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아기 키우고 있는데..친정 부모님이 저보고 자기 개발 좀 하라시네요...

무능력 조회수 : 1,778
작성일 : 2008-11-27 19:16:56
지난 주말 친정 갔다가 가슴에 조금 상처를 입고 왔어요.

처녀적엔 똑똑했고, 날씬했고, 이뻤어요.
누가 봐도 괜찮다하는 직장에서 높은 연봉 받고 일했구요.
학교 다닐때도 혼자 아르바이트해서 등록금도 보태고
내 용돈 하고 돈 모아서 외국도 연수 다녀오고...그랬습니다.

그래서 부모님이 저에 대한 기대가 너무 크셨단거 알아요.

지금은 어린 아기 키운다고 내 머리 하나 감기도 힘든 상황이에요.

임신 중 찐 살은 이제 3kg 정도 남았구요.
원래 날씬한 몸이어서 지금도 그냥저냥 보통 몸매입니다.

근데 이런 제가 우리 부모님은 못마땅 하신가봐요.

푹 퍼져 있지 말고 자기 관리 하라 그러시네요.
자기 개발 하라구요...공부 더 하라고...

운동도 하구요.

왜 공부 못하고 운동 못 하냐고..아기 키운다고 못한다는건
핑계라고 그러시네요.

네, 저도 그러고 싶어요.
운동도 하고 공부도 다시 더 하고 싶어요.

근데 여건이 되나요.

하루종일 엉금엉금 기어다니는 아기 잡으러 다닌다고 바쁘고
집안일 한다고 바쁘고 아기 재우고 집 치우고 나 좀 씻고 잘려고 누으면
새벽 1시입니다.

새벽에도 깨는 아기땜에 뭐 2~3번은 여사로 깨구요........

저도 누가 저에게 숨통 좀 트이게 해줬음 좋겠습니다.

회사일이 바쁜 신랑은 매일 늦게 들어오고..(잘때만 보는 거의 하숙생입니다.)

주말에는 각종 집안 경조사에 대청소에 아기 병원에...쉬지도 못하는데
자기 관리? 개발? 쉬울까요.

똑똑했던 딸이 집에서 아기만 보는게 안타까우신건 인정하지만
저에게 이런 말을 하실수록 전 내가 지금 그렇게 못나보이나. 그런 생각밖에 안 들어요.

예전에 일하면서 느꼈던 성취감 보다 지금 우리 아기 이쁘게 잘 키우면서 느끼는
행복이 훨씬 더 만족스럽습니다.

신랑도 맞벌이 강요 안 하는 사람이라 아기를 제가 집에서 보길 바라구요.

결혼할때도 참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우리 신랑도 어디 내놔도 안 빠지는 사람이에요. 잘생겼고, 똑똑하고,
돈 잘 벌고, 예의바르고..무엇보다 절 너무 사랑해주는 사람이거든요.

엄마한테 너무 좋은 사람 생겨서 결혼하고 싶다하니 안된다 하십니다.
사람도 안 보고 무조건 안된다 하십니다.
아마 딸이 결혼하면 친정에다 돈을 많이 못 주니 그러셨을거에요....

거기다 절 그냥 결혼하고 싶어 환장한 애로 말씀하십니다.

엄마는 당신이 아빠한테 무시 당하면서 산게 돈을 많이 못 벌어서 그러신줄 알고
저를 통해 대리만족을 하실려고 해요...제가 돈 잘 버는 여자라면 무시 안 당한다구요..
아니, 오히려 그냥 평생 미혼으로 살라고도 말씀 하셨어요.
전 결혼하고 싶은 좋은 사람이 있는데 왜.....미혼으로 살라 하시는지...

어릴때부터 엄마의 대리만족 성향 때문에 미인 대회도 끌려 나가보고
남들보다 공부도 잘하는 아이여야 되서..정말 피 터지도록 공부도 해봤어요...

근데 결혼한 지금도 절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고 싶은걸까요........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결혼하고 싶다고 말한지 2년만에 결혼했어요.
근데 지금 그 사위가...장남보다 훨~~~~씬 처가집에 잘 합니다.
갈때마다 건강식품 사 가구요..여름에 덥다고 에어컨 달아주고..
친정에 관한 일이라면 만사 제치고 달려갑니다.

