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해전 친정아버지께서 눈수술을 받으러 저희가 사는 도시의 병원으로 오셨지요..
병원에 오시는 날에는 딸보러 오는 재미에 일부러 하루일찍오시고 하루 늦게 내려가시고..
눈수술중에서 큰 수술을 하셨던지라 몇달후에 눈에 넣어둔 가스를 빼러 다시 딸네집으로 오셔야 했지요...
그런데 그 몇달동안 전 이혼을 하게 되었지요...
말로 하자면 길고 남편의 술버릇에 의한 폭력에 더 이상견딜수가 없었지요..
친정에서는 제가 늘 밝고 싹싹해서 오빠언니식구들 모두 믿을수 없다는 표정이었지요..
우여곡절끝에 몇달만에 다시 합졌지요...
저도 제인생이 이렇게 요동칠꺼라고는 한번도 상상한적이 없었고
이런인생을 살꺼라고 꿈에도 생각해보지 않았지요..
아.버.지....
전 엄마보다 아버지를 생각하면 눈물이 더 납니다..
마흔을 바라보는 딸에게 지금도 친정에 가서 늦잠을 자고 있으면
ㅇㅇ야 ~하시면서 제코를 잡아당기십니다...
아이 ~아부지~아푸다~ 그러면 하하하 웃으십니다...
딸이 벗어논 구두를 당신의 구두를 닦으시면서 같이 닦아서 마루에 가지런히 놓으십니다...
우리딸 시집가면 저기 동네 모레사장에 잔치를 벌여하지 하시던 아버지..
그런딸은 정작 결혼해서 아버지에게 소주한병 사드시라고 용돈한번 드려본적이 없지요..
전화못드려도 무소식이 희소식이다,, 잘지내면된다...
그저 맘으로만 바라보시던 아버지..
눈에 가스를 빼러 예전에 딸이 살던 도시로 오셔야 하는데
거기 가기 싫다고 한사코 미루던 아버지는 더 이상 미룰수 없어
오빠가 수술 날짜를 잡아 버렸지요..
합치면서 다른 도시에 살던 나는 작은아이만을 데리고
아버지입원한 병원으로 갔지요..
거의 반년이 넘는 시간만에 처음만나는 아버지..
아버지가 좋아하는 복숭아를 한봉지 사들고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아부지~~하면서 복숭아 먹어~~
그저 왔나~~하시는 아버지
전 눈물이 나는걸 참고 아무렇지도 않게 행동하고...
어쩌다 곁눈으로 보니
딸하고 보조침대에 앉아서 복숭아를 먹는 나를 물끄러미 보고 계시더라구요.
눈이 마주치니 얼른 고개를 돌리십니다..
손씻으로 가는척하면서 화장실에서 울었네요...
막내딸이 그저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산다는것이 그저 대견하기만 하시던 아버지..
어쩌다 친정에가면 하루종일 기다리시면서 도착하면 뭐하러 왔냐 하시는 아버지 ..
엄마는 아버지 하루종일 기다리셨다 말씀하십니다..
마당에 아버지가 늘 앉아 계시는 의자가 있지요..
저 멀리서 차 타고 오면 그 의자부터 보게 됩니다...
앉아 계시는지 ,,,,
예전에 정수라의 아버지의 의자 라는 노래가 있지요...
그노래만 들으면 눈물이 나지요...
설이 다가옵니다...
시댁을 들러 친정에 가겠지요...
아버지는 또 아무렇지도 않게 ㅇㅇ야 왔냐~~ 하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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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아버지 우리 아버지
아버지.. 조회수 : 920
작성일 : 2009-01-24 13:37:22
IP : 115.137.xxx.138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09.1.24 1:39 PM (118.221.xxx.158)살면서 고난도 있었지만
누구보다 든든한 가족을 가지고 계시네요.
그래요,
가족끼리는 구구절절한 표현이 필요 없죠.
'~야, 왔나'라는 말에
그 어떤 말로도 표현 안 되는
내 목숨도 내어줄 사람이 끈끈하게 녹아있죠.2. 진정 난 몰랐었네
'09.1.24 1:56 PM (121.150.xxx.147)딸 셋 다 시집보내시고 저 갈땐 막 웃으시던 아버지가
막내 시집갈땐..차에서 노래부르시면서..
진정난 몰랐었네..ㅌㅌ마저 시집갈줄이야..
막내 딸은 더 특별한가 보더군요.3. 잔잔
'09.1.24 5:03 PM (123.212.xxx.169)이슬비젖듯
아버지의 사랑이 전해져옵니다
전 아버지한테 사랑한다는말을
싸늘이 식어가는 주검을 붙잡고야 하고말았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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