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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번째 프로포즈

유리성 조회수 : 163
작성일 : 2008-12-10 09:17:16
대공황에 대한 두려움, 남북관계 악화로 인한 전쟁에 대한 불안, 각종 부패와 비리로 인한 불신, 지식인들의 좌절, 그 위기의 원인조차 알고 싶어 하지 않는 민심, 이것이 2008년을 보내는 세모의 풍경입니다.

기근이나 전염병 따위의 산업사회 이전의 위기나 과잉생산과 인플레로 인한 대공황의 위기는 경험했지만 이번의 위기는 또 다른 차원입니다.

이번의 위기는 한마디로 신뢰의 위기입니다. 금융은 신뢰의 경제적 표현입니다. 돈을 빌려 주었는데 돌려받지 못한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신뢰의 위기는 경제 분야 뿐 아닙니다. 우리 삶의 전 영역에서 아니 밑바닥 서민의 삶 구석구석까지 진드기처럼 붙어 있습니다. 한탄강에서 그걸 보았습니다. “아! 망하겠구나. 민초들의 마음이 이다지도 완악하니 어쩔 수가 없겠구나! 아무리 생산력이 높아도 제아무리 반공정신이 강해도 이것은 당할 수가 없겠구나! 엄청난 세금이 이렇게 도둑질 당하는데 재간이 없겠구나!” 확신했습니다. 한동안은 고생스러워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제라도 되돌릴 수 있다면 절망은 거두어들일 수 있을 텐데........

정부와 국민, 여와 야, 기업과 노동자, 작게는 이웃과 이웃 ,가족과 가족 간에 엄청난 신뢰의 위기가 그 원인입니다. 우선 신뢰를 지켜주는 법과 사법부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습니다. 종교도 도덕도 윤리도 양심도 이웃 간의 정도 그 모든 계약도 모두 物神앞에 굴복하여 이 신뢰의 위기가 왔습니다.

그런데 우익은 좌익 탓이라 하고 정부는 국민 탓이라 하고 여는 야, 기업은 노동자, 남은 북, 이웃은 옆집, 아내는 남편, 형은 동생, 이렇게 모든 원인을 상대에게 돌리고 있습니다. 그래도 남 탓할 겨를이 있으니 아직은 살 만한 모양입니다.

무조건 내 탓이라고 하는 종교적 자세도 중요하겠지만 신뢰위기의 단면은 확실히 남 탓의 만연만큼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야훼가 소돔과 고모라 성을 불사르려 할 때 아브라함은 간청합니다. “의인 열만 있으면 심판은 거두시겠나이까?” 그러나 아브라함은 고개를 숙이고 돌아서야 했습니다.

당신은 믿을만한 사람이 몇이나 됩니까? 우리는 흔히 자신이 믿을만한 사람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자신만은 옳다고 생각하며 사는 것이 보통이니까요. 어찌 되었든 당신은 몇 사람을 신뢰합니까?

어제 교회 중고등부 친구들과 “우리 마음속에 하나님이 없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당신도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어떤 일이 일어나겠습니까? 가장 먼저 자신을 믿지 못하는 일이 생길 것입니다. 자신을 믿지 못하면 우리는 모든 것을 믿지 못하게 됩니다. 여러 가지 파생상품을 판매했던 금융계가 일시에 신뢰가 깨지면서 금융위기가 왔듯이 모든 인간관계의 신뢰가 금이 가면서 다양한 위기가 밀려오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각 개인에게서는 종교적인 성찰의 문제이고 국가 사회는 리더십과 다양한 시스템의 문제입니다.

“신뢰의 위기” 이것이 2008년을 보내며 던지는 월요편지의 화두입니다.

하나님을 믿습니까? 즉 당신의 양심을 들여다보고 있는 하나님의 존재를 믿고 있습니까? 그와 소통하는 존재인 당신의 현재의 모습을 신뢰합니까? 당신의 아내 부모 자식 형제 이웃을 믿습니까?

아니면 돈 권력 인기와 명예 또 다른 위세를 믿습니까? 그것도 아니면 무엇을 믿습니까?

우리가 오늘날의 위기를 이 신뢰의 위기로부터 회복하려 하지 않는다면 점점 더 어려워 질 것입니다. 747공약이 한순간에 추락의 위기에 있습니다. 연착륙이라도 하도록 도와야 할 시기입니다. 저는 애초부터 믿지 않았지만 노무현 정부와 비슷한 정동영 정부가 들어섰더라면 이 나라는 지금쯤 대공황 상태에 빠졌을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노무현 정부는 말만 개혁이고 진보고 좌파이지 실은 개혁과 진보를 좌절시킨 역사적 책임이 있습니다.(이점은 그동안 월요편지에서 숱하게 지적했음)

정동영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마 정동영 정권이 들어섰더라면 이 나라는 아수라장이 되었을 것입니다.

가진자들은 완전 보이콧을 할 것이고 조중동은 연일 망국의 방성대곡을 써댈 것이고 국회 단상은 회기 내내 몸싸움으로 얼룩지고 국가 재정은 바닥나고 대공황이 몰아쳐 거리는 황량하고 해외로 해외로 탈출 행렬이 줄을 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나마 그 비이성적었인 야당이 여당이 되어 작금의 위기책임자가 되었으니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르겠습니다. 진보 개혁세력도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하고 공멸의 정쟁으로 기진맥진할 국운을 이만큼에서 멈추게 했음에 국민들도 안도하였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대선은 우리 국민이 내린 솔로몬의 판결이었습니다. 서로 자기 아이라고 주장하는 여자중 반 토막이라도 좋으니 나누어 달라는 여자에게 양보하는 심정으로 정권을 선택했으니 말입니다. 그렇지만 양보한 사람은 진짜 귀중한 것을 얻은 것입니다. 유한한 권력을 내어주고 나라와 민족을 공멸에서 구했다고 생각하면 되는 것입니다. 자 이제 나라는 그들에게 맡기고 우리는 무너져 버린 신뢰를 되찾는 운동을 해야겠습니다. (물론 이런 제안에 순진한 생각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요)

이제 어떻게 하면 될까요?

우선 자신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합니다. 그것을 찾으면 나머지는 술술 풀리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백방으로 다 알아보았습니다.

돈만 있다면, 권력만 있다면, 인기와 명예만 있다면 그것도 아니면 실력만 있다면, 부모라도 잘 만났더라면 등등........




99% 후진남 박달재는 99% 완벽녀 한수정에게 남은 1%의 희망을 걸고 끈질긴 구애를 합니다. 외모 학벌 집안도 별 볼일 없는 노총각 박달재, 후진놈 박달재의 사랑이 특이하고 웃기고 서글플지 모르지만 박달재는 100번째 너머에 있는 101번째에 자신의 진실한 사랑을 걸었습니다.(드라마 101번째 프러포즈 중에서)




지금도 사람들은 백방으로 이 위기를 벗어나고자 애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답은 101번째에 있습니다. 신뢰의 위기에서 찾아야 합니다. 전쟁도 해보고 쿠데타도 해보고 데모도 참 진저리나게 해보고 안 해본 것이 없는 우리 민족입니다.

이제 101번째 신뢰의 위기를 극복하는데서 찾아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불신은 단절을 가져옵니다. 분단국 KOREA는 세계 최고의 불신국 입니다. 불신은 단절을 단절은 미움을 미움은 싸움을 싸움은 죽음을 낳습니다.

나는 오늘 분단국 KOREA에 대한 101번째 프러포즈를 시작하렵니다.

2008년 12월 8일

경기북도  한탄강가에서 이철우


IP : 221.165.xxx.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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