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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10년.. 막가는 며느리 ㅋㅋ..

며느리.. 조회수 : 5,449
작성일 : 2009-01-26 23:18:31
주말에 친정에 미리 다녀와서 오늘은 큰댁가서 제사만 지내고 왔어요..
시댁이랑 5분 거리에 있어서 시댁에서 아이들 데리고 잠깐 놀다가 점심때 라면에 떡 조금 넣어서 끓여먹고는 집에와서 오랜만에 낮잠을 잤네요..

저희는 큰댁에서 차례지내기 때문에 저희집에서는 아무 음식도 안한답니다.
그래도 손님와서 먹을 음식을 좀 했으면 좋으련만, 저희 어머님은 음식솜씨도 없는 데다가 귀찮아서 음식장만을 아예 안하시지요.. 원래 명절끝나면 보통 친정에 가지만, 저는 언니 오빠들 스케줄 맞추다보니 명절 전에 갔다올때가 많아지더라구요.. 그러다 보니 손님 접대도 제 차지가 되고 저도 처음에는 이것저것 장만했는데, 아무것도 안하고 얻어먹으려고만 하는 시어머님도 얄밉고 간이 잘 되었니, 싱겁니, 밥이 설익었니.. ㅈㄹ하는 인간들이 미워서 되도록이면 아무것도 안하려고 합니다.
올해에도 제 주특기인 약밥과 한번 만들어보고 싶던 약과도 일부러 안했습니다.
한번 하면 앞으로 계속 만들라고 할거고, 남들 친정가서 놀때 제가 안해도 되는일까지 하기 싫어지더군요..

저녁에 시누이가 왔다는 전화받고 시댁에 갔더니, 저녁상이라고 떡 하니 차려놓은게 시누이의 시댁에서 차례지낸 음식들을 싸가지고 와서 차려놨더군요.. 정초부터 우리 조상들 먹은 차례상도 아니고, 남의 조상 차례상 먹기 싫어서 어머님한테 다른반찬 준비해야겠다고 했더니, 그거 어떻냐고 그냥 먹으면 된다네요..
알아서 한다고 하고 그집 반찬 싹 다치우고 제가 얼른 소고기 불고기 준비했다가 그거 먹었어요..
시누이가 기분 나쁜듯 인상은 썼지만, 어쩔꺼에요..  

저녁을 먹으려고 하는데, 낮에 먹다가 조금남은 라면과 떡을 시누이가 가지고 와서 먹으려고 하더군요..
뭔 궁상인지.. 제가 버릴려고 하다가 어머님이 나중에 밥 말아먹는다고 해서 남겨뒀더니, 다른 반찬 놔두고 그거 들고오더군요.. 앞에서는 아무소리 안해도 시누이남편은 집에갈때 어지간히 씹는모양이더라구요..
친정와서 대접 제대로 못받고 간다고, 그거 아는 사람이 식어빠진 라면이나 들고와서 누구를 욕 먹이려고 하는지.. 그래서 제가 뺏어서 먹으려고 밥을 말았는데..제가 비위가 좀 약하거든요.. 퉁퉁 불어터져서 차가운 라면 먹는것도 싫은데, 거기가 이사람 저사람 숟가락 담근걸 아니까 얼마나 짜증이 나는지..  한숟가락 입에 넣으니 속에서 욱~~ 하고 올라오대요.. 먹기 싫은 와중에 마침 저희 애기 밥 먹인다고 있으니, 저희 신랑이 다 먹어주더군요..
앞으로는 음식 남으면 바로 바로 버려야겠어요.. 저희 시어머니 몇 일가도 목욕도 양치도 안하는데, 그 입에 들어갔다가 나온걸 다시 먹어야 한다니 정말 서글퍼지더군요..
저희 친정갔으면 바로 개밥으로 넘기는 걸..

몇 일지나면 시어머님 생신인데, 해마다 그냥 지나가더니 올해는 어쩐일로 생신때 못온다고 미리 생신상을 본다네요.. 그러면서 내일아침 미역국 끓일거라고 하길래 소고기 사왔냐고 물어보니, 그냥 미역에다가 다시다 넣으면 된다네요.. 제가 제일 싫어하는 음식이 화학조미려 넣는건데... 그러면 미역국 끓일거라고 큰소리나 치지말지..

제가 부랴부랴 찾아보니, 북어가 있길래 그거로 미역국 끓여놓고 집으로 왔네요..
저는 또 어머님 생신날에 미역국 이랑 상 또 차려야 하는데.. 짜증...
손위동서는 바쁘다고 오지도 않고..

예전같으면 그냥 예, 예.. 하고 있었을텐데.. 결혼 10년차가 되니 이제 제 맘대로 하고 싶네요..
앞으로 얼마나 더 막가게 될지..
집에 와서는 혼자 고소해하고 있답니다..





IP : 211.228.xxx.229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자아자
    '09.1.26 11:52 PM (211.49.xxx.17)

    화이팅!!

  • 2. 저도요~
    '09.1.27 12:37 AM (58.146.xxx.7)

    화이팅!!

  • 3.
    '09.1.27 1:44 AM (24.211.xxx.211)

    엄마 생일상에 다시다 넣은 미역국 끓여 드린다는 그 따님 참으로 대단하십니다.

