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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의 약속과 아이의 기 살리기..무엇을 선택해야 할까요?

인피니티 조회수 : 701
작성일 : 2008-11-28 14:58:57
전 여섯살 짜리 아들이 하나 있는 직장맘입니다.

아이가 작년부터 닌텐도 타령을 그렇게 하더군요.
제가 회사 생활하는지라 아이가 일찍부터 단체생활 (어린이 집, 놀이학교, 유치원 이렇게 햇수로 4년)을 시작했는데, 그렇게 닌텐도 가진 아이들이 많더라구요.
작년에 다녔던 놀이학교에서는 크리스마스 즈음에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 나눠준다고
엄마에게 선물 준비해달라는 쪽지가 왔었는데, 분명 금액대며 크기가 다 정해져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아이들이 닌텐도를 선물 받았구요.
동네 친구들도 한 반 정도는 닌텐도를 가진 듯 해요.

제가 아이에게 두 번 말 안 나오게 열 살에 사준다고 못을 여러차례 박았어요.
그 과정에서 아이 눈물 꽤나 뺐지요.
어른도 갖고 싶은게 있으면 눈에서 아른거리는데, 아이들이 오죽하겠어요.
닌텐도 가진 삼촌이 있는 외갓집 (친정)이나, 백화점 같은데 가면 아주 넋을 잃어요.
(사실 아이가 게임을 좀 많이~ 좋아하는게 아닌가 싶어 일부러라도 나중에 사 주려고 했어요)

그런데 퇴근하고 시댁에 갔는데 어머님이 화가 많이 나신거예요
(시어머님이 바로 옆에 사시면서 아이를 봐 주세요)
동네 친구중에 하나가, 닌텐도를 무기로 아들래미를 그렇게 부려먹나봐요.
'대장님'이라고 부르면 정말 잠깐 시켜주고.. 뭐 그러나봐요.
이 친구라는 아이와 제 아이가 같은 유치원 같은 태권도 학원을 다니는지라 하루종일 붙어있다시피하는데
태권도 학원 오가는 길에, 또 동네 놀이터에서 노는동안 그런 광경을 어머님이 꽤 많이 보신 듯 해요.

저한테 그까짓 게임기 몇 푼이나 한다고 금쪽같은 아들 하나 기를 다 죽이냐고
저더러 너무 매몰차게 자식 키우는거 아니라고 ,, 하여간 많이 혼났어요.
남자아이들이 기 살려주는게 얼마나 중요한데, 친구한테 대장님이라고 부르게 내버려두면 어떻하냐구..

평소에 시어머님께 혼나면 섭섭도 하고 그랬는데, 어제는 오죽하면 어머님이 저러실까 싶은게
(제가 그 광경을 직접 봤다면 저도 열불 터졌을것 같아요)
참 많이 갈등이 드네요.

올 여름부터 가을까지 몇 달을 다짐받은 아이와의 약속을 지키는게 중요한지  
아니면 아이의 기를 살려주는게 중요한지,
괜히 이번에 사주면, 엄마에게 안 통하는걸 할머니나 아빠를 통하는 (사실 지금도 이런건 있어요) 요령을 방조하는게 아닌가 싶다가도, 내가 너무 빡빡하게 부모노릇하는거 아닌가 하는 마음도 들어요.

남편은 마침 내일 모레 아이 생일인데 지금 사 주라고, 제가 안 사주면 자기라도 사줄거라고
화가 단단히 났는데, 제가 저한테 하루만 더 시간을 달라고 했어요.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

IP : 118.46.xxx.146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0살?
    '08.11.28 3:04 PM (210.57.xxx.139)

    6살 아이에게 평생 살아온 것만큼 더 살면 사준다고 할 만큼 닌텐도가 중요한 걸까요?
    약속의 길이가 너무 긴거 아닌가 싶네요.
    처음에는 9살쯤 된 줄 알고 기다리게 하는게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좀 아니다 싶네요.
    크리스마스때쯤 아니면 뭔가 칭찬 받을만한 일을 하나 하면 핑계삼아 사 주는 편이 좋겠네요.
    저 약속 자체가 너무 가혹하네요.

