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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 안 지내는 분들 계신가요?

제사. 조회수 : 1,410
작성일 : 2008-12-31 16:34:58

예전 고등학교 동창들과 연락을 주고받고 송년회를 했습니다.

결혼한 친구들도 있고, 자기 일에 열심인 친구들도 있고.

그러다 화제가 '제사'로 모이게 되더라구요.

---

친구 A: 오랜 연애 끝에 결혼 했습니다. 그래서 남편쪽 사정 다 알구요.

예전에 남편의 할머니(즉, 시어머니의 시어머니)가 혼자 사시다 쓰러지셔서 갈 곳이 없게 되었습니다.

시어머니를 비롯한 모든 며느리들이 모시기를 완강히 거부해 결국 기도원 비슷한 곳에서

아무도 임종 지키지 못한 채 돌아가셨습니다. 그런 사실 다 알고 결혼했는데 결혼과 동시에

시집에 전통이 생기더랍니다. 교자상 두개이상 넘쳐나게 차리는 제사상.

정성스럽게 제사를 지내야 후손이 잘된다고... 시어머니 엄청 극성이시랍니다.

항상 고생하고 제사 지내고 돌아오는 길에 남편과 씁쓸하게 대화한답니다.

'살아계실때 잘 하는게 도리가 아닐까?!'  


친구 B: 아버지가 10년전쯤 돌아가시고 어머니가 혼인신고는 안 하셨지만 반 출가 상태시랍니다.

이 친구는 외국으로 시집간  언니와 늦둥이 동생(중학생) 뿐이라 제사 지낼때 어머니가 오셔서 상차리고 하시는데

마음이 복잡하답니다. 이미 좋은 분 만나서 행복하게 사시는데 할머니에 할아버지... 그리고 또 다른 제사들...

그냥 엄마만 보면 여자는 새출발을 해도 자유롭지 못한 것이 ... (아버지의 형제가 없어서 더 그런듯.)

혼자마음 같아서는 제사 지내지 말자... 하고 싶은데... 그게 마음대로 안된다고. 힘들어 합니다.


제경우: 큰집이라서 제사 많은 것 친구들이 다 압니다.

제사다 지내고 혹은 명절날 차례 다지내고 점심 먹으며 엄마랑 이런 얘기합니다.

가끔 텔레비젼에서 콘도나 휴양지에서 제사를 지내거나 명절이라 해외여행객이 급증했다는 뉴스가 나오면

저희 엄마 왈: 도대체 무슨 복이 있음 저렇게 사는거냐... 니 주변에는 저런 사람들 있냐?

언니 시집가기 전에도 딸~ 저런 집에 시집가~!!!^^ 노래를 부르셨습니다.

제사나 차례때문에 하루종일 기름냄새에 허리 필 시간 없는 엄마와 작은엄마.

안쓰러워요.~ (물론 저도 명절때 어디 한번 놀러가본 적 없이, 준비합니다.)

---

쓰다보니 말이 길어졌는데...

사실 제사가 화제가 된 이유는 또다른 친구 한명의 얘기때문에...

올초에 암판정을 받은 친구 아버님이 식구들 모아놓고 유언을 하셨답니다.

그 유언이란게...바로...

'나, 죽으면 제사 지내지 마라.'

그 유언에 서로 놀라고, 가족들도 놀라고... 얘기 듣던 저희들도 다 놀랐습니다.

근데 의외로 친구는 담담하더라구요.

아버지 말씀이...

'바람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갈 거야. 그리고 니들이 밥상 안 차려줘도 아빠가... 니들 챙길거니 걱정마.'

평소에는 참 보수적인 교육자분이라 놀러가서도 좀 어려웠는데...

이런 면도 가지고 계셨더라구요.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질문드려요.

종교적 이유(기독교) 말고

제사 안 지내는 분들 계시나요?