그리고 결혼전 제가 건강(우울증&건강 악화)때문에 일 그만 두니...우리 부모님 많이 실망하시더라구요.

미혼일때도 돈 벌어서 빵꾸 난 아빠 사업 메꾼다고...500정도 그냥 드렸습니다.
그 돈에 대해선 일언도 없으시고...그저 딸이 일 그만둔다고 하니 많이 섭섭해 하시더군요..

"남들 다 다니는 직장 넌 왜 못 다니냐고, 혹시 니 능력이 모자른거 아니냐고..."
우리 아빠 저에게 따지셨어요.

아니, 나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여긴 못 다니겠어..라고 하니

"그래, 니가 모자른거네. 결국 니 능력이 남들보다 못하단 말이네"
하고 상처를 주십니다.

그냥 딸이 너무 힘들다하면.."너무 힘들면 잠시 쉬면서 다음 일 생각해봐" 라고
말해주실줄 알았습니다.

근데......그냥 니가 모자른 애네, 남들보다 못하네. 로 결론났습니다.

우리 엄마는 울고불면서 너 그 직장 나오면 나 니 얼굴 안 본다....고 하셨어요.

네, 남들에게 대기업 다니는 딸 자랑 엄청 하고 다니셨거든요.

결혼하고 아기 낳고 사는 지금도 엄마 친구들은 제가 회사 다니는줄 아십니다.
아기 키운다고 집에 있는 딸이 부끄러우신걸까요.......

주말에 저 얘길 듣고보니 예전의 서글펐던 기억이 또 떠오르네요.

그래도 전 마음속으로 외칩니다.

난 엄마 아빠 생각보단 훨씬 괜찮은 사람이라구요......

IP : 117.20.xxx.27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쁜아짐
    '08.11.27 7:20 PM (124.63.xxx.70)

    좀 다른 얘기지만 저는 울 동생 보면 속상해요... 마흔줄이지만 푹 퍼져서 가꾸지도 않고,물론 절약은 하겠죠...그러면서 직장 취직시켜달라고 하면 면접 볼때 뭘 보고 면접 하겠어요...대놓고 좀 가꿔라 하면 속 상해할 것 같고... 혼자만 맘이 좀 그래요

  • 2. .
    '08.11.27 7:25 PM (220.116.xxx.5)

    전 남들 다 가는 시집 못 간다고 능력없는 딸로 취급받는데요... ㅠㅠ

  • 3. 토닥토닥
    '08.11.27 7:27 PM (61.66.xxx.98)

    남의 이목을 중시하고...
    내딸은 이렇게나 잘났다 하고 남들에게 과시하고 싶으신데
    그걸 못하게 됐으니 화가 나시나 봅니다.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시고요.
    자꾸 그러시면
    '난 집에서 애키우는게 훨씬 더 행복하네요.
    딱 체질야...*서방도 뭐라 안하는데 엄마아빠가 왜그러세요?'
    하고 한번쯤 받아치세요.

    솔직히...정떨어지는 부모님이죠.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그런 경우와 같으니까...
    자식에게 조건을 내세워 그걸 충족해야 사랑을 주는 부모...

    우리는 그렇게 자식키우지 말고
    자식이 잘났던 못났던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게 해줘야죠...

  • 4. 아이잘키우는게남는것
    '08.11.27 7:28 PM (119.193.xxx.200)

    섭섭하시겠어요.다소 왜곡되어계시긴해도 딸에 대한 기대와 사랑의 또 다른 표현이라

    생각하시고,이해하세요.그리고 이왕전업주부이시니 아이 이쁘게 잘 키우세요.

    애 키우는 엄마가 모양내고 자기계발 할 시간이 어디 많겠어요.

    아이키우며 엄마도 같이커가는 그 기쁨을 온전히 느껴보시길^^

  • 5. 보고싶어
    '08.11.27 7:32 PM (121.132.xxx.20)

    힘을 내세요. 항상 이렇지는 않겠지요. 우선 체력부터 조금씩 키우세요. 혼자서 하는 운동을 하루에 10분 매일 하세요. 그게 시작입니다. 아버님은 아기 키우는 거 힘든 걸 잘 이해 못 하는 듯. 아기를 키워준다고 안 했나요? 하여튼 이삼년은 기다리는 기간으로 생각하세요. 남자들 군대가는 셈 치세요. 그래도 또 시작하잖아요.

