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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택시랑 사고났어요.. 제 과실이 커서 할말은 없더라구요.ㅠ
업무상 나갈땐 회사차 이용하는게 원칙이지만 회사차는 나가있고, 가까운 거리라 그냥 나갔어요.
길을 어렴풋이 알것 같아서 이리저리 둘러보면서 막 찾다가요. 뒤늦게 좌회전을 해야겠다는걸 알았어요.
그 지역이 시골이라.. 시골 읍내같은 분위기인데.... 사거리에 신호등이 없고, 그냥 눈치껏 지나가야하는 복잡한 곳이거든요.
사고도 많이 나고.
좌회전 못하고 우측으로 꺽었는데, 계속 가면 차 돌릴데가 없어요. 그 사거리가 똑바로 십자가 모양으로 된 사거리는 아니고 약간 비스듬하면서 사거리 중간지점에 슈퍼가 있고, 슈퍼앞에 주차공간이 조금 있고, 주차공간 앞쪽으로(그러니깐 삼각형모양) 노란색 선이 그어진 공간이 있어요... 도로도 아니고, 주차공간도 아닌 공간이요...
저는 차를 돌리기 위해 일단 그 사거리에서 그 삼각형 공간으로 차를 돌려, 우회전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그 삼각형 공간에 택시가 한대 서있었구요. 그 뒤 슈퍼앞 주차공간엔 택시 3-4대가 주차되어 잇었어요.. 아마 택시기사들이 자주 있는 곳인듯.. 사고난 택시는 개인택시엿구요.
근데 제가 차를 돌릴때 분명 택시를 봤는데... 차를 돌려도 절대 부딪힐만한 거리는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 감이라는게 있잖아요. 어느정도 공간이면 차를 후진 하지 않고 돌려도 부딪히지 않겠구나하는....
전 여자치곤 운전 잘한다는 소리도 들었고, 주차도 곧잘 하거든요... 회사에 있는 스타렉스 차량도 몰고 다니거든요.
근데 차를 돌리면서도 부딪히진 않겠지.. 하고 차를 뺐다가 다시 돌리지 않고, 그냥 핸들을 꺽었는데.. 그 순간 택시 범퍼 옆쪽이랑 제 범퍼 오른쪽 앞쪽이 부딪힌 겁니다.ㅠㅠ
저 정말 당황했어요... 모라고 그럴까.. 슬로우모션으로... 사고 장면을 느릿느릿하게 늘려놓은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믿기지 않고 실감 나지 않고..
차에서 내리자 마자 택시 기사 아저씨께 죄송하다고 사과를 했습니다.
근데 그 순간 그 뒤에 있던 그 기사님 동료분인것 같은 기사들이 3-4명이 와서는... 왜 와서 박는거냐. 갑자기 그럼 어떡하냐.. 하시더니... 저보고... 범퍼가 윗부분이 흔들거리며 내려앉았다.... 그치만.. 페인트 값이나 내놓고 가라고...하더라구요.
도대체 얼마를 내놓으라고 하는건지도 모르겠고, 그 택시가 있던 그 자리에서 그 차도 후진을 하고 있었어요. 도로에선 어떤 식으로든 후진을 하면 안되는거 아닌가.. 그리고 그 차도 주차장이 아닌곳에서 주정차를 하고 있었던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 정말 겁났어요. 택시 기사들 무섭다는 소리... 잘못 걸리면 안된다는 소리 들어서..
사고나면 일단 보험 회사 부르라고 했던 말이 생각나서.. 그리고 상대는 택시기사에 동료도 여러명이고, 저는 젊은 여자고 혼자이기때문에 일단 중재를 해줄 누군가가 필요하단 생각이 들었어요.
기사들이 저보고.. 그냥 돈이나 내놓고 가지 보험 왜부르냐...하시는데.. 솔직히 이 분들 그 사고를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 같지도 않고, 굉장히 찜찜하더라구요.
어쨌든 보험회사에서 오셔서.. 보시더니 사진찍고, 이래저래 사고 경위 조사하고... 차량을 보시더니.. 보험처리하는 것보단 합의를 하시는게 좋을것 같다고 하시더군요.
저도 물론 가벼운 사고였기떄문에 애초에 처음부터 보험처리를 할 생각은 없었어요. 다만 여러명의 택시기사들을 상대로 저 혼자 합의를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보험에 연락을 한거지요
보험에서 오시자마자 말했습니다. 저 보험 아저씨 오시기 전까진 죄송하단 말 이외엔 한마디도 안하고, 일단 보험 불러서 얘기하고 싶다고 했었거든요.
<제 생각엔 제가 좌회전을 해서는 안되는 곳에서 차를 돌린거는 인정한다.. 그래서 처음에 사과를 드렸다. 그치만 기사분께서 저의 100% 과실인것 처럼 말씀하시는데 택시기사분도 주차공간이 아닌 곳에서 차를 정차하고 있었고, 심지어 후진까지 하셨다. 주차장이 아닌 곳에선 후진을 하는 것도 잘못된것이라고 알고있다. 그리고 도로에서 차가 시동이 걸린 상태에서의 사고는 어느 한쪽의 100% 과실이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저도 불법 유턴 한건 인정하지만 아저씨께서도 도로에서 후진을 한 과실이 있지 않느냐... 저만 잘못했다고 몰아가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 고 얘기했어요.
