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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교육 소비자
운좋게도 저는 교육조교 자리를 받아 돈 걱정 없이 공부를 할 수가 있었는데요.
외국인 조교이기 때문에 매주 별도로 영어 수업을 받아야만 했습니다.
조교를 위한 영어수업이지요.
영어 강사가 무척 친절하고 편안한 분이라 꽤 괜찮은 수업이었습니다.
...
수업 중 어느날 영어 강사가 이런 질문을 하더군요.
"미국 학생들은 수업 중에 질문을 많이 하지요?"
(우리=대부분 중국-한국 학생) "네~!"
"왜 그런지 알아요?"
...
(우리)"....."
"그건 미국 학생들은 자신을 소비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어라~~ 예상하지 못했던 대답이었습니다.
쌀나라를 겪어보니 그것보다는 자유롭게 질문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날의 대답은 워낙 인상적었습니다.
뭐랄까 교육이라는 것이 그것보다 더 많은 것을 의미해야 한다고
믿기에 좀 낯설긴 했지만..우리나라에서 교육당국과 국민의
관계를 생각한다면 한 번 생각해봐야 할 그런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육 소비자~~ 모두가 알기는 하겠지만, 그냥 잊어버리고 사는
말이지요.
사교육은 물론이요..공교육도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것이니
모든 학생과 학부모는 소비자임에 분명하지요.
그런데,과연 교육 앞에서 학생과 학부모가 소비자처럼 행동하고 있을까요?
이건 생각을 해봐야지요.
여기 계신 분들에게 익숙할 예를 들자면..어느 주부가 어느 회사에서 새로운 냄비 세트를 구입을 했습니다.
회사 홈페이지에서 지속적으로 관리를 해준다는 말에 회원으로
가입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 회사가 좀 특이한 방법으로 회원관리를 합니다.
회원들이 얼마나 자기 회사 제품을 잘 활용하는지를 조사를 한 뒤에
그걸 가지고 회원들을 "우월한 주부"와 "열등한 주부"로 쭉 줄을
세우는 겁니다. 회사가 하는 말이 그렇게 줄을 세우면
살림을 잘하는 주부는 더 잘 할 것이요, 살림을 못하는 주부는
자극을 받아 열심히 할 것이라고 강변하는 겁니다.
그리고 이런 방식으로 영업을 하지 않으면 어떤 주부도 살림을 더
잘하기 위해서 노력하지 않을 거라고 확신을 가지고 말하기까지 합니다.
글쎄..과연 소비자들이 이런 대접을 받아 넘길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도대체 자기 돈 내고 물건 사서, 왜 회사에게 그따위 대접을 받아야 할까요?
소비자가 회사에게 바라는 서비스라는 건, 카탈로그에는 이런이런
기능들이 있다고 했는데 잘 안 되더라 ,쉽게 설명해달라 라던가,
그 제품을 이용해서 이런 이런 새로운 요리를 쉽게 시도를 할 수 있더라
와 같은 예들을 연구하고 알려주는 그런 것이기 마련인데,웬 난데없이
등수 매기기나 하고 있으면 소비자들이 만족하겠어요?
마찬가지로 정상적인 교육이라면,아이가 지적 ,정서적으로 교육을 받기 전보다
얼마나 나아졌는지가 최대 관심사가 되고 학교가 이를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가 궁금하게 마련이지요.
그런데,실제로는 정반대의 일이 벌어집니다.
학부모들은 아이가 받는 교육의 질에는 큰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그 교육이 아이를 전국 몇등으로 만들어줄까가 훨씬 큰 관심이지요.
왜? 늘 교육의 힘을 믿는다고 하지만, 사실은 교육의 힘을 조금도 믿지
않기 때문입니다.
교육이 아이를 더 낫게 만들어주고, 그 덕에 더 나은 인생을 살아가게 할 거라고
믿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이의 인생을 결정하는 것은 더 많은 지식, 더 나은 정서가 아니라
더 높은 등수라고 믿기 때문이지요.
그래서..교육의 전반적인 질이 나빠지는 것보다는 전국 등수가 훨씬
중요한 것이지요. 함량 미달의 교육을 받아도 전국 등수가 높으면
나은 인생을 살 것이요, 훌륭한 교육을 받아도 다른 아이들도
마찬가지로 좋은 교육을 받으면 인생이 엉망이 될 거라고 믿는 것이지요.