  • 6. 그 맘
    '08.11.27 7:35 PM (219.250.xxx.64)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러나 애들 다 커서 중고생 된 지금...
    그때 채찍에 맞아서 울면서라도 자기 일 계속 했어야 한다고 후회합니다.
    모질게 채찍질 해주셨으면... 아니 어떻게 해서라도 이기적일 정도로
    자기 인생 챙기게끔 인도해 주셨더라면 할 때가 있네요. 부모님 말 섭섭한 거
    맞아요. 그러나 그 말 따를걸 후회하는 사람도 있네요.

  • 7.
    '08.11.27 7:41 PM (122.17.xxx.4)

    진짜 100% 이해해요.
    특히 저희 엄마!!! 제가 전업주부인게 창피하신 건지 자꾸 주변에 제가 일하는 걸로 얘기하고 다니세요.
    그러면서 저랑 말 맞추겠다고 전화해서 누구한테 이렇게 얘기했으니 그렇게 알라고 하시는데 환장합니다.
    제가 외국사는지라 어쩔 수 없이 전업이 되었지만 전 만족하거든요. 나름대로 제가 배우는 것도 있구요.
    멀리 살면서 전화로 싸우기도 싫고 그 주변 사람들 제가 보고 사는 거 아니니까 그냥 뭐라하던말던 상관안하지만..
    짜증나죠. 왜 있는 그대로 나를 인정해주지 않는지. 제가 무슨 학교 나오고 뭘 했고 이런 거에 집착하시는데 환장합니다.
    그건 그거고 지난 일이고 지금은 전업주부인데요.
    공부도 열심히 해서 재테크도 열심히 하고 집도 잘 가꾸고 전 만족하고 자랑스러워요.
    신랑도 제가 일에 치여 지쳐있는 모습보다 집에 들어오면 깔끔하게 정리된 집에 따신 밥...너무 좋다고 하구요.
    신랑이 돈도 잘 벌어오는구만 남들은 사위만 잘 얻어도 딸 능력으로 봐주던데...
    딸 편하게 잘 살게 밖에서 돈 잘 벌어오는 사위나 좀 자랑스러워하셨으면 좋겠네요.

  • 8. 그냥
    '08.11.27 7:42 PM (125.252.xxx.138)

    안타까우셔서 하시는 소리겠죠.
    물론 듣기야 싫죠. 그 마음은 이해합니다.

    저도 부모님께서 나름대로 투자도 많이 해 기르셨고...
    저또한 그 기대에 부흥해 나름대로 탄탄대로 걸었었었었(워낙 과거지사인지라...ㅎㅎ)거든요.

    같은 길 걷던 제 주변 중 계속 일하는 친구들은 아주 잘 돼 있어요.
    전 아무 사심없이 누구는 뭐 하고 있고, 누구는 뭐 됐고...친구들 자랑합니다.
    그러면 친정어머니께서 웃으시면서 "그럼 넌 뭐 될래?" 하십니다. 어린 아이에게 장래희망 묻든...
    순간 기분이 나빠지죠.
    하지만, 조금은 농담도 섞여 있는 거 알고, 그저 안타까움에 하시는 말씀인 거 아니까, 그냥 넘어갑니다.

    저도 속으론 '난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 자숙의 시간 갖는 계기도 되고요.

  • 9. ,,
    '08.11.27 7:43 PM (121.131.xxx.43)

    저희 친정엄마는 애 봐주기 싫으니까 일하란 소리 찍소리도 안합니다.
    애는 엄마가 키워야 한다며...
    저는 거의 외할머니손 타서 컸습니다.
    울 엄마 일했냐고요? 아뇨...
    울 엄마 친구분들 저 보시면 너희 엄마랑 넌 다르다고... 아기 케어 잘한다고...
    애 어려서 힘들때...
    넌 힘든 것도 아니라며... 우리 어렸을땐 진짜 징글징글했다고..
    도와주지 않을래면 말이나 말던가.
    뭘 바래서가 아니라 꼭 염장을 긁어놓네요.
    정말 엄마를 좋아할래야 좋아할수가 없어요.
    애 봐줄테니 나가서 일하란 소리 한번 들어봤음 좋겠습니다.

