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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하고 투쟁하지 않는다면 우린 인간이 아니다

혁명전야 조회수 : 427
작성일 : 2008-12-19 16:42:50


초등학교에 경찰 투입.."공정택 미친것 같다"
경찰이 교사.학부모 끌어내..학생들 "우리가 선생님 지킨다"
이상호 기자 / 235s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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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에 경찰이 출동해 학부모와 교사를 끌어내는 일이 발생했다. 19일 거원초등학교에 해임된 박수영 교사가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들어가려 하자 경찰이 등장한 것. 하지만 학생과 학부모의 강력한 저항 덕분에 박 교사는 수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오전 8시 거원초 앞에는 경찰 8명이 자리했다. 학교 교장이 ‘시설보호’를 이유로 경찰을 불렀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은 이에 거세게 항의했다. 선생님이 수업을 하기 위해 학교로 들어가는데 무슨 시설보호가 필요하냐는 것이었다. 교장은 묵묵부답이었다.



장혁 군은 이 날 교실을 들르지 않고 학교 앞에 서 있었다. 지난 18일 교실에 들렀다 박 교사를 만나려 내려오려는 장 군을 다른 교사들이 막아섰기 때문이다.
사진 더 보기 ⓒ 민중의소리
6학년 9반 장혁 군은 가방을 든 채 교문 앞에 서 있었다. 지난 17일 가방을 두고 박 교사를 보러 나왔다가 다른 교사들의 제지를 받았기 때문에 아예 교실에 들어가지 않은 것이다.

8시 30분이 되자 박수영 교사가 학교 앞에 나타났다. 학부모와 학생들은 박수로 박 교사를 맞았다. 교장과 교감은 박 교사에게 “이러면 안된다”며 앞을 가로막았다. 하지만 박 교사는 “수업을 하러 왔다”면서 “들어가서 아이들을 만나겠다”고 말했다.

교장은 “법대로 진행된 정당한 절차이며 학교에서 결정을 내린 것도 아닌데 학교에 와서 이러면 곤란하다”고 말했지만 박 교사는 “무엇이 정당하냐”면서 “아이들과 수업을 하고 나서 생기는 불이익은 다 받겠다”고 항의했다.

박 교사가 학교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교장은 “어제(18일) 박 선생 수업시키고 나서 나는 교육인생 38~39년 만에 받을 수 있는 모욕은 다 받았다”면서 “절대 안된다”고 막아섰다. 하지만 박 교사는 아랑곳하지 않고 교문으로 향했다.

박 교사가 교문으로 향하자 학교 ‘시설보호’를 이유로 배치된 경찰들이 막아섰다. 그러자 이번엔 학부모들이 경찰을 막아섰다. 경찰은 학부모들을 밀쳐내며 박 교사를 끌어내려 했다. 학부모 3명이 넘어져 울며 “안된다”고 외쳤지만 막무가내였다.

학부모들의 저항이 완강해지자 경찰 30여명이 추가로 투입됐다. 경찰 관계자는 “밀어버려”라며 박 교사와 학부모를 교문 밖으로 밀쳐냈다. 학부모들은 넘어지면서도 경찰의 다리를 붙잡고 놓치 않았다.

학부모들은 “당신들(경찰들)은 우리를 지켜주는 사람이지 않느냐”면서 “제발 우리 아이들을 지켜달라”고 울부짖었다. 하지만 경찰들은 “밀어버려”라는 말밖에 하지 않았다.



박수영 교사가 학교에 들어서려 하자 경찰들이 막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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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찰과정에서 박 교사의 안경은 부러졌다. 학부모들은 이를 주워 박 교사에게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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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측은 이에 더해 학부모들을 채증하는가 하면 취재 중인 기자에게 “소속이 어디냐”며 기자증을 잡아채기도 했다.

마찰이 계속되자 운동장에는 교실에 있던 6학년 9반 학생들이 모여들었다.

학생들은 경찰에게 발길질을 해대며 “우리 선생님을 쫓아내지 말라”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선생님을 둘러서며 “우리가 지켜주겠다”고 말했다.

박 교사는 학생들에게 “너희들이 여기에 나오면 안된다”며 “선생님 곧 들어갈테니 어서 교실로 들어가라”고 했지만 아이들은 “싫다”고 소리쳤다.

학생들이 나타나자 학부모와 경찰측의 마찰은 자연스레 중단됐다. 박 교사는 계속해서 아이들에게 교실에 들어갈 것을 부탁했으나 아이들은 “우리도 학교 그만 두겠다”며 “같이 있겠다”고 울부짖었다.



