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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 엄마로부터 독립하고 싶어요.
결혼한지 6년째 아이 둘 있는 30대 후반 직장맘입니다.
가난한 집 장녀로 어릴때부터 범생이었던 저는
엄마가 늘 하시던 말씀으로 남편이자 친구이자 애인인 든든한 장녀였습니다.
학교 마치고 바로 좋은 회사 입사해서 10년 넘게 직장 다니면서
결혼전까지 집안에 원래 있던 빚에다 IMF때 무직이었던 엄마가 그동안 신용카드 대출과 돈 심부름으로
돈을 빌려준 아줌마가 도망가는 바람에 그 빚 갚느라 월급이며 상여금 고스란히 바치며 살아왔고
모아둔 돈도 없이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결혼도 궁합도 안좋고 신랑 직업도 마음에 안든다고 2년 넘게 반대해오다 결국 하게 되었어요.
큰 아이 봐주러 저희 집에 오셔서 거의 만 4년을 넘게 함께 살고 있는데요..
요즘 같이 답답할때가 없습니다.
남편이 성격이 다정한 편도 아니고 특히나 저희 엄마한테 잘하지는 못해요.
자영업을 하고는 있지만 벌이가 거의 없어서 생활비는 제 월급에서 다 나가고 있습니다.
시작한지 만 3년이 되어가는데 요즘은 더욱 불황이라 본인도 더 미안해하는데,
엄마는 남자가 일하면서도 돈을 집에 안들여다주는건 십중팔구 여자가 생긴거라고 심심할때마다 말씀하십니다.
그게 아니면 남편 집에 돈 갖다주고 있는 거라고 근거도 없이 심심하면 말씀하세요.
시댁은 저희가 보태드려야할 정도의 형편이 아니라 잘 사시는 분들이고
남편도 수금때문에 매월 전전긍긍하는걸 아는지라 여자가 생겼을 것 같진 않는데
옆에서 계속 의심하세요.
결혼할때 시댁에서 그리 잘 해준 편은 아니지만 뭐 기본은 받았다고 생각하는데,
시댁에서 해준 걸로 항상 욕을 하세요.
욕하는게 싫어서 뭐라 하면 시댁 편 든다고, 남편 편든다 서운해 하시고...
며칠전에는 하도 그래서 그만하시라고 그러면 엄마는 결혼할때 딸한테 뭐해주셨냐고 물으니
내가 힘들게 키워서 죽써서 개주면 됐지 뭘 더 해줘야하냐고 당당해하십니다.
사실 결혼할때 혼수부터 집에서 부모님이 쓰실 비용까지 제가 다 해드렸구요.
저희 엄마.. 이불 한채 안 사주셨어요.
크리스탈 유리 그릇, 헹켈 칼 세트, 차렵이불... 뭐 이런 자잘한거 시어머니가 사주셨고,
남편이 딸처럼 시댁에 가면 좋은거 있으면 우리 달라고 해서 염치없이 가져온 것도 많아요.
그럴걸보고 엄마는 쓰던거 줬다며 또 한참을 시댁 욕을 하십니다.
결혼 6년에 저도 뭐 남편이며 시부모님들이 편하고 좋겠습니까.. 서운한것도 있고 미운것도 있어서
엄마앞에서 조금만 얘기할라치면 하나를 말하면 열가지 스무가지를 욕하시는데
안듣는 자리지만 제가 미안해질 정도라 엄마앞에서 하소연도 못해요.
큰 아이가 다섯살, 직장때문에 어릴때부터 엄마가 올라오셔서 봐주고 계시다가
작년 여름에 어린이집을 보낼 수 있게 되었어요.
엄마는 집으로 가셔도 되는데 안가시겠다고 하시는데,
고맙지만 이젠 가셔도 된다고 억지로 등떠밀지를 못하겠더군요.
물론 야근할때 계시면 마음이 안심이 되는 면도 있지만
어린이집 비용에 엄마 수고비에 예상보다 2배로 돈이 나가고 있고
또 저도 직장 다니지만 살림이라는걸 조금씩 하다보니
엄마와 스타일이 많이 달라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예요.
손이 큰 엄마는 식재료 한꺼번에 많이 사두고 반은 썩어서 버리는 게 많으신 편이예요.
반찬도 한꺼번에 많이 해두니 상에 찬은 많지만 냉장고에 1주일씩 있다보니 맛도 없고..
싱겁게 먹는 남편은 엄마가 하신 반찬 잘 못먹어내니 그것도 맘에 안들어하시죠.
저희집은 원래 짜고 맵게 먹는데다 나이 드시니 간이 더 세어지더라구요.
그러니 엄마가 해주신 반찬 고맙지만 먹어내는 사람이 아들 녀석과 엄마 밖에 없어요.