  • 10. ^^
    '08.11.27 7:50 PM (114.201.xxx.199)

    저희 엄마도 제가 '사회에서 인정받는 능력있는 여성'이 되길 바라셨지요.
    저도 그게 맞는 줄 알고 나름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직장 다니게 됐구요.
    엄마가 무척 기뻐하시고 아이도 다 키워줄테니 그만두지 말고 끝까지 성공하라고 하셨어요.
    저... 결혼해서 애 둘 키우며 직장일에 집안일에 애들키우는 일에...사는게 너무나 힘듭니다.
    원글님 남편처럼 제 남편도 새벽에 나가 밤늦게 돌아오는 사람이라 모든게 제 몫이죠.
    얼굴은 늘 피곤에 찌들고 몸에 병도 생기고... 이젠 너무 지쳐서 그만 두고도 싶은데,
    저도 제 일이 좋고 또 너무나 아까운 직장이라 그만두지도 못하고 있네요.
    저 자랑스러워하시던 엄마가 얼마전 그러시더군요.
    "엄마가 잘못 생각한것 같다. 네 몸 상하는거보자니 마음이 찢어진다.
    알뜰살뜰 살림하면서 사는것도 행복인데.... 그건 안가르친것 같아서..."
    아마 원글님이 저처럼 사셨다면 님 어머니도 제 엄마처럼 말씀하셨을거예요.
    누가 내 능력을 아까워하더라도 지금 내 삶이 행복하고 만족스러운데, 무슨 상관이겠어요.^^
    단칼에 사표 던지는 그 용기가.... 부럽습니다~ 행복하세요.

  • 11. 동감..
    '08.11.27 7:53 PM (211.189.xxx.101)

    저도 비슷한 느낌..저도 몇천이 뭐야..한 5000만원정도..7년동안 일한거에서 결혼할 만큼 돈 남기고 전부 집에 쏟아 부었어요.. 내년초에 결혼하려고 남친 데리고 인사시켰더니..

    똑똑하고 돈잘버는 딸 주니.. 결혼하고 나서 우리 사는데 생활비 정도는 보태줘야 한다고 너무 떳떳히 말씀하셔서..제가 다 정이 떨어지네요..

    제가 시집가면 아무래도 지금 생활비 드리는 것보다 적게 줄까봐 그러는거겠죠.. 핏줄의 노예가 된것 같아요.. 진짜..결혼할때 돈 보태주는 부모님 바라지도 않아요.. 나만 좀 잘살게 나두면 좋겠어요..

    팔자려니 하고 살아야지..어쩌겠어요. 다시 태어날 수도 없고.

  • 12. 원글이
    '08.11.27 8:03 PM (117.20.xxx.27)

    저랑 비슷하게 사신 분들이 많아서..놀랐습니다. ㅠㅠ

    여튼 중요한건 지금 제가 제 삶에 만족한다는거에요..
    물론 지금보다 더 날씬하고, 더 공부를 많이 한 삶이..
    남들 눈엔 보기 좋겠지요.

    허나 제가 만족하고, 우리 신랑도 만족합니다.

    엊저녁엔 또 제가 좋아한다고..삼겹살을 잔뜩 사왔네요.
    마눌 살 좀 빼겠다고 선언했는데..사와서는 구워 먹으라고 꼬십니다.
    나 이거 먹음 돼지 된다고..세번 경고했는데 그래도 괜찮아~돼지라도 좋아~
    그럽니다. ㅎㅎ 거기에 홀라당 넘어가서 저도 저녁 10시에 구워 먹었어요.
    (벌주세요..쩝..)

    그리고 생각해보니...엄마는 그냥 남들에게 과시하는 삶이 좋으신가 봐요.
    또 제가 대리만족의 수단이었구요...

    어릴때 80점 맞던 과목을 공부해서 90점 받아가면..
    "넌 왜 100점을 못 받니!! 다른 애들은 다 100점 받아오는데!"
    하고 오히려 혼내셨어요..ㅎㅎ

    한번도..단 한번도..잘했다. 우리 딸. 장하다. 노력했구나.
    라는 소릴 못 들어봤어요.

