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남편을 얼마나 이해해야하나요?

sjm 조회수 : 914
작성일 : 2008-12-23 22:31:03

결혼한지  만3년 됐습니다.
22개월 아이 한명있습니다.

결혼 초기에는 업무가 많아서 늘 10시 이후에 퇴근하고,
출퇴근 시간이 (수원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므로) 3시간 이상 소요되므로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해서 제가 거의 맞춰주고 살았습니다.

1년전 이직을 하였는데 위치가 전 직장과  비슷하여 출퇴근 시간으로 또 3시간 이상걸립니다.
그런데 이 회사는 "직장 문화"라는것이 있었습니다.
직장 문화라는것이 함께  음주가무 즐기며 어울리는 것을 말하더군요.
면접시 업무 능력보다 직장에서 사람들과 얼마나 잘 어울릴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했답니다.

실전으로 들어가보니 .....

이회사는 순환 근무제도라서 대부분 타지역 사람들이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회사생활을 합니다.
그래서인지 퇴근시간이 모호합니다. 아니 꼭 퇴근시간을 지킬필요가 없나봅니다.
늘 저녁을 함께하고 술이 한잔 들어가고 노래방가고 당구치고...
그러다가 자정을 넘기고 들어옵니다.
월요일은 주말에 못봤으니 당연히 술한잔
화요일은 어제 술먹는라 못한 일하느라 늦고(저녁먹으면서 반주 꼭!!)
수요일은 부서장 모시고 저녁먹다가 술먹고 순서대로 고고
목요일은 대부분 회식
금요일은 쉼 :  타지역 사람들 귀향으로
                     가끔은 귀향하기 아쉬워 저녁먹고 들어옴
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술도 적당히 먹는것이 아니라 죽을때까지 마시고 다음날 술취한 상태로 출근하는것이 다반사입니다.
이것이 이직한 회사의 문화 입니다.

지난 1년간 저는남편의 직장문화를  정말 열심히 이해하려고 했습니다.
잔소리 거의 안했습니다.
정말 스스로 대견하리만큼 남편을 이해했어요.
왜냐하면 남편의 위치가 불안정하거든요.
안정적이지만 비정규직이고 정규직으로 발령받기 위해서는
회사가 중요시하는 직장문화를 소홀히 할 수 없으니까요.
더구나 이 회사의 분위기는 완전 보수적 권위적이라서, 가정을 중요시하는 젊은 사람들을
우습게 생각하거나 남자답지 못한 뭐, 그런 사람으로 여기는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남편은 비굴하지만 힘들지만 회사문화를 잘 따라가고 있었습니다.
그런 문화에 대하여 이야기하면 자신의 위치가 어쩔 수 없다고 합니다.
자신도 정규직이 되기위해서 윗사람 눈밖에 나지 않으려고 참석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점점 저의 인내심의 한계가 오기 시작했어요.

남편은 성실하고 음주가무 잘 못하고 자기생활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런사람이었어요...
그런데  술자리를 어떨땐 즐기는 것 같습니다.
주중에는 회사생활에 몰두하느라 가정이 안중에도 없습니다.
이제는 술먹고 늦게 들어오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것 같습니다.
남편하고는 평일에 거의 찰나만 얼굴 보고,
일주일 내내 술과 일에 치진 남편은 주말에는 잠만 잠니다.
아이와 함께 놀자고 하면 눈치가 보입니다. 거절을 안하지만 얼굴에 힘들어서 하기싫다고 써있으니깐요.
지금 자기일은 남편가 아빠가 아니라 회사에서의 위치가 가장 중요한가봅니다.

저는 결혼후 처음 수원이라는 낯선 곳에서 살면서
임신하고 애낳고 키우면서 모든걸 혼자 하고 있습니다.
원래 혼자서도 잘하는 성격이고 그다지 남한테 기대는 성격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낳고 키우는건 혼자서 하긴 너무 힘이드네요..
정기검진에서 여러곳 재검하라고 나왔습니다.
중요한 것은  정신적인 건강도 문제가 있습니다...
자꾸 이상한 생각이 듭니다..
노래방가면 도우미도 나오고 이상한 짓도 많이 한다던데..
정말 그 오랜시간 술먹고  이야기만 하는 걸까...
남자들만 모여있는데..혹시....

