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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엄마랑 자꾸 부딪쳐요....ㅠㅠ

조회수 : 980
작성일 : 2008-12-01 11:18:22
결혼한지 이제 1년된 새댁입니다..

엄마랑 고등학교때부터 사소한것들로 하나하나 부딪쳤던것 같은데 지금껏 그러네요...

어려서부터 아빠가 항상 바깥으로만 도시고(자영업하시는데 맨날 일은 엄마한테 맡겨두고 자기 하고싶은일 다 하고 다닌 한량이예요..) 엄마가 눈물의 세월로 저희들을 길르셨어요..

아빠가 저러다보니 엄마는 더욱 억세졌고 엄마한테 저는 딸이자 친구이자 그랬어요...온갖 얘기 다 하고..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에 대한 원망 등을 제가 다 듣고 자라고 위로하고 그랬어요..
항상 엄마가 안쓰러웠고 마음이 불안했어요..중고등학교 시절을 생각하면 하루도 엄마아빠가 싸우지 않은 날이 없을정도 였죠...

그런나날을 보내면서 어느순간부터는 엄마가 나에게 그런말들(아빠에 대한 말들 등등)이 너무 부담스러웠고
회피하고 싶었어요..
근데 전 또 맏딸 컴플렉스가 있는지 회피하고 싶지만 그런일이 있을때마다 항상 적극적으로 부모님 사이를 다시 붙여놓고...또 다시 악화되고 붙여놓고 그랬지요.

자라면서 아빠를 조금씩은 이해하게 되었고(행동이 이해가 간다는게 아니라 아빠도 좀 불쌍하다는 생각을 했어요..불우한 가정에서 자랐거든요..할아버지란 사람이 아주 못됬어요. 아빠가 젊어서 직장에서 돈을 벌면 할아버지가 월급날 와서 다 타갔다고 합니다. 정말 인간도 아닌...80평생 자기힘으로 돈을 벌어본적이 없는..)

엄마의 그 맨날 그 앓는소리, 행동등이 싫어졌어요.
저도 모르게 엄마의 말투를 싫어하게 되었어요.
엄마는 아빠와의 관계만 빼면 100점, 200점 여성이예요..
깨어있고 경제력이 있고 뭐든일을 똑소리나게 헤쳐나가요. 동생들 공부 다 시켰고 지금도 돌보고 있으며
엄마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엄마의 혜택을 모두 보며 살아요.
근데 전 엄마의 그런면이 좋지 않아요..
어떤 자리에 가도 엄마는 자기가 중심이예요
항상 목소리가 크고 엄마말이 선이며 자기 신념이 너무나도 투철해요.
항상 제 옷차림, 제 행동을 보며 좋은 얘기보다는
이걸 고쳐라, 옷이 이게 뭐냐...항상 이거는 이런식으로 해야하는거다 등등
항상 지적을 하고 그게 엄마가 해줘야 하는거라고 생각해요.
동생에게도 너는 이게 부족하다..넌 이걸 했어야했다 등등..

DISC 유형중에 철저히 주도형(D형) 이고 저는 I형입니다.
엄마를 너무 사랑하고 항상 엄마가 행복했으면 좋겠는데
엄마랑 같이 있다보면 자꾸 말을 하면서 부딪치고
사실 결혼식 당일날도 싸웠어요......

자꾸 부딪치니 엄마도 저의 눈치를 보시는것 같고
이런일이 있고나면 몇일동안 저도 맘이 안 편합니다.

어제두 그런일이 있어서 맘이 계속 불편해서 그냥 넋두리 해봤습니다.

잘해야죠..엄마한테...그냥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고
좋은면만 봐야겠죠? 그죠? ..........

IP : 222.117.xxx.11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랑 처지가 비슷
    '08.12.1 11:53 AM (222.110.xxx.2)

    하십니다..

    저도 친정아빠의 심한 외도와 폭력을 보고 자라서인지... 엄마에대한 애정이 각별했습니다.

    그런데 결혼 하고 나서 보니.. 아빠의 행동들이.. 어느 한편으로 이해도 되더군요.. 한발짝 떨어져서보니.. 극복하기 힘든..엄마의 심한 "자기사랑"이 느껴지더라구요.. 아주 좋게 표현해서.. ego가 강하신거죠..

    신랑 사업이 힘들어서 제가 월세를 살때, 그때도 용돈을 드렸는데, 그 용돈으로 이자 내면 되신다며.. 집을 사신분입니다. (물론 현재 살고 계신집도 본인 소유 부동산입니다.)

    그런데... 제가 그렇게 나쁘게만 여겼던.. 저희아버지.. (결혼 후, 어느정도.. 그 분 행동을 이해하기 시작했을 무렵...) 돌아가시고나니... 이렇게 애달플수가 없습니다.. 마음이 아프다 아프다.. 말로만 들었는데... 진짜 가슴이 아프더라구요...