    아, 딱 한번 들어봤어요. 입사했을때요.
    그때 처음으로 "자랑스럽다"란 말을 하셨어요.

    근데 조금 걱정 되는게요...우리 딸 데리고 가면 또 동네방네
    자랑하고 다닌다고 바쁘세요...이쁘지요? 똑똑하지요? 하면서요.
    이젠 그 대상이 저에서 우리 딸로 바뀌는건 아닌가..걱정이 되요.

    뭐 제가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사는 한...그럴 일은 없겠죠.^^

    어쨌든 지금은 행복합니다...

    다들 답변 감사드려요. 그냥 허접한 넋두리였어요. ㅎㅎ

  • 13. 원글님~
    '08.11.27 8:26 PM (221.146.xxx.39)

    글을 보니
    원글님이 참 잘자라신 분(자존감이 잘 형성된) 같아 보여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그런데 저는 어머니 마음도 이해를 해요
    저는 직딩 22년인데...
    아직 일하고 있는 제가 좋을 때가 많습니다(제 성격이 좀 중성적이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만)
    경제적인 면으로는 말할 것도 없고(그냥 공무원 수준이지만...)
    성취감도 있어요(해마다 하는일도 새롭게 무섭고 겁나고 도망치고 싶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지금은 육아와 가정이 중요하고 또 행복을 느끼시니 그건 더 중요한 부분이지만
    아기가 자라고 세월이 흐르면서
    세상사, 남편님과의 관계나 남편님의 사회적 위상 또는
    경제적 환경이 어떻게 변할런지는 모르는 일이기도 합니다

    아기와 남편님, 가정을 위해서라도
    원글님이 갖고 계신 소중한 자산들을 버려두지 마시고
    언젠가 원글님이 일하고 싶으실 때 하실 수 있는 준비를 조금씩 하시면 어떨가 싶습니다
    부모님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 생각이 바뀔 때, 나에게 그게 필요할 때를 위해서요...

    제가 원글님 부모님 같기도하고, 또 원글님 같기도 해서...몇 자 적었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 14. 이해는 하는데요
    '08.11.27 8:43 PM (210.0.xxx.180)

    부모님도 이해가 되요. 저래도 제딸이. 결혼해서 아이보고 집안일하고.. 물론 본인은 그게 만족하겠지만, 그렇게 산다면.. 똑똑하고 잘난 내딸이 그렇게 산다면 너무 허무하고 서운할것 같습니다.
    아마 원글님 자녀가 아들인지 딸인지 몰라도. 원글님도 자식한테 그런 감정 느낄 날이 올꺼예요.
    물론 전업주부가 더 바쁘고 힘들지만, 부모님 입장에선 그동안 가르치고 공부시킨거 아까울수도 있고. 그렇게 키워놨는데. 겨우 평범하게 전업으로 있는게 안타까울수도 있어요. 넘 서운해 마시고.
    나중에 아이 좀 키워놓고 자기 개발하겠다고 말씀하세요.

  • 15. ...
    '08.11.27 9:57 PM (121.131.xxx.166)

    원글님..저랑 너무너무 비슷하시군요. 꼭 제 이야기를 듣는 줄 알았어요. 나목에도..그런 말이 나오지요.. 서울대를 들어간 귀한 양반집 딸이 평범한 중인집안의 회사원과 결혼하겠다고 했을 때.날아오는 엄마의 송곳같은 말들...
    저도 공부 잘했고.. 자랑스러운 딸이었지요. 하지만 전 직장보다 육아가 너무 좋았습니다. 애 뉘어놓고..뜨개질도 하고.. 똥귀저기 빨고..애랑 웃고 울고 하는게 그리 좋을 수 없었습니다. 매일 머리만 쓰고..완벽주의자 성향의 사람들 속에서 살다가..배고프면 울고 엄마보고 웃어주는 우리 아가 앞에서 전..정말...이게 행복이고 사람 사는 거라고 느꼈거든요.

