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부터 써야할지...
저희 친정아빠의 행동들이 점점 저를 힘들게 하네요.
제가 중학교때 저희 아버지께서 심한 사고를 당하셔서
몇 년 동안 병원 생활 하시고 그 이후에도 허리 통증 때문에
항상 약을 달고 사셨어요...
어릴때의 아빠의 모습은....
초등학교때까지만 해도 무섭지만 저희 자매랑 잘 놀아주셨던
그런 모습이었는데....
중고등학교때는 무뚝뚝한 아빠와는 점점 대화도 없어지고...
항상 다정했던 엄마랑만 더 친하게 지냈던 것 같아요...
어릴때 아빠를 보면서 아빠가 고지식 하시고 마음 표현은 잘 안하시지만
우릴 사랑한다는 것도 알고... 마음이 여리신 분인 것도 잘 알고...
그동안 아프셔서 고생했던 것들 제가 나중에 보상해 주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
나중에 돈 벌면 부모님 위해서 효도도 많이 할 거라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대학교를 졸업 하고 보니....
모든 것들이 너무나 객관적으로 보이고...
왜이리 고집이 심한 저희 아빠가 싫은지....
소소하게 열거하자면.....
친동생한테 사기 당했다고 맨날 원망스런 한탄을 하시는데
객관적으로 보면 남한테 돈을 턱하니 맡긴것도 본인 탓인데.. 그건 생각 안하고..
잊을만 하면 옛날에 친동생한테 사기 당한 얘기만 하시고......
생신이라서 보통 횟집이 아닌 한 상에 40만원 하는 음식을 대접해 드려도
먹고 난 후에는 이 횟집 예전보다 스끼다시가 적게 나온다고....
다른데 가면 더 잘 나온다고.... (다른데 어디가 그런지 그런 곳은 아직까지 본 적 없음...)
맛있게 잘 먹었다는 말씀 전혀 안 하시고... --;;
15개월 아기... 먹거리 전부 유기농에 항상 엄마표만 해먹였는데....
꼭 슈퍼에서 과자를 사와서 아이한테 먹일려고 해요...
먹이지 마라.. 몸에 안 좋다고 하면.. 왜 이게 몸에 안 좋냐 따지시면 끝까지 먹이세요..
수십번 말하면 뭐해요... 항상 똑같은데........
저희 신랑이 장인어른 환갑 여행 보내 드린다고 부모님 모시고 가는 여행 내내....
불만 불평만 쏟아내고... 남 배려 전혀 없으시고... 본인 밥 다 드시면 휑 하니 나가버리고..
여행지에서 본인이 대충 훑어 보면 다른 사람은 다 보던 말던 빨리 가자고
차에 가버리시고......
여행지에서 혼자 아침 일찍 일어나셔서 (호텔안에 샤워실이나 운동 시설등 이용하면 될 것을..)
꼭두새벽부터 짐싸서 빨리 가자고 재촉하시고.... --;;
실컷 맛있는 음식 만들면 한 숟갈 드시고 맛 없다고 화내시고...
(저희 신랑이나 친정 엄마는 맛있다고 다 드시는데...)
아무리 맛있는 것도 본인이 그 날 먹고 싶은거 아니었으면 왜 이런걸 만들었냐고 화내시고....
그동안.. 서로 3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서 살면서 매 주말마다 손주 보고 싶어하셔서
내려갔었어요.. 매주 한번도 안 빠지고..... 그런데 이런 삶도 넘 힘들고....
재택근무하던 신랑이 다른 사업까지 벌여서 아기 맡길 곳이 없어서 부모님께 말씀 드렸더니..
저희 동네로 이사 오신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새로 구입한 집에 세입자를 끼고 집을 사셔서 저희랑 한집에서 같이 살기로 했는데....
새로 집을 산 후... 예전 집을 팔아야 하는데 집이 매매가 잘 안되더라구요...
거의 한 달동안..... 너희들 때문에 이렇게 일이 커졌다고 집 안나가면 어떻하냐고...
매일 매일 전화에... 정말이지... 죽고 싶었어요...
저희가 좀 기다려 보시라고 아직 몇 주 안 지났다고 하면서 설득하고....
옛날 집 산다는 사람이 천만원 낮은 가격을 제시하니.. 자존심 상해서 죽어도 그 돈으로는
계약 못 한다고 성질이란 성질은 다 내시더니.. 결국 천만원이 아닌... 2천만원 낮은
가격으로 옛날 집 팔게 되었고........
옛날 집 매매 되기 전에는 집 안 팔리면 그냥 계약금 날린 셈 치고 여기 살거라고..
이사 가기 싫다고 하고... (아니 그러면 처음부터 단호하게 이사 안 간다고 말 했으면
저희 엄마랑 제가 이렇게 일을 추진하지도 않았을 텐데... 처음에는 이사하는거 오케이 하고나서
나중에는 이사 가기 싫다고 계약금 그냥 날릴거라고 수도 없이 말하시고....
에효.. 말하면 제 입만 아프죠....--;;)
아빠 자신은..... 그냥 옛날에 살던 곳에서 손주 데리고 살고 싶다고..