  • 2. %%
    '08.11.28 3:08 PM (122.36.xxx.12)

    저라면 할머니나 이모 등 다른 분을 통해서 받게 하겠습니다.
    부모님의 약속도 중요하잖아요. 할머니가 사주마 하면서 사주시면 할머니도 뿌듯?하실것 같고 아이도 좋아할 테구요. 그렇지만 꼭 시간 같은 걸 사주시는 분이 계신데서 약속하고 제한 할 필요는 있습니다.

  • 3. 너무
    '08.11.28 3:08 PM (59.10.xxx.34)

    긴 기다림의 시간이에요..
    아이들한테는 한 달도 엄청 길어서 매일매일 손으로 꼽을 텐데..
    원글님 뜻도 잘 알겠고.. 지금 심란하실 거라는 것도 너무 잘 느껴지는데..
    휴우.. 저라도 참 고민될 일이네요.

  • 4. 에헤라디어
    '08.11.28 3:11 PM (220.65.xxx.2)

    저도 같은 경험이 있습니다. 많이 힘드시죠? 저도 그랬어요.
    8살 첫째의 동네친구들(한반인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지만 방과후에 같은 피아노학원 같은 화실을 다니며 저녁엔 어느 집에 모여서 노는 사이입니다)3명이 모두 닌텐도를 사더군요. 제 아이만 없었어요. 우리집에 놀러오면 셋이 주루룩 앉아서 채팅을 하고 제 아이는 구경하더군요.(정말 그 장면 생각하면 지금도 울화통이 터집니다) 그래서 우리집에 올 때 닌텐도 두고 오라고 했어요.

    제 아이도 무척 많이 졸랐는데,
    심지어 제 아이 친구들과 그집 엄마들까지 불쌍하니 사주라는 말을 할 정도였어요.
    그래도 안사주었어요. 아이도 나름 힘들었겠지만.. 그걸 사주고 싶지 않더군요.
    절대 안사주겠다는 입장을 번복하지 않았어요.

    대신 아이랑 둘이서만 시간 내서 데이트도 하고, 함께 놀이터로 놀러도 다니고,
    꾸준히 이야기도 하고 그랬어요.

    그 닌텐도 삼인방이 피아노를 연달아 사더니 지금은 핸드폰을 또 샀지뭐예요.
    제 아이도 무척 부러워하면서 사달라고 하는데
    핸드폰 역시 일찍 사주고 싶지 않아서 사줄 수 없다고 했지요.
    닌텐도 때를 생각하더니 마음을 접더군요.

    조금은 부족한듯 조금은 느린듯 키우고 싶습니다.

    인피니티님 글을 읽어보니 남편분이 사주실 것 같은데,
    저라면 말리지 않고 일단 나도 갖게되었다는 충족감은 채워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고인 척 고장 내겠습니다.(그 작은 화면 들여다보며 시간 보내게 하고 싶지 않아서요)

    초등고학년이 되면 아이들 그룹이
    게임에 중독된 아이들과 게임 자체에 맛들지 않은 아이들로 나뉜다고 하더군요.
    제 아이도 포탈사이트의 어린이 놀이터를 들락거리기도 하지만 그것도 시간 제한하거든요.

    전 심심하다고 외치는 아이에게 때로는 심심해야 한다고 역설하는 편입니다.

  • 5. .
    '08.11.28 3:13 PM (61.66.xxx.98)

    원래 산타할아버지가 주시면 좋겠다...생각했는데요.
    낼모레가 생일이라니...
    다른분에게 부탁해서 생일선물로 주는게 좋을거 같아요.
    할머니께서 봐주신다니 할머니가 주시는게
    여러모로 좋을듯...

  • 6. 만약..
    '08.11.28 3:14 PM (58.102.xxx.206)

    산타를 믿는다면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시고 대신 10살전에 생겼으니 시간을 정해서 하게 하는게 어떨까요? 엄마와의 약속도 있으니 정해진 시간에만 하고 그외에는 장소를 정해서 그곳에 갖다 놓기로..
    엄청 하고 싶어하는데 10살은 넘 머네요..

