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 관련 일을 하는 27주 임산부입니다.
최근에 발주처에서 온 미국인 엔지니어들이 몇 명 있고 그 중 한 명이 한국교포입니다. 한국에서 일하다 미국으로 이민간, 나이 많은 분이죠.
이 분에게는 그다지 좋지 않은 기억이 있어요. 아침에 출근해서 물 마시는데 원두커피를 왜 새로 끓이지 않았냐 뭐라 하시더군요.
그런 일은 자기 개인 비서나 사무 담당에게 이야기해야지, 제게 뭐라 할 일이 아니었거든요.
(그 일을 하는 사람은 따로 있고 저는 임산부라 커피 마시지도 않아요)
속으로만 약간 언짢았을 뿐, 별다른 이야기는 안했습니다만.
조산 위험에 임신당뇨가 겹쳐셔 회사에 교체인력을 요청했는데, 아직 교체인력이 오지도 않았고
교체인력이 온 후 인수인계를 한 달 정도 해야 합니다. 최소 한 달은 근무를 더 해야 하는 상황이예요.
급한 일은 일단 끝나서 회사에 이야기를 하고 야근 없이 퇴근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끝나고 정리하다 보면 퇴근 시간에서 1시간 가까이 지나고 집으로 가요.
(식사를 규칙적으로 해야 하고, 바깥에서 먹으면 혈당이 잘 잡히지 않아서, 좀 늦어도 집에서 먹으려 애씁니다.)
어제 퇴근하다 그 분을 만났는데, 저를 보더니 대뜸 한 마디 하시더군요.
"다른 사람들은 일하고 있는데, 혼자 퇴근하네?"
그냥 웃으면서, 어쩌다 보니 일찍 퇴근하네요.. 정도 이야기하니 한 마디 덧붙입니다.
"요즘 한국에서는 여성은 특별대우하나봐? 여자라고 이렇게 막 퇴근해도 되는 건가?"
그리고 자기 갈 길로 가더군요.
처음에는 황당했는데 시간이 지나니 어이도 없고, 억울하기까지 한 겁니다.
지금 여기 파견 나온 미국인 엔지니어 중 야근하는 사람 아무도 없어요. 다들 정시퇴근합니다.
제가 퇴근 시간 전에 나간 것도 아니고, 근무 시간은 종료한지 꽤 됐고
지금껏 성과품을 안 준 것도 아니고
막말로 제가 일찍 퇴근하든 말든, 제 상사도 아닌 그 사람이 가타부타할 상황은 아니거든요.
저 첫 애 가졌을 때는 몸 상태 좋아서 야근 했고 출산 3일 전까지 근무했어요.
지금 제가 괜히 몸 사리느라 일 안하는 것도 아니고,
저도 이런 저런 소리 들어가면서 출퇴근하느니 쉬면서 관리하고 싶은데 상황이 안되는 거라구요.
자고 일어나면 떨칠 줄 알았는데 근무시간인 지금까지도, 기분이 좋지 않네요.
다른 사정은 다 개인적인 거니 그렇다 쳐도,
임산부가 야근없이 퇴근하는 게 여성이라 받는 특별대우란 소리를 들을 정도인가 싶기도 합니다.
일이 산적해 있는데 떠맡기고 나가는 것도 아니고, 설사 그렇다 해도 그 분이 해주는 것도 아닌데 말이예요.
스트레스 때문인지 똑같이 먹고 움직였는데 혈당은 어제보다 더 오르네요.
남편 말대로 쓸데없이 예민한가봐요, 저.
그 분 딸은 미국에서 임신해서도 추가 수당없이 매일 야근하고 퇴근한 건지. 휴..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여자라 특별대우 받는다 빈정거리는군요.
예민맘 조회수 : 745
작성일 : 2008-12-09 11:10:15
IP : 165.243.xxx.57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무시하삼...
'08.12.9 11:17 AM (211.109.xxx.9)여자의 적은 여자인건지.... 저희 회사에서도 여자상사들이 유부녀들에게 더 몰인정하게 대하는 경우 종종 보여요.
자기한테 폐를 끼친것도 아닌데 사사껀껀 시비조로 나오는 그런 사람들있어요. 아마도 성격인것 같아요. 그런 사람들은 또 세게 나오는 사람들한테는 싫은 소리 잘 못하죠. 더군다나 외부에서 파견 온 주제에 밤나라 대추나라 간섭이라니..... 매너가 아닌듯.
내 맡은 일만 깔끔하게 마무리한다 맘 잡으시고 곁다리 시비조는 과감히 무시해 주삼.2. ㅎㅎ
'08.12.9 12:38 PM (211.226.xxx.76)임신 여직원은 법률로 시간외근무를 할 수 없도록 정해져 있습니다.
