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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전에 대구의 동물보호소로 아기 고양이 보내셨다던 분께...

아기 고양이 조회수 : 984
작성일 : 2008-12-30 13:43:51
24일에 아기 고양이를 길에서 구조하셔서 동물 보호소로 보냈다는 글을 보았어요.
25일 크리스마스날 다시 데려오려고 했는데 절차가 까다롭고 개를 키우고 있으셔서 안 된다고 심란해 하시는 글도 보았구요.
고양이들과 개들을 같이 키우고 있고, 보호소라는 곳이 아무리 좋아도 가정집보다는 아닐 텐데, 저도 의아하고 답답해서 댓글도 달고 원글님 글도 퍼가서 관련 고양이 카페에 올리고 다른 분들의 의견을 청했어요.

아무튼 카페에서는 의외로 개들이 있으면 같이 안 키우는 게 좋다는 의견이 많았고, 그 보호소 환경이 그래도 괜찮으며, 안락사도 없고, 책임자도, 직원도 고양이 이뻐하는 분이라는 그런 댓글들이 많았어요.
자원 봉사 했던 분의 댓글도 있었구요.

사실 전 원글님이 데려오겠다 하셨을 때 직원 반응이 좀 석연찮아서 맘에 걸렸는데..이런 식으로 글들이 달리니 이젠 어쩔 수 없다, 싶었어요.

25일 글에서도 아드님이 키우고 싶어하고 원글님도 2개월밖에 안 된 어린 고양이가 가여워서 일단 키워볼까, 큰 맘 먹으신 것 같은데..저 쪽에서 그렇게 고압적이고 강경하게 나오니 맘이 많이 꺾이신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딱하긴 하지만 그 아기 고양이, 보호소라도 다른 아기 고양이들이랑 같이 있음 그나마 낫겠지, 해서 이 글도 안 쓰려 했어요.

그런데 어제 어떤 분에게서 쪽지를 받았는데요.
거기도 사실 안락사 꽤 하고, 어린 고양이들은 제대로 못 산다고, 걔 살리고 싶으면 다른 분 명의로라도 입양해서 데리고 나오라는 내용이었어요.

그 분이 공개하지 말아달라 당부하셔서 자세히는 쓸 수 없지만..좀 충격이었습니다.
뭐랄까..내내 석연찮고 미심쩍었지만 뭐 내 일 아닌데..나도 바쁜데..나 할 만큼 했어, 하고 대충 덮어버리려던 내 양심을 누가 꾹 찌른 느낌이었어요.
그 분도 쪽지에서 그랬지만..일단 예방 접종도 구충도 제대로 안 됐고 어리고 약한 아기 동물들을 집단 수용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고, 그래서 그런 이유로 많이들 죽는다고 합니다.
에휴..짐작은 했지만 역시 그 아기 고양이 잘 살아남을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전 제가 고양이들과 개들을 같이 키워서 어려서부터 보고 크면 다 잘 지내는 줄 알았어요. 지금도 서로 싸우는 일 없이 잘 지내거든요.
원글님이 어떤 개들을 키우시는지 모르지만..동물들도 자기 밥 뺏어먹거나 주인 사랑 뺏겨서 샘 내는 거 아님 어린 새끼는 공격 안 하든데요. 오히려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 새끼가 막 들이대면 큰 놈들은 도망가더라구요.

암튼 그래서..원글님, 어렵게 맘 접으신 일 다시 꺼내서 죄송하지만...혹시 그 고양이 지금이라도 데려올 생각은 없으신지요?
만약 그러신다면 저도 동참할게요. 제 명의로 입양해도 되고, 저희 집 근처(여긴 부산이예요) 유기 동물 카페 겸 보호시설이 있어요. 집에 데리고 있고 싶지만 저희 집엔 고양이들이 너무 많아 데려오는 건 무리구요.

혹시 생각 있으시면 heliconn@hanmail.net 으로 연락 주세요.

보호소 홈페이지 http://www.koreananimals.or.kr/home/start.html  에.. 갔더니 보호 중인 동물들 사진이 있더군요.
http://www.koreananimals.or.kr/zboard/data/rescue_o/08_4_110(4).jpg
맡기신 냥이가 이 애 맞는지요? 제가 봐도 참 이쁘고 잘 생겼는데..아드님이 키우고 싶어하고 원글님도 맘에 걸려하실만 하더군요.