보험 직원분도... 제 말도 맞다고 하시며, 기사분께 기사님도 과실이 있지 않냐면서... 얼마정도 원하시냐고.. 하시더라구요.
그 기사분 5-6만원 정도 달라고 하더라구요.
저 순간 황당하더라구요. 그 순간 생각보다 적은 금액이라 안도하기 보단 화가 나더라구요.
전 그때까지 꽤 많은 금액을 요구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제가 박은것 때문에 범퍼가 주저앉는다.. 어쩐다 하시길래.... 그래놓고 5-6만원?? 정말 범퍼가 망가졌다고 본인이 확신한다면... 저한테 사고 나자마자 페인트값이나 주고 가라고 했을까요....그리고 범퍼가 주저앉았는데 꼴랑 5-6만원에 합의해주겠다고 먼저 말씀을 하셨을까요..
처음부터 저 우길 생각없이 보험기사 분 오면 중재하에 합의할 생각이었습니다. 근데 들을수록 그 분 태도가 맘에 들지 않더라구요. 그리고 또한 그 분이 저보고 ' 아줌마'라고 하더라구요. 내가 어딜봐서 아줌마냐고~
자기 잘못은 인정하시더라구요. 불법주정차에 후진... 그러면서 잘잘못 따지러 경찰불러도 우리 둘다 딱지 끊어야 한다..둘다 딱지 끊는것은 원치 않지 않는냐... 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저 말했습니다. 5-6만원이라고 하셨나요. 기사님의 과실도 있다고 생각하기때문에 20% 제외하고, 4만원만 드리겠다고... 하고 지갑에서 4만원 꺼내 드렸습니다.
사실 1-2만원 더 그냥 드릴수도 있었겠지만. 그 분 태도가 너무 맘에 안들고 기분 나쁘더라구요.
근데 아직도 석연치 않고 이상한 느낌이 드는것이요... 분명 차 핸들 돌릴 당시에 저도 택시를 보면서 꺽었고, 그 기사도 저를 보고 있는걸 제가 봤는데..... 충분히 공간 있다고 생각했는데... 점점 가까워지더니 제 차가 택시를 박은 그 모습이... 그 기사님이 적극적으로 피하지 않은거 아닌가..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니깐 제가 차 꺽는거 보시면서도 피하지 않은거 아닌가 하는 생각..
이건 물론 제가 속상해서 나쁜쪽으로 생각하는 걸수도 있는데.. 그 아저씨 태도가 저의 불법 유턴을 보고 부딪힐 거 알면서도 후진하던 걸 멈추지 않은거 아닌가 하는... 그런 석연치 않은 느낌이 들어요.
제가 궁금한거는요... 그 차가 외관상으로는 도장 페인트가 1-2센티 정도 되는 크기로 2군데 정도 벗겨졌고, 찌그러짐은 없었구요. 근데 그 기사분이 자꾸 범퍼 윗쪽이 내려앉았다고 하시는데... 만약 범퍼가 정말 내려앉았다고 생각하신다면... 페인트값 고작 5-6만원 주고 가라고 하실까 하는거요. 합의를 하던 보험처리를 하던 범퍼 교체 하겠다고 하는게 정상이 아닌건지. 전 잘 이해가 안가더라구요. 차라리 범퍼 망가졌으니 수리하겠다고 하면 이해가 갈련만.
도로상에선 첫 사고라 정말 뭘 어떻게 해야하는지 아무것도 모르겠더라구요. 사소한 접촉사고라도 일단 보험사에 사고접수하는게 맞는건지.. 아니면 그냥 제 선에서 합의하는게 맞는건지도 모르겠어요.
근데 다행히 기사분이 나쁜 분은 아니어서 다행인데.. 혹시 티비에서 보던 그런 악질들을 만나면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겁이 나요.
앞으로 언제든지 일어날수 잇는 일이라 잘 알아둬야할 것 같은데.....
제 과실이 큰건 맞죠??
어쨌뜬 앞으론 절대 불법유턴, 신호위반 하지 말아야겠어요. 원랜 그런거 잘 안하는데.. 하필 오늘따라.ㅠㅠ
돈 4만원으로 해결되서 다행이지만.. 돈은 중요하지 않은것 같아요...
마음을 다치게 되는거 같아요. 나이만 먹었지 현명하게 대처해야하는 방법도 모르는 저 자신에 화가 나고, 어쨌든 택시기사분도 힘들게 돈 버시는 가장이실텐데... 그 분과 약간의 언쟁을 벌인것도 마음이 불편하네요. 그리고 내가 모르던 사회는 이런곳이구나 하는 생각...
그래도 현장에선 나름대로 침착하게 했던 것 같은데.. 막상 합의하고 차를 타고 나오는데.. 갑자기 눈물이 막 나는거예요.
뒤늦게 당황스럽고, 두렵고, 속상한 마음이 복받쳤나봐요..