오늘은 지방에 갔는데 외박한답니다. 술이 만취해서 집에 못간다고 전화왔는데,
자고와야지 어떻게 하냐며 화를 내고 끊서 제마음이 불편합니다.
그럴수도 있겠지...하고 이해해야 하는건지?
화가 납니다.
남의 가정사를 우숩게 생각하는 무식한 회사 사람들에게 화가나고
점점 남편을 못 믿는 저에게 화가 납니다.

저의 친정은 전형적 가부장적인 집안이고 엄마도 순종적이셔서 아빠를 오롯히 이해하셔야만 했어요.
그래서 저는 그러지 않으리라했건만 결혼해 살아보니,
남편을 사랑으로 이해하기도 하지만
보고 자란것이 있어서인지 엄마처럼 마냥 이해해야하는것 같아 갈등이 생깁니다.
도대체 어디까지 이해해야하나요?

IP : 116.32.xxx.48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12.23 10:52 PM (218.51.xxx.7)

    말로는 억지로 한다는데 그게 길어지면 그 문화에 젖어들어 즐기는 수순으로 가더군요.
    그런데 그걸 또 막 싸워가면서 못견디겠다 나오면.. 튕겨져 나가구요.

    먹고 살기 위해서 그러는 건데 그거 이해 못하는 마누라 나같이 마누라 눈치 보는 남자 있는 줄 아느냐? 병신 쪼다 소리 듣는다 항변하더군요. 그러다 이혼 소리까지 나오고...

    님과 같은 처지로 저도 아무도 모르는 지방으로 남편 따라 내려가 혼자 아이 키우느라 우울증 걸려 죽는 줄 알았거든요.
    남편 잡아봐야 지금 잡히지도 않구요. 오히려 어긋나기 시작하면 밖으로 돌아요.
    체력이 저하될 때 쯤이나 되야 철들고 집과 아내가 소중한 줄 알아요.

    일단 남편에게 신경 끄시고 같은 또래 아이들 키우는 코드 맞는 동네 아줌마들 사귀고 남편 신경쓰지 말고 나들이도 다니고.. 나름대로의 문화생활을 만드세요.
    남편 쳐다봐야 해결 하나도 안되요.

    그리고 아이가 어리니 아이 데리고 친정이나 시댁 중 계시기 편한 곳으로 가셔서 보름 내지 한달 정도 방학 보내고 오세요. 남편에게는 나 없는 사이에 실컷 놀라고 하시구요.
    오히려 아내가 집에 없으면 밤새 놀 거 같은데 울 남편 보니 청개구리도 아니고 마누라 없으니 꼬박꼬박 일찍 들어와 집에서 전화 받더군요.

    아님 남편이 쉬는 날엔 나도 콧바람 쐬야 숨쉬고 살 것 같으니 휴가 달라 하시고 남편께 아이 맡기고 혼자서 잠깐 외출도 하시구요.(가실 데 없더라두요... 일부러라도..) 그래야 아이 보는게 얼마나 힘든지 남편이 알고 님 고생하는 거 고마워 해요.
    절대 아이는 못 맡긴다 생각지 마시고 못하더라도 남편께 맡기고 다니세요.
    자기 자식 안 잡아 먹습니다.

  • 2. 덧붙여서..
    '08.12.23 11:05 PM (218.51.xxx.7)

    주중에 회사일에 충실한거 안 말리지만 주말은 가족들을 위해 주어진 시간이니 가족과 함께 하는 주말을 위해서 금요일부터 준비해 달라 하시고.. 금요일은 되도록이면 술 약속이나 회식 안했으면 좋겠다 요구하시고 남편의 약속을 받아내시는 것이 좋겠네요.
    .
    처음엔 주말에 집에서 피곤해서 자지만... 나중엔 주말도 핑게 대고 나돌기 시작하면 더 힘들어요.
    지금 모르는 낯선 지역에 와서 한참 아이 보느라 힘든 시기라 몸도 마음도 지쳐서 남편의 배려를 못 받는 이 상황이 더 견디기 힘들고 힘겨울 거에요.

    그걸 남편 탓을 하며 싸우기 시작하면 서로에게 손해에요.
    내가 필요로 할 때 남편은 일 하느라 저 멀리 가 있어서 내게 전혀 도와주지 않음에 야속했지만..

    그렇게 고생하며 일한 시간들이 모여서 안락한 가정이 이루어지고...
    함께 그 고비를 참고 넘겨준 아내에게 진정으로 고마워 하는 날이 온답니다.

