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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이 3배로 늘었어요.

괜찮다고 말해줘. 조회수 : 2,947
작성일 : 2008-12-15 17:18:45
  아이 키운다고 바빠서 공부 안한 제가  집을 샀습니다.
차액이 2억 모자랐으나 제가 들어가 살지 않고 전세를 주고
저는 전세가 싼 곳으로 전세를 가서 빚이 5천5백정도 되었습니다.
이 정도면 감당 못 할 정도는 아니라 생각하고 (6개월 동안 천만원 갚았어요) 살았어요.

   문제는 가을이 되면서 서서히 드러났어요.
전세가가 같이 떨어진거예요. 얼마전 4천500 낮춰서 겨우 계약이 됐어요.
빚에 2배가 됐지요.겨우겨우 받아 들이고 진정할 무렵
몇 년전 상가 분양 받을때 부가세 환급받았던 걸 토해야 한다는 걸 받았어요.

  그 때 저희는 잔금은 물론 등록,취득세까지 냈는데
분양이 너무 저조하여 시행사와 시공사,군인공제가 맞물려 있어서
등기가 안 떨어져 법정까지 갔으나 소용이 없었어요.
결국 상가가 시공사로 넘어가고 시공사에서 저희에게 분양대금만 받고 나가라 해서
다 포기하고 나왔어요. (등기가 안 되면 아무것도 보장이 안되더군요)

  여튼 그때받은 부가세를 신고하고 냈어야 하는데 저흰 세무서에서 날라 올줄 알고
마냥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그것이 1년이 넘어 가산세가 천만원이 보태어져 4천백만원이 넘게 불었어요.
고충청리에도 가 봤는데 해당사항이 없다고 해서 할 수 없이 포기하고 냈어요.

  그 동안은 중도 상환하려고 마이너스 썼었는데 갑자기 빚이 3배로 늘어나니
할 수 없이 집 담보를 내려고 알아 봤어요.
이 번주 목요일까지 국*은행에서 5.5%로라고 하데요.
이 번달 말께 새로운 새입자가 들어오는데 전화해서 양해를 구했더니
자기네가 전입할 때 까지는 어림 없다고 난리치고
저희 신랑이 병의원쪽으로 전문직이라고 말해도 전혀 ......

  그 분 입장에서는 그러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정말 엎친데 덥친 이런 상황이 너무너무 비참하더군요.
결혼생활 10년 동안 백화점에서 변변한 옷 하나 사 본 적도 없고
반지 하나 해 본적도 없이 궁상을 떨며 살았는데
도데체 이런 생활이 기약도 없이 이어질 것이고
나는 어떻게 되도 괜찮지만 아이들 학원까지 줄여야 하니 가슴이 아픕니다.

  막내는 이 번 달부터 어린이집을 안 보내고
둘째는 태권도 하나 뿐이니 그냥 놔두기로 했습니다.
큰 애는 윤**영어, 씨**수학 , 와**과학 하는데
영어,수학은 놔두고 과학은 끊어야 한다고 말하고는 얼마나
속이 상하고 눈물이 나던지 .....작은 아이 받아쓰기 불러주는데
계속 목소리가 울먹거려 혼났어요.

큰 아이 안아주며 니가 좋아하는 과학 끊어서 미안해.
빚이 늘어나서 그래. 하면서 또 울었어요.
방금 전에 와서 저에게 좀 나아지면 더 좋은 학원 보내달라길래 그러마 했어요.

  어제는 남자 셋과 막내 딸 머리를 깍아주었어요.
10년 전에 이발기를 사 놓은게 있었는데 지난 달 부터 다시 꺼내
집에서 이발을 했어요.
배운 적은 없지만 예전에 교회에서 미용실 다니는 후배한테 설명 들으며
한 번 본게 다예요. 그럭저럭 그라데이션만 잘 하면 될 것 같아서 했는데
생각보다 잘 하네요. 집에서 한게 별로 티가 안나요.

문제는 청소랑 빨래예요.
청소를 해도해도 계속 나오고, 옷은 세탁기 못 돌리고 손 빨래를 해도
다 떨어지지 않거든요.
이불이며 방석이며 목욕탕.....
돈 2만원도 안 되는 돈 아낄려다 비싼 청소기 망가지는 건 아닌지 살짝
걱정도 되고, 머리 자르는 돈이 자르는 값이 아니라 그 후의 이런 값인것 같아 웃었습니다.

  반찬도 안 해먹고 학원도 끊고,신랑 도시락도 싸고, 손수 머리도 자르며 아낀 돈이
홀라당 이자로 나간다고 생각하니 참 입맛이 떨어집니다.
앞으로도 신랑 박사과정 실험비로 900정도 더 나가야 하는데
빚이 줄지 않고 계속 늘어만 가니 눈 앞에 캄캄하네요.

