  명절때 겸사 겸사 시댁과 친정을 가는 관계로
힘들지만 명절때만 느끼는 무언가가 있기에
항상 내려가곤 했어요.

시댁과의 관계는  별로 좋지 않아요.
결혼전부터  시어머니의 황당한 말씀이나 행동들에
질린지도 오래고  정 떼인지도 오래입니다.
그래도 결혼 3년까지는 원래 좋아하지도 않고 잘 하지도 않는
전화지만 시댁이라는 이유로 숙제하듯 전화도 자주 했고
정말 여러모로 노력했어요.
자식들도 안하는 일을 먼저 신경써서 하기도 했고요.

그러다가 작년엔 정말 여러모로 정이 확 떼여서 전화도 하기 싫고
전화 해봐야 후회나 하고  또 스트레스 받는게 너무 싫어
안부 전화는 안했지요.
정말 뜨악했던 일도 있었고요.
아마  눈치없는 사람이라도  느꼈을테지요.

그러다 새해도 왔고 설도 돌아왔네요.
어쩌다보니 이번 설은 내려가기 악조건인 상황이 되어서
시댁에서도 남편에게 내려오지 말란 말씀을 하셨고요.
저는 설 당일에나 전화를 드려야하나 사실 무척 고민을 했더랬습니다.
그전부터 이미 곪은 상처 터져 며느리가 죄인도 아닌데 죄인처럼
왜 사는가 싶어 그냥 그냥 지냈던 거고요.

그래도 막상 어떤 날이나 명절이면 갈림길에 서는거죠.
친정에도 못가니 친정엄마에게 이차저차해서 못내려 가겠다 하였더니
친정엄마는 대뜸 시댁에 전화드렸냐~  죄송하다고 전화드려라~
등등  남편이 통화했고 설 당일에 전화 드리면 될 거 같다. 하는데도
친정엄마는 무슨 한참 모자란 딸 겨우 시집보낸 듯.  죄인이라도 된듯
항상 며느리 도리를 해야 한다는 둥.  전화해서 죄송하다고 하라는 둥.
그래도 니가 며느리 도리는 해야 하지 않겠냐는 둥.. 이러십니다.

늘상 그랬던 거 같아요.  저는 친정엄마의 이런게 정말 싫습니다.
무슨 모자란 딸 겨우 시집보내고 안절부절도 아니고  귀한 딸 하나 시집
보내놓고  맘쓰여 그런다는 것을 알면서도  과하면 넘치듯.  겸손과 맘쓰는 것도
어느 정도껏이지   죄인인마냥 안절부절 하는 거 정말 싫습니다.
그런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보면 너무 화가나요.

어렸을때도 그랬던 거 같아요.  겸손 좋지요.  그래도 내 자식 감싸안아 주고
챙겨주고 때론 좀 튕기기도 하고 해야 하는데
다른 엄마들은 허풍부려 탈이고 별 거 아닌 것에 자랑하기 바쁘고
내자식 챙기기에 바쁘던데
저희 엄마는 어렸을때 제 기억속에도 항상 자식 탓부터 하고 다른 자식
챙겨주고  이런 식이었습니다.   기가 죽지요.  잘못 한 것도 없이  상처 받아요.

그런데 커서 결혼하고 친정엄마가 또 이러실때마다 정말 화가 납니다.
때때로는 좀 내자식이 최고인 척 하시면 얼마나 좋을까요.  왜 먼저 죄인을 만드는 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보면 시어머니가 잘하시고 계신건지.  아무 볼것 없는 자식이 최고로
생각하시니...


통화하게 되면 죄인 만드는 친정엄마의 통화를 유쾌하지 않게 끝내고
설인 오늘 시어머니께 오랫만에 전화드렸지요.
시어머니 덕담이라고 하시네요.
지난 일은 다 잊어버리고 올 해는 새롭게 잘 시작하고 서로 잘 지내보자고
그전에 니가 뭔 섭섭한게 있다고 그랬는지 전화도 잘 안하고 삐쳐있는 거 같아서
참 속 좁다 생각했다고.  나는 너를 딸같이 생각하고 딸처럼 대했는데 니가
뭐가 섭섭하다고 그랬는지 모르겠다고...등등.

참..듣고있자니  저희 시어머니  어디서 말하는거 배우셨나 봅니다.
딸같이 생각하고 딸같이 대했다니  양심이 있으신지..
사람이 내가 한 행동을 한번쯤 뒤짚어 생각해보면 다 나오는 것을.

어머니   그건 아니지요~  딸은 딸이고 며느리는 며느리지요.  라고 얘기했더니
아니란다. 자기는 절대.  남들은 며느리가 어떻네 저떻네 해도  자긴 며느리
이쁘기만 하더라..고요?
훗.   참.  재미있었어요.

올해는 친하게 지내보자라는  시어머니 말씀에 그냥 대답은 했으나
참  무섭네요. 그말이.


친정엄마는 줄줄이 아들 낳아 딸이 너무 낳고 싶어 낳았다는 딸을
매번 유쾌하지 않은 통화로 끝맺음을 하게 하시고
시어머니는 요즘 어디서 말하는 기술을 배우셨던지  어찌 당신이 하신
행동하고 전혀 다른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시고.

참  어디를 가도 싫으네요.
IP : 116.123.xxx.100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에휴~
    '09.1.27 3:12 AM (119.196.xxx.17)

    원글님,심난하시겠네요.
    양쪽에서 들은 말 적당히 자르고,솎아서 기분좋게 그냥저냥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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