그냥..얼마든지 잘 커서 무지개 다리 건널 때까지 사랑받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친 아기 고양이가 안타까워서 오지랖 좀 부려봤습니다.

혹시나 다 지나간 얘기 왜 또 들먹이는지, 난 관심도 없는 동물 얘기 왜 하는지 맘에 안 드는 분들...이 곳은 정부 기관은 아니지만, 정부에서 한 마리당 지원금도 받고 있으니 여러분의 세금도 들어 있습니다. 또 돈을  떠나..말 못하는 동물이라도 생명은 귀중한 거잖아요. 누구나 하나 밖에 없으니까요.
IP : 211.213.xxx.28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참..
    '08.12.30 1:52 PM (211.41.xxx.142)

    그 분 글 올리시고 부담주는 댓글때문에 걱정도 많이 하시던데 쐐기를 박으시네요.

  • 2. 여담으로..
    '08.12.30 1:58 PM (58.140.xxx.101)

    MF동물병원....이라는 일본 만화책이 있어요. 스무권이 넘도록 사랑받는 만화이고 연재가 계속 되나봅니다. 일본도 한국과 마찬가지 ...버려지는 동물들과 학대받고 불쌍하게 팽개쳐지는 동물들 이야기가 참 잔잔하고 잔인하게 나와요.
    이 만화책 읽고 애완견이라든가 유기견. 길냥이들에 대해서 생각이 많이 바뀌어 졌지요.

    냥이들이 참 영물인게,,,,자기들 밥주는 사람네는 기가막히게 알아서 새끼들 낳으면 꼭 그 집 앞 밥주는 장소에 놔두고 가버립니다. 그러고는 가끔씩 확인하러와요.

  • 3. 아기 고양이
    '08.12.30 1:59 PM (211.213.xxx.28)

    보호소 홈페이지 http://www.koreananimals.or.kr/home/start.html
    보호 중인 동물들
    http://www.koreananimals.or.kr/zboard/zboard.php?id=rescue_o&page=2&select_ar...

    참..님/ 예.그렇죠? 저도 욕 먹을 거 알면서도 글 썼는데...그냥 다 잡았던 기회를 놓친 그 고양이가 안 되서요. 현실적으로 보호소에서 동물 입양 되는 경우 극히 드물거든요. 돈을 주고 사거나 아는 데서 데려오지, 보호소라고 하면 더럽고 병이 있을 것 같다고 기피하지요. 그나마 안락사는 없다니 됐다, 했더니 그것도 아니라 그러고...그래서 그렇습니다.

  • 4. 어쩜좋아
    '08.12.30 2:06 PM (218.51.xxx.28)

    저 아기고양이님 저도 고양이카페에서 글을 봤었는데
    원글이 여기82쿡인줄 몰랐네요.
    희한하게도 제가 박스에 있던 길냥이 1차접종까지 마치고 입양보낸 아가랑
    저 아가가 너무 닮았어요 ㅜㅜ 개월수도 비슷하고.
    그 아가도 코숏 믹스여서 특이한 외모였는데 저 아가와 어쩜 저리 닮았는지...
    제가 그 아가 보내고 잠도 못자고 울고 있는데 마침 그 글을 봐서
    너무 이상했거든요. 그래서 남편에게 보여주면서 데리러 갈까 생각도 했는데
    전 서울이어서 망설이고만 있다가 어제도 보호협회 홈페이지를 봤었는데
    사진이 안보이길래 아 입양됐구나... 그러곤 말았는데
    제가 사진을 못 본거였네요...아 어쩌죠...
    ktx역이 동대구만 있던데 동대구에서 택시타고 보호협회(남영동)까지 가면
    택시비 얼마 나올까요. 전 대구를 안가봐서요

  • 5. ...
    '08.12.30 2:18 PM (125.130.xxx.210)

    원글님이 처음 글올리셨던 분께 부담을 주자는건 아니겠죠. 목숨이 달린문제입니다.
    누군가는 어쩜좋아님처럼 행동으로 옮길 생각을 하시겠죠. 그럼 어찌되었던
    귀한 생명하나 건지는겁니다. 비겁하게 대구까지 갈 생각은 못하겠고 이렇게 관심을
    받게 된 녀석이니 (그것도 이녀석의 운이라면 운입니다) 꼭 살았으면 좋겠다는 기도는 해봅니다.