    그냥 무작정 참는 건 힘드실 거구요. 나름대로 남편 말고 다른 돌파구를 찾아보세요.
    지금 남편 입장에서도 답이 안나오는 문제를 들고 힘들게 싸우고 있는 중이니까요.

    비정규직과 정규직 똑같은 일을 하면서도 대우 정말 열악하고, 본인 스스로 느끼는 자괴감도 엄청 큽니다. 잘 안 어울리면 비정규직이라서 적극적이지 않다는 둥 우리 조직에 동화를 못한다는 둥... 말들이 많습니다.

    오히려 님이 많이 남편을 위로해 주시고 남편에게 자신감을 주시고.. 시간을 좀 주셔야 할 시점인 것 같네요.

  • 3. 나름의 즐거움
    '08.12.23 11:42 PM (221.149.xxx.191)

    제 남편과 비슷하네요... 제남편은 토욜에도 출근을 하지요. 저는 5, 8살 남매를 키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도 직장에 다니고요. 저는 정시퇴근하는 직장이라, 저녁의 모든 일이 제 일이지요. 자기자식 키우면서 무슨 힘이 드냐고 어른들은 말씀하시지만, 저도... 정말 쉬고 싶거든요. 직장상사 눈치보느라 토욜에도 출근하는 남편을 보면 정말 하루하루가 짜증스럽습니다. 하루에도 열두번은 더 이혼생각이 든다니까요. 내년이면 결혼 10년차인 저도요...

    병인지 아닌지 모를 우울증은 거의 중간고사, 기말고사처럼 매년, 매주기 찾아오지요. 그래고 직장생활하면 집 밖생활이 있으니 좀 낫지 않냐고들 하십니다만, 회사생활이 제 개인시간은 아니지요... 종종걸음으로 집으로 향할땐 즐거움반 피곤함반입니다..

    님께서 남편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는 분은 아닌 것 같습니다만, 좀 더 적극적으로 원하시는 것을 표현하세요. 저 같은 경우는 스트레스를 잊기 위해 화초도 키우고, 수도 놓고 등등 별별 짓을 다 해봤습니다만, 역시 최고는 남편이 없어도 재미나게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인 것 같습니다.

    위의 분들이 말씀하신 것 처럼, 토요일 저녁에는 남편께 아기 맡겨놓고 찜질방이라도 가세요. 혼자 앓지 마세요. 혼자 견딘다고 대견한 우리 마눌님 할 남자들 별로 없습니다. 그냥 그렇게 살아도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평범한 사람들의 생각이지요. 당장 우리도 그렇지 않겠어요?

    주의점은 칭얼대거나 소위 "징징대는" 모드로 나가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화가 난 것 도 아니고, 싸우려는 것도 아닌, 나도 다음주를 위해 원기 충전해야하겠다고 부드럽게, 그렇지만 당당하게 말하세요. 내가 하고 싶을 일에 내가 당당하지 않으면 듣는 사람도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조금만 더 있으면 아기도 제법 보기 수월해질 나이이고 하니, 지금 상황이 백년 만면 갈거라고 속상해 하지 마세요.

    저는 주말 저녁에는 아이들하고 남편 같이 놀러보내고, 저는 집에서 잔답니다:) 팔자 좋아보이지만, 처음에 아이들만 내보내는 것이 제가 더 힘들었어요. 혹시 다치지는 않을지, 아이 잃어버리지는 않을지... 지금은 잔소리꾼 엄마보다 기분파 아빠랑 동네 산책 가는 것을 아이들이 너무나 좋아한답니다.

    화이팅!

  • 4. 원글작성자
    '08.12.24 12:41 AM (116.32.xxx.48)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해요.

    글을 적어놓고 잠자리에 들었다가 잠이 안와서 뒤척뒤척...다시 들어왔어요..

    댓글 보고 한참 울었네요..

    남편.. 참 힘들겠죠...
    지난 일년동안 죽도록 일하고 죽도록 술마시고 회사에 충성해도
    자기보다 어린 선배는 정규직이라서 때되서 승진하고
    자기는 좋은 학교 나와서 경력으로 당당히 이직했어도
    비정규직이고 ..경기 않좋아 당분간 정규직 승진 계획없고..
    언제가 될지 모를 정규직 전환 기다리며 죽도록 일하고 술마시고...
    불쌍해요..

