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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도시 이야기>를 읽고

하늘을 날자 조회수 : 685
작성일 : 2008-12-24 14:03:54

얼마전에 찰스 디킨즈의 <올리버 트위스트>와 <두 도시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둘 다 감동적인 소설이지만, <두

도시 이야기>는 특히 너무나 감동적이고 마음 아픈 결말때문에 여운이 꽤나 오래갔었지요. 영어공부도 좀 해볼 생

각으로 영어로도 같이 읽었어요. 사전을 찾기가 귀찮아서 한국어판, 영어판 동시에 펼쳐놓고, 한 단락씩 영어판

먼저 읽고 뜻이 영 통하질 않으면 한국어판을 보았어요. 모르는 단어들은 영어판에 그냥 줄만 쳐놓고. 아무튼 영

어판으로도 같이 읽으니 한 문장 한 문장 차분하게 읽으면서 더 꼼꼼하게 볼 수 있으니 좋더군요. 영어를 잘 못하

는 관계로 빨리 읽을래야 읽을 수가 없어서 그렇기도 하지만. ㅠ.ㅠ 그리고 시간은 훨씬 많이 걸리지만. ^^;; 아무

튼 마지막 챕터는 너무 감동적이었어요. 주인공인 카턴과 소녀의 대화 하나하나가 너무 인상적이었고, 카턴의 마

지막 독백도 너무 감동적이었고 솔직히 좀 눈물도 났습니다. ㅠ.ㅠ  


그런데, 영어판과 같이 보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저는 한국어판으로 '어문각' 출판사에서 나온 <두 도시 이야기>

를 보았는데, 번역한 사람이 정말 성의없게 번역을 했더군요. 단락들 중에 조금 번역이 어렵다 싶은 부분은 단락

전체를 그냥 생략해 버렸어요. 처음부터 그렇게 빠진 부분이 나오길래 처음에만 그런 줄 알았는데, 이건 뭐, 시종

일관 마지막 챕터까지 계속 단락들을 중간에 건너뛰면서 번역을 했더군요. 뭐, 그래도 대충 줄거리는 이어지기 때

문에 전체 줄거리를 이해하는데 크게 어려움은 없지만 문학작품의 번역으로는 정말 기본이 안된 책인 것 같아서

무척 불쾌하고 황당하더군요.


디킨즈가 많이 좋아져서 <데이빗 카퍼필드>도 읽기 시작했는데, 아직 카퍼필드 어린 시절을 벗어나질 못하고 있

네요. 빨리 읽어서 키워줘야 하는데, 아직도... <올리버 트위스트> 읽을 때도 그랬지만, 이건 뭐 계속 주인공이 불

행한 일들만 겪으니 별로 읽고 싶은 맘이 없어진다는...  ㅠ.ㅠ 같이 읽기 시작했던 친구는 챕터 33 정도 가면 아주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도 나오고 하니까 조금만 더 참고 읽어보라고 말해주는데, 영 손이 안가네요...


제가 좋아하는 미국 역사학자 하워드 진이 어린 시절 찰스 디킨즈를 감동적으로 읽었다고 쓴 걸 보고 읽기 시작했

는데, 아무튼 재밌네요. 찰스 디킨즈.
IP : 124.194.xxx.146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렇게
    '08.12.24 2:07 PM (121.165.xxx.160)

    좀 어렵다 싶으면 슬쩍 뛰어넘는 번역물이 은근히 많은가봐요.
    책 선전할 때 <완역본> 문구에 "당연한 거 아냐?"했는데 현실은 아닌가봐요.^^
    그건 그렇고 디킨스 좋지요. 해피엔딩이 좋지만 그렇게 되기위해서 주인공들이 너무 고생을 하는 것은 가슴아프더라구요......

  • 2. morning
    '08.12.24 2:08 PM (222.239.xxx.101)

    두도시 이야기는 번역판으로도 읽기에 그리 만만치 않은 소설이라고 알고 있는데 대단하십니다.
    친구분과 함께 읽으시는군요.
    저도 주위에 이렇게 함께 책읽을 친구가 있으면 좋겠어요.

  • 3. ^^
    '08.12.24 2:21 PM (116.41.xxx.150)

    디킨즈 저도 참 좋아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데이빗 카퍼필드가 최고라고 생각해요.
    디킨즈 소설의 백미인 개성있는 등장인물들이 가장 잘 살아나거든요.
    조금만 더 참고 봐 보세요///

  • 4. 이렇게
    '08.12.24 2:26 PM (211.210.xxx.61)

    엉터리 번역에 김빠지고 나면 번역된 책은 덥석 읽게 되지 않는게 큰 부작용인거 같아요.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우리말 감칠맛을 어찌 살렸으랴 싶어서리...

  • 5. 번역
    '08.12.24 2:45 PM (211.212.xxx.150)

    웃기는 경우 참 많지요. 여러명이 파트 나눠서 번역해 놓고는 다듬는 과정도 없이 그냥 출간! 문체 바뀌는 게 팍팍 보이고 1부에선 서로 반말쓰던 사람들이 2부에선 존댓말 쓰고 있을 뿐이고,,,, 그런가 하면 <완역본!!>이라며 나왔는데 완역은 했으나 "번역"을 안하고 "직역"만 한 경우도 태반. 번역가 이름 보면 다들 번듯하죠. 이유는? 지 밑에 학생들이나 후배들한테 시켰기 때문이죠. 심지어는 수업을 아예 한챕터씩 번역시켜서 진행한 담에 그 결과물로 책 내는 원로선생님들! 양심 좀 가지십셔.

  • 6. 저도 디킨즈 팬
    '08.12.24 4:15 PM (124.50.xxx.22)

    "두 도시 이야기"도 감명 깊고, "위대한 유산'도 그렇고 스토리 자체도 너무 흥미진진한 것 같아요.
    한 때 디킨즈 때문에 영어영문과로 진학해서 제대로 영문학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진지하게 해봤었어요.

  • 7. 아~
    '08.12.29 5:31 PM (123.248.xxx.217)

    뒤늦게 리플달아요.
    어른이 되어서 읽은것은 아니고, 청소년기에 두 도시 이야기 읽었죠...(엉성했을듯...)
    그런데도 한참을 우울했고 마음아팠습니다. 정말 큰 울림이 있는 책이었어요.
    제대로 된 것 다시 읽어야겠습니다. 새삼 일깨워수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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