    하지만..제가 직장에 복귀를 안하고 계속 아이를 기르겠다고 선언한 그 순간부터...제 비극도 시작되었지요. 며느리가 돈좀 벌었으면 하시는...시댁과 우리딸이 뭐다라고 자랑하느 맛으로 사는..우리 친정 전 그 사이에서 정말 피터지는 말들을 들으며 견뎌야 했습니다. 내가 내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요.
    둘째를 임신했을 때...그러더군요..너 임신한 거 좋아하는 사람 아무도 없다. 가서..돈벌어라....
    저 그날로 유산했고...소파수술이 잘못되어..암이되더군요.

    부모가 원하는 자식노릇하다가...정작 제자식 엄마노릇은 못하고 하늘나라 갈뻔했습니다.

    정말..이 세상 부모들에게 한마디 하고싶습니다. 자식이 잘 되길 바라는 것..그게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온 것인지 아니면..본인들의 욕심 때문인지 꼭...구분하시라구요.
    욕심은 본시 한도 끝도 없습니다. 열을 가지면..백을 갖고싶은게 사람 마음이지요. 부모욕심도 한도 끝도 없습니다. 우리엄마 저 수술할 때 와서 한마디 하더군요..뉘집 딸은 지금 레지던트하면서 아이 둘 낳아 키우는데..넌 왜 병원에 누워있냐고...그거 한탄이고 속상함이고 안쓰러운 말이라 하지 마세요...아 다르고 어 다르고 부모도 자식에게 예의를 지켜야 합니다... 부모와 자식은 하나가 아니라..서로 독립된 개체니까요

    원글님...전..압니다 그게 얼마나 한맺히는 건지......

  • 16. 지나가다
    '08.11.27 10:19 PM (61.254.xxx.254)

    개발이 아니라 계발인데요.

  • 17. ..
    '08.11.27 11:21 PM (221.150.xxx.145)

    윗분.. 글씨 오타나는것 못참아 하시는 분들 계시는것 잘 알고 있지만.. 정말 위로받고 싶은분에게..
    에효.. 씁쓸합니다.

  • 18. 100%
    '08.11.28 12:47 AM (116.120.xxx.13)

    그건 원글님 부모님의 쓸데없는 과욕입니다.
    당신 딸이 아까우면 애 봐주고 살림 도와줄테니 계속 네 능력 펼쳐라~~ 하는게 맞지요.
    그거 내 자식 자랑하고 싶은 욕심일 뿐입니다. 마음을 비우시고 너무 잘 하지 마세요.

    사위가 잘 한다고 하셨는데 그것도 별로 고마와 하지는 않으실 분들 같습니다.
    그저 내 딸 집에서 놀게 하는 사위가 마땅찮겠지요.

    요즘 직딩맘들이 얼마나 힘든 세상인데 그런 말을 하나요?
    딸이 집에서 아이 키우며 살림 하는게 더 행복하다는게 그걸 무시하는 부모는 좀 아니라고 봅니다.

    점점 연세 들어가면 원글님 더 힘들어지시겠어요.
    원래가 자기 중심적인 어르신들은 점점 나이 들어가면서 더욱 이기적이 되어 갑니다.
    가끔 한번씩 자식들이 무시하거나 눌러주지 않으면, 점점 본인들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가기 바랄겁니다.

    그냥 나쁜년 소리 몇 번 들으시고 잘 하지 마세요. 원글님과 착한 남편의 앞길이 걱정입니다.

  • 19. 우리..
    '08.11.28 12:54 AM (119.64.xxx.227)

    아픔 다 이겨내고 좋은 부모가 되어봐요..

    우리 애들은 밝게 자라도록...

    나도 우리엄마아빠같은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어 라는 생각을 하도록...

  • 20. 저도 그렇네요..
    '08.11.28 5:07 PM (221.139.xxx.223)

    원글님 글 읽다가 괜한 제 설움이 드네요..
    저도 좋은대학나와서 제 힘으로 학위도 하고 20대에 대학강단에 서 보기도 했지만..
    끝도 없는 엄마의 허영에 지쳐버린 경우입니다.
    고등학교 이후로 경제적인 도움을 받아본 기억도 없어서 정말 아르바이트에 성대 결절이 생길 정도로 일해서 학위를 마치고 첫 직장 들어가니 첫 마디가 빗 갚아 달라는 것이더군요.