IP : 118.34.xxx.222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희
    '08.12.31 4:51 PM (125.190.xxx.48)

    친정 제사 안지내요..원래 지냈는데..한 5년전부터 아버지가 지내지 말자 해서 그렇게
    됐네요..이유는 살아서 잘하고 살자...
    아직 안돌아가신 할머니 제사도 안 지낼꺼고,,아버지 본인 제사도 지내지 말라고 그러시고..
    저도...울 남편 장손이지만 어른들께도 당신들 제사는 돌아가시고 한 3년은 몰라도
    그 이상은 제사 안지낼꺼라고 그랬구요..
    시어머니도 자식들한테 해준것도 없는데 그런 굴레 물려주고 싶지 않으시대요..

  • 2. 로얄 코펜하겐
    '08.12.31 4:52 PM (59.4.xxx.207)

    아.. 읽고나서 많은 걸 생각했어요.
    친구A분 같은 경우, 우리나라에선 종종 있죠.
    그래서 돌아가신 부모님 편히 쉬지도 못하게 묘지도 옮겨대잖아요.
    명당에 모셔야 자손들이 잘 된다고.

    마지막 암판정 받으셨다는 친구 아버님 경우는,
    보통, 임사체험을 한 사람들이나 죽음 근처에 가까이 간 사람들이 그런 경우가 많대요.
    인생에서 뭐가 중요하고 뭐가 중요하지 않다는걸 깨닫는다고 하는군요.
    그래서 사소하고 중요하지 않은것은 툭툭 털어내버리죠.
    제사란게 사실은 산 자를 위해서일뿐 진정 죽은 자를 위해서 지내는 것은 아닐거예요.
    돌아가신 부모님을 일년에 한번이라도 기억하자는 의미겠죠.
    유교의 효 사상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서도 이용되었고.
    그래서 조선시대는 제사에 더해 삼년상 까지 지냈던 것이고.

  • 3. 양평댁
    '08.12.31 5:01 PM (59.9.xxx.189)

    제 경우는 시댁제사 친정제사를 제가 다 지내는데요..귀찮거나 하진 않아요..시댁의 경우도 1년에 기제사와 명절제사뿐이고 거기에 친정아버지 제사를 더 지내는 거니까요...제가 살아 있는 한은 정성껏 지내드리고 싶구요...그런데 저와 제 남편이 죽고 나면 자식들에게는 제사 지내지 말라고 하고 싶어요...수십년 지나면 제사 안 지내게 가르쳐도 딜듯 해서요^^그냥 살아저 제 아이들하고 더 잘 지내주고 싶구^^;;;

  • 4. ..
    '08.12.31 5:48 PM (59.86.xxx.88)

    위에 "살아서 잘하고 살자"란 말씀 너무도 공감합니다. 멋진 아버지 둔 분 같아요.

    저희 친정은 아버지가 종손이지만 제사를 자유롭게 지냅니다. 남들 한다는거 중에서 형편껏 올리고
    나머지는 있는거 올리는데 가끔 후라이드치킨(K** 같은)이나 피자, 초코파이 등도 올라가요. ㅋㅋ
    초코파이는 증조 할머니가 좋아하셨다고 해서, 치킨이나 피자 같은건 우리가 좋아한다고(어릴때니까)
    할머니는 니들 입에 들어가는거 보는 걸 더 좋아하셨단다~ 하시면서요.
    남동생은 나중에 제사 물려받으면 맥주와 치킨만 올릴 꺼라 하고요. ㅋㅋ
    제사의 의미는 이런데서 찾는게 더 좋지 않을까해요. 남은 가족들이 떠나신 분들 생각하며
    함께 한번 모이는 걸로 족한 자리로요.

    제사 문제로 시댁에서 몇 번 곤욕치르면서, 정말 조상들이 와서 보신다면 이렇게 싸우며 차린
    제사상을 맘 편하게 드실까 생각했었습니다.

    물론 전... 제 제사 올려줄 후손이 없을 듯 하고요 있다 해도 제가 시댁에서 지내는 것 같은 식은
    조금도 반갑지 않을 듯 해요. 제 유언도 그렇게 하렵니다. 묘에 묻지 말고(특히나 시가 선산은
    절대절대 싫다) 제사는 생략해라~ 니들 잘사는게 제사다~ 하고요.

