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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직원에 관한 ‘뒷담화’

소풍 조회수 : 757
작성일 : 2008-11-27 14:11:55
격무에 접대에 회사생활이 괴로운 그들…

“같은 직장동료지만 부럽고도 얄미워”

물류회사에 근무하는 김모(29) 대리. 매일 반복되는 야근에 시달리고 하루 종일 상사의 기분을 맞춰야 하는 일상. 하지만 옆으로 시선을 돌려 MP3를 들으며 흥얼거리는 동기 여사원을 보면 마치 다른 세상 사람 같다. 사무실 분위기야 어떻든 자기 할 일만 하고 6시만 되면 앞뒤 잴 것도 없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그녀. 부러우면서도 왠지 밉상이다. 억울한 마음 하소연할 길 없어 남자 선후배에게 툴툴대니 이들 역시 백 번 공감한다며 일장 뒷담화를 쏟아낸다. 하지만 누군가가 던진 한 마디에 체념할 수밖에 없다.

“취미로 회사 다니는 사람과 우리가 같냐? 남자는 목숨 걸고 다녀야 하잖아.”

동료지만 여성 직장인이 얄밉다고 말하는 남성 직장인. 이들이 보기에 여직원은 정시 퇴근, 휴가, 육아휴직 등 누릴 수 있는 것은 눈치볼 것 없이 죄다 누리는 반면 조직과 동료에 대한 배려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요새는 “여성이 더 능력있다”고 하며 남자 직원이 모두 ‘무능력자’로 낙인 찍히기도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고개가 갸웃거려질 때도 많다. 입 밖으로 꺼냈다가는 ‘구시대적인 마초’라는 비난을 듣기 십상이기에 공론화하기 어렵지만 그 사실 여부를 떠나서 하소연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은 분명한 사실.

같은 직장에 다니는 남녀, 남성은 여성의 어떤 점이 그렇게 불만일까.

▶“여성‘이’ 다니기 편한 직장= 여성‘만’ 다니기 편한 직장”

업무환경이 비교적 좋은 것으로 알려진 굴지의 대기업에 근무하는 홍모(31) 씨는 “우리 회사가 편하다고 알려졌지만 사실은 여성에게만 해당되는 얘기”라고 단언한다. 홍씨는 “여직원은 칼퇴근이 당연한 것처럼 여기지만 남자 직원은 그렇지 못하다”며 “밤에 남아있는 직원은 죄다 남성뿐”이라고 단언했다.

공기업 직원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 차모(32) 씨는 “여직원에게 공기업은 그야말로 신이 내린 직장이 맞다”며 “여직원은 커피 심부름에 복사나 한다고 불만일지 모르겠으나 소위 갑인 관계인 공무원이나 사업파트너를 상대하기 위해 밤 늦게까지 술 마시고 하는 것은 남자 직원이 도맡아 한다”고 말했다.

소위 ‘편한 직장’이라고 하면 업무강도 낮고, 복지후생이 뛰어나다고 하는 것인데, 여성이 이런 편의를 죄다 누릴 뿐이라는 것이 남자 사원의 강력한 주장이다.

“무능력한 사람이 괜히 상사 눈치 보고 야근하는 것 아니냐. 당연한 권리를 누리는 것이 뭐가 문제냐”는 반론이 즉각 제기될 수 있다.

이에 한 20대 남성 직장인은 이렇게 말한다.

“회사원은 사업가가 아니기 때문에 조직 내부에 분위기를 맞추는 일도 중요하며 맞물린 업무도 호흡을 맞춰 함께해야 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하지만 대개의 여직원은 일에 대한 책임감이 떨어지고 자신만을 아는 행태가 도를 넘어서는 경우가 많으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또래의 남성 직장인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같이 일해보기 전에는 몰랐죠

중견 IT 기업에 다니는 김모(29) 씨는 최근 여직원과 팀 프로젝트를 수행하다가 분통을 터뜨렸다. 협업이 필요한지라 여사원이 어렵다는 일은 물심양면 도왔던 김씨는 하지만 자신의 일만 딱딱 해놓고 힘을 모아야 하는 일에는 나몰라라하는 행태에 할 말을 잃고 말았다.

“딱 자기 일만 하면 그만이더라고요. 게다가 퇴근시간되면 만사 제쳐두고 짐을 싸죠. 자기 일이라도 잘 해놓으면 그나마 나으련만…. 여자 동료에게 팀워크를 바라는 게 얼마나 부질없는 일인 줄 깨달았죠.”

이러니 남자 사원은 여직원과 함께 일하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절대 자신이 불리한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책임감은 크게 떨어진다.

최근까지 사정상 직장 내 한 팀에서 청일점으로 일했던 강모(30) 씨는 이렇게 회고한다.

“갑작스러운 지방 출장은 모조리 제 몫이었죠. 상사도 남자인 저에게 일 맡기는 것을 더 편하게 여겼죠. 하지만 미국이나 유럽 등 좋은 곳에 출장이 생기면 여직원이 서로 가겠다고 난리법석이더군요.”

▶얄미운 여성 동료의 실체는

여성은 크게 반발할 수밖에 없다. 위의 사례를 ‘여성 직장인’의 한 성격으로 규정짓는 행위는 대단히 위험하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최근 능력 중심에 열린 채용 분위기가 늘어나면서 이미 대기업에서의 여성 사원 진출은 크게 늘어났고, 특히 여성 신입사원 비율도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상황. 이미 남성 중심적인 기업문화에 젖어 있는 중년사원과 신세대 여사원의 충돌은 잦았다.

하지만 역시 직장 상사로부터 너무 개인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2030 젊은 남성조차도 동년배 여직원에게 반감을 갖고 있다는 점은 과거와는 또다른 양상이다. 단순히 이런 여성 직장인에 대한 남성 직원의 인식을 모두 뒤틀린 시선이라고 치부하기도 어렵다.

실제로 최근 여성 직장인을 겨냥한 다양한 서적과 보고서에서는 여성의 사회에서의 성공을 위한 필수조건으로 ‘프로정신’과 ‘사회성’을 강조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이 작성했던 ‘성공하는 여성들의 7가지 법칙’ 보고서는 여성이 참조할 만하다. 보고서는 이렇게 주장한다. ▷‘집안일이나 개인적인 일을 우선시하고 회사일을 뒤로 미룬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프로라는 이미지를 만들어야 한다 ▷다른 남성과 협업을 잘하고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향후의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남자 직원이, 그리고 회사가 여사원에게 바라는 점이기도 하다.

하남현 기자/airinsa@heraldm.com
IP : 218.148.xxx.172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쁜아짐
    '08.11.27 3:09 PM (210.123.xxx.109)

    저도 그런사람 1순위...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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