저희 보고 주말에만 애 보러 내려오래요.. 그것도 싫으면 애가 보챌때마다
데리고 올라 오신다고....
저희가 누누히 애기는 우리랑 같이 살거다 이야기 해도....
끝까지 떨어져서 살아도 된다고 우기세요....
결국... 지금은...
예전집 계약 되고.. 새로 구입한 집은 세입자 있어서 저희랑 한 집에서 같이 살고 있는데....
아빠가 새로운 환경에 많이 적적하실까봐......
헬스클럽도 등록해 드리고... 시청에서 운영하는 여러 가지 문화센터 등록해 드리고...
그렇게 지내시고 계시는데........
여기 싫다... 자기는 몇 년 후에 다시 고향 살던 곳에 내려간다고.....
애기만 데리고 갈 거래요.. 허참.. 누가 내 새끼 친정 아빠한테 키우라도 할지...
저희 신랑은 저희 친정 부모님 평생 모시고 살려고 마음 먹고..
부모님께 그렇게 말씀 드렸는데도......
나중에 저희 아빠가 나중에 저한테 이런 말 하시더라구요...
"난 연금 나오는거 있으니까 그 돈으로 혼자 잘 살 수 있어.. 여기 살다가 수 틀리면
혼자 내려가서 살 거야..."
"아빠.. 노인 분들 혼자서 살면 얼마나 외로운데.. 여기서 손자랑 잼있게 놀고...
우리 같이 행복하게 살자... 나이 들면 여기 저기 아플때 누가 돌봐주겠어.. 엄마도
나이 점점 드시면 집안 살림하는 것도 버거울텐데...."
"뭐가 힘들어.. 난 돈 있으니까 괜찮아...."
250만원 정도 되는 돈 있으면 노인 분이 혼자 살아도 괜찮나요??
허참.. 아프고 병들면 250 정말 작은 돈인데..... 매일 물 가져와라.. 뭐 가져와라....
하루에만 열두번도 넘게 사람 심부름 시키시는데 혼자 어찌 사신다는지.....
저 정말 미쳐버릴 것 같아요... 이 마음이... 정말.....
저희 아빠 너무나 사랑하는데.... 화나면 소리 빽빽 지르시고....
(다행히 신랑 있을때는 안 그래요... --;;)
말도 안되는 행동을 뭐라 하면 무조건 자기 말이 맞다고 우기시고....
사랑하는 우리 친정 엄마도 너무 불쌍하고.....
저희 아버지.. 오랜 시간 동안 아프셔서...
모든 사람들이 아빠만 받들고 살아서 그런지...
정말 이기적이세요... 이거 어떻게 바뀔 수 있을까요????
저희 아버지 심리 치료라도 받게 해야하는건 아닌지... 정말 답이 안 나와요.....
저희 사정상 따로 살지는 못 해요... 아이 문제도 있고....
그래도 다행인건... 신랑이랑은 원만하게 지내요...
저희 신랑은 장모님이 너무 좋다고... 같이 평생 모시고 살고 싶다고 하고..
저희 아빠가 저희 아이를 너무 이뻐 하셔서 말씀은 맨날 툭툭거려도..
막상 손자 안 보고 혼자 사실 생각도 못 하실거에요....
그런데 맨날 왜 그러시는지... 정말 너무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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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마음이 너무 괴로워요. 친정 아빠 관련...
친정아빠 조회수 : 1,036
작성일 : 2008-12-04 23:30:37
IP : 124.80.xxx.247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제발..
'08.12.4 11:38 PM (116.34.xxx.147)답좀 주세요. 저도 그래요.
2. 답은..
'08.12.5 1:35 AM (211.237.xxx.199)어쩔수 없어요
노인이 되면 신체만 늙는것 아니구요 정신도 늙어요
때문에 아이처럼 이해불가의 행동을 하게 됩니다
그냥 단순하게 생각하세요
아이가 태어나서 성장해서 늙어가는 과정을요
정신 연령이 자라서 늙으면 다시 퇴화합니다
제 생각에는 아버님이 몸이 편찮으셔서 정신도 많이 늙으신것 같아요
전 그냥 한편으로 이렇게 가족과 정을 떼면서 이별을 준비하는 것 같아요
좋은 모습 만으로 부모님을 기억하고 돌아가시면 마음이 너무 아파서 미운 정으로 떼어놓는 것...
이러다가 돌아가시겠구나 ...생각하세요
대부분의 노인 분들 다 그렇게 변해갑니다
저도 어린 시절 너무 좋아했던 할머니께서 늙으시니 고집도 세지시고
억지도 부리시고 하시다가 돌아가셨어요
나중에는 저절로 정이 서서히 멀어지더군요
그렇게 좋아하던 할머니가 점점 멀어지지 않았다면 돌아가신 후 더 많이 힘들었을 것 같아요
그냥 나를 위해서 .....멀어지시는 것으로 받아들이도록 해요
저도 요즘연로하신 양쪽 부모님이 점점 싫어지고 있어요
이러다가 돌아가시고 내 마음에서 멀어지겠지요
오히려 미워지는 것이 다행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원글님 덕분에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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