주로 밖에서 밥을 먹지만 집밥이 먹고 싶을때는 퇴근하면서 전화하면서 저더러 된장찌개 좀 끓여달라고 부탁하는데 사실 저도 퇴근하고 와서 귀찮고 싫지만 엄마는 더욱 싫어하시죠.
그러니 중간에서 저도 참 힘듭니다.
음식뿐 아니라 빨래 청소 정리 정돈... 살림 모두 저랑 안맞으세요.
고민하다가 큰 마음 먹고 어린이집 보내면서 살짝 내려가시게끔 유도하는 말을 했었네요.
그 후로 엄마 우울증이 왔는데 한동안 아이도 이상하더군요.
멍하게 눈에 촛점도 없이 자리에 앉아 있고 말도 없고 밥도 안먹고...
하도 이상해서 혹시 엄마보고 아이 앞에서 우셨냐고 했더니 몇 번 그랬다고. ㅠ.ㅠ
사실 저희 엄마가 몇 번 그랬다고 말씀하셨으면 아마 매일 그랬을 거예요.
한 날은 본인이 큰 아이 데리고 살테니 어린이집 근처에 방을 구해달라고 하시더라구요.
그 소리 듣고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그 후로 내려가시란 말씀 못드리고 계속 이렇게 살고 있네요.
얼마전 심한 건망증으로 치매 검사를 해드렸는데 결과가 우울증으로 나왔어요.
제가 같이 가지 못해서 검사해주셨던 분께 전화를 들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엄마도 본인이 자식들한테 너무 집착하는걸 알고는 있는데, 본인이 없으면 안될 것 같아서 계속 이런다고
하셨답니다.
딸자식하고 같이 살면서 제가 남편과 대화를 하고 있으면 사위한테도 질투나고
제가 아들한테 이야기하는걸 보면 손자한테도 질투난대요.
요즘은 큰 아이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효도를 하지 않는 저를 나무라십니다.
다섯살 아이를 보고 앉혀놓고는 저더러 들으라고
'부모가 어디가 아프다하면 병원가세요 병원가세요 하지말고 직접 병원으로 데리고 가는게 도리다.
알겠냐? ' 이러십니다.
저... 얼마전 둘째 낳았습니다.
만삭에 회사다니느라 더욱이 일때문에 최근 너무 너무 스트레스 받고 힘들었었는데,
만삭에 새벽에 나가 밤늦게 들어오는 딸에게도 이렇듯 서운한게 많으신가봅니다.
정말 힘드네요.
엄마의 우울증...
자식된 도리로 살펴드리고 돌봐드리고 걱정해야하는게 옳겠지만
전 너무 답답하고 엄마로부터 벗어나고 싶기만 할 뿐입니다.
오죽하면 외국으로 이민을 갈까, 시댁에 들어가 살까 고민도 한답니다.
결혼하면 친정엄마를 더 이해하고 더욱 친해지는게 일반적이던데...
저는 갈수록 나쁜 딸이 되어가고 있네요.
1. ..........
'09.1.16 10:05 PM (61.66.xxx.98)이거저거 떠나서...
지금 어머니께서 아이에게 굉장히 안좋은 영향을 주고 계세요.
아이앞에서 엄마아빠 흉을 보시는거...
아이의 인생을 아주 불행하게 만들겁니다.
원인이 무엇이던 어머님 때문에 불행했던건 원글님 하나로 족하지 않나요?
아이까지 그렇게 만들 수는 없지요.
이미 우는 할머니를 보고 첫애가 이상하게 변했다는 걸 감지하셨쟎아요?
우울증이신 분에게 아이를 맡기시면 안됩니다.
계속 방치할 수는 없지요.
지금 어머니를 내보내시면,
원글님 필요할 때는 어머니 불러다 애봐달라 하고,
애크고 필요없으니 내쫒는다...그런 소리도 들으시겠지만...
그런 소리 듣더라도 애를 위해서 결단을 하셔야 합니다.
어떻게하면 어머니께서 서운한 감정을 최대한 덜 느끼시게 하면서
따로 살 수 있을지를 연구하시고요.
다행히 우울증 치료도 받으시는듯 한데...계속 받으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세요.2. ^^
'09.1.16 10:06 PM (218.51.xxx.177)토닥토닥....
전 님의 심정 충분히 이해되요.. 저희친정엄마도 딸집에 오면 쇼핑하면서 많이 사드리고 맛난거많이사드려야 좋아하시더라구요..
그러시면서 부모 돈없으니 누구네는 무시한다더라 은근 저들어라말씀하시고...
전 친정엄마보다 저희 시어머니가 훨씬 따스하니 더좋은 1인입니다.3. ..........
