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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당신도 모르겠지..?
정말모르겠다.. 조회수 : 1,072
작성일 : 2008-12-05 07:32:41
술 한잔 하자는 동료에게 만삭의 아내가 몸이 좀 안좋으니 일찍 집에 가겠다.. 라고 말하는게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정말 백번을 양보하고 이해하려해도.. 정말 모르겠다..
82 게시판에 남편이랑 갈등있어서 하소연하는 일 좀 제발 없었으면 좋겠는데 오늘도 이 아침부터 심란..
12월 2일은 우리 2주년 결혼 기념일..
학원 강사인 남편은 밤 늦게나 오니까 화요일이었던 2일날 점심시간에 자축하자고 약속해 놓고,
일주일에 단 하루 월요일 저녁은 좀 일찍 오는데 화요일 저녁 스케줄 월요일로 옮길테니
기념일 저녁에 정말 정말 오랜만에 교외로 드라이브가서 연애시절 자주가던 카페도 가자고 먼저 그래놓고..
월요일 밤, 학원 동료들과 긴히 할 얘기가 있어서 술 한잔 하고 늦게 들어온단다..
술 마시고 크게 사고친 적이 서너번 있어서 남편도 늘 조심하지만 집에서 기다리는 나는
남편 들어올 때까지 좌불안석인데.. 아는지 모르는지 남편은 그날 자정 후딱 넘기고 새벽 5시 귀가..
그때 와서 잠들어 오후 1시나 되어 일어나더니 외식하러 가자고 되려 큰소리..
나는 임신하고 감정 기복이 커져 원래도 잘 우는데 사소한 일에도 눈물이 주루룩..
애한테 안좋을테니 웬만하면 꾹꾹 눌러참고 좋은 쪽으로 생각하고 그렇게 컨트롤 하면서 지내지만
이번엔 왠지 너무 서운하고 나와의 약속쯤은 미리 상의하지 않고 맘대로 해도 되는걸로 여기는 것 같아 실망..
앞으로 아이들에게도 그런 아빠가 될 것 같아 벌써부터 걱정.. 이런 복잡한 마음에 눈물이 거침없이 주루룩...
그런 나를 보고 남편은 임산부가 애 생각도 안하고 울고나 있다고 타박,
어짜피 생일도 미리 쇠기도 하고 나중에 쇠기도 하는데 그럴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봉창 두드리는 소리..
허허.. 나 임산부라는거 안 잊고 있었던 사람이 새벽 5시까지 안 들어오면서 걱정시키고 있나..
내가 지금 결혼 기념일 안챙겼다고 토라진 걸로 보이나..
그 와중에 여러곳에서, 은행에서, 예물맞춘 가게에서, 웨딩포토 찍은 스튜디오에서,
결혼기념을 축하드리고 두분 사랑 영원 하시라는 문자들이 마구 오는.. 우울한 결혼 기념일이 지나갔고..
언제나 그렇듯이 남편은 내 눈치 보면서 없는 듯 조용히 집에서 지내더니 수요일인가는 출근하면서
너무 미안해서 뭐라 말을 할 수도 없단다.. 그 마음이 나도 답답하고 서글픈데 쉽게 마음이 안 풀어진다..
그러다가 오늘은 병원 정기검진 가는날. 항상 남편과 같이 가는데 이번에도 이 사람이 기억하고 있으려나
싶었건만, 어제 밤에도 일 끝나고 술 한잔 하고 들어온 모양이다..
새벽 4시 쯤 자다 깼는데 사람이 안 들어와 있어서 전화해 보니 학원 끝나고 과외 갔다가,
주중에 시아버님 차를 쓰는데 오늘 아버님이 차 쓰실 일이 있다고 시댁에 들러 차 놔누고 걸어오는 길이란다.
우산도 없이 비가 와서 좀 피하면서 오느라고 좀 걸린단다.. 곧 도착한단다..
시댁에서 우리집까지 보통 걸어서 오면 40분 쯤, 처마밑마다 쉬었다 온다해도 1시간 쯤..
과외 끝나는건 12시 반, 시댁에 평소처럼 들렀다면 1시쯤.. 이 사람아.. 집에 오는데 3시간 걸리냐..
4시 반쯤 들어오는 걸 보고 방에 들어와 누워있는데 이 사람이 씻고 자기 방에 좀 앉아 있다가
향수를 뿌리는 소리가 난다.. 그리고 옆에 들어와 눕는다.. 에휴.. 술 마셨구나.. 그 냄새 없애려고
그 밤에 향수 뿌리고 자는구나.. 이리 저리 뒤척이다 잠이 오지않아 남편방으로 가서 핸드폰을 보니
아니나 다를까 동료 선생한테 술 한잔 하자는 문자가 와 있구나..
도대체 그러고 싶었을까,
오늘은 집에 일찍 들어가겠다고 말하는게 어려웠을까,
아니면 그런저런 생각도 없이 그냥 얼씨구나 술 한잔 하자 하고 갔다 왔을까..
이따 일어나면 또 눈치보면서 잠잠하게 있겠지. 다른 때같으면 벌써 내 마음이 풀어지고도 남을
시간이 지났는데 이번엔 왜 이렇게 마음이 힘들고 풀기가 힘든건지..
지금껏 살면서 여러 힘든 시간들 거치면서도 결혼한 걸 후회한적은 없었는데,
남편 당신은 별거 아닌걸로 그런다 하겠지만 요즈음은 참 후회된다 왜 당신이랑 결혼을 했을까..
마음이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거 정말 마음먹기 나름이라는거 아는데,
나 이렇게 우울하고 인상쓰고 있으면 태아한테도 안좋을거라고 생각하는데,
정말 슬프지만 내 마음 나도 어떻게 못 하겠어 그냥 이렇게 내버려 두련다...
정말 모르겠다 어찌 해야할지.. 남편, 당신은 알고 있니, 생각이라도 있니..
IP : 220.71.xxx.193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할말
'08.12.5 8:28 AM (116.125.xxx.124)토닥토닥...
옆에 있음 안아드리고 싶네요.....2. ...
'08.12.5 8:43 AM (118.223.xxx.66)저도 토닥토닥.
그런데요 남자들이 참 그래요. 저도 임신 8개월째인데, 결혼한지 오래되지 않았는데요.
술자리. 에이구 그거는 기본...저는 병원도 혼자 다녀요. 주차장이 좁아서 싫다고 안와요.
혼자 일어서기 힘들어지는 저를 두고 여행갈 생각은 하더라구요. 원래 그런 사람인거죠.
그냥 나는 나고 너는 너다. 그런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어요.
남편하고 거리를 두면 (그렇다고 차가워지거나 남처럼 사는게 아니구요) 마음의 번민이 반 이상 줄어듭니다.3. 에효~
'08.12.5 9:15 AM (210.92.xxx.10)저도 그세월 보냈는데
지금은 아이만 보세요
전 좀 있으면 10년인데
이젠 어중간하게 12시 1시 2시에 들어와 잠깨우는 것 보다
차라리 4시넘어서 들어오는게 더 낳습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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