  • 4. .
    '09.1.27 10:59 AM (125.53.xxx.194)

    투덜투덜 하시면서 할 일은 야무지게 다 하시네요.
    님 너무 귀여우세요~~
    이런 며늘 두신 님 시엄니 넘 부러워요~~

  • 5. 진짜
    '09.1.27 1:25 PM (121.88.xxx.193)

    한국여자들 나빠요!!!!!!!!!!!!!!

  • 6. 그러게요
    '09.1.27 2:43 PM (116.44.xxx.49)

    결론적으로 귀여우시네요.
    초롱초롱한 느낌이요.

  • 7. gogo
    '09.1.27 2:59 PM (121.167.xxx.118)

    헉.. 점심때 먹고 남은 불어터진 차가운 라면을 저녁때 또 먹는다구요??

  • 8. 사람
    '09.1.27 6:27 PM (221.144.xxx.132)

    느끼는건 다 비슷 하나봐요. ㅎㅎ
    옆에서 조곤 조곤 일러 바치는 것처럼 말하는게 너무 귀여우세요.
    그러면서도 할것은 하고 야무지시고...
    투덜거린듯 해도 마음이 예쁘시네요

  • 9. 허걱
    '09.1.27 7:05 PM (61.105.xxx.12)

    이미 차려놓은 밥상을 치우고 다시 상차려서 온식구가 드신거예요?
    그건 쫌 아닌데....

  • 10. ^^
    '09.1.27 8:38 PM (211.110.xxx.237)

    저는 남의집은 어떻게 해서 먹나 궁금해서 일부러 전이랑 만든거 함 줘봐 그러는데..^^

  • 11. -.-;
    '09.1.27 8:43 PM (221.139.xxx.183)

    전 원글님이 이해안가는데요? 시누 남편이 투덜거린건 대접 못받아서보다 본인 집 차례음식을 식구들 못먹게 싹 걷고 다른 반찬해나와서 그런거 아닐까요?
    아니 그래도 기껏 음식싸와서 차려놓은건데 본인이 싫다고 치우는거는 이해ㅏ 안가요....
    정 싫으시면 그냥 준비하셨다는 그 소불고기를 그 상에 더 올려 놓는것으로 끝냈어야 했을거 같아요...
    전 남의집 차례음식이 왜 먹기 싫은 건지도 모르겠어요....-.-;
    원글님께서 잘하시려고 하시고 잘하시는 것도 알겠는데 너무 타인의 기분은 생각 안하시는거 같아요....
    라면은 정말 엽기이지만...-.-; 그걸 왜 드실려고 뺏으셨어요... 어휴... 그냥 버리세요...

  • 12. .,.
    '09.1.27 9:31 PM (58.102.xxx.19)

    저도 차려둔 차례음식을 왜 치우셨는지 모르겠어요~

  • 13. 며느리
    '09.1.27 10:08 PM (220.88.xxx.29)

    에궁~~할일은 다하시네요.. 좋은 며느리시네요~

  • 14. 원글이..
    '09.1.28 6:39 AM (211.228.xxx.2)

    에궁.. 시누 남편은 시댁에 오면 거실 한 복판에 앉아서 꼼짝 안하고 앉아있습니다.
    TV를 보는 것도 아니고, 그냥 계속 둘러보고 있죠.. 그러다가 집에 가면 엄청 씹는다고 하더군요.. 반찬이 뭐가 어떠니, 대접이 어떠니.... 예전부터 들어오던 이야기였구요..그래서 더 신경써서 해주려고 했는데,, 그래도 뭔가 못 마땅한가봐요.
    남의집 차례음식이 싫다는건,, 새해 첫날이기 때문이에요..
    아침에 저희 조상한테 인사드리고, 저녁에 다른조상이 먹은 음식 먹기가 싫어서구요..
    차라리 다른집에 갔을때 그런 상을 받았다면 맛있게 먹었겠죠. 하지만, 오롯이 그집 음식만으로 상을 차려놨는데, 정말 싫더군요.. 더군다나 그 시누이 남편이라는 사람의 행실을 보면 집에가면서 '너네 친정에 가서 먹은거는 우리집 음식밖에 없다' 뭐.. 그딴 소리 할게 분명해서 더 싫었어요.. 시누 남편이란 사람은요.. 저희 아이들 야단칠때도 어른들 다 나가고 없을때 세돌도 안된 저희 아이를 팔을 꽉 잡고 으르릉 거리면서 거의 협박수준으로 얘기를 한답니다. 작년에 시댁에서 어떻게 하다보니, 다른분들은 마당에 나가있고, 거실에 시누남편이랑 저희 아들이랑 있었고, 저는 부엌에 있었는데 아마 제가 부엌에 있는지 몰랐나봐요. 저희 아이를 데리고 그러는 모습을 제가 똑똑히 봤거든요.. 왠지 비겁해보이더군요. 다른 사람들 있을때는 아무 소리 안하고 있다가 아무도 없을때 그런다는게..
    라면을 뺏은 이유도 마찬가지에요.. 다음에 궁시렁 거릴게 뻔하거든요..
    그렇게 먹었으면 뒷말도 없어야 하는데, 꼭 자기가 다 희생한것 처럼 불쌍하게 말하는 사람들 있잖아요.. 저희 시누가 자주 그러네요..

  • 15. 소설속
    '09.1.28 10:06 AM (211.57.xxx.106)

    이야기 같네요. 어쩜그리도 뻔뻔한 사람들이 많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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