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넷-참여연대 "등록금 동결이 아니라 '반값 등록금' 촉구"
안진걸 (gingirl)
"몇몇 대학에서 내년도 등록금을 인상 안 하고 동결하겠다고 합니다. 마치 큰 결단이라도 내린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제대로 된 해법일까요, <오마이뉴스> 독자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필자는 참여연대와 '등록금 대책을 위한 전국 시민사회단체 네트워크(등록금넷)'에 속해서 1천만 대학생-학부모들의 등록금 부담 줄이기 운동을 적극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등록금넷은 민변, 한국대학생연합, 참교육학부모회, 전국교수노조, YMCA, 흥사단교육운동본부, 한국진보연대, 참여연대 등 전국의 550여 시민-학생-학부모 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는,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열린 네트워크입니다.
특히 봄에만 반짝 한다던 이른바 '등록금 투쟁'을 한국대학생연합, 참교육학부모회, 전국교수노조 등 학생-학부모-교수 단체들과 함께 올해 내내 진행하고 있습니다. 등록금 투쟁의 양상이 달라진 것이죠. 봄에만 반짝 하는 것이 아니라 2008년 1년 내내 진행해서 다음 해 등록금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것입니다.
▲ 등록금넷이 11월 11일 교과부앞에서 반값등록금 공약을 이행할 것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 등록금넷 수학능력시험
그런 끈질긴 활동이 헛되지는 않았는지, 등록금 문제가 대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1천만 대학생-학부모를 포함한 전 국민적인, 전 사회적인 교육문제, 민생고 문제라는 인식이 널리 확산되고 있어 다행입니다. 나아가 범국민적으로 등록금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여론도 비등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차에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재능대학에 이어 성신여대, 상지대, 고려대까지 2009년 대학 등록금 동결을 잇따라 발표했거든요. 대학당국들이 심각한 경제 상황과 극심한 민생고에 관심을 가지고 이러한 결단을 내린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입니다.
하지만 이것으로 그쳐서는 안됩니다. 연간 천만 원의 등록금이 동결되었다고 돈 없어서 공부하지 못하는 현실이 나아지는 것은 아니니까요. 즉 일단 동결이 좋은 일이지만, 이미 폭등해버린 등록금을 생각하면 전혀 등록금 문제의 해법이 되지 못하는 것이죠. 바로 이 동결된 금액들을 마련하지 못해서 목숨을 끊은 학생, 학부모들이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늘 기억해야 합니다.
몇몇 대학들이 마치 큰 결단을 내린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도 거북했습니다. 그동안 등록금 폭등과 뻥튀기 예결산과 방만한 운영으로, 얼마나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어렵게 했습니까. 이제 와서 마치 큰 선심쓰듯이 발표하는데, 실제로는 등록금 폭등을 주도한 대학들은, 대학생과 학부모들앞에 깊이 사죄부터 해야 합니다.
물론, 아직도 동결 발표를 하지 않고 조금이라도 올리려고 하는 대학들보다는 낫습니다. 만약에 이미 폭등한 등록금을, 지금과 같은 극심한 경제위기와 혹독한 민생고에도 불구하고 인상을 강행하는 대학이 있다면… 대학생과 학부모들의 강력한 저항이 전개될 것입니다.
자, 그러면 등록금 문제 어떻게 해결 가능할까요? 간단합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대선 전에 수십번 이야기했던 "반값 사교육비, 반값 등록금" 약속을 지키면 되는 것입니다. 이제는 등록금 동결을 넘어, '반값 등록금'을 정말로 실현해야할 때입니다. 학생-학부모들은 교육비, 그 중에서도 등록금 폭탄에 너무 큰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대학들은 기본적으로 동결과 인하를 선언하고, 여기에 정부가 대학 재정 지원을 확대한다면 '반값 등록금' 실현이 충분히 가능합니다. 한해 등록금 총액은 12조원에 달하는데, 그 중 장학금을 제외하면 실제 등록금 부담액은 10조원쯤입니다. 여기에 5조만 투입하면, 반값 등록금 실현은 충분히 바로 가능해집니다.
최근 정부가 강부자와 재벌 감세로 무려 20조원이 넘는 돈을 감세하겠다고 하고, 건설-부동산 분야에 10조원이 넘는 막대한 세금과 공적자금을 투입한다고 하는데, 그렇게 쓸 돈에서 몇 조만 등록금에 투자해도 등록금 문제가 바로 해결이 되는 것이다. 아님 특단의 각오로 예산 확보를 하던지요.
