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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부끄러운 고백)

함께 맞는 비 조회수 : 1,034
작성일 : 2009-01-21 15:36:08
대구에 있는 우리 친정 동네가 곧 재개발이 된다고 동네가 약간 들뜬 분위기다. 올해부터 보상이 구체화될 듯 하다.

우리 친정 동네에는 작은 슬레이트집이 많다. 우리집도 무허가에서 출발해서 오랜 진통 끝에 허가를 얻게 된 집이다. 내 기억으로는 동네 많은 집들이 그렇게 집을 갖게 된 것 같다. 어쨌든 우리집은 장사를 하고, 오빠네와 엄마네를 합치면 제법 평수가 넓기 때문에 보상금을 어느 정도 받을 수 있어서 그 재개발을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오빠도 알고 있다. 동네 열 평 미만의 집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이제 집 없는 사람의 처지(평수에 따라 보상금이 주어지면 그 보상금으로는 죽었다 깨어나도 이 근처에서 집을 얻지 못한다고...)로 떨어질 거라는 걸... 그러면서도 그들은 뭔지 모르지만 재개발이 되면 자신들이 나아질 거라고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다는 걸... 알지만, 오빠한테 이득이기 때문에 그들에게 그런 미래상을 알려줄 필요 없다고 생각하며 그저 찬성표를 던지고 있다.

그리고, 남편과 오빠는 함께 술을 마시면서 없는 사람을 더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있는 정부에게 비난의 화살을 무책임하게 돌리기만 했다. 나도 똑 같다. 내가 직접 부동산에 투자한 건 아니지만, 한 동네에서 비극이 잉태하고 있는데 그냥 하루 안주거리로 삼고 현정권 욕으로 끝낸다.

아, 함께 비를 맞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IP : 116.36.xxx.21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1.21 4:33 PM (125.177.xxx.201)

    많은 생각하게 하는 글이네요... 고민이 느껴집니다.
    그 고민만으로도 존경합니다....

    누구나 더 잘 살고, 더 행복하고 싶죠. 그건 당연한 것이지요.
    하지만 그 누구나가 모두가 아니기 때문에 생기는 균열을 메꾸고 안전망을 설치하는 게 국가의 역할이겠지요. 그러라고 엄청난 세금을 내는 거 아니겠어요. 지금 수십조의 예산을 쓰고 있는데.

    국가가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고 오히려 욕망의 양극화를 부추기는 꼴이니 개인들은 서로 증오하고 분노하며 고통을 겪는 세상인 것이겠지요.
    이익을 보는 사람들은 이익을 보고, 그렇지 못한 경우 최소한의 주택을 제공받아야 할 사람들은 국가 차원에서 제공하고, 그래야 사회 전체의 삶의 질이 올라가고 성장이 이루어지는 건데, 없는 사람들은 그저 알아서 죽거나 사라지라고 하는 게 국가라니...
    최저극빈층에게 투자하는 것도 사회 전체를 봤을 때는 분명 이익입니다. 안정과 지속적인 활동을 보장하니까요.

    함께 비를 맞으려면, 재개발 사업 속에 저렴한 임대주택을 포함하는 것?
    각자 얻게 될 이익을 조금 줄여서 나눠갖는 것?
    작은 평수 소유자들이 제발 현실을 깨닫도록 알려 주는 것?
    개발업자들에게 정당하게 요구하는 것?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죠. 그러나 전무하지는 않아 보여요.

    (실컷 쓰고 나니 대구... 그 분들은 그래도 한날당 찍으실테니......)

  • 2. 부끄러워
    '09.1.21 4:46 PM (211.192.xxx.23)

    하실 필요 없어요,,아니 부끄러우셔도 어떻게 개인이 할수있는 일이 아닙니다.
    진짜 난쏘공때부터 아니 그 이전부터 계속 있어왔던 일인데 하나도 나아지지 않았다는데 분노를 느낄 뿐이지요,,착잡합니다.
    다행히 요즘 서울은 뉴타운을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이 생기는 분위기입니다,
    그저 아는게 힘이지 어쩌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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