'09.1.16 10:12 PM (61.66.xxx.98)어떻게하면 어머니께서 서운한 감정을 최대한 덜 느끼시게 하면서
따로 살 수 있을지를 연구하시고요.
--->최대한 덜 느끼시게 입니다.
안느끼시게가 아니고요.어차피 아무리 잘해도 느끼실 수 밖에 없어요.
안서운하시게 해드리겠다 하면
내가족과 내자식이 참고 살아야지...외에는 해답이 없어요.
남편께서 아주 무던하신 분인가 봅니다.
남편도 마음이 많이 상해 있지만,참고 있는 걸 수도 있으니...잘 헤아려주시고요.4. ....
'09.1.16 10:26 PM (116.126.xxx.236)아이를 봐주시는 댓가로 돈을 드리면 아이가 커가면서 꼭 생기는 문제들이예요.
한마디로 수입이 끊기는거니까 어머니는 서운할 수 밖에 없고
아이는 유치원보내야하니 이중으로 부담되어서 안되고.......결국 맘이 편치않아 남편과의 사이도 나빠지구요.
더 우물쭈물하지 마시고 한번 부딪히더라도 무슨 결판을 내야합니다.
그런데 성품마저 그런분이니 걱정이 많으시겠네요.....에휴 힘내세요.5. 헉
'09.1.16 10:29 PM (125.177.xxx.52)제가 쓴 글인 줄 알았다는.....
저의 몇년 전 모습을 보는 듯 합니다.
휴....쓰자니 너무 장황할 것 같아 간단히 쓸게요.
저희 집도 아이둘 친정엄마가 키워 주면서 온 집안 식구들이 고통속에 살았어요.
엄마는 엄마대로 힘들어 하고
저희는 저희대로 스트레스 쌓이고...
그래서 입주아줌마를 쓰기로 했는데 그 과정이 너무 힘들었어요.
큰 돈 남주기 아까와 그돈 엄마에게 드리면 더 좋을 것 같아 엄마에게 부탁한 건데
남편하고 사이만 더 나빠지고 전 저대로 너무 힘들었거든요.
어쨌든 저희로써는 똑같은 돈 들이고 스트레스 받느니 아줌마 쓰자는 결론을 내렸는데
막상 그리 결론을 내리니 돈 나올곳 없던 친정엄마
그동안 너 키워준돈 다 내놓으라고 울고불고 날리도 아니었어요....
입주아줌마 쓰고 친정엄마에게 따로 50만원 매달 드리기로 하고
매듭을 지었는데 결론은 너무 좋았고 진작에 이리 살걸 후회 많이 들더군요.
물론 돈은 배로 들었지만...ㅠㅠ
친정엄마에겐 제가 이미 둥지 떠난 새라는 걸 인정하고 싶지 않았나 봅니다.
끝까지 끼고 참견하고 간섭하고 싶으셨겠지요...
제가 이미 출가한 ...다른 울타리에 살고 있는 자식이라는 걸 심어주는 과정이 너무 힘들었어요.
신속하고 확실하게 매듭을 지으세요.
서로 고통 속에 살지지 마시고....
저희요...세월이 흘러 잊혀진듯 하지만 엄마 만날때마다 그때의 악몽이 떠올라 몸서리 치곤 한답니다....남편이나 저나 둘다....6. 진심으로
'09.1.16 10:35 PM (125.177.xxx.54)말씀드려요.
아이를 위해서라도 어머님과 헤어져 사시는게 좋을거 같아요.
어머니께서 요즘 문화센터에서 많이 하는 춤도 좀 배우시고, 등산도 하시고 그렇게 하시면서 병을 치료하셔야지... 계속 그렇게 지낸다면 님도, 그리고 어머님도 그리고 그 누구보다 아이에게 정말 큰 상처가 됩니다.
아이에게 정말 안 좋아요...
아이를 먼져 생각하세요.
어머님은 정신적으로 아프시지만 성인이세요. 충분히 맘 먹으면 고치실 수 있어요.
하지만 아이는 아이입니다. 주위의 영향을 많이 받지요.
아이를 먼져 생각하세요...7. 희망
'09.1.16 11:00 PM (211.194.xxx.174)엄마가 가실 집은 없나요? 예를 들어 오빠나 남동생은 없나요
8. 음
'09.1.17 12:16 AM (71.248.xxx.219)'희망'님도 참,
딸도 힘들어하는 친정어머니를 오빠, 남동생네한테 보내실 생각하시다니,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라고 그 올케들은 뭔 죄가 있다고.