    아무리 부모 자식간이라도 않맞을 수 있을것 같습니다.. 다들.. "내"입장에서 상대방을 바라보니까요.. 그런데.. 헤어지게되면 너무너무 애달픕니다. 가슴이 에리고 시리고...

    그냥 담담하게 내 입장과 처지를 잘 설명하는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저도 잘 못해요... 참고 참다가 울컥하는날 폭팔하는데.. 그러다보니 자꾸 싸우나봐요...) 도닦는셈치고... 연습을 해야죠 뭐... ㅎㅎ

  • 2. 원글님말씀에
    '08.12.1 11:56 AM (59.3.xxx.65)

    어머니를 사랑하는 마음이 뚝뚝 묻어나네요.(제가 오버하는거 아니죠?)
    부모님이 이제 점점 약해지시고
    실수가 잦아지시고... 그렇더라구요.
    그것을 세상의 잣대로 이건 이러해서 이렇고
    저건 저러해서 저렇고...이렇게 생각을 하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우리를 낳아주신 부모님이시잖아요.
    이제 자식들이 받아주고 보살펴드릴 차례지요.

    어머니께서 말씀하실 때 조금만 뒤로 한 발 물러서서 들으세요.
    좋은 말씀 해드리구요.
    "그래... 엄마 참 대견해. 엄마 덕에 주변이 이렇게 편안하잖아.
    그러니까 이젠 엄마도 몸 생각하고 건강지키세요.
    그리구 좀 유~해지세요. 그래야 사랑받지..."

    님 어머니도 세상을 치열하게 살아오셨고 그 방법을 바꾸기가 쉽지 않으신 듯 해요.
    님께서 사랑으로 보듬어주세요. 토닥토닥...

  • 3. ....
    '08.12.1 1:18 PM (116.120.xxx.164)

    종교를 한번 가져보시게 함이 어떤지요?
    저희 어머니랑 같으시구..
    저희 어머니는 종교도 엄청 싫어하시던데..
    전 늘 생각 한구석에 종교를 가지면 얻는게 더 많으실텐데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 4. 원글딸..
    '08.12.1 1:34 PM (222.117.xxx.11)

    님들 말씀에 눈물이 핑~ 돌아요..ㅠㅠ 60평생을 그렇게 살아오셨는데
    바뀌시기 힘들겠죠? 그리고 제가 먼저 바뀌어야겠죠? ^^
    댓글을 읽으니 그냥 맘이 녹아내리며 치유받는 느낌을 받았어요....
    엄마한테 잘 해야겠네요..너무 날카롭게 하지 말구요~~~ 감사합니다...

  • 5. 좀다른얘기
    '08.12.1 1:44 PM (116.40.xxx.143)

    엄마도 엄마지만, 원글님도 힘든거 맞잖아요
    그동안 엄마의 딸이라기보다 온갖 감정 받아주고 위로해주고 거기다 해결까지 해주셨으니 얼마나 버거웠을까 싶어요
    좀 떨어져서 바라보면서 다른 부분들이 보이듯이,
    이제 아이를 키우다보면 또 다른 감정들이 불쑥불쑥 올라올수도 있는데
    아직 새댁이니까 아이 생기고 육아에 전념하기 전에 이런 감정 좀 정리하면 좋겠다 싶네요
    엄마도 힘들고, 아빠도 힘든거 맞지만...
    그분들 덕분에 딸로서 사랑만 충분히 받고 자랐어야 할 나는 딸로서 잘 지냈었는지 돌아보면 어떨까요
    성인이 된 후엔 몰라도 어릴땐 내 보호자는 부모님이죠
    그 시절에 편안하지 못했다면 나중에 자꾸 감정이 복잡해지는 것 같아요
    그냥 다시 착하고 현명한 딸로 돌아가기만 하지 않으셔도 되요
    잠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도 된다구요... 나의 아이에게 기꺼이 사랑을 주기 위해서요...

  • 6. 원글ㅠㅠ
    '08.12.1 3:08 PM (222.117.xxx.11)

    눈물이 주르륵..어찌 제맘을 다 아시는듯해요...맞아요..가끔씩 억울한마음들이 불쑥불쑥 올라오곤해요...내가 엄마의 감정의 배출구인가 이런생각도 들기도 하구요....요즘 들어서는 엄마에 대한 제 마음이 애증에 가깝지 않나 그런생각도 들어요.... 날 돌아보고 엄마와 함께 같이 치유받는 프로그램 같은것도 한번 알아볼까봐요..소중한 엄마이니까 우리 둘의 감정으로만 해결할수 없다면 상담이나 이런쪽에서 도움을 받아봐야겠어요 ^_^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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