    더구나 제가 뭔가를 하나 이루어 놓으면
    늘 그 이상으로 부풀려 주변에 말하시는 말하시기 때문에
    제가 죽을 힘을 다해 이루놓은 것들이 보잘 것 없어지게 만드시더군요.

    지금 다소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맘 따뜻한 남편 만나서 잘 지내고 있답니다.
    갑자기 암진단 받으신 시어머님 때문에 공부가 잠시 중단되기는 했지만
    폐암4기이신 시어머님 병간호가 혈당조절 안된다시는 저의 어머님보다 맘 편하네요..

    가끔씩 걸려오는 전화에 너무 힘들어하니까
    남편이 저의 집 전화는 다 받고 저는 핸드폰은 꺼 놓고 삽니다..

    낳아지고 길어주는 것이 부모라지만 그 핑계로 지울수 없는 상처를 주는 것도 부모 같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2719 자유게시판은... 146 82cook.. 2005/04/11 154,319
682718 뉴스기사 등 무단 게재 관련 공지입니다. 8 82cook.. 2009/12/09 62,129
682717 장터 관련 글은 회원장터로 이동됩니다 49 82cook.. 2006/01/05 92,438
682716 혹시 폰으로 드라마 다시보기 할 곳 없나요? ᆢ.. 2011/08/21 19,840
682715 뉴저지에대해 잘아시는분계셔요? 애니 2011/08/21 21,448
682714 내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 사랑이여 2011/08/21 21,127
682713 꼬꼬면 1 /// 2011/08/21 27,200
682712 대출제한... 전세가가 떨어질까요? 1 애셋맘 2011/08/21 34,338
682711 밥안준다고 우는 사람은 봤어도, 밥 안주겠다고 우는 사람은 첨봤다. 4 명언 2011/08/21 34,445
682710 방학숙제로 그림 공모전에 응모해야되는데요.. 3 애엄마 2011/08/21 14,727
682709 경험담좀 들어보실래요?? 차칸귀염둥이.. 2011/08/21 16,853
682708 집이 좁을수록 마루폭이 좁은게 낫나요?(꼭 답변 부탁드려요) 2 너무 어렵네.. 2011/08/21 23,038
682707 82게시판이 이상합니다. 5 해남 사는 .. 2011/08/21 35,888
682706 저는 이상한 메세지가 떴어요 3 조이씨 2011/08/21 27,192
682705 떼쓰는 5세 후니~! EBS 오은영 박사님 도와주세요.. -_-; 2011/08/21 18,156
682704 제가 너무 철 없이 생각 하는...거죠.. 6 .. 2011/08/21 26,379
682703 숙대 영문 vs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1 짜증섞인목소.. 2011/08/21 73,457
682702 뒷장을 볼수가없네요. 1 이건뭐 2011/08/21 14,443
682701 도어락 추천해 주세요 도어락 얘기.. 2011/08/21 11,551
682700 예수의 가르침과 무상급식 2 참맛 2011/08/21 14,195
682699 새싹 채소에도 곰팡이가 피겠지요..? 1 ... 2011/08/21 13,294
682698 올림픽실내수영장에 전화하니 안받는데 일요일은 원래 안하나요? 1 수영장 2011/08/21 13,554
682697 수리비용과 변상비용으로 든 내 돈 100만원.. ㅠ,ㅠ 4 독수리오남매.. 2011/08/21 25,843
682696 임플란트 하신 분 계신가요 소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3 애플 이야기.. 2011/08/21 23,373
682695 가래떡 3 가래떡 2011/08/21 19,642
682694 한강초밥 문열었나요? 5 슈슈 2011/08/21 21,672
682693 고성 파인리즈 리조트.속초 터미널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2 늦은휴가 2011/08/21 13,725
682692 도대체 투표운동본부 뭐시기들은 2 도대체 2011/08/21 11,873
682691 찹쌀고추장이 묽어요.어째야할까요? 5 독수리오남매.. 2011/08/21 17,659
682690 꽈리고추찜 하려고 하는데 밀가루 대신 튀김가루 입혀도 될까요? 2 .... 2011/08/21 21,695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