  • 6. ...
    '08.12.30 2:31 PM (125.130.xxx.210)

    어쩜좋아님
    KTX를 타고 동대구역이 아닌 대구역에서 하차하시면(ktx가 대구역에서 선답니다)
    대명동까지 지하철 13분 나오네요.(지하철이 연계되어있습니다)
    동대구역에서 거리는 약 10킬로 정도니깐 택시를 타도 얼마 나오지 않을것 같습니다.

  • 7. 아기 고양이
    '08.12.30 2:31 PM (211.213.xxx.28)

    어쩜좋아 님/ 보호소는 남구 대명동에 있습니다. 저도 대구 사람이 아니라 인터넷 검색해보니 동대구역에서 9km 거리고 지하철로 9개역 구간, 예상 소요시간은 22분이라고 하네요. 거리는 얼마 안 되는 것 같아요.
    사실 원글님께서 보시고 그 냥이가 맞다,고 해주심 좋겠는데..이러다 어 그 고양이 아녜요, 그러심 저 정말 웃기는 사람 되는 거겠죠?^^;
    어쨌든..고양이가 참 이쁜 건 사실입니다. 카페서도 다들 이쁘다, 라고 하셨는데 보호소 문제가 있으니 선뜻 못 나서시더라구요. 그 가여운 고양이가 어떻게 풀릴 지 모르겠지만..어쩜좋아 님 같이 마음 고운 분께 가면 좋겠네요. 보호소 홈피 가심 전화 번호 있으니 맘 정해지시면 문의 해보세요. 남편과 상의도 먼저 하시구요. ...님 말씀대로 이게 무슨 인연인지 모르겠네요.

  • 8. 고양이원글이입니다.
    '08.12.30 2:46 PM (119.67.xxx.102)

    65번에...어린고양이 맞네요.겁을 많이 먹은것 같네요..

    지금 저희집에 강아지가 2마리 있지만..
    그전에 기르던 강아지가 무지개다리를 건넜을때 부산까지가서 장례를 치뤄줘본 경험이 있는
    애견인이라 생각했었는데..
    그런곳의 실상에 대해 너무 눈돌리고 살았던점에 대해 많이 반성했습니다.

    그렇게 알아봐주셨는데 어떻게 해야 좋을지를 모르겠습니다.

    일단 주인이 나타날때까지 기다려야하는시간이 얼마인지를 모르겠습니다.

    그다음..입양을 할려면 제 이름과 주소등 다 속이고 데려와야하는건데 그게 가능한지 모르겠습니다.
    거기 발견당시 주소가 저희아파트주소이기도하고..

    정말 솔직한 이야기를 하자면..
    저는 키우고 싶습니다.
    그런데 데려와서 접종시켜주고 밥먹여주고 화장실마련해줄 돈이 없습니다.
    게다가 제가 데려와서 죽어버릴까봐 너무 걱정스럽습니다. 예전에 기르던 녀석이 일년전쯤에 죽었을때 그 슬픔이 생각나서 너무 두렵습니다.

    제가 개입한 생명이니 어떻해든 그냥 외면하지는 못하겠고..
    사실 그곳분과 통화했을때 안심하라해서 어쩌면 안심되지도 않은채 자신을 속였는지도 모를일이지요..

    지금 독감에 걸려 몸도 아프고 고양이때문에 마음도 아프고 그렇습니다.
    너무 고민스럽습니다...

  • 9. ..
    '08.12.30 2:53 PM (117.20.xxx.52)

    고양이 원글이입니다님~ 너무 맘 쓰지 마세요.
    저도 고양이 세마리 키워서 더이상 고양이 못 키우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그때 글 올린 사람인데요..저도 하루에도 몇번씩 저 녀석 생각나고 그랬네요.

    위에 사진도...안 보고 싶었는데, 보면 더 생각날거 같아서 안 보고 싶었는데..
    보고 말았어요..너무 작고 이쁜 녀석이네요...