아쉽고 필요할땐 쓰고, 필요가 없어지니 아들집에 보낸다고 안 봐도 비디오인데,헉.9. 자유
'09.1.17 2:05 AM (211.203.xxx.191)점 네 개님 말씀 참 공감이 가네요.
<아이를 봐주시는 대가로 돈을 드리면 아이가 커가면서 꼭 생기는 문제들이예요.
한마디로 수입이 끊기는 거니까 어머니는 서운할 수밖에 없고
아이는 유치원 보내야 하니 이중으로 부담되어서 안 되고>
맨 윗님, 이 말씀도 공감...
<원글님 필요할 때는 어머니 불러다 애봐달라 하고,
애크고 필요없으니 내쫒는다...그런 소리도 들으시겠지만...
그런 소리 듣더라도 애를 위해서 결단을 하셔야 합니다. >
그러고 보면, 외손주 키워달라고 맡기지 않는 것이 효도하는 길인데...
맞벌이맘 입장에서 친정보다 편히 맡길 수 있는 곳도 없고...
우리 딸들이 나중에 자라서 일할 때에는, 육아 여건이 좀 나아질지...
왠지 좀 우울하네요.10. 여우
'09.1.17 3:22 AM (210.221.xxx.22)딸이면 미안한 마음. 말못하는 마음 알죠.
하지만 지금 친정엄마의 일상을 돌아보면 점점 더 아이보는일, 딸자식에서 집착할수 밖에 없는 상황인거 같아요. 집에서 멀리 떨어져 손자보고 있으니 아이때문이라도 외출은 힘드시겠죠. 서른된 쌩쌩한 저도 하루 온종일 애기 놀이상대 해주고 밖에 나가려면 짐이 한봇따리 인데 나갈생각은 못합니다.
친정어머님도 지금 당장은 내 할 수 있는일이..손자봐주고 용돈도 쓰시고, 맘 편하게 말할수 있는 큰딸과 함께 있는것 뿐이라 여겨지실 테지만 막상 원래대로 고향에 내려가서 지내시고 소일이라도 집주변 산책이라도 맘편히 하시고 동네 분들과 모여 얘기라도 하고 하는게 어머님께는 더 도움이 될 상황이라고 보여요.
어머님이 그렇게 서운해 하는데 내려가시라고 단호하게 끊는게 얼마나 힘드시겠어요.
하지만 이대로 유지한다고 해도 아이가 크면서 보게되는 할머니의 늘 부정적인 언사, 아이 앞에서도 친할머니와 아빠를 무시하는 말투 등은 그대로 전해질겁니다. 그리고 함께 사는 남편의 입장을 반대로 생각해보세요. 만약에 남편에게 그러한 시어머니가 계셔서 님께서 모시는 상황이라면 어떻겠어요. 친정에서 시집올때 온갖것 다 해줬는데 결혼해서도 잘 챙겨주는데도 함께 사는 홀 시어머니는 늘 불평불만. 게다가 툭하면 자기한테 맨날 나가서 일만하고 돈도 못벌어온다고 말을 하는 상황을 4년째 겪고 있다면요? 남편분도 지금 진짜 너무 힘드실꺼예요.
그리고 아이가 4살이면 이제 막 데리고 놀러도 다니고 동네꼬마친구들도 만나고 사회성도 그래야 생길꺼고. 그런 상황에 매일같이 우울증으로 자신 옆에서 우는 할머니와 집안에 갖혀있다면.. 아이의 인성이 어떻게 발달 될까요.
엄마 한명의 인생을 위해 님과, 님 남편과 그리고 큰아이. 이제는 작은아이까지...
너무 많은 사람이 힘들어하고 있네요. 이제 그만 정리를 하시고 새로 시작하는 한해 되셨음 좋겠어요.11. 나쁜딸
'09.1.17 10:47 AM (116.121.xxx.61)조언들 감사합니다. 한번은 겪어야 할 그 일이 너무 두렵네요. 그래서 시댁 핑계대고 시댁과 합가할까 제주도나 해외에 이민가서 살까하는 쪽으로 궁리를 하는데 그게 실현가능성이 있어야죠.. IMF때 그 사건 이후 엄마가 자살기도를 한 번 한 적이 있다고 해요. 저는 떨어져 살고 있어서 뒤에야 알았는데... 그래서 더욱 결단하기가 힘드네요. 아무래도 우울증 치료가 먼저되어야 하지 싶은데 생활비도 빠듯한 처지라... ㅠ.ㅠ
둘째 낳은지 이제 1주일 되어가는데 나이들어 수술이라 회복도 느리고 유두 상처에, 엄마와의 매일 한 두가지 트러블... 출산휴가 1년 된 것 같이 느껴집니다.
몸이 좀 추려지면 한가지씩 매듭을 풀어야 겠어요.
조언과 격려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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