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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가기 싫다는 아이..."그럼 쉬어"

휴가 조회수 : 819
작성일 : 2008-12-20 17:18:39
딸아이는 태권도 학원에 다닌다. 처음엔 원해서 잘 다녔는데, 최근 학원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그리 가볍지만은 않았다. 해서, 얼마전에 아이에게 물었다.

"학원 가기 싫어?"

"쪼금."

"그래도 운동 하나쯤은 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그럼, 나 학원 좀 쉬고 그런 다음에 수영 배우면 안 돼?"

"수영 배우고 싶어?"

"응, 여름에 물가에 놀러 갈 때 이젠 튜브 그만 끼고 싶어."

"그래, 운동을 두 개 하는 것은 무리니까, 그럼 좀 쉬다가 배우고 싶은 수영 배울까."

"좋아."

유일하게 다니는 태권도 학원이지만 본인이 원치 않는다면 강요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동안 즐겁게 태권도를 배우며 체력을 다졌고, 나름 품띠까지는 땄으므로 수영을 배운 후 원하면 태권도학원을 1년 정도 더 다니는 것이 지금 억지로 다니게 하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았다.

아이가 원치 않는데 굳이 아까운 돈을 들여 학원에 보낼 필요는 없다고 본다. 본인이 원해야 열심히 할 수 있고 행복할 수도 있다. 물론, 과정상 어려움도 본인이 선택했기에 잘 견디어 낼 수 있을 것이다.

태권도학원을 일단 쉬자 아이는 방과 후 시간이 많아졌다. 초등 3학년이지만 학교를 다녀와서 만화 좀 보고 간식 먹고 태권도학원에 다녀오면 6시다. 여러 군데 학원을 다니는 경우를 보면 도대체 어떻게 다니는지 나로선 이해할 수 없다.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에서 휴가를 원하는 주부처럼 아이들도 가끔은 학원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휴식이 필요하지 않을까?

학원을 가지 않고 1주일쯤 흐른 후, 아이에게 물었다.

"학원 안 가니까 좋냐?"

"응, 좋아."

"뭐가 좋은데?"

"응, 마음대로 놀 수도 있고, 책도 볼 수 있고, 만화도 컴도 실컷 하고."

아이 표정이 밝다. '그래, 마음껏 놀아라.' 학년이 올라갈수록 할 것이 많아지는 현실에서 이런 기회가 언제 또 올까 싶다. 딸아이도 4학년이 되면 컴퓨터를 방과 후 수업으로 배울 예정이기에 학교수업만 하는 해방의 시간은 두어 달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학원이 뭐기에? 제대로 된 교육이라면 학교에서 선생님과 열심히 공부하고, 집에 돌아오면 숙제하고.. 나머지는 친구들과 어울려 놀고, 책 좋아하면 책 보고 음악 좋아하면 음악 듣고 축구 좋아하면 축구하고... 아이들이 이렇게 커야 할 텐데. 현실은 그렇지가 못해 아쉽다.

아이가 학원에 가지 않고 학습지를 하지 않아도 기본 공부는 스스로 한다. 스스로 숙제하고 문제집을 사 주면 하루에 두어 장씩 꾸준히 푼다. 아이 스스로 한자에 관심이 많아서 한자능력검정시험 공부도 문제집을 사주면 스스로 익힌다. 간혹,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엄마에게 도움을 청하기도 하지만.

엄마 강요에 의해서 아이가 왜 배우는지 모르는 것보다는 스스로 배울 거리를 찾아서 하는 것이(물론, 부모의 조언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 훨씬 중요하지 않을까. 학원을 다니지 않고 자유로운 시간을 가졌다면 이후, 다른 무언가를 배울 때 훨씬 더 잘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게 나만의 착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아이는 지금 자유의 시간을 만끽하고 있다. 아마 방학을 하면 훨씬 편할 것 같다. 하고 싶은 무언가를 할 시간이 많아지므로. 하고 싶은 것 하기 싫은 것을 명확하게 스스로 결정하는 딸이 대견하다. 딸아!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자라줘. 이제 방학이 얼마 남지 않았네. 이번 겨울방학 즐겁게 보냈으면 싶다.
IP : 168.248.xxx.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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