    그냥 같이 맘이 아픕니다...휴....
    내가 조금만 더 여유가 있었더라면..이렇게 맘 아프진 않았을텐데......
    여유 있고 잘 키워주실 마음씨 고운 분..잘 부탁드려요..ㅠㅠ

  • 10. 어쩜좋아
    '08.12.30 3:07 PM (218.51.xxx.28)

    대구역에서 보호소 가는길 알려주신 분들 고맙습니다.
    제가 허둥대다 대명동을 남영동이라고 했네요.

    조금전에 전화문의를 드렸는데
    데려오려면 보호소에서 15일가량 지나고 가능하다고 하시네요 ㅜㅜ
    저 아깽이 주인도 없을텐데 주인이 찾으러 오는 기간이 15일...
    이주일넘게 예방접종도 안맞은 면역력 약한 아기가 그곳에 있는다니
    눈물납니다 ...
    그 아깽이한테는 너무 긴 시간같은데 규정이 그러니...

  • 11. 애견인~
    '08.12.30 3:10 PM (220.126.xxx.186)

    어떡해요..저 보호소 홈피 가봤다가 불쌍한 강아지들 보고 눈물나올뻔했어요..
    다들 귀여운데 왜 저기 가 있는건지..엉엉

  • 12. 아기 고양이
    '08.12.30 3:12 PM (211.213.xxx.28)

    원글님/
    아파하시고 힘들어 하지 마세요. 몸도 아프신데..제가 죄송해요.
    이렇게 확인해 주시고 글 써주신 것만으로도 고맙습니다.
    글 쓰면서도 원글님께 부담을 전가하는 것 같아 올려야하나 말아야 하나,
    밤새 고민하다 제게 쪽지 보내준 분의 성의를 생각해 올렸습니다.
    님께선 할 만큼 하셨다고 생각해요. 더이상 부담 느끼지 마시길...

    일단 신원(?) 확인이 되었으니 다른 데 또 얘 보호해줄 분 없는지 알아봐야 겠어요.
    개인 대 개인이 아니라 개인 대 기관이 되니까 훨씬 어렵고 복잡하더군요.

    저도 보호소 관련 글은 보면 마음은 아프고 능력은 없고..그래서 들어가면 괴로워서 나옵니다.
    며칠 전에도 생후 2개월 아기 냥이가 두 눈이 다 실명이 되어서 들어와 있더군요.
    도대체 왜? 선천적인 건지, 아님..차마 생각하기도 싫지만 누가 그런 건지...
    마음이 참 아파요.

    원글님, 독감 어서 나으세요.

  • 13. 아기 고양이
    '08.12.30 3:42 PM (211.213.xxx.28)

    어쩜좋아 님/
    15일을 기다려야 한다구요?
    규정이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만..누가 봐도 주인 없는 길냥이가 분명하고
    면역력 약한 아기 고양이는 하루가 급한데..안타깝네요.
    원주인이 찾으러 올 경우 때문에 그러나 본데..사람 손에 길러진 적이 없는 냥인데 말이죠.
    이런 건 정말 좀 바뀌어야 하는데 말이죠.

    걔가 23일날 들어갔으니..1월 6일은 지나야 한다는 건데..넘 기네요, 넘 길어요.

    어쩜좋아 님 마음은 정하신 건가요? 가족과 얘기도 다 끝내셨구요?
    어째 게시판에서 채팅 하는 느낌이네요.;;

  • 14. 아기고양이원글입니다
    '08.12.30 3:55 PM (119.67.xxx.102)

    독감이야 시간이 가면 낫겠지요..
    부담이야 느껴야지요..
    제가 관여한 생명이고.

    게다가 이런 글이 그쪽에서 알게되어 아기고양이가 미움을 받게 되면 어쩌나 걱정입니다..

  • 15. 아기 고양이
    '08.12.30 5:13 PM (211.213.xxx.28)

    예..저도 걱정이예요.
    오죽하면 그 분이 익명으로 쪽지를 보내셨을까요.
    그래서 만일 여기서 그 냥이 갈 곳이 정해지면 딴 데는 글을 안 쓰려구요.
    그게 안 되면..다른 카페에 일단 문의해보고 임시 보호, 입양글 올리구요.
    잘 해결되었음..하는 마음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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