저는 똑같이 야근하고도 시간외근무수당 못챙기는 24주차 임산부지만..
저 야근하고 있으면 오히려 동료들이 부담스러워하던데요.
일찍 들어가 쉬어야 하는 거 아니냐, 최소한 앞에서는 대견하다들 얘기하는데..
이상한 사람 말로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또 그러면 "당신이 상관하실 일이 아니니, 신경 쓰지 마십시오" 하고 그냥 퇴근하세요.3. 아모레
'08.12.9 7:34 PM (116.37.xxx.48)가끔 미국 건너갈때 그 사고 그대로 이야기 하는 분들이 계세요.
여자도 승진을 하니 좋아졌다는둥...
반 농담으로 그럽니다.
"어머... 하드 업데이트 좀 하셔야겠네요..ㅎㅎㅎ"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N
번호 | 제목 | 작성자 | 날짜 | 조회 |
---|---|---|---|---|
682633 | 자유게시판은... 146 | 82cook.. | 2005/04/11 | 154,575 |
682632 | 뉴스기사 등 무단 게재 관련 공지입니다. 8 | 82cook.. | 2009/12/09 | 62,241 |
682631 | 장터 관련 글은 회원장터로 이동됩니다 49 | 82cook.. | 2006/01/05 | 92,524 |
682630 | 혹시 폰으로 드라마 다시보기 할 곳 없나요? | ᆢ.. | 2011/08/21 | 19,975 |
682629 | 뉴저지에대해 잘아시는분계셔요? | 애니 | 2011/08/21 | 21,671 |
682628 | 내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 | 사랑이여 | 2011/08/21 | 21,379 |
682627 | 꼬꼬면 1 | /// | 2011/08/21 | 27,412 |
682626 | 대출제한... 전세가가 떨어질까요? 1 | 애셋맘 | 2011/08/21 | 34,605 |
682625 | 밥안준다고 우는 사람은 봤어도, 밥 안주겠다고 우는 사람은 첨봤다. 4 | 명언 | 2011/08/21 | 34,791 |
682624 | 방학숙제로 그림 공모전에 응모해야되는데요.. 3 | 애엄마 | 2011/08/21 | 14,850 |
682623 | 경험담좀 들어보실래요?? | 차칸귀염둥이.. | 2011/08/21 | 16,993 |
682622 | 집이 좁을수록 마루폭이 좁은게 낫나요?(꼭 답변 부탁드려요) 2 | 너무 어렵네.. | 2011/08/21 | 23,214 |
682621 | 82게시판이 이상합니다. 5 | 해남 사는 .. | 2011/08/21 | 36,192 |
682620 | 저는 이상한 메세지가 떴어요 3 | 조이씨 | 2011/08/21 | 27,398 |
682619 | 떼쓰는 5세 후니~! EBS 오은영 박사님 도와주세요.. | -_-; | 2011/08/21 | 18,310 |
682618 | 제가 너무 철 없이 생각 하는...거죠.. 6 | .. | 2011/08/21 | 26,632 |
682617 | 숙대 영문 vs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1 | 짜증섞인목소.. | 2011/08/21 | 74,078 |
682616 | 뒷장을 볼수가없네요. 1 | 이건뭐 | 2011/08/21 | 14,556 |
682615 | 도어락 추천해 주세요 | 도어락 얘기.. | 2011/08/21 | 11,625 |
682614 | 예수의 가르침과 무상급식 2 | 참맛 | 2011/08/21 | 14,360 |
682613 | 새싹 채소에도 곰팡이가 피겠지요..? 1 | ... | 2011/08/21 | 13,391 |
682612 | 올림픽실내수영장에 전화하니 안받는데 일요일은 원래 안하나요? 1 | 수영장 | 2011/08/21 | 13,645 |
682611 | 수리비용과 변상비용으로 든 내 돈 100만원.. ㅠ,ㅠ 4 | 독수리오남매.. | 2011/08/21 | 26,041 |
682610 | 임플란트 하신 분 계신가요 소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3 | 애플 이야기.. | 2011/08/21 | 23,539 |
682609 | 가래떡 3 | 가래떡 | 2011/08/21 | 19,758 |
682608 | 한강초밥 문열었나요? 5 | 슈슈 | 2011/08/21 | 21,819 |
682607 | 고성 파인리즈 리조트.속초 터미널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2 | 늦은휴가 | 2011/08/21 | 13,808 |
682606 | 도대체 투표운동본부 뭐시기들은 2 | 도대체 | 2011/08/21 | 11,933 |
682605 | 찹쌀고추장이 묽어요.어째야할까요? 5 | 독수리오남매.. | 2011/08/21 | 18,081 |
682604 | 꽈리고추찜 하려고 하는데 밀가루 대신 튀김가루 입혀도 될까요? 2 | .... | 2011/08/21 | 21,8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