5조원이 부담된다면 2조5천억원만 투입해도 3/4 등록금이 가능하고, 거기에 사립대학이 보유하고 있는 7조원이 넘는 적립금의 일부를 학생들에게 쓰고, 뻥튀기 예결산이 아니라 투명하고 낭비를 막는 예결산 시스템을 정착하고, 또 재단의 재정지원이 확대된다면 역시 사실상 '반값 등록금'에 근접하게 됩니다.
매년 2조~5조를 등록금 문제 해법을 위해 투입하는 것이 부담이 된다면, 소득연계형 후불제(대학 다닐 때는 돈 걱정없이 공부에 전념하고, 졸업해서 일정한 소득이 들어오면 그때 등록금을 내는 제도)를 위해 초기에 2-3조원의 예산을 투입한다면, 6-7년 후부터는 기투입된 재정이 상환되어 재정손실 없이 등록금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1천만 명이 넘는 대학생(대학진학율은 85%대로 사실상 보통교육화 됐고, 대학생-대학원생 총수는 300만 명이 넘어가고 있음)과 학부모들의 고통이 상당부분 해결되고, 헌법이 보장하는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도 실현되며 나아가 서민들의 가처분 소득이 늘어나면서 내수가 진작돼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는 좋은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주장입니다.
지금, 국회에 등록금 문제의 근본적 해법을 위해 관련 법안들이 제출되고 있습니다. 먼저 등록금 상한제(등록금 책정시 법으로 정한 가계이 일정 소득 범위 이상으로는 등록금을 받지 못하는 제도), 등록금 후불제, 차등책정제(등록금을 세금이나 국민연금처럼 소득에 맞게 책정하는 제도) 등을 담은 법안을 민주당 교육위 간사인 안민석 의원이 제출했습니다.
민주노동당 교육위 소속인 권영길 의원도 곧 적립금에 대한 합리적 규제 내용을 담은 사립학교법 개정, 연간 등록금이 가계평균소득의 1/12을 넘지 못하게 하는 등록금 상한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하는 등록금 문제 해결 법안을 제출할 예정입니다. 유럽을 중심으로 많은 나라와 대학들이 실제로 등록금 상한제, 후불제, 차등책정제를 운용하면서, 또는 과감한 장학금 제도로 최대한 무상등록금, 최소한 반값 등록금 정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권과 교과부는 대선 전 '반값 등록금' 공약을 즉시 이행해야 합니다. 사교육비를 오히려 폭증시키는 정책들을 남발하고, 폭등한 등록금을 대학자율화 논리로 계속 방치하면, 이를 우리 국민들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일차적으로는 예산 지원 확대와 대학 측의 각고의 노력을 통한 반값 등록금 구현, 나아가 제도적으로 상한제-후불제-차등책정제를 도입해 등록금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헌법이 보장하는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 돈 없는 사람도 공정한 출발선에서 출발할 수 있도록 고등교육까지는 국가가 책임지는 건강한 사회철학을 우리도 이제는 제대로, 진짜 구현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바로 지금이 그 적기입니다. 극심한 경제위기와 혹독한 민생고를 살아가는 우리 국민들에겐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매우 절실합니다. 그래서 바로 내년 대학 등록때부터 적용되어야 합니다. 수능이 끝나자 마자 폭등한 입학금과 등록금 걱정으로 고통받을 예비 대학생과 학부모들을 포함한 1천만 국민들의 깊은 한숨에 나랏님이 제대로 답할 때입니다.
덧붙이는 글 | 등록금 문제 바드시 해결해야 합니다! 등록금넷의 더많은 활동을 보시려면 등록금넷 카페로 오시면 됩니다. 대환영입니다!! http://cafe.daum.net/downstop
출처 : "등록금 동결하면 뭐하나, 이미 천만원이 넘는데..."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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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제시]등록금넷-참여연대 "등록금 동결이 아니라 '반값 등록금' 촉구"
리치코바 조회수 : 218
작성일 : 2008-12-01 16:11:45
IP : 118.32.xxx.2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리치코바
'08.12.1 4:14 PM (118.32.xxx.2)[대안] 만일 내가 정책결정권자라면, 한국방송통신대 졸업생을 각종 취업에 우대하겠다! 왜냐하면, 1학기 등록금이 약 40만원 정도이므로 무려 10배가 넘는 등록금을 징수하는 여타 대학들이 등록금을 인하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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