그래서 우리의 소비자들은 웃지 못할 소비를 하며 ,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의무를 잊어버린 채 줄만 세워대며 자기 서비스가 훌륭하다고
우겨대는 영업부장(혹은 교육감)의 작태를 그냥 보고만 있는 겁니다.
어느 회사가 그따위로 서비스를 한다면 소비자들이 그 회사를 외면할 것이고,
회사의 서비스가 바뀔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공교육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학부모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건 이미 정해진 것이고,우리가 바꿀 수는 없는 것이야 라는 생각으로...
저 북쪽 동네를 포함해서..아직도 독재 국가인 나라들을 심심할 때마다 비웃지만,
실상 세상은 우리 뜻대로 돌아가지 않을 거라고 체념하고 살지요.
왜 일제고사를 어떤 이들이 그리도 반대하고, 어떤 선생님들이 "정말 그런 거
하고 싶지 않다" 라고 하는지..이해가 안 된다면...
그건 교육에 대한 관점의 차이일 겁니다.
교육 소비자는 서비스 제공자에게 어떤 대접을 받을 수 있어야 하는가...
그 문제를 생각해보는 것이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좋은 제품으로 원하는대로 요리를 할 수 있는 것이 많은 가정에서 , 남의 집에서
잘 쓰건 못 쓰건 상관없이 중요한 것과 마찬가지로... 좋은 교육을 받는 것은
다른 집의 아이가 교육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건 아니건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기 전에는 교육감이 해대는 소리가 많은 이들에게 계속 먹혀들어가겠지요.
그리고 공부라는게 우리가 살아가며 필요로 하는 것들을 배워나가는 과정이
아니라, 사회에서 어느 신분을 갖게 될 건지 결정하는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
거쳐가야 하는 강제 노동이라고 다들 믿고 있는 한 교육에 대한 관점은
바뀌지 않을 것이고요.
1. 파리(82)의 여인
'08.12.14 11:44 PM (203.229.xxx.160)감사합니다..공감이 많이 가요.....
2. .
'08.12.14 11:55 PM (59.9.xxx.50)교육 소비자는 서비스 제공자에게 어떤 대접을 받을 수 있어야 하는가...
-이 부분 많이 공감합니다.
딴 말이지만, 공부도 서바이벌 게임에서 이기기 위한 강제노동이지만.
학교에서 아이들 청소시키는 거, 노동인권법상 불법인 거 아세요?
원래 청소시키면 학생들에게도 보수를 주어야 하는 건데
학교 편의상 돈을 주지 않는 거라고 하더군요.
선생들 교무실 청소도 다 학생들이 하쟎아요.
그거 다 불법이고 노동착취에 해당한다고 전에 어떤 인권변호사분 인터뷰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청소를 시키고 싶다면, 민주시민 양성의 정신에 걸맞게 정당한 보수를 주어야 한다고요.
학교는 강제노동을 솔선수범해서 가르치는 곳인 것 같습니다...
뭐랄까..한국 학교들은 나중에 사회나와서도 권위 앞에선 무보수로 일 해도 찍소리 못하는 노예로 양성하기 위한 매트릭스의 기반 같다는 생각마저 듭니다..학생들과 학부모들이 교육 소비자임에도 교단의 권위주의 때문에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지요..
아이 낳으면 정말 한국에서 학교 보내고 싶지 않아요.
대한민국에서 정치계 연예계보다 더 썩은 집단이 학교 선생들이라고 생각하는지라.3. 정말
'08.12.15 1:55 AM (41.232.xxx.105)동의!
학생은 교육소비자!!
소비자는 왕이라는데
왕이 취향대로 공부하겠다면
서비스만 특급으로 제공하고
제발 좀 내버려두었으면 좋겠음.4. 프리댄서
'08.12.15 7:48 AM (118.32.xxx.61)추천 백 만 방 때려드리고 싶습니다!
5. 진명화
'08.12.15 4:27 PM (124.53.xxx.5)취지는 좋지만, 소비자란 말에 역시 자본의 냄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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