박 교사는 “정 그렇다면 오늘은 야외 수업을 진행하겠다”면서 교문 앞에 앉았다. 학생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박 교사를 중심으로 둘러 앉았다. 학부모들도 학생들과 박 교사를 지키겠다며 그 주변을 둘러섰다.
사진 더 보기 ⓒ 민중의소리
결국 박 교사는 “정 그렇다면 오늘은 야외 수업을 진행하겠다”면서 교문 앞에 앉았다. 학생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박 교사를 중심으로 둘러 앉았다. 학부모들도 학생들과 박 교사를 지키겠다며 그 주변을 둘러섰다. 학부모들은 학생들에게 옷을 벗어주며 “공부 열심히 하라”고 말해줬으며 학생들은 자신의 옷을 벗어 박 교사에게 걸쳐주기도 했다.

1교시는 국어 시간이었다. 박 교사는 “오늘 이 자리에서는 자기의 꿈을 하나씩 말해보자”고 제안하며 “나의 꿈은 여러분의 졸업식을 지켜볼 수 있고 함께 공부할 수 있는 평범한 교사”라고 말했다.

장혁 군은 “원래 꿈이 있었는데 하나 더 생겼다”면서 “그건 국회의원이 돼서 우리 선생님 같은 분이 쫓겨나지 않게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장 군이 말하자 학생들은 “혁아 네 꿈은 이뤄질 수 있어”라고 한 목소리로 외쳤다.

결국 경찰은 관계자 3~4명만 남기고 철수했다. 학부모와 학생들은 “교실로 가자”면서 박 교사를 둘러싸고 교실로 향했다. 박 교사가 교실로 올라가자 이 학교 2학년생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축하한다”고 외쳤다.

교실로 향한 박 교사는 2교시 국어 수업을 이어 진행했다. 학부모들은 복도를 지키며 수업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지켜봤다.



해임된 박교사가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더 보기 ⓒ 민중의소리
학부모들은 학생들이 수업에 들어가자 몸을 떨며 무서워했다.

김 모씨는 “경찰이 학부모와 학생들을 저지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이런 일이 세상천지에 어디에 있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학교기물을 보호한다며 온 경찰이 왜 우리를 막아서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녹색어머니회에서 활동한다는 학부모는 “학부모들은 녹색어머니회를 비롯해 상담 등 여러 가지 일을 한다”면서 “하지만 공권력이 학교에 막무가내로 들어오는 것을 보니 녹색어머니회 같은 활동을 경찰이 하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 학부모는 “경찰들이 들어와 하는 짓을 보니 공정택이 미친것 같다”면서 “우리 아이들의 교육이 망가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마찰 과정에서 부상당한 학부모도 있었다. 이 모씨는 “선생님을 지키려 했는데 경찰이 뒤에서 밀었다”면서 “넘어지는 과정에서 부상을 당했는지 허리가 아프다”고 말했다.

한편 학부모들은 서로 연락처를 주고받으며 박 교사가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수업을 계속 진행하고 졸업식에도 참석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뜻을 나누었다.

IP : 121.159.xxx.71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혁명전야
    '08.12.19 4:48 PM (121.159.xxx.71)

    오늘 우리는 왜 이토록 처참한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는가?
    그건, 내 안의 이명박 때문이다. 우리의 이중성, 즉 기회주의, 비겁함, 이기주의......
    내 안의 이명박을 떨쳐내기 못한다면 우리는 쥐박으로 상징되는 친미수구집단의 노예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싸워야 한다.
    스스로 비폭력이라는 사슬을 감고, 6월 항쟁의 추억을 회고하는 감상주의 촛불이 아니라 불덩이가 되어 활활 타오르는 투쟁이어야 한다.

  • 2. 이젠
    '08.12.19 4:49 PM (118.32.xxx.105)

    중학교...일제고사
    중딩들 만만이 볼애들이 아닌데....
    초중딩과 싸우는.............얼간이들..

  • 3. 완전
    '08.12.19 6:00 PM (124.53.xxx.86)

    미쳐돌아가는 세상이네요.
    학교에...

  • 4. ...
    '08.12.19 7:09 PM (222.108.xxx.66)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거임????? 아이들에게 어른이라는 것이 부끄러운 세상......

  • 5. 세상에
    '08.12.19 7:39 PM (211.236.xxx.101)

    이것이 사실이라니,,.
    이것이 현실이라니...기가 막힙니다.
    초등학교에 경찰을 투입하다니. 그 교장자식은 머하고 있대요

  • 6. 당신들은
    '08.12.19 9:20 PM (122.35.xxx.157)

    최고 학부모이십니다. 끝까지 선생님 지켜주세요.

  • 7. 빨리
    '08.12.19 10:13 PM (61.102.xxx.198)

    봄이 왔으면 좋겠네요
    날이 따뜻해지면 모두들 가만히 있진 않을 텐데...
    아이들에게 이런 모습까지 보여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네요
    어떻게든 선생님들을 제자리로 보내드려야 할텐데 방법이 없을까요?

  • 8. ,,,
    '08.12.19 11:51 PM (59.7.xxx.84)

    부끄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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