길에 차 세워두고 엉엉 울었어요......울고 나서 차를 봤어요. 심하게 긁힌거 같았는데.. 현장에선 제 차 걱정할 경황없었거든요. 뒤늦게 걱정되서 봤는데.. 심해보이긴 한데 문지르니 조금씩 지워지더라구요. 좀 긁히긴 했어요.
눈물 닦고 나서 생각해보니, 사람이 다친것도 아니고, 차가 심하게 찌그러진것도 아닌 별거 아닌 상황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차가 망가져서 운것도 아니고, 설마 돈이 아까워서 운것도 아니겠지만.. 그냥 처음겪는 그런 상황 자체가 힘들고, 불편했던 것 같아요..
별 일 아닌데 제가 넘 호들갑스럽죠??
그리고 좀 다른 얘긴데 한가지 느낀것이.. 2일전에 저한테 공돈 4만원이 들어왔거든요. 근데 그 돈 신경도 안쓰고 있었는데... 그 공돈이 오늘 고대로 4만원이 나가는거 보고 느꼈어요. 공돈은 그냥 선심써서 주변에 밥을 쏘던지.. 해서 빨리 써야한다는걸...
집에 오면서 그런 생각 들었네요. ^^
불법 유턴했다고, 혼날까봐 엄마아빠한텐 말도 못하고... 속상한 마음에 이곳에 넋두리 하고 갑니다... 저 좀 위로해주세요.ㅠ
1. 매를 벌자
'08.12.12 11:42 PM (81.252.xxx.149)2008년 말,
액땜하신 것으로 치세요.... 액땜에 4만원이면 비싼거 아니죠... 내년에 운수대통입니다.2. 인천한라봉
'08.12.13 12:17 AM (219.254.xxx.88)아.. 시골이라 인심이 좋았나? 저도 금액에 놀랐네요.
저도 10년전에 정말 황당하게 택시랑 박은적이 있어서요. 가만히 있는 택시를 제가 당연히 u턴하면서 공간 넉넉한거 계산하구 차를 돌렸는데 박았습니다. 아.. 그때 너무 놀래서.. 그래도 다행이네요.. 사람안다치구.. 그렇게 끝나서..3. 어익후
'08.12.13 12:21 AM (116.44.xxx.154)큰일날뻔하셨네요. 크게 사고 안난거 다행이라구 생각하세요~
그리고 페인트값운운에서 왠지 5~6만원 예상했는데.. 역시 시골이라 그런가보네요.
일없던 택시아저씨들 얼싸구나하고 몰려든 모습이 상상되서 원글님 얼마나 놀래셨을까 합니다.
정말 액땜치시구 놀라신거 가라앉히시는게 우선일듯. 토닥토닥!4. 놀라죠
'08.12.13 2:06 AM (61.105.xxx.12)여자혼자있는데 남자들이 우루루....
놀라시죠..
다행히 사람 안 다치고 잘 해결됐으니 다행이에요. 토닥 토닥5. 그분들
'08.12.13 2:24 AM (211.192.xxx.23)무슨 속셈이었는지는 몰라도 통은 엄청 작으신 분들입니다,저는 글 읽으며 한 이십만원 생각했네요..
6. 호이
'08.12.13 8:59 AM (222.234.xxx.91)힘내셔요. 저도 어제 운전중 사고쳐서 20만원 물어줬어요.. 우리 연말에 액땜했다 치고 기운내자고요..
7. 원글이..
'08.12.13 10:22 AM (221.140.xxx.187)다들 감사드립니다.
윗글에서도 제가 말했듯이 나쁜 분들은 아닌거 같다고 했잖아요.. 5-6만원 요구하셨을때의 황당함.. 느껴지시죠?? 아직 인심이 괜찮은 시골이라 그런지 아저씨들이 그래도 약아보이는 그런 기사들은 아니었어요..
어쨌뜬 인생 공부 잘 했다고 생각할려고 합니다.
감사해요.8. 저도
'08.12.13 12:05 PM (221.140.xxx.71)초보때 옆에 정차되있는 택시를 못보고 범퍼를 긁고 지나갔는데
페인트 값이나 생각해서 달라고 하시더라구요.
초보고 놀라서 지갑을 열어보니 수표 한장과 현금 이만오천원이 보이길래
수표 안빼고 현금만 드리면서 이것밖에 없다 죄송하다 했더니 담부턴 조심하라고
하면서 끝났거든요. 저도 아저씨 잘 만난거 같아서 다행이다 했었어요.9. 얼마전
'08.12.13 4:50 PM (118.33.xxx.211)첨으로 교통사고..... 개인택시랑 접촉사고 나서
보험사 바로 연락하고
112 교통사고 신고하고~~~~~
개인택시 아저씨랑 말싸움 안하고 보험사, 경찰관 올 때까지 제차안에서 대기~~~~
보험사 직원과 조정안되어 결국 경찰서 출두후 조서 꾸미는거 까지 했는데.....
최종은 각자 없었던 일로 처리하고 비용부담도 없이 해결되었네요.
조심운전이 최선이지만 이미 벌어진 일이라면 원칙대로 해결하는것이 가장 좋은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