  • 5. ..
    '08.12.31 5:52 PM (59.86.xxx.88)

    이어서~
    원글님 글중에 콘도나 휴양지에서 제사 지내는거 말씀하셨는데요~
    아마도 거기서 제사 지내는게 아니라 명절에 휴가 보내러 오는거 말씀하시는 거죠?
    그거 다른 분들은 어찌 지내는지 몰라도 그렇게 지내본 저는 ... 힘듭니다요~ ^^;;;

    남들(시가 남자들과 놀러온 다른 집들) 쉬고 마시고 골프 치는 동안
    며느리들 콘도 방에 모여앉아 전 부치고 식사 준비하고 안주 만들고 새우잠 겨우 자요. ㅜㅜ

  • 6. ㅎㅎㅎ
    '08.12.31 6:10 PM (125.135.xxx.154)

    위에님 콘도서 왜 그러고 계세요???
    걍 쿨하게 사먹고 노세요

  • 7. .......
    '08.12.31 6:34 PM (125.208.xxx.124)

    며칠전에 시가 제사였습니다.
    어른들끼리 말씀하시더군요.
    당신들 살아계실때 제사 없애신다고..
    우리대에까지 내려오면 저희가 힘들다고 다 없애신답니다.
    참고로 시가에 제사가 일년에 10개가 넘었는데, 시할아버지 돌아가시자마자
    시아버지가 제사를 단 두개로 줄이셨답니다.

  • 8. .
    '08.12.31 6:51 PM (211.176.xxx.67)

    제사가 꼭 그 의식 자체가 중요한 것보다도 죽은 분들 땜에 자식들끼리 한번더 모이고................. 서로 명절이 아니면 얼굴보기도 힘드니 .....뭐 그런 거라고 생각 했었는데요
    그것도 형제가 여럿일때의 경우고 전 아이가 딱 한명이니 그런 형식적인 의미도
    부여하기가 좀 머쓱하네요
    그래서 말인데요
    전 큰며느리고 시집이 불교에 무척 심취해 있어서
    제사 당연히 지내라고 할것이니 귀찮지만 제가 지내려구요
    그러나
    저 아들은 며느리가 싫다면 안지내게 부담 덜어주고 싶은데....
    오대까지 제사 모시는 시댁의 가풍이 있는데
    요즘애들이 누가 그렇게 많이 지낼까요?
    한대만 지내도 땡큐인데 말이죠

  • 9. 안지내요..
    '08.12.31 11:14 PM (211.205.xxx.52)

    저 맏며느리고요, 시아버님 제사 안지냅니다.
    아버님 돌아가시니 어머니께서 아예 제사 안지내시네요.
    그대신 기일이나 명절이나 아버님 산소를 온 식구가 꼭 찾아가요.
    그냥 그분을 '기리는' 행위입니다.
    다른 음식이라든가 그런 거 안하고요.
    대신 어머님이 아버님 산소를 참 자주 찾아가세요.
    한시간 거리인데 정말 자주 가신다는...
    그래서 저희도 별일 없으면 어머니 따라서 가끔 갑니다.
    어머니 생신에도 아버님 산소 갔다가 밥먹으러 갈 정도...ㅎㅎㅎ

    특이하죠?
    형식적인 제사보다는 차라리 이런 식으로 가신 분을 기리는 게 훨 나은거 같아요.

  • 10. 저도
    '09.1.1 1:34 PM (121.186.xxx.79)

    친정은 제사 안지내요 새언니 짱 부러워 ㅠㅠ
    시댁 제사 열라 많은 종갓집
    열라 짜증남

  • 11. 저희 집은..
    '09.1.1 3:18 PM (211.211.xxx.220)

    지금은 지내지만.. 아마 시어머니 돌아가셔도 지내야 할 것 같은데..
    남편과 제가 세상 뜰때쯤이면 자식들한테 지내지 말라고 할꺼예요.
    그냥 우리둘 기일 중 한날에 니들 모여서 맛있는데서 저녁 식사 하거라.
    절대 집에서 음식 만들지 말고 식당에서 사먹어라.. 이렇게 할꺼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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