  곧 빚이 1억 4천 정도 되고 신랑 월급은 적으니 머리가 아픕니다.(월급 진짜 작아요)
친구들은 그래도 신랑이 전문직 아니냐고 속모르는 소리만 늘어 놓고.
아이들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 지도 막막하구요.
아이들은 계속 커서 돈 들어갈 일만 남았고 전 다음달이면 불혹인데
몸이 좀 안 좋아 일하기도 어려워요.
아이들도 셋이나 되고 아직 초등이라 12시반이면 오니 할 만한 일도 없더라구요.

   예체능 쪽으로 대학원나와 바로 시집왔으니 직장경험도 자격증도 없어서
무슨 일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아무 쓸모도 없는 사람처럼 느껴져서 자괴감마저 들었어요.
시급 얼마짜리 일이라도 오전에 하려니 차라리 막내를 내가 보는 게 나을것 같아
그렇게 결정을 내렸어요.

   82회원님,여러분들은 이 어려움을 어떻게 슬기롭게 견디는지 지혜를 나눠주세요.
원론적인 내용말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서 돈을 아끼고 보태는지 말해주세요.
살림도 좋고 교육도 좋고 은행이자나 수수료 아끼는 방법 모두 좋습니다.
그리고 제 빚이 많은게 아니라고 말해주세요.
너는 혼자가 아니야  라고 들리니까요.

   MB가 너무너무 싫어서 빨리 정권이 바뀌기를 바라지만
상황이 너무 안 좋으니까 좀 잘 해줬으면 하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아니 더 이상 나빠지지 않기만을 바래요.
내년에 금융대란이 올지도 모른다는데 그럴까봐 가슴이 조마조마합니다.

  올 하반기는 눈물로 눈물로 지나가네요.



IP : 118.32.xxx.70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12.15 5:26 PM (218.144.xxx.135)

    음.. 빚이 3배로 늘었어도 제 빚의 반도 안되네요.
    위안이 좀 되시려나.ㅠㅠ

  • 2. 그래도,
    '08.12.15 5:37 PM (58.140.xxx.200)

    남편이 조금만 더 버텨보면 월급이 많아지지 않을까요. 혹시 의사 아닌지요.음....
    님 무슨 공부 했었나요. 애들 과외라도 알음알음 해 보세요.
    저는.....미술 전공 했다니까 동네 아짐들 미취학 아동 가르쳐보지 않으려냐고(자기 애들) 침 꿀꺽 삼키던데....좀 저렴하게해서 아이들 몇명 묶어서 과외하면 몇십만원 정도 벌지 않을까요.

  • 3. 6개월동안
    '08.12.15 5:59 PM (61.109.xxx.204)

    천만원 갚으셨을정도의 경제력을 가진 안정된 전문직 의사분같으신데
    가진것이 많으신가운데 일이 꼬이신거니 정리되시면 금방 회복되시겠네요.

  • 4. 원글
    '08.12.15 6:08 PM (118.32.xxx.70)

    아니예요. 집 사 놓은게 전 제산이구요
    각종 세금이나 공과금,학원비,식비 외에는 정말 정말 돈을 안 써서
    그나마라도 갚은거예요.
    전문직이라고 하지만 보통 직장인들 만큼 밖에 안 받아서
    전 정말 난방도 안 켜고 물도 아껴서 변기에 붇고 전기도 아끼고
    그리 삽니다.

  • 5.
    '08.12.15 7:00 PM (121.134.xxx.230)

    지나간대요. 괜찮아요. 힘내세요.

  • 6. 다아시부인
    '08.12.15 7:56 PM (119.196.xxx.24)

    아이가 공부를 잘하나 보네요. 다니는 학원들이 조금은 해줘야 하는...
    그걸 큰 재산으로 여기고 힘 내세요. 살다보니 그래요. 어느 땐 죽어라 죽어라 하다가도 어느 땐 눈먼 돈이 막 들어옵니다. 이자만 안 올라도 좋으련만.. 그럴 거라 믿구요, 힘 내세요. 동네 친한 엄마들 있으시면 더 친해두고 잠깐씩 막내 맡기고 동네 애들 과외 해 보세요. 아이 이뻐하는 모습 보니 잘 하실 것 같아요. 전 두돌부터 공립 어린이집 맡겼어요. 믿을만한 공립은 원비도 저렴하고 여느 유치원보다 나아요. 어린 아이는 아이 다섯 당 선생 하나씩 붙고요. 한 번 알아보시고 할 수 있는 일을 찾으시면 경력도 쌓고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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