    서로 이야기 해보면, 힘들겠다며 안쓰러워하죠..
    노력하겠다고....주말에 신경쓰겠다고..
    그런데 그게 다예요..
    안쓰러워하는거 ...생활은 달라지지 않아요..
    그러다보니 님들말씀대로 남편이 지금 제일 힘들기에 더는 요구를 안하게 되요..

    그런데 문제는 저예요...
    말로는 머릿속으로는 이해한다고 하지만 , 혼자 시름시름 앓아가는 저요..
    제 인생을 위해 30년을 정말 열심히 살았는데,내 인생이 사라졌어요.
    결혼해서 남편이 생겼는데, 남편이 사라졌어요..
    양가에 아이 양육을 도움받기도 어려운 상황이고...
    점점 의욕이 없어져요...
    제가 정말 힘든건 남편이 늦을때마다 속으로는 화가나지만 화를 내지 않고
    그려려니 받아주는 저의 태도 입니다. 상화이 남편한테 직접화낸다고 답이 없잖아요..
    그러고는 혼자 벽보고 화내고 말하죠..
    미친여자처럼.....

  • 5. 남편분이
    '08.12.24 9:26 AM (211.57.xxx.106)

    즐기는 거에요. 본인이 싫은데도 그렇게 하면 문제지만 제가 보기에 남편분은 그 분위기를 좋아하는 듯 보여요. 그렇게 사흘을 매일 술마시고 늦는데도 불만 없다면 말이죠. 그럴때는 방법이 없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29943 ... 2 바세린이요 2008/12/23 271
429942 시댁 행사에 명품가방 들고 가세요? 36 시댁행사 2008/12/23 6,220
429941 더소울 콘서트 다녀오신 분~ 궁금이.. 2008/12/23 307
429940 전세 구하려고 하는데 2 sesera.. 2008/12/23 256
429939 엄마잃은 아기고양이를 동물보호협회에 보냈어요..잘한걸까요.. 29 고양이 2008/12/23 747
429938 복도식아파트 9 질문 2008/12/23 1,029
429937 얇다가 아니라 가늘다고 해야 맞는거아닌가요? 10 하늘사랑 2008/12/23 539
429936 다 똑같은 상품을 추천하네요 3 무플절망 2008/12/23 667
429935 석류를 우아하게 먹는 방법..? 8 석류좋아 2008/12/23 1,006
429934 강원도에 눈이 6 .. 2008/12/23 310
429933 뉴욕타임즈가 즉석사설을 선보이는 까닭 리치코바 2008/12/23 206
429932 남편을 얼마나 이해해야하나요? 5 sjm 2008/12/23 914
429931 골감소증이라고 아시나요? 3 감기조심하세.. 2008/12/23 605
429930 남편! 3 흑흑 2008/12/23 732
429929 스탠 웍 몇센치가 가장 유용할까요? 10 구입하려구요.. 2008/12/23 806
429928 당신의 남편(김이태)은 의인입니다 3 리치코바 2008/12/23 312
429927 육개장 먹고 난뒤 이런 증상..ㅠ.ㅠ 11 육개장 2008/12/23 3,423
429926 이경우 보험적용 될까요? 1 늦은밤 2008/12/23 207
429925 사랑하는 민주씨에게... 리치코바 2008/12/23 223
429924 4년지난 팥 먹어도 될까요? 10 한심한주부 2008/12/23 2,253
429923 김 한장에 서러워서 울었어요 37 난 밴댕이 2008/12/23 5,936
429922 갈등 4 아난다 2008/12/23 393
429921 친정엄마가 아이를 봐줄때... 6 속좁은 동생.. 2008/12/23 757
429920 초1숙제 어떻게 봐주나요 10 울화통이 터.. 2008/12/23 504
429919 홍합국물로 김치 담가도 맛있을까요? 4 코스코 2008/12/23 541
429918 선물 드려야 하나요? 5 엥? 2008/12/23 480
429917 국산 한천은? 3 국산한천 2008/12/23 352
429916 펠트 시험 주관식 답 적는방법 2 퍼니 2008/12/23 354
429915 수표 100만원짜리를 어떻게 만들죠? 8 있쟎아요 2008/12/23 2,695
429914 도시가스 보일러 어떻게 써야 절약되나요?? 3 보일러 2008/12/23 8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