  • 7. ^^
    '08.11.28 3:27 PM (211.114.xxx.177)

    에헤라디어님과 같은 생각입니다.
    글구,
    아이가 자라면서 갖고 싶은 대상이 바뀌어요.
    핸드폰,또 다른 게임기, 옷,신발, 친구, 연인, 명예......

    다 충족할 수는 없어요.
    갖지 못하는 여건도 받아 들일 줄 아는 자세를 길러 주는게
    더 중요하더군요.

    좋은 결과 있길 바래요.

  • 8. 저도
    '08.11.28 3:48 PM (125.186.xxx.3)

    에헤라디야님과 같은 생각이에요.
    게임기, 핸드폰, 이런 건 가능한 한 늦게 접하는 게 좋다는 생각이라...어릴때부터 게임기에 몰입하게 되면 그만큼 중독도 강해지잖아요.
    후...엄마의 교육철학을 주변에서 좀 응원해주셔야 할 텐데요.

  • 9. 게임기
    '08.11.28 4:01 PM (72.136.xxx.2)

    저도 참다참다 사줬습니다.
    정말 거짓말 안보태고 학교 갔더니 없는애가 35명중에 우리 애 포함 5명도 안되더군요.
    그리고 친구네 집에 가면 비굴하게 그 옆에서 한번만 하고 싶어하구요.
    사줘서 하루는 실컷 놀리고 그 이후에는 주말에 (토/일) 1시간 30분씩만 하게 해줍니다.
    저희는 애가 둘이라서 2개 사줬어요 ㅠ.ㅠ
    모든걸 다 사줄수는 없겠지만 일단 근 10개월 이상을 참게 한후에 신중하게 사줬구요.
    핸드폰 얘기도 하는데 그건 필요없다고 짤랐습니다. 모든걸 다 가질수는 없다고 얘기해줬구요.
    일단, 아이의 욕구도 존중해줄 필요는 있는것 같아요.
    중독을 막는건 엄마의 책임인것 같구요.

  • 10. 큰 아이
    '08.11.28 4:27 PM (211.207.xxx.165)

    우리 큰 아이가 벌써 24살이니, 약 18년 전쯤 이야기입니다. 그 당시 아이들은 비디오 테입을 많이 빌려서 만화영화를 봤지요. 보기에도 너무 폭력적인 것이 많아서, 비디오나 게임기 자체를 안샀어요. 그런 어느 날 아이가 친구 집에 가서 비디오 한번 보자고 했다가 친구가 안된다고 하면서 밀친게 우리 아이 코를 때려 코피가 줄줄 났어요. 그 엄마 연락을 받고 가서 그 모습을 보니, 진짜 기가 막히더라구요. 어쩌다 잘못 맞아, 티셔츠 앞자락이 피로 범벅이 된거에요. 미안해 하는 친구 엄마를 뒤로 하고 집으로 와서 많이 생각했지요.
    집에서만 안보여주면 무엇하나?
    친구나 그 집에는 폐가 안된 것일까?
    도대체 비디오를 보여주는 적정한 나이는 과연 몇 살인가?

    결국 비디오를 샀지요.
    결정적인 것은 코피 난 일이 아니라, 우리 아이가 그 친구에게
    "우리 외삼촌이 비디오 차에 싣고 오늘 온다"라고 했다는 말에
    아이 거짓말 장이 만드는구나 싶어서 샀지요.

    원글님 10살에는 사주어도 되는건가요?
    저도 원글님 만큼이나 빡빡하게 아이 키웠는데요. 그게 다가 아니라는 생각을 합니다.
    생일쯤해서서 누군가가 사주게 하고, 시간만 잘 지키게 하세요.

    저도 그랬지만 게임기만 아니라 모든 부분에 아마 원글님 원칙 지키시면서 아이 키우실거에요. 성격상, 근데 꼭 그런게 좋은건 아니더라는 얘기를 선배로서 드리고 싶습니다.
    기 살고 죽고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가 늘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살 수도 있는 교육 방법이라는 얘기지요.

  • 11. 인피니티
    '08.11.28 4:32 PM (118.46.xxx.146)

    보석처럼 귀한 댓글 주신 선배님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곰곰히 생각하여 현명하게 행동